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아름다운 국립공원 월출산과 호남의 젖줄 영산강이 에워싼 전라남도 영암. 예부터 한중일 교역의 중심지였던 영암에 백제 문물을 일본에 전한 왕인박사의 유적지가 있다. 왕인박사는 1,600년 전 백제 시대에 일본 응신천황의 초청으로 천자문과 논어, 도공, 야공, 직조공과 함께 도일하여 일본 학문의 시조로 아스카문화를 꽃피우게 한 선각자다. 왕인박사유적지는 전라남도 서남권의 대표적인 역사문화 관광지로, 왕인박사 사당, 유허비 등 관련 유적과 신선태극정원, 수석전시관, 연못과 정자 등 휴게시설이 있다. 1976년 전라남도 기념물 제20호로 지정됐으며, 1987년 9월에 복원 중건되었다. 왕인박사유적지는 주차장 앞에 있는 영월관을 통해 들어가는 구조다. 영월관은 왕인박사 기념전시관으로, 1층에는 2개의 전시실이 있고 2층에는 기획전시실과 영상실이 있다. 전시실에서는 왕인박사가 일본으로 건너가 문자 문화를 싹트게 한 과정과 박사의 업적 등을 전시하고 있다. 백제 17대 아신왕은 일본 응신천왕의 요청으로 학자와 도공 등을 일본으로 보냈다. 왕인박사는 논어 10권과 천자문 1권을 가지고 일본으로 넘어가 글과 학문을 가르쳤다. 그의 후손은 대대로 학문에 관한 일을 맡아 조정에 봉사하며 일본문화 발전에 크게 공헌했다. 영월관 왼쪽의 천인천자문은 일본에 한자를 전한 왕인박사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만든 조형물이다. 한중일 명사 1,000명이 천자문 한 자씩을 쓴 뒤 돌에 새겼다. 첫 자인 ‘天(천)’자를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청했으나 “첫 글자는 현직 대통령이 쓰는 것이 도리”라고 고사했다고 한다. 두 번째 글자인 ‘地(지)’를 부탁했으나 그것도 고사해서 결국 마지막 자인 ‘也(야)’를 쓰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그리되었지만 모든 일에서 끝맺음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하면 오히려 마지막 자의 의미가 더 크게 다가온다. 영월관 뒤의 왕인박사상과 박사의 일대기를 새긴 부조를 지나면 홍살문이 나오고, 안쪽으로 사당의 정문 격인 백제문이 보인다. 백제문을 지나면 왼쪽에 정화기념비가, 오른쪽에 왕인박사 일대기를 기록한 전시관이 자리하고 있다. 사당인 왕인묘는 가장 안쪽에 자리하고 있는 건물로 박사의 위패와 영정이 봉안하고 있다. 사당을 나와 오른쪽 좁은 길을 따라가면 왕인박사 탄생지인 성기동 집터와 박사가 마셨다고 전해오는 성천이 있다. 성천의 물을 마시면 왕인과 같은 훌륭한 인물을 낳는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고 한다. 성천에서 길을 따라 더 들어가면 책굴과 왕인 석상, 문산재, 양산재가 있다. 책굴은 박사가 조용히 공부했던 천연석굴로 임진왜란 때 아낙네들이 난을 피하여 길쌈을 했다고 해서 베틀골이라는 별명이 있다. 문산재와 양산재는 박사가 일본으로 떠난 뒤 후학들이 인재를 길러낸 곳으로 월출산 중턱에 터만 남아있던 것을 복원했다. 매년 음력 3월 3일에는 왕인박사 추모제를 지낸다. 책굴 앞 왕인석상은 제자들이 박사를 그리워하는 마음에 세운 것이다. 왕인유적지에는 박사와 관련된 유적 외에 쉼터와 볼거리가 많다. 왕인박사상을 기준으로 왼쪽은 유적지, 오른쪽은 휴식공간으로 조성된 듯하다. 청룡과 황룡을 형상화한 신선태극정원이 가장 먼저 보이고, 그 뒤로 왕인박사 묘비가 있다. 묘비는 일본 오사카 히라카타 시에 있는 왕인박사의 묘를 실제 크기로 재현해놓은 가묘다. 그 밖에도 다양한 행사 열리는 공연장인 봉선대, 누각인 월악루, 신성스러움이 깊은 연못을 뜻하는 성담도 방문객의 발길을 이끈다. 수석전시관인 왕인수석관도 있는데 모두 800여점의 월출산 수석을 전시한다. 월출산이 천연 수석전시장으로 불릴 만큼 기암괴석들이 많아서인지 수석을 구경하는 재미도 상당하다. 유적지를 돌아보고 나오는데 잔디밭에서 놀고 있는 강아지가 보였다. 얼마나 잘 놀았는지 강아지의 표정이 편해 보였다. 유적지 전체가 잔디밭인데다 관리가 잘 되어 있어 강아지의 마음에 들었나보다. 사람이 많지 않아 산책하기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왕인박사유적지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사는 반려인이라면 산책 코스 목록에 넣어도 좋을 듯하다. 영암 왕인박사유적지 - 주소: 전라남도 영암군 군서면 왕인로 440 - 문의: 061-470-2559 - 홈페이지 : http://www.yeongam.go.kr/home/historicalsite - 이용시간: 하절기 09:00~18:00, 동절기 09:00~17:00 - 휴무일: 연중무휴 - 이용요금: 어른 1,000원 / 청소년·군인 800원 / 어린이(7~2세) 500원 / 주차료 있음 남도 최고의 풍광을 자랑하는 국립공원 월출산 자락에 위치해서 주변 풍경만으로도 굳이 찾아가볼 만하다. 유적지로 가는 길은 나무가 드리워져 근사한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이다. 왕인박사 관련 유적뿐 아니라 누각과 연못, 놀이터 등 휴게시설도 갖추고 있어 유적 관람과 힐링이 모두 가능한 일석이조의 안심관광지다. 글: 김지영 여행작가 사진: 김지영 사진작가 ※위 정보는 2022년 8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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