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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한 부산의 맛을 찾아 떠났다. 바다 향이 입안에서 요동치더니 얼음처럼 살그머니 녹아들었다. 부산은 '바다도시'다. 삶의 터전 대부분이 바다를 끼고 있고, 삶의 쉼터 역시 바다가 보이는 비탈에 자리하고 있다. 눈을 뜨면 보이는 게 온통 바다다. 동쪽으로, 남쪽으로 긴 해안을 끼고 있어서 더 그렇다. 부산의 맛이 바다를 담고 있을 수밖에 없고, 대표 먹거리를 꼽으면 기·승·전·'생선회'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해운대의 바닷가든, 광복동 중심가든 식당이 있는 곳엔 횟집이 빠지지 않는다. 바닷가에서 맛보는 생선회는 갈매기와 부서지는 파도가 양념으로 더해져 한결 차지고 맛나다. 시내 복판에선 부산 아지매의 넉넉한 인심을 두툼한 회 뜨기에서 맛볼 수 있다. 생선회 맛보기 좋은 곳은 광안리 해변가 민락동 횟집거리. 거리가 온통 횟집이다. 10여 층 빌딩이 횟집으로 이뤄진 곳도 있다. 건물 1층 활어 판매장에는 광어, 도다리, 도미 등 펄펄 뛰는 활어와 해삼, 멍게, 개불, 전복 등 살아 있는 해산물이 가득하다. 이곳에 들어서면 여기저기 호객과 흥정 소리가 요란하다. 크기나 자연산 여부에 따라 값 차이가 크지만 그래도 서울 등 다른 도시의 절반 값이다. 7~8만원 어치면 4인 가족이 활어회로 배를 채울 양이다. 횟감을 골라 위층 식당 아니면 인근 포장마차로 향한다. 초고추장 값을 받고, 회를 떠주고 매운탕을 끓여준다. 민락동뿐 아니라 자갈치시장, 송도, 다대포 등지에도 집단 횟집거리가 형성돼 있다. 가격은 민락동 횟집거리나 별 차이가 없다. 어디든 말만 잘하면 멍게, 석화, 낙지 등을 맛보기로 챙겨먹을 수 있다. 부산에서 생선회만 고집할 건 아니다. 복국과 곰장어도 빠뜨릴 수 없는 부산의 바다 먹거리다. 복국은 부산을 대표하는 속풀이국. 일반적으로 은복을 쓰는데, 국물이 맑고 개운하다. 살코기는 쫀득하면서 부드럽고 국물은 밍밍하면서 삼삼하다. 고급 어종 참복이 들어간 것은 값이 세 배가량 뛴다. 해운대 금수복국의 은복국은 1인분에 1만원1000원 '포장마차=곰장어'에 등장하는 곰장어의 표준어는 먹장어다. 먹장어가 불 위에서 꼼지락 꼼지락 한다고 해서 '곰장어'란 별칭이 붙었다고 한다. 고추장 양념으로 굽기도 하고 통째로 굽기도 한다. 피난 시절 서민음식이던 것이 요즘은 보양식으로 각광 받고 있다. 자갈치시장·온천장·광복동 등지에서 성업 중이다. 부산엔 바다 먹거리만 있는 게 아니다. 우리도 있을 건 다 있데이~ 부산 촌놈의 말이다. 서울에 이은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이자, 1876년 개항 이래 꾸준히 제1의 무역항 자리를 지켜왔으니 목청껏 외쳐도 되는 얘기다. 한국전쟁 이후 많은 피난민이 거주하면서 돼지국밥, 냉족발이나 밀면과 같이 사연과 역사를 담은 음식도 만들어졌다. 주문진보다 더 맛있는 주문막국수처럼 전국의 일등 자리를 넘보는 '잘난' 맛집들이 즐비한 곳. 구석구석 찾아보면 서울권에 버금가는 '맛거리 지도'도 가능한 곳이 부산이다. 깃발집 꽃게는 찜, 매운탕 또는 무침, 게장으로 먹는 게 일반적. 그런데 이곳에서 된장에 빠뜨려 조렸다. 꽃게가 빠진 강된장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 듯싶다. 바다 내음 가득한 싱싱한 꽃게의 단맛을 쿰쿰하고 고소한 된장의 세계에서 새롭게 느낀다. 속살만 빼서 밥이랑 비비면 꽃게 강된장 비빔밥 맛. 미주구리(물가자미) 물회는 달큰하면서도 매콤, 매콤하면서도 새콤한 데다가 짭짤한 맛까지 더해져 국수든 밥이든 빠졌다 하면 '한 대접 후루룩 뚝딱'이다. 된장꽃게조림 2만5000원부터, 물회 기본 1만3000원. 주소 부산 동래구 온천장로107번길 10 전화 051-553-4012 미청식당 앙장구밥(1만5000원)이란 별난 메뉴가 있다. 앙장구는 성게의 경상도 사투리라고 하니 앙장구밥은 성게알 비빔밥이다. 성게알이 대접에 담긴 밥 표면을 노랗게 덮어서 나온다. 쓱쓱 비벼서 입에 한술 넣으면 바다의 향이 고스란히 입안으로 들어온다. 10여 가지 다른 반찬도 정갈하다. 주소 부산 기장군 기장해안로 1303 전화 051-721-7050 중앙시장 부산역 건너편 골목에서 50년간 영업한 노포다. 주특기는 '횟밥'이라고 말하는 회백반이다. 생선회를 중심으로 1인분(2만원)씩 나눠주고, 반찬을 푸짐하게 차려낸다. 활어를 거부하고 선어를 쓰는데 씨알이 굵고 실하다. 콩장아찌, 묵은 김치 등에 싸서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속풀이 해장용으론 생뽈(3만원, 생대구 머리로 끓인 맑은 탕)이 최고다. 대구 머리가 늘 부족해 늦게 오면 생대구탕으로 만족해야 한다. 잡어회는 광어와 병어로 철에 따라 차이가 있다. 주소 부산 중구 대교로 135 전화 051-246-1129 골목분식 메뉴라곤 라면뿐이다. 실내에 붙은 가격표나 식당의 기물들이 오래된 집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비현실적으로 싼 가격에 놀라고, 그 맛에 또 한 번 놀란다. 연로한 사장 부부가 가격이나 맛을 고집스럽게 지키고 있는 것은 흔하지 않은 모습이라 매우 인상적이다. 기본 라면값은 2000원. 양에 따라 500원씩 가격을 높여 받지만 계산하기 미안할 정도로 저렴하다. 비빔라면을 시키면 라면, 떡라면, 비빔라면 3종 세트를 다 맛볼 수 있다. 주소 부산 영도구 중리북로22번길 12 전화 없음 오복미역 우리 밥상에 자주 오르는 국 중에 미역국과 콩나물국이 있다. 그런데 콩나물국밥 전문점은 있는데 미역국밥 전문점이 없는 게 이상했다. 몇 년 전 부산에서 드디어 미역국밥 전문점을 발견했다. 미역을 푹 끓인 걸쭉한 국물 맛이 좋다. 참가자미미역국(1만1000원), 조개미역국(1만2000원) 두 종류에 전복이 들어간 것도 있는데, 가격 대비 만족도는 대합조개가 들어간 조개미역국이 으뜸이다. 미역국을 2인분 이상 주문하면 반찬으로 꽁치구이가 한 마리 나오는데 다시마나 쌈 채소에 싸서 먹는 맛도 재미나다. 주소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로 1107 전화 051-703-8809 덕천고가 돼지고기 삶은 물에 배추시래기를 넣고 끓인 장국(7000원)으로 소문났다. 국물에 푸는 양념장이 따로 나와 자극적인 맛을 원하지 않으면 건져내고 순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진땡(7000원)은 달걀노른자가 동동 뜬 돼지국밥. 원래 국물에 담겨 있는 당면과 추가해 먹는 소면의 맛도 재미나다. 장국밥집답지 않게 손님 의자를 하얀색 천으로 씌울 정도로 위생 개념이 철저한 곳이다. 주소 부산 북구 백양대로 1182 전화 051-337-3939 주문진막국수 식당업계에서 쓰는 '주문진'이란 브랜드는 바다, 생선, 회다. 그런데 막국수(8000원) 앞에 놓였다. 주문진, 아니 전국 어떤 곳에서 먹어본 막국수보다 맛이 뛰어나다. '메밀이 몇 %냐'를 따지기에 앞서 삼콤(새콤·달콤·매콤)한 양념 맛이 압권이다. 수육(소 1만8000원)도 마찬가지. 뭘 넣고 삶았는지 모르지만 꺼뭇꺼뭇한 색깔의 수육이 부드럽게 입에 착착 감긴다. 막국수 위에 수육을 올려 먹으면 보다 행복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주소 부산 동래구 사직로58번길 8 전화 051-501-7856 출처 : 청사초롱 글 : 유지상(음식칼럼니스트) 사진 : 박은경 기자 ※ 위 정보는 2019년 8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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