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이열치열, 겨울엔 이한치한이다. 더위는 더위로 잊고, 추위는 추위로 맞서는 게 상책이라는 말이다. 이 겨울, 동장군과 제대로 한판 붙고 싶다면 가평으로 가볼 일이다. 특히 청평유원지를 품고 있는 조종천에선 올해로 4회를 맞은 청평얼음꽃송어축제가 한창이다. 청평얼음꽃축제는 청평호 상류에 자리한 조종천에서 열린다. 청평2교를 지나 우측으로 방향을 틀면 이내 행사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축제장은 주행사장인 송어얼음낚시터를 중심으로 아이들을 위한 얼음놀이터와 맨손송어잡기장 그리고 중국 창주시의 서커스를 관람할 수 있는 공연장으로 꾸며져 있다. 주차장에서부터 동장군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낚시는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코끝이 찡하고 손끝이 얼얼하다. 그래도 오늘만은 추위가 반갑다. 동장군에 맞서보겠다고 떠나온 길에 이 정도 추위에 호들갑을 떨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도 추위 대비는 철저히 하는 게 좋다. 마스크, 목도리, 털모자, 장갑은 물론 핫팩도 넉넉히 챙겼고, 언 몸을 녹여줄 따뜻한 물도 보온병에 가득 채웠다. 이제는 이 겨울을 맘껏 즐기기만 하면 된다. 주차장을 돌아 나와 청평얼음꽃송어축제의 주행사장인 조종천 쪽으로 향한다. 오전 9시. 이른 시각이지만 낚시터는 벌써 송어낚시를 즐기는 이들로 가득하다. 여기저기서 즐거운 함성소리도 간간이 들린다. 마음이 급하다. 서둘러 매표소로 향한다. 매표소는 식당가 입구에 자리했다. 낚시터 입장료는 7세부터 초등학생까지 1만 원, 중학생 이상은 1만 2천 원이다. 입장권은 청평얼음꽃송어축제 홈페이지( www.cpfestival.net )를 통해서도 구입이 가능하다. 입장권을 구입한 뒤 찾은 곳은 매점이다. 낚싯대를 구입하기 위해서다. 한데 낚시에 문외한이고 보니 뭐가 뭔지 도통 감이 잡히질 않는다. 종류도 가격도 참 다양하다. 모르면 물어보는 게 상책. 현장 진행요원이 '웜 낚싯대'를 구입하라고 귀띔해준다. 송어는 일반적으로 홀치기(여러 개의 바늘이 달린 낚싯대로 훑듯이 고기를 잡는 방법) 방식으로 잡지만, 축제장에서는 홀치기 낚시를 금하고 있어 웜 낚싯대로도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웜 낚싯대는 말 그대로 벌레 모양의 가짜 미끼가 달려 있는 낚싯대. 아이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얼레 끝에 연 대신 '꿈틀이'가 달려 있는 모습이다. 웜 낚싯대 가격은 이곳에서 판매하는 낚싯대 중 가장 저렴한 3천 원. 낚싯대를 들고 낚시터로 간다. 하지만 본격적인 낚시에 앞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한 가지 더 남았다. 낚시할 구멍을 뚫어야 한다. 이 일은 전적으로 아빠들의 몫. 1m가 넘는 긴 끌을 사용하지만 꽁꽁 얼어붙은 얼음을 깨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얼음과 씨름한 지 20여 분. 마침내 얼음구멍에서 보글보글 물이 솟는다. 그제야 땀범벅이 된 아빠들의 얼굴에서도 미소가 번진다. 낚시구멍은 지름 15cm 정도가 적당하다. 욕심껏 뚫었다가는 자칫 아이들이 빠질 위험이 있고, 힘들다고 너무 작게 뚫으면 송어를 끌어올리기가 힘들다. 구멍을 뚫고 낚싯줄을 드리웠으면 이제부터는 인내와의 싸움이다. 낚싯줄을 살짝살짝 끌어당겨 송어를 유혹한다지만 끈기 있게 기다리는 것보다 좋은 방법은 없다. 때문에 보는 입장에서는 조금은 지루하다 생각할 수 있지만, 막상 낚싯대를 들고 있는 입장에선 지루할 겨를이 없다. 쉭쉭거리며 얼음 밑을 헤엄쳐 가는 송어들의 모습에 잠시도 긴장을 놓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지루할 틈이 없으니 그만큼 시간도 잘 간다. 송어들은 감질 나는 입질로 강태공의 애를 태우기도 하고, 미끼를 덥석 물어 짜릿한 손맛을 선사하기도 한다. 송어의 선택에 환호성이 터지기도, 아쉬운 탄식이 흘러나오기도 한다. 얼음낚시터는 모두 세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그렇다고 지정좌석제로 운영되는 건 아니다. 때문에 수시로 자리를 옮겨 다니며 낚시를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한데 자리를 옮겨 다니는 게 최선은 아니다. 사실 똑같아 보이는 이곳에서도 명당은 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송어를 방류하는 관 주위가 명당이다. 주최 측에서는 이 관을 통해 하루 두 번(오전 10시경과 오후 2시경) 송어를 방류한다. 낚시터 안으로는 아이스박스와 음식물을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아이스박스는 1인당 세 마리까지 반출 가능한 송어의 마릿수를 제한하기 위한 것이고, 음식물 반입 금지는 보다 쾌적한 환경을 위해 도입한 규정이다. 작년까지는 일부 음식에 한해 반입을 허가하기도 했지만, 축제 뒤 쏟아져 나온 엄청난 음식물 쓰레기로 인해 올해부터는 전면 금지하고 있다. 대신 낚시터 밖에 휴게소를 마련해두고 컵라면이나 간단한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직접 잡은 송어는 주최 측에서 운영하는 회센터에서 구이, 회, 회무침, 매운탕 등으로 맛볼 수 있다. 구이와 회는 마리당 3천 원, 회무침은 1만 3천 원, 매운탕은 1만 원이다. 개인이 운영하는 식당에선 이보다 조금 비싼 마리당 5천 원 정도에 회나 구이를 해준다. 청평얼음꽃송어축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이벤트는 맨손으로 송어잡기이다. 조정천 하류 인공 풀에서 진행되는 맨손송어잡기는 1인당 세 마리까지 송어를 잡을 수 있다. 참가비는 1인당 1만 5천 원. 체험은 참여 인원에 따라 유동적으로 운영되며, 방송을 통해 체험시간을 알려준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얼음놀이터도 빼놓을 수 없다. 이곳에서는 전통썰매, 인형인력거, 어린이바이크 등 겨울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놀이시설이 마련돼 있다. 체험비용은 5천 원에서 1만 원이다. 지난 1월 1일 시작된 청평얼음꽃송어축제는 오는 2월 16일까지 계속되며, 운영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축제 폐막일인 2월 16일 오후 6시 30분에는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질 예정이다. 1.주변 음식점 앤디스버거 : 청평면 청평리 / 수제버거 / 070-8289-1339 중국성 : 청평면 청평리 / 중화요리 / 010-3836-3900 통나무집 : 청평면 청평리 / 토종한방백숙 / 031-584-4235 찜마을 : 청평면 청평리 / 매운탕 / 031-584-3810 2.숙소 카사블랑카 : 청평면 삼회리 / 031-584-6109 풍림리조트 : 상면 덕현리 / 031-584-9380 아이리스 호텔 : 가평읍 달전리 / 031-581-0058 http://irishotel.kr 리버빌펜션 : 설악면 회곡리 / 031-585-5622 www.rivervill.kr 글, 사진 : 정철훈(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10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조회수
한국관광공사에 의해 창작된 은(는) 공공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사진 자료의 경우, 피사체에 대한 명예훼손 및 인격권 침해 등 일반 정서에 반하는 용도의 사용 및 기업 CI,BI로의 이용을 금지하며, 상기 지침을 준수하지 않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용자와 제3자간 분쟁에 대해서 한국관광공사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