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종IC를 빠져나오면 북한강을 따라 자리한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라는 동네가 나온다. 얼핏 주변 동네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세세히 들여다보면 곳곳에 보물 같은 공간들이 숨어 있다. 그래서 문호리는 양평에서 떠오르는 ‘핫 플레이스’라고도 불린다. 서울 도심에나 어울릴 것 같은 천연 효모 빵집이나 일본 가이세키 요리 전문점이 자리하며, 전국적으로 입소문이 자자한 강릉의 테라로사도 이 동네에 문을 열었다. 양평 서종면 문호리에 강릉의 테라로사 커피공장과는 또 다른 분위기의 테라로사가 문을 열었다. 붉은 벽돌과 흰색 벽으로 마감한 건물 외관이 인상적이다. 강릉에서 맛보던 것과 같은 향의 커피와 빵을 맛볼 수 있는 데다, 2층에는 북유럽문화원이 자리해 더욱 특별하다. 대부분 이곳을 단순히 테라로사로만 인지하지만, 이 안에는 여러 공간이 공존한다. 테라로사는 물론이고 노르딕 문화의 플랫폼 역할을 지향하는 북유럽문화원과 노르딕 디자인 갤러리인 빈트(vinT)가 공존하는 팩토리형 복합문화공간인 셈이다. 커다란 전면 창을 통해 내다보이는 작은 정원과 곳곳에서 느껴지는 북유럽 문화가 이곳에서의 커피 한 모금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양평에서도 서종면 문호리에 처음 눈길을 돌리게 된 것은 순전히 이 작은 빵집 때문이었다. 이름도 독특한 ‘긴즈버그’ 빵집. 간판에 걸린 ‘무버터, 무우유, 무설탕(no butter, no milk, no sugar)’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주말 오전에 긴즈버그를 찾으면 문호리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맛있는 빵과 함께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기는 풍경을 종종 접하게 된다. 서울로 출퇴근하며 전원생활을 즐기고자 하는 ‘반도시인’들이 많이 모여 사는 문호리에서 긴즈버그는 동네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주말 오전이면 외지에서 빵맛을 보기 위해 찾아드는 사람과 동네 주민들이 이 작은 빵집에서 다양하게 어우러진다. 일본 도쿄에서 마케터로 일하다가 양평 작은 동네로 들어와 천연 효모 빵집을 냈다는 젊은 남자 사장의 이력이 독특하다. 하루에 단 몇 종류의 빵만 소량으로 구워내기 때문에 주말에는 조금만 늦게 가면 허탕을 치기 십상이다. 긴즈버그의 빵을 먹기 위해 3전4기 혹은 7전8기의 노력을 기울인 사람들도 있을 정도다. 이스트 대신 천연 효모를 사용해 하루에 정해진 양만 만드는 긴즈버그 사장은 욕심이 없어 보인다. 일주일에 5일(수~일요일)만 가게 문을 열고 그나마도 빵이 다 팔리면 일찍 문을 닫는다. 어디 그뿐인가. 겨울에는 한두 달간 과감히 문을 닫고 훌쩍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올해도 1월 말부터 2월 28일까지 문을 닫는다. 그러니 긴즈버그를 찾아가고 싶다면 3월 1일까지는 기다려야 한다. 긴즈버그 주인장이 “이 동네에 우동 맛이 기가 막힌 곳이 있다”며 ‘사각하늘’을 추천한다. 강을 따라 달리는 북한강로에서 산길로 조금 올라가면 고즈넉한 공간에 사각하늘이 나타난다. 이미 10년도 넘게 자리를 지켜온 곳이지만 떠들썩한 유명세를 치르지는 않았다. 그래도 입에서 입을 통해 알음알음으로 사람들이 찾아든다. 일본인 건축가 출신 남편과 한국인 아내가 운영하는 사각하늘은 정통 일본 가이세키 요리 전문점이다. 예약제로 운영하기 때문에 넓은 공간에 손님은 많지 않다. 마루 위를 걸으면 삐걱삐걱 소리가 귓전을 채울 정도로 고요하고 평화롭다. 일반 음식점의 번잡함이나 요란스러움은 결코 찾아볼 수 없다. 내 앞에 놓인 음식과 나와 함께한 사람에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다. 바쁜 일상에서 누려보지 못했던 여유로운 한끼 식사의 즐거움을 제대로 만끽해본다. 일본의 정식 요리인 가이세키 요리 전문점이지만 일반적으로 스키야키(샤부샤부 비슷한 일본 요리) 정식과 우동정식을 많이 시켜 먹는다. 가격이 비싼 편이지만 음식 하나하나에 들어가는 정성을 보면 대부분 가격에 큰 시비를 걸지 않는다. 스키야키의 경우 옆에서 음식을 직접 다 요리해주기 때문에 다소 불편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손님들이 음식을 최대한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일일이 챙기는 주인의 정성이니 이해하자. 우동정식은 일반적으로 접하는 국물 있는 우동이 아니라 소스에 담가 먹는 스타일이다. 쫄깃한 식감이 매력적이다. 일상과 동떨어진 평화로운 공간이 맛있는 한끼 식사 이상의 흡족함을 선사한다. 문호리에서 북한강로를 달리다 보면 ‘문호리팥죽’이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새알 동동 띄운 팥죽 맛이 일품인 곳이다. 걸쭉하고 달콤한 단팥죽이 아니다. 전분 등을 넣지 않고 오직 팥만 넣어서 끓인 진짜 팥죽 맛을 볼 수 있다. 국내산 팥만 사용하며 간을 하지 않은 상태로 내기 때문에 팥 본연의 맛이 그대로 느껴진다. 소금과 설탕이 따로 준비되어 있어 취향에 따라 간 조절이 가능하다. 팥죽 외에 전라도식 팥칼국수와 들깨수제비, 얼큰칼국수도 맛볼 수 있다. 오랜 시간 정성으로 끓여낸 팥죽 한 그릇이 속을 따뜻하게 해준다. 1.찾아가는길 * 자가운전 올림픽대로 → 서울춘천고속도로 → 서종IC교차로에서 ‘양평, 서종, 소나기마을’ 방면 좌회전 → 문호리 2.주변 음식점 긴즈버그 : 빵집 / 양평군 서종면 무내미길 62 / 031-771-8798 사각하늘 : 일본 가정식 요리 / 양평군 서종면 길곡2길 53 / 031-774-3670 http://www.sagakhanul.com 양평 테라로사 : 카페 / 양평군 서종면 북한강로 992 / 031-773-6966 http://www.terarosa.com/ 문호리팥죽 : 팥죽 / 양평군 서종면 북한강로 888 / 031-774-5969 http://www.moonhori.com/ 3.숙소 한옥마을황토펜션 : 양평군 강하면 전의1길 43-6 / 010-9081-5411 http://www.hanok54.co.kr/ 양평밸리 : 양평군 양평읍 백안길60번길 14 / 031-774-3000 http://www.yp-valley.co.kr/ 현대블룸비스타 : 양평군 강하면 강남로 316 / 031-770-8888 글, 사진 : 김수진(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4년 5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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