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과 잘 어울리는 단어들이 있다. 바다, 계곡 그리고 휴가, 피서 같은 것들. 그리고 또 하나. 외갓집. 갓 쪄낸 옥수수를 나눠먹고, 평상에 누워 밤하늘의 별을 보던 그 외갓집. 평창 진부면에 자리한 오대산힐링빌리지 별마루 농장(이하 별마루 농장)은 어릴 적 부모님 손잡고 찾았던 추억 속 외갓집을 많이 닮았다. 번잡한 고속도로를 벗어나 한적한 국도로 접어든다. 굽이굽이 이어진 도로는 평창이 품은 계곡과 산을 가로질러 앞으로 나아간다. 열어둔 차창으로 스민 익숙한 여름 향기에 마음이 들뜬다. 어릴 적, 부모님과 함께 외갓집을 찾아갈 때도 딱 이런 냄새가 차창으로 스몄던 거 같다. 별마루 농장은 마을주민들이 표석산이라 부르는 야트막한 산 아래 자리했다. 좁은 국도에서 벗어나 그 보다 더 좁은 임도를 따라 다시 한참을 올라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차 두 대가 나란히 지나기도 버거운 가파른 길 끝에 자리한 별마루 농장은 그래서 ‘하늘아래 첫 집’이라는 예쁜 애칭으로 불린다. 별마루 농장의 김계화 대표는 20여 년 전에 요양을 위해 이곳으로 내려왔다. 소일 삼아 시작한 고랭지 배추농사는 전나무 밖에 없던 척박한 땅을 평창의 대표 고랭지 배추농장으로 변신시켰다. 아삭한 식감이 일품인 별마루 표 고랭지 배추는 매년 11월 열리는 평창고랭지 김장축제에 출품할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았다. 20년차 농부가 정성껏 가꾼 1만 5천여 평 텃밭에는 고랭지 배추 외에 고추, 감자 등이 무럭무럭 자란다. 별마루 농장은 소소하지만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 공간이다. 그러니까, 유명 관광지처럼 뭔가 엄청난 즐길 거리나 어마어마한 볼거리를 기대하고 가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다. 대신 진정한 휴식, 힐링을 원한다면 별마루 농장만 한 곳이 없다. 주위에 민가라고 해봐야 서너 집에 불과하니 호젓한 공간에서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주변이 온통 산이라 가만히 앉아 있어도 산림욕을 한 듯 몸이 개운해진다. 청명한 하늘과 첩첩이 이어진 산들. 농장에서 바라보는 그림 같은 풍경도 빼놓을 수 없는 자랑이다. 이곳에서 미세먼지는 다른 세상 이야기다. 김계화 대표는 별마루 농장이 품은 작지만 소중한 것들을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어 팜크닉을 시작했다. 누구나 외갓집 오듯 편하게 찾아와서 느긋하게 쉬어가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특히 스마트 폰에 빠져 사는 요즘 아이들에게 자연이 얼마나 재미있는 곳인지를 알려주기 위해 체험프로그램 대부분을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 방문객의 눈높이에 맞춰 준비했다. 별마루 농장에서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아이들의 장난감이고 모든 곳이 놀이터다. 아이들은 채소를 재배하는 비닐하우스와 텃밭을 오가며 스스로 놀이를 만들고, 또 즐긴다. 책에서만 보던 고추며 옥수수며 감자가 지천에 널렸으니, 신기할 만도 하다. 길섶에 핀 봉선화 꽃으로 손톱에 물을 들이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농장 입구에서 만나는, 덩치는 산만하지만 순하디 순한 별과 마루도 아이들에게 좋은 친구다. 별과 마루는 별마루농장의 마스코트인 진돗개들이다. 팜크닉 참가자들은 농작물 수확체험에도 참여할 수 있다. 이즈음에는 감자가 제철. 직접 캔 감자는 농장에서 제공한 바구니에 가득 담아오면 되는데, 흙 놀이 하듯 감자를 캐니 아이들도 무척 재밌어 한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자기 얼굴만 한 감자를 캐는 아이들의 모습이, 손에 묻은 흙을 아무렇지 않다는 듯 툭툭 털어내는 모습이 대견하기까지 하다. 야외에서 실컷 뛰어 논 아이들은 이제 실내로 자리를 옮겨 놀이를 이어간다. 김계화 대표는 아이들을 위해 60여 평에 이르는 거대한 비닐하우스를 실내놀이터로 꾸몄다. 본래 배추절임을 위해 만든 공간이지만, 김장철이 아닌 기간에는 실내놀이터로 운영한다. 실내놀이터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에어바운스와 트램폴린 등 다양한 놀이시설을 갖췄다. 별 사진을 이용해 제작한 포토존은 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공간이다.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 노는 동안 부모들은 실내놀이터에 있는 평상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 된다. 단열처리 된 실내놀이터는 한여름에도 시원해서 머무는 데 아무런 불편이 없다. 실내놀이터 맞은편에는 아담한 모래놀이터도 마련돼 있다. 별마루농장의 팜크닉은 참가자들, 특히 아이들의 안전과 여유로운 공간 활용을 위해 1부(10:00~14:00)와 2부(15:00~19:00)로 나눠 진행하며, 시간별로 최대 2팀(1팀 최대 5인)까지만 예약을 받는다. 오미자 차, 곤드레 쿠키, 제철 간식(옥수수나 감자)이 푸짐하게 담긴 피크닉박스는 팀별로 제공된다. 농장 주변에는 편의점이나 식당이 없으니 간단한 먹거리를 준비하는 것도 좋다. 취사는 불가하다. 별마루농장에서는 바비큐를 원하는 사람을 위해 바비큐 그릴(25,000원·숯 포함)도 대여해 준다. 바비큐를 위한 고기만 준비하면 상추나 고추 같은 채소는 농장에서 직접 따서 얼마든지 먹을 수 있다. 솔방울, 마로니에 열매, 도토리 껍질 등 자연물을 이용해 나만의 개성만점 작품을 만들어보는 유아 숲놀이 체험(작품 당 5,000원)은 현장에서 바로 신청할 수 있다. 별마루농장을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밤하늘을 수놓는 화려한 별들이다. 농장 이름을 ‘별마루’라 짓게 된 것도 아름다운 별들 때문이다. 실내놀이터 뒤 아담한 잔디 마당에서 진행하는 별보기 체험은 그래서 아름아름 찾아오는 이들이 꽤 많다. 일몰 후 2시간 남짓 이어지는 별보기 체험은 하루 단 1팀에게만 허락된 특별한 시간이다. 쏟아질 듯 밤하늘을 가득 메운 별을 보며 맛보는 마시멜로의 맛도 일품. 짧은 불꽃놀이도 즐길 수 있다. 별보기 체험 후, 숙박을 원하면 별마루 농장에서 관리하는 황토방에서 하룻밤 묵어 갈수도 있다. 다만, 독채로 사용하는 황토방이 1채밖에 없어 예약을 서두르는 것이 좋다. 오대산힐링빌리지 - 장소 : 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능골길 52-77 - 문의 : 010-3788-6253 - 체험프로그램 : 팜크닉 체험(3인 기준, 4시간) 60,000원(추가 1인당 10,000원 추가, 최대 5인), 별보기 체험(최대 4인 1팀, 2시간) 37,000원, 황토방 민박체험 1박 100,000원(최대 5인), 바비큐 그릴 대여(숯 포함) 25,000원, 유아숲놀이체험 5,000원(13세 미만) - 오대산힐링타운 : 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로 99 / 010-2311-2000 - 켄싱턴 호텔 평창 : 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진부면 진고개로 231 / 1670-7462 / www.kensington.co.kr/hpc - 펜트하우스풀빌라 : 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진부면 방아다리로 264-56 / 033-336-3488 / www.penthouse700.co.kr - 두일막국수 : 막국수 / 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진부면 두일리 154 / 033-335-8414 - 유정식당 : 산채정식 / 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로 112-8 / 033-332-6818 - 평창우리한우타운 : 한우 / 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진부면 영정게길 53-1 / 033-336-9211 (글/사진)정철훈 여행작가 ※위 정보는 2023년 8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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