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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옥수수는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군것질거리이다. 휴게소마다 파는 삶은 옥수수는 여행자들을 어린 시절 추억에 젖게 한다. 강원도 홍천읍 중앙시장에 가면 옥수수가루로 만든 올챙이국수를 맛볼 수 있고, 최근에는 찰옥수수밥이 한정식 밥상의 주연으로 등장했다. 강원도 홍천군은 면적이 서울의 3배나 돼서 전국의 지자체 중 가장 넓은 면적을 자랑한다. 홍천강변, 팔봉산유원지, 가리산휴양림, 미약골, 살둔계곡, 삼봉휴양림 등 홍천9경을 찾아 한적한 국도와 지방도를 번갈아가면서 유유히 드라이브하다 보면, 과연 산은 높고 골은 깊은 고장임을 실감하게 된다. 그 길섶이나 밭두렁에서 어김없이 자라는 것은 옥수수이고, 집집마다 처마 밑에는 말린 옥수수가 다발로 묶여서 한국의 서정미를 전해준다. 농가 마당에서 빨간 고추와 노란 옥수수더미가 파란 가을 하늘 아래 따스한 햇살을 받고 있는 모습 또한 한 폭의 풍경화로 부족함이 없다. 옥수수의 화려한 변신을 만나보기 위해 홍천읍의 '한림정'이라는 한정식 식당을 찾아간다. 이곳은 작년 여름부터 찰옥수수비빔밥정식이라는 메뉴를 개발, 여행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2인 이상이 이 정식을 주문하면 전라도 등 남도 한정식이 화려하게 차려진다. 생선조림, 불고기를 필두로 각종 나물류와 전, 나박김치, 잡채, 소라무침 등을 한 상 가득 내는 것이 다른 지방의 한정식 상차림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장떡과 옥수수범벅이 상 위에 오른다는 점이 다를 뿐. 가장 큰 특징은 흰 쌀밥이 아니라 찰옥수수를 넣고 지은 밥이 놋그릇에 푸짐하게 담겨 상에 오른다는 것이다. 밥을 한 숟가락 퍼올리면 탱글탱글한 옥수수 알맹이들이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입맛을 다시게 만든다. 식당 대표 김명숙 씨가 찰옥수수비빔밥정식을 개발하게 된 뒷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옥수수가 강원도 특산물인데 이를 어떻게 향토음식으로 만들어볼까 수년 전부터 고민한 것이 단초가 되었다고 한다. 잘 여문 옥수수를 7∼8월에 수확한 다음, 주민들이 알맹이를 일일이 손으로 따냈다. 미리 물에 불리거나 삶아놓는 등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거쳤다. 밤밥이나 고구마밥처럼 홍천 수라쌀로 밥을 짓기 시작할 때부터 옥수수 알맹이를 동시에 넣는 것이 가장 맛이 좋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찰옥수수밥이 탄생했다. 김명숙 씨는 그냥 흰 쌀밥 먹듯이 해도 되고 비벼 먹어도 좋은데, 고추장보다는 간장으로 비비는 것이 옥수수 알맹이 고유의 맛을 더 잘 느낄 수 있다고 조언한다. 간장으로도 몇 숟가락 비벼 먹어보고, 나물 몇 가지를 얹은 다음 고추장을 넣어서 비벼 먹기도 한다. 어떻게 먹든 옥수수 알맹이를 씹을 때마다 톡톡 터지는 것이 밥맛을 배가시킨다. 찰옥수수밥도 그렇지만 이 식당의 곁음식에서 입맛을 자극하는 것은 옥수수범벅이다. 씹어 삼키기에 다소 거친 옥수수 껍질을 벗겨내고 말렸다가 팥소와 함께 푹 삶아내는 별미이다. 이 집에서는 좀 되직하게 만들어서 접시에 깻잎 한 장을 깔고 아이스크림처럼 예쁘게 떠내 상에 올린다. 가난했던 시절 이 음식은 양푼에 담겨 한 끼 식사가 되었다. 그때는 팥이라곤 섞지도 못했고, 오로지 옥수수만 죽처럼 끓여 먹었다. 지금도 강원도 오일장을 구경 다니다 보면 옥수수범벅을 만들어 먹기에 좋은, 껍질 벗긴 옥수수를 팔기도 한다. 그걸 물만 부어 끓여 먹으면 서양식 오트밀은 명함도 못 내미는 다이어트 식품이 된다. 또 장떡에도 자꾸만 손길이 간다. 밀가루 반죽에 여러 가지 채소를 넣고 기름을 두른 번철에 구워내는데, 반죽에 고추장을 풀었으므로 색깔이 빨갛고, 맛은 맵기도 하고 칼칼하기도 하다. 평범한 밀가루 부침개보다는 한결 정성이 들어간 음식으로 보인다. 이래저래 과식을 하고야 만다. 이번에는 홍천읍내 중앙시장을 찾아가 별미 탐험 여행을 계속한다. 중앙시장은 출입구가 사방으로 뚫려 있다. 피서객들이나 단풍놀이객들이 설악산 가는 길에 심심찮게 들러 먹을거리를 챙겨가는 곳으로 소문이 난 전통 장터라고 한다. 먹거리 골목이랄까, 별미 점포들은 북문 출입구 가까운 곳에 몰려 있다. 올챙이국수로 소문난 '강희네', 메밀총떡으로 유명한 '북방무침', 감자떡이 맛있다는 '강원토종식당', 손만두가 좋다는 '혜경부침', 순대의 인정이 살아 있다는 '엄마순대' 등이 오래전부터 명성을 다져오고 있다. 빛깔 고운 노란 옥수수가루로 만든 올챙이국수 한 그릇을 주문하니 모양이 예전과 좀 다르다. 전에는 옥수수반죽을 가는 체에 내려 찬물에 방울방울 내려앉는 것이 진짜 올챙이처럼 생겼지만, 요즘 올챙이국수는 밀가루 국수 가락처럼 길게 뽑는다. 그릇에 한 국자 퍼 담고 양념간장을 끼얹은 다음 김치를 곁들여 먹는다. '올챙이국수는 양념 맛으로 먹는다'는 주인아주머니 말이 딱 맞다. 육수가 아니라 그냥 냉수에 말아 먹는 것이라 올챙이국수에 큰 기대를 걸었다가는 허무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다. 그래도 강원도 토속 음식이라 동행자는 갈색 도토리국수를 시켜서 노란 올챙이국수와 구색을 맞춘다. 올챙이국수는 올챙이로 만든 것이라고 오해하는 여행자들이 과연 있을까? 중앙시장을 나설 적에 여행자들이 주로 사가는 것은 메밀가루로 만든 메밀배추전과 메밀총떡, 감자떡 등이다. 장거리 여행길에 요긴한 간식들이다. 옛날에는 옥수수찐빵도 있었는데 인기가 시들해졌는지 아쉽게도 자취를 감추고야 말았다. 어디를 가야 옥수수가루를 반죽에 섞어 만든 옥수수찐빵을 살 수 있으려나? 홍천 옥수수를 이리저리 맛본 다음 수타사를 방문한다. 한국 100대 명산 중 하나인 홍천 공작산은 남쪽에 천년 고찰 수타사를 품고 있다. 이 절은 신라 성덕왕 7년(708), 원효대사가 우적산 아래에 창건한 일월사가 시초라고 한다. 조선 세조 3년(1457), 지금의 자리인 공작산으로 옮겨 다시 지으면서 수타사로 이름이 바뀌었다. 경내에는 원통보전, 대적광전, 삼층석탑, 1670년에 제작된 동종 등이 있다. 월인석보 제17, 18권과 후불탱화, 홍우당 부도 등 문화재도 많다. 사찰 답사 후에는 생태숲을 거닐어본다. 이 산책로가 짧게 느껴진다면 수타사를 출발, 용담을 거쳐 신봉마을까지 이어지는 수타사 산소길 2코스(2.5km)를 걸어보거나 수타사-새터교-여우고개-덕치교-도시산림공원 토리숲으로 이어지는 1코스(10.1km)를 걷는다. 3코스(6.8km)는 신봉마을-작은골고개-굴운저수지를 이어주며, 4코스(5km)는 신봉마을과 노천마을을 잇는다. 이 코스는 짧지만 하천을 건너야 하므로 우천 시에는 접근하지 말라는 주의사항이 안내판에 씌어 있다. 1.찾아가는길 * 자가운전 -서울춘천고속도로 남춘천IC → 조양JCT → 중앙고속도로 → 홍천IC → 홍천읍 -중부고속도로 호법분기점 → 영동고속도로 만종분기점 → 중앙고속도로 → 홍천IC → 홍천읍 * 대중교통 서울→홍천 : 동서울종합터미널(1688-5979)에서 시외버스 하루 40여 회(06:15-22:20) 운행 2.주변 음식점 한림정 : 한정식 / 홍천읍 연봉리 / 033-434-8300 양지말화로구이 : 고추장삼겹살 / 홍천읍 하오안리 / 033-435-1555 늘푸름임꺽정 : 한우 / 홍천읍 연봉리 / 033-432-9939 화양강민물촌 : 매운탕 / 홍천읍 결운리 / 033-435-4607 3.숙소 홍천관광호텔 : 홍천읍 진리 / 033-434-7600 대명비발디파크 : 서면 팔봉리 / 033-434-8311 www.daemyungresort.com 시실리펜션 : 북방면 장항리 / 033-435-9164 www.sicilypension.com 아침의향기펜션 : 서면 팔봉리 / 033-434-0307 http://aromapension.net 타샤의정원펜션 : 서면 팔봉리 / 033-434-8337 www.ciel-jadin.com 글, 사진 : 유연태(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4년 5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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