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따라가는 길 위에서, 술 한 잔이 더 깊어지는 이유는 그 술 안에 지역의 기후와 시간, 땅의 선물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지역 술은 어떤 깊이를 담고 있을까? 서해, 남해, 동해... 해풍을 머금은 우리나라의 지역 술을 해슐랭에서 알아본다. 온화한 해풍과 청정 바다가 만든 ‘부드러운 바람의 술’ 남해의 술은 마시기 전부터 깊고 온화한 기운을 품고 있다. 해풍과 시간, 그리고 장인의 손끝으로 만든 남해의 전통주를 소개한다. 😎 추천장소 🚩 해남 해창주조장, 두륜산도립공원, 대흥사, 땅끝탑 스카이워크 고흥 녹동양조장, 진도 대대로영농조합법인 전라도에서 경상도에 이르는 남해안의 술은 부드러운 해풍과 따뜻한 기온이 오래도록 숙성을 돕는 ‘바람의 술’이다. 발효 속도가 안정적이어서 잡다한 맛이 적고, 재료 본연의 맛과 향이 잘 살아있다. 해풍이 운반하는 미세한 염분과 높은 습도, 온화한 기후가 만들어내는 독특한 발효 환경 속에서 남해 지역 술만의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이 탄생한다. 해남은 예로부터 곡창지대로, 쌀이 맛있기로 유명하다. 온화한 기후와 사계절 불어오는 해풍은 벼의 병해충을 줄이고, 쌀알의 전분 함량을 높여 밥맛과 술맛을 한층 깊게 만든다. 그리고 이곳에 100년의 역사를 지닌 양조장이 있다. 바다로 이어지는 삼산천을 앞에 두고, 넓은 들판을 등진 자리. 1927년 문을 연 해창주조장은 오직 해남의 물과 해남산 쌀로만 술을 빚는다. 전남 지역 전통에 따라 ‘양조장’ 대신 ‘주조장’이라는 명칭을 이어가고 있다. 해창주조장의 해창막걸리는 해남에서 재배한 유기농 찹쌀과 멥쌀로 직접 지은 고두밥에 전통 누룩을 더해 빚는다. 해남 특유의 습도와 미생물 환경이 전통 누룩 발효를 안정적으로 이끌어, 감미료 없이도 원재료 본연의 은은한 단맛과 담백함이 살아난다. 해창주조장의 오병인 대표는 여기에 찹쌀과 멥쌀을 8:2 비율로 배합하고, 첫 발효로 만든 밑술에 덧술을 더하는 삼양주·사양주 방식을 적용했다. 양조 횟수와 발효 기간을 조절해 깊이와 향을 한층 높인 결과 해창막걸리는 바다처럼 깊고, 바람처럼 부드러운 매력을 지닌다. 잡맛 없이 깔끔하고, 입안에서 부드럽게 풀리며 은은한 여운이 길게 남는다. 가장 많이 판매되는 9도와 12도 제품은 밑술에 두 번 덧술을 한 삼양주, 18도 제품은 세 번 덧술을 한 사양주다. 발효 시간과 공정이 길어 가격은 일반 막걸리보다 비싸지만, 품질이 좋은 만큼 찾는 이들도 많다. 특히 해창 12도 찹쌀생막걸리는 2023년 남도 우리술 품평회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찹쌀 특유의 은은한 단맛과 요거트 같은 부드러운 식감으로 꾸준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해창주조장은 단순히 술만 빚는 곳이 아니다. 2014년 농림축산식품부 지정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된 이곳은, 해마다 약 2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해남의 명소다. 방문객들은 막걸리 시음과 제품 구매는 물론, 주조장을 둘러보며 해남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이 지역은 조선 후기 조운창이 있던 곳으로 ‘바다의 창고’라는 뜻의 이름을 얻었다. 1927년 일본인 미곡상 시바다 히코헤이가 지은 일본식 가옥과 곡물 창고, 정미소 터가 지금까지 남아 당시 포구였던 마을의 풍경을 짐작하게 한다. 해창주조장은 막걸리만큼이나 아름다운 정원으로도 유명하다. 약 800평의 정원에는 수령이 700년에 달하는 배롱나무를 비롯한 40여 종의 수목과 함께, 백제 술장인 ‘수수보리’ 이야기를 담은 안내판, 백파 신헌구 공덕비, 황국신민의 서사탑 등 역사적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막걸리 시음과 구매 후 정원을 걷다 보면, 해남의 바람과 이곳이 걸어온 시간이 한층 또렷하게 다가온다. 해창주조장 - 위치 : 전라남도 해남군 화산면 해창길 1 - 문의 : 061-532-5152 - 운영시간 : 09:00 ~ 18:00 - 홈페이지 : https://www.해창막걸리.com 해창막걸리는 일반 막걸리보다 묵직하고 고소하다. 그래서 담백하거나 깔끔한 맛, 혹은 풍미가 깊은 음식이 잘 어울린다. 그중에서도 해남 앞바다에서 잡은 삼치로 만든 삼치회와 삼치삼합을 추천한다. 8~9월이면 산란을 마친 삼치가 살을 채우기 시작해, 담백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을 낸다. 얇게 저민 삼치회를 막걸리와 곁들이면 은은한 단맛과 구수한 곡물 향이 부드럽게 어우러진다. 삼치삼합은 신선한 삼치회에 향긋한 깻잎, 새콤한 묵은지, 부드러운 수육을 함께 싸 먹는 해남식 별미다. 한 입 베어 물면 삼치의 담백함과 묵은지의 깊은 맛, 수육의 고소함이 겹겹이 쌓이며, 막걸리의 묵직한 바디감과 바다의 감칠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해창주조장 인근에는 해남의 상징이라 불리는 두륜산과 대흥사가 자리한다. 두륜산은 해발 700m가 채 되지 않지만, 완만한 능선과 다도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탁 트인 조망으로 유명하다. 정상까지는 등산로와 케이블카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케이블카를 타면 약 5분 만에 전망대에 도착해, 남해의 섬들이 바다 위에 흩뿌려진 듯한 풍경을 시원하게 감상할 수 있다. 두륜산 자락에는 천년 고찰 대흥사가 고즈넉하게 자리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대흥사는 삼지천과 울창한 숲에 둘러싸여 있어, 한 걸음씩 걸을 때마다 숲향과 흙내가 짙게 배어든다. 대웅보전과 명부전, 천불전 등 옛 건물들이 빚어내는 기품과 사찰 뒤편의 숲길은 여행의 온도를 한층 낮춰준다. 잠시 앉아 숨을 고르고 있노라면, 이곳의 바람에도 남해의 기운이 스며 있음을 느낄 수 있다. 한반도의 최남단을 알리는 땅끝탑은 해남 땅끝마을 용두산 끝자락에 우뚝 서 있는 전망대다. 높이 10m의 탑에는 ‘한반도의 시작과 끝’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데, 이곳에 서면 남해의 푸른 바다와 하늘이 맞닿는 수평선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맑은 날에는 제주도와 추자도까지 조망할 수 있다. 해창 막걸리를 익히던 그 부드러운 해풍은 여행의 여운을 한층 더 깊게 만든다. 두륜산 케이블카 - 위치 : 전라남도 해남군 삼산면 대흥사길 88-45 - 문의 : 두륜산도립공원 061-530-5957, 케이블카 061-534-8992 - 운영시간 : 하절기 09:00~18:00, 동절기 09:00~17:00 ※ 악천후 또는 불가피한 사정으로 운영시간은 변경될 수 있으니 사전 문의바람 - 홈페이지 : 두륜산 도립공원 : https://duryunsan.kr/ , 두륜산 케이블카 : http://www.haenamcablecar.com/ 대흥사 - 위치 : 전라남도 해남군 삼산면 대흥사길 400 - 문의 : 061-534-5502, 061-535-0886 (19:00 이후) - 이용시간 : 19:00 이후 일반인 출입금지 - 홈페이지 : http://www.daeheungsa.co.kr 땅끝탑 스카이워크 - 위치 : 전라남도 해남군 송지면 송호리 산 43-3 - 문의 : 061-530-5915 전남 고흥군 녹동항 근처에 자리한 녹동양조장은 남해의 온화한 기후와 해풍 속에서 자란 유자와 쌀로 술을 빚는다. 대표 제품인 고흥 유자주는 친환경 고흥산 쌀과 전통 누룩, 그리고 수령 30년이 넘은 유자나무에서 수확한 유자 두 개 분량의 과육이 들어간다. 인공 첨가물 없이도 짙게 퍼지는 유자 향과 청량한 산미가 매력이며, 곡물의 은은한 고소함이 더해져 목넘김이 부드럽다. 상큼함과 바다 내음이 살아있는 멍게, 쫄깃한 세발낙지 요리와 함께하면 남해 바다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풍미를 느낄 수 있다. 녹동양조장 - 위치 : 전남 고흥군 도양읍 목넘가는길 52-5 녹동양조장 - 문의 : 0507-1357-3773 - 홈페이지 : https://smartstore.naver.com/eotteonharu 남해안 서쪽 끝,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진도는 해풍과 해안 기후가 쌀과 약재 재배에 유리하다. 대대로 영농조합법인은 이 지역의 멥쌀과 누룩, 지초·구기자·솔잎·오미자 등 100% 지역산 약재를 사용해 전통 소주인 진도홍주를 빚는다. 진도홍주는 전남 무형문화재 제26호로 지정된 전통주이다. 숙성 과정에서 약재의 성분과 색이 스며들어 특유의 붉은 빛을 띠고, 부드러운 단맛과 은은한 약재 향이 매력이다. ‘2024 남도 우리술 품평회’에서 우수상을 받고, ‘2019 벨기에 국제주류품평회’에서 금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외에서 두루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곳 역시 농림축산식품부 지정 ‘찾아가는 양조장’ 중 한 곳으로, 양조 시설 견학은 물론 시음, 제품 구매가 가능하다. 진도홍주는 도수가 높지만 목넘김이 부드럽고 여운이 길어, 기름진 장어구이나 향이 진한 꽃게찜과 잘 어울린다. 바다를 품은 섬 진도의 기운이 잔에 담겨, 한 모금마다 남해의 풍미를 전한다. 이외에도 완도비파영농조합법인의 ‘황금과 비파와인’, 통영 거북이와 두루미 양조장의 스파클링 탁주 ‘건축가가 빚은 막걸리’ 등, 남해안 해풍이 스친 재료로 빚어낸 다양한 남해 지역 술이 있다. 잔에 담긴 맛과 향을 따라가다 보면, 남해의 바다와 바람이 품은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대대로영농조합 - 위치 : 전라남도 진도군 군내면 명량대첩로 288-23 - 문의 : 061-542-3399 - 홈페이지 : http://e-hongju.co.kr/ ※ 위 정보는 2025년 8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글 : 이선경 여행작가 사진 : 한국관광공사, 해창주조장, 해남군청, 해남군공식블로그, 찾아가는양조장, 녹동양조장인스타그램(eotteonharu_official), 진도군청, 진도군공식블로그
조회수
한국관광공사에 의해 창작된 은(는) 공공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사진 자료의 경우, 피사체에 대한 명예훼손 및 인격권 침해 등 일반 정서에 반하는 용도의 사용 및 기업 CI,BI로의 이용을 금지하며, 상기 지침을 준수하지 않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용자와 제3자간 분쟁에 대해서 한국관광공사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 한국관광공사의 저작물에 기초 -
연관정보
해당 여행기사에서 소개된 여행지들이 마음에 드시나요?
평가를 해주시면 개인화 추천 시 활용하여 최적의 여행지를 추천해 드리겠습니다.
댓글
댓글 (건)
유의사항
불건전한 댓글의 경우 별도의 통보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댓글/답글 등록 시 사용자의
닉네임, 이미지 (투어원패스 및 대한민국 구석구석
마이페이지 명칭 사용)가 함께 표시됩니다.
AI가 빠르게 요약해주는 사용자 후기!
AI 요약 서비스는 최근 3년 이내 작성된 댓글이 일정한 개수 이상인 경우 제공됩니다.
최근 3년 이내 작성된 댓글이 일정한 개수 이상인 경우
사용자 후기 요약 정보가 제공됩니다.
사진 후기
이벤트 정보입력 및 이벤트 참여 동의
이벤트 개인정보 수집 · 활용 및 위탁동의
이벤트 당첨 안내 및 경품 수령을 위한 개인정보 수집 및 활용에 대한 동의 입니다.
관련 정보는 당첨자 발표일 기준 3개월간 유지되며, 이후 폐기 처리됩니다.
개인정보 입력 및 수집 이용 (필수)
주소
※ 실물경품 당첨 시 해당 주소로 배송되므로 정확하게 기입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입력으로 인한 당첨 불이익 (경품 미수령, 오배송 등)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활용에 관한 동의 (필수)
한국관광공사는 이벤트 당첨자 선발 및 안내를 위해 이벤트 참여자의 개인 정보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참여자의 사전 동의 없이는 개인 정보를 절대로 공개하지 않습니다.
수집 목적 : 이벤트 참여 및 경품 발송
수집 항목 : 이름, 휴대폰 번호
보유 및 이용 기간
- 이벤트 참가자 개인 정보 보유, 이용 기간 : 개인 정보 수집, 동의 일로부터 이벤트 종료 시점까지
- 이벤트 당첨자 개인 정보 보유, 이용 기간 : 당첨자 발표일 기준 3개월까지 보유 / 경품 배송 완료일까지 이용
개인 정보 파기절차 및 방법
이용자의 개인 정보는 원칙적으로 개인 정보의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되면 지체 없이 파기합니다.
회사의 개인 정보 파기 절차 및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파기절차
- 이용자의 개인 정보는 목적이 달성된 후 즉시 파기됩니다.
(2) 파기방법
- 종이에 출력된 개인 정보는 분쇄기로 분쇄하거나 소각을 통하여 파기합니다.
- 전자적 파일 형태로 저장된 개인 정보는 기록을 재생할 수 없는 기술적 방법을 사용하여 삭제합니다.
개인 정보의 취급 위탁
회사는 이벤트 경품 제공과 관련하여 원활한 업무 수행을 위해 이용자의 개인 정보를 타 업체에 위탁하여 처리할 수 있으며,
위 처리는 이용자가 동의한 개인 정보의 이용 목적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고 행사 종료 시 일괄 폐기하도록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