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산한 가을바람, 걷기 좋은 시절이다. 멋진 계절이 찰나로 사라지기 전에 타박타박 걷기 좋은 담양 달빛여행을 떠나보자. 가을밤 달빛 산책은 모닥불에 타닥타닥 구워지는 군밤처럼 달곰하고 구수하다. 담빛예술창고에서 출발하여 관방제림을 지나 죽녹원까지 '구름이 그린 달빛' 따라 걷는 달빛여행(Moonlight Sonata in Damyang)은 아쉬운 가을을 보내는 감성 여행이다. 담양은 올해 전국 27개 교육 특구 중 최초의 '인문학 지역 특구'로 지정됐다. 성산별곡, 면앙정가 등 가사 문학의 산실이며 식영정, 소쇄원 등 정자 문화를 돌아볼 수 있는 담양군의 풍부한 인문학적 자산이 다양한 문화 콘텐츠로 개발되었다. 대숲을 거닐며 오감으로 만나는 '죽녹원 인문학 산책', 대나무숲에서 보름달을 감상하는 '담양 달빛여행', '길 위에 길을 생각하다'라는 주제로 죽녹원과 관방제림, 메타세쿼이아 길을 거니는 '담양 생태인문기행', '누정·가사문화권 인문학 투어' 등 다채로운 인문학 기행 등이 진행 중이다. '죽녹원 인문학 산책'은 11월까지 매월 둘째 주 토요일 오전에 명사 초청 강연을 듣고 죽녹원 대숲을 걷는 프로그램이다. 죽녹원과 관방제림, 담빛예술창고와 메타세쿼이아를 잇는 3km 구간을 문화관광해설사가 동행하며 담양의 역사와 문화가 깃든 이야기를 들려준다. '담양 달빛여행'은 죽녹원 인문학 산책 코스를 달밤에 걸으며 담양의 자연과 문화를 만나는 시간이다. 산하가 울긋불긋 단풍으로 무르익는 계절, 사철 변함없는 죽녹원의 푸른 대나무 숲속을 걷는 시간은 특별한 힐링이다. 담양 달빛여행은 올여름부터 시작해서 매월 중순에 날을 정해 8회에 걸쳐 성황리에 진행됐다. 담양 달빛여행은 관방제림의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담빛예술창고에서 시작한다. 달빛여행 참가자들이 모이는 장소인 담빛예술창고는 낡은 양곡 창고를 고풍스럽게 개조한 미술관과 카페다. '담양의 물빛과 문화예술이 인문철학과 더불어 꽃을 피우며 주민의 삶이 풍요롭게 향유되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1960년대 지어진 붉은 벽돌의 양곡창고는 정부 수매가 중단되면서 폐창고로 버려졌다가 예술 공간으로 태어났다. 천장이 널찍하고 높은 미술관은 예술작품을 돋보이게 하고 옆 건물인 카페 역시 쾌적한 실내 분위기가 멋스럽다. 커다란 창에 관방제림의 아름드리나무가 푸르게 비치는 모습은 이국적이다. 주말에는 줄을 서서 커피를 살 만큼 담양의 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담빛예술창고에서 차 한 잔을 마시고 있으면 넓은 마당에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인다. 산책 전에 담빛예술창고에서 기획전시 중인 미술작품을 관람하는 시간을 갖는다. 전문 큐레이터의 친절한 설명을 들으며 미술작품을 듣고 보는 시간은 차분하고 유익하다. 관방제림으로 가는 길, 문화해설사의 흥미로운 질문과 설명이 이어진다. 이 나무 이름, 아시는 분 있나요? 300년 된 느티나무와 팽나무, 푸조나무가 울창하게 이어지는 관방제림에서 나뭇잎을 보고 나무 이름을 유추하는 건 쉽지 않지만, 다들 나무에 관심을 갖는다. 관방제림 나무 중에 가장 단풍이 빨리 든다는 은단풍이다. 관방제림을 따라 서 있는 나무들의 이름을 듣고 특징을 알고 나면 새삼 나무가 친근하고 듬직해 보인다. 앞장서서 걷는 문화관광해설사 외에도 옆과 뒤에서 손전등을 비춰주는 문화관광해설사들이 동행하는 덕에 어둠 속을 걷기가 어렵지 않다. 달빛 아래 천천히 걷다 보면 바람결에 댓잎 속삭이는 소리까지 정겹다. 대낮에도 하늘을 가리는 울창한 대나무 덕분에 어둑어둑한 죽녹원의 대숲은 밤이 깊어갈수록 달빛에 의지해서 걸어야 한다. 가족이거나 연인이거나 친구거나 누구라도 두 손을 꼭 잡고 걷다 보면 느슨했던 마음은 애틋해지고 따뜻한 온기가 고맙다. 댓잎들이 부딪치는 바람 소리와 타박타박 발자국 소리가 은은한 달빛을 받아 드라마틱하게 어우러진다. 관방제림을 지나 죽녹원 대나무 숲을 산책하다 보면 성인봉 정상에 도착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짧은 둘레길이라고 하는 죽녹원의 성인봉은 세 바퀴만 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그 말에 참가자들은 진중하게 둘레길을 걷는다. 성인봉에 올라서 휘영청 보름달에 소원을 비는 모습도 더없이 진지하다. 모처럼 소원했던 가족을 생각하고 일상에 지친 자신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죽녹원을 내려와 의향정에 도착하면, 가지런히 놓인 돗자리에 댓잎 차와 떡, 과일로 소박한 다과상이 차려져 있다. 더 블루 재즈밴드의 감미로운 재즈 공연과 함께 따뜻한 댓잎 차 한 잔에 담긴 달빛 한 조각까지 마시노라면 하루의 피로가 다 사라진다. 달빛이 내리는 고풍스러운 정자 앞에서 듣는 감미로운 재즈에 관람객은 행복한 가을밤을 보낸다. 11월 13일에 올해 마지막 달빛여행이 기다리고 있다. 내년에도 3월부터 10월까지 매달 중순의 토요일에 달빛여행이 이어질 예정이다. 담양 달빛여행(Moonlight Sonata in Damyang) -일시 : 2016년 11월 13일(일) 19:00~22:00 -장소 : 담빛예술창고, 관방제림, 죽녹원 -참가비용 : 5000원 -문의 : 담양군 관광레저과 061-380-3151 주변 음식점 -덕인관 : 떡갈비 / 담양읍 죽향대로 1121 / 061-381-7881 -승일식당 : 돼지갈비 / 담양읍 중앙로 98-1 / 061-382-9011 -벽오동 : 보리밥 정식 / 창평면 의병로 41 / 061-382-6665 숙소 -메타펜션 : 담양읍 깊은실길 22-8 / 061-381-2002 http://www.metapension.com/ -대나무이야기호텔 : 금성면 금성산성길 202 / 061-380-5000 http://www.대나무이야기.kr/ -담양리조트 관광호텔 : 금성면 금성산성길 202 / 061-380-5000 http://www.damyangresort.com/ 글, 사진 : 민혜경(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4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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