말이 뛰어놀던 목장이 캠핑장으로 변신했다. 드넓고 푸른 잔디밭에 텐트를 치는 일은 상상만으로도 특별하다. 목장을 지키던 울타리는 아이들의 골대가 되어주고, 마구간은 취사장으로 바뀌었다. 말 등 위를 날던 잠자리는 커피 향 퍼지는 텐트 위를 나풀댄다. 말에게 먹이를 주며 말과 친해진 아이들은 말처럼 건강하게 캠핑장을 누빈다. 이색 캠핑의 1번지로 떠오르는 안성승마오토캠핑장 덕분에 주말이 기다려진다. 서울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안성승마오토캠핑장은 캠핑과 승마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안성시 일죽면 은석사거리에서 캠핑장으로 들어서면 승마장과 캠핑장 갈림길을 만난다. 오른쪽은 승마장인 하노바승마클럽이고, 왼쪽은 캠핑장이다. 캠핑장으로 들어서면 넓은 초원과 하얀 울타리가 정겨운 목장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해준다. 획일적으로 사이트가 배치된 캠핑장과 달리 광활한 자연 가운데서 자유를 맘껏 누릴 수 있는 기분을 선사한다. 울타리 한편에 텐트 치기를 마치고 나면 목장 주인이 된 듯한 기분이 든다. 목장 안 마구간은 비었지만 바람과 햇살과 드높은 가을 하늘의 구름을 지키는 목장 주인이다. 울타리를 따라 하늘거리는 강아지풀과 텐트 앞을 기웃대는 잠자리 등 다정한 이웃사촌이 반긴다. 가장자리를 빙 둘러 텐트가 쳐지면 가운데 잔디밭은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안전한 운동장이 된다. 울타리를 골대 삼아 축구도 하고 잔디 씨름판에서 한바탕 씨름도 하며 말처럼 건강하게 목장을 누빈다. 잔디 사이트의 가장 큰 매력, 말의 등장. 교관이 말을 타고 캠핑장에 나타나면 저마다 놀이에 빠져 있던 아이들이 삽시간에 말 주위로 몰려든다. 말이 몸무게를 견딜 만큼 작은 아이들은 교관과 함께 말에 올라보는 행운도 누릴 수 있다. 캠핑장에는 잔디 사이트 말고도 파쇄석을 깐 사이트도 있다. 파쇄석 사이트는 목장을 둘러싼 나지막한 산자락에 자리 잡고 있어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 텐트를 칠 수 있다. 탁 트인 잔디 사이트가 부담스럽다면 파쇄석 공간을 선택하면 된다. 지형에 따라 독립적인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홀로 조용히 캠핑하거나 두세 팀씩 어울려 캠핑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사이트 주변으로 야생화가 피어 있고, 상수리나무 아래에는 도토리가 수북이 떨어져 있다. 말은 예민한 동물이라 캠핑장 주변은 농약 한 방울도 허용하지 않는 청정 지역이다. 그래서 칠흑 같은 밤에 산책을 나서면 보석처럼 빛나는 반딧불을 만나기도 한다. 아이들이 가장 기다리는 시간은 토요일 오후 2시 반. 잔디 운동장을 쉴 새 없이 뛰어다니며 놀아도 아이들은 말을 만나는 시간을 손꼽아 기다린다. 말과 함께하는 체험은 마방 체험과 승마 체험 두 종류다. 마방 체험은 말 먹이 주기와 함께 말에 대해 배워보는 시간으로 말과 한층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다. 자녀와 부모가 함께 참가하며 체험비는 무료다. “말의 지능은 초등학교 2학년 수준입니다. 그래서 질투도 심하고 예민합니다. 코와 귀가 발달해서 담배 냄새와 향수 냄새를 싫어하고, 큰 소리로 떠들면 안 돼요. 강아지풀을 좋아하지만 고사리, 단풍나무 잎, 도토리는 먹으면 죽어요.” 신기한 말 이야기를 듣는 아이들의 눈이 초롱초롱 빛난다. 마방체험이 끝나면 승마체험이 이어진다. 승마 체험은 4세 이상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참가비는 보험료를 포함해 1만 5,000원이다. 정식 자격증을 가진 교관이 이끄는 말을 직접 타볼 수 있다. 트랙을 돌 때마다 다른 속도와 방법을 지도해주어 승마 재미에 쉽게 빠져든다. 말의 이름도 불러보고, 내려서 말 볼에 뽀뽀까지 하고 난 아이는 말과 친구가 된다. 토요일 오후 2시 반에 진행되는 마방 체험과 승마 체험 말고도 일요일 오전이면 훈련하는 선수들의 마장 기술과 승마하는 모습을 관람할 수 있다. 안성승마오토캠핑장은 원래 말 휴양소였다. 튼튼해 보이는 말들은 뜻밖에 약해서 피부염에 걸리기도 하고, 발톱을 다치기도 한다. 체중에 비해 약한 발목은 염증으로 고생한다. 이곳은 1997년부터 2006년까지 그런 말들을 치료하던 곳이었다. 폐장 후 한적한 잔디밭에서 승마장 체험객들과 지인들이 캠핑을 즐기게 되었고, 점점 입소문을 타며 2011년 9월에 정식으로 캠핑장 문을 열게 되었다. 캠핑장 사이트는 잔디와 파쇄석을 합쳐 모두 100여 개다. 화장실과 샤워실, 그리고 취사장이 깨끗이 관리되고 있으며, 24시간 온수가 나오고 전기 사용도 가능하다. 사무실을 겸한 매점이 운영되고 있고, 단체 방문객을 위한 세미나실도 갖춰져 있다. 예약제로 운영되며, 자리는 선착순이다. 다소 아쉬운 점은 금·토·일 주말만 운영된다는 것이다. 여름 성수기나 연휴 기간에는 특별 운영을 한다고 하니, 미리 전화로 문의하는 것이 좋다. 말을 아기라 부르는 조원기 팀장은 이곳에서 캠핑하며 말과 친해진 아이들이 자라나 승마를 사랑하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 승마 인구가 많아지기를 바란다고 마음속 깊은 뜻을 밝혔다. 전 직원이 생활체육지도자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고, 승마 체험이 있기 전날에는 말을 하루 쉬게 하는 등 안전하고 즐거운 체험을 위해 온 힘을 쏟는다. 캠핑장은 여전히 진화 중이다. 마구간으로 쓰던 곳을 말 박물관으로 꾸며 말안장이나 편자 등 말에 관한 모든 것을 보고 만지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예정이다. 전 국민이 말을 사랑하는 나라를 꿈꾸며 말 테마파크로 발전해 나갈 계획이다. 안성승마오토캠핑장 주소 :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원설로 1041-17 문의 : 02-929-2233 / 010-4886-1191 http://horsemedia.co.kr/camping/ 1.주변 음식점 시골집 : 시골밥상 /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걸미로 6 / 031-672-7444 물레방아손두부 : 두부 /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칠장로 333 / 031-673-1399 도토리 : 묵밥 /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칠장로 16 / 031-671-0511 2.숙소 레이크힐스 안성 리조트 :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 양성로 349-61 / 031-671-2888 http://blog.naver.com/gyun3661 안성호텔 수 :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삼흥로 104 / 031-671-0147 솔향기 흙내음 펜션 : 경기도 안성시 삼죽면 텃골길 31 / 031-673-0321 http://www.pineloess.com 글, 사진 : 유은영(여행 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3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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