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해산물을 한자리에서 구경하고 싶다면 포항 죽도시장으로 가볼 일이다. 죽도시장은 동해안 최대 규모의 전통 시장이다. 간판 격인 어시장은 초입부터 시끌벅적하다. 관광객과 현지인이 뒤엉키고, 갓 잡은 수산물에서 건어물까지 좌판이 넘쳐난다. 본격적으로 문을 연 지 어언 40여 년, 이제는 포항에 가면 반드시 들러야 하는 명물로 자리매김했다. 죽도시장은 ‘2014년 한국관광의 별’ 쇼핑 부문의 별로도 등극했다.
글과 사진 서영진 죽도시장은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포항역에서 10여 분 걸으면 죽도시장 정문으로 연결되고, 농산물과 혼수 코너 등을 가로지르면 어시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어시장 구경이 끝나는 길목이 바로 포항 내항이다. 포구 옆에 들어선 시장이니 좌판에 퍼덕이는 횟감들에 더욱 군침이 돈다. 죽도시장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파란만장하다. 지금이야 아케이드가 설치된 제법 규모 있는 시장의 모습이지만, 광복 직후만 해도 갈대밭 무성한 포항 내항 늪지대에 노점상들이 모여들던 곳이었다. 6․25 전쟁 직후 소실됐던 시장은 남부상설시장이라는 이름을 거쳐 1971년 죽도시장이라는 이름으로 새출발했다. 관광객들에게는 어시장이 소문났지만 시장을 둘러보면 없는 게 없다. 그 유명한 과메기골목을 시작으로 문어골목, 젓갈골목, 떡집골목, 건어물골목, 한복골목, 혼수골목 등이 줄줄이 이어진다. 시장 안에서 길을 잃고 헤매더라도 당황할 필요가 없다. 새로운 볼거리들이 반기며 시장 나들이를 신명나게 만든다. 현재 죽도시장의 규모는 놀랄 정도로 성장했다. 1,500여 개의 점포가 개설돼 있고, 하루 평균 방문객이 3만 2,000명이나 된다. 택시를 타고 죽도시장을 외치면 기사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게 된다. “어시장으로 갈까예? 그냥 시장으로 갈까예?” 같은 시장인데도 덩치가 커 입구가 다르니 일어나는 에피소드다. 죽도시장은 연매출이 1조 원을 넘어서 포항에서는 포스코와 함께 지역경제를 떠받치는 양대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고. 그야말로 잘나가는 전통 시장이 도시의 대들보가 되고 있는 셈이다. 죽도시장의 간판주자는 역시 어시장이다. 어시장 골목에 들어서면 활기가 넘친다. 파는 사람도 그렇고, 구경 온 사람들도 어느 곳보다 분주하다. 시장에는 울산, 영덕의 명물인 고래고기, 대게 등이 여름철인데도 가득하다. 고래고기는 즉석에서 쓱쓱 썰어 저울에 달아서 판매한다. 대게를 찌는 가마솥은 한여름 더위에도 풀풀 김을 뿜어낸다. 여기에 포항의 자랑거리인 개복치와 문어까지 가세한다. 노래미, 광어, 우럭 등은 횟감으로 인근 회센터에서 곧바로 맛볼 수 있다. 분명한 것은 눈대중만으로도 확실히 저렴하다는 것. “2만 원”을 부르면 초장 값만 얹어 넉넉하게 회 한 접시를 즐길 수 있다. 어시장 옆 포구에서는 이른 새벽이면 경매가 열린다. 부지런히 움직이면 경매에서 갓 거래된 횟감을 시장에서 곧바로 맛보는 행운을 누릴 수 있다. 최근 죽도시장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관광객들이 꼭 들르는 명소가 됐다. 죽도시장 정문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풍경은 흔한 모습이고, 자전거를 타고 시장 구경에 나서는 청춘들도 있다. 어시장 외에도 전국에서 볼 수 있는 전통 시장의 풍경을 죄다 간직하고 있으니 2~3시간 여유를 갖고 구석구석 둘러볼 일이다. 죽도시장 나들이길에 반드시 맛봐야 할 음식이 포항물회다. 포항의 여름 별미인 포항물회의 원조가 죽도시장이다. 식당에서는 물회가 단골로 식탁에 오른다. 동해안 어디서나 물회를 즐길 수 있지만 포항물회는 싱싱한 횟감에 마늘, 생강, 깨소금, 김가루 등을 넣은 뒤 고추장 섞은 냉수를 부어 먹는다. 예전에 포항의 어부들이 갓 잡은 생선에 채소와 양념을 넣고 물을 부어 급하게 먹던 것이 이후 이곳 주민들 사이에서 향토음식으로 굳어졌다. 죽도시장 물회는 갓 잡은 흰 생선살만을 고집하는 게 특징이다. 횟감도 잘게 썰어 물과 함께 살살 녹듯이 목을 넘어가야 제맛이 전해진다. 식당에서는 광어, 우럭, 도다리, 노래미 등 다양한 제철 생선들을 횟감으로 쓴다. 죽도시장에서 배를 채웠으면 슬슬 포항 나들이에 나설 차례다. 포항 관광의 최적지는 구룡포, 호미곶으로 이어지는 코스다. 호미곶은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명소로 ‘상생의 손’ 너머 해돋이가 장관이다. 100년 세월을 간직한 호미곶 등대도 고즈넉하다. 구룡포에서는 포구와 골목 구경만 해도 마음이 푸근해진다. 구룡포 장안동 골목은 예전 일본인들의 집단 거주지로 격자형 2층집 50여 채가 고스란히 남아 있어 운치를 더한다. ✔ 주소 - 경북 포항시 북구 죽도시장13길 13-1 ✔ 문의 - 054-247-3776 ✔ 식당 - 바다이야기 : 물회 / 포항시 북구 청하면 해안로 1918 / 054-262-5503 / http://korean.visitkorea.or.kr - 환여횟집 : 물회국수 / 포항시 북구 해안로 189-1 / 054-251-8847 / http://korean.visitkorea.or.kr - 오대양물회식당 : 물회 / 포항시 북구 대신로 28-1 / 054-244-7164 / http://korean.visitkorea.or.kr ✔ 숙소 - 에코호텔 : 포항시 남구 포스코대로 430 / 054-282-8787 / http://korean.visitkorea.or.kr - 애플트리호텔 : 포항시 남구 중흥로100번길 7-5 / 054-241-1234 / http://korean.visitkorea.or.kr - 선프린스관광호텔 : 포항시 북구 동빈로 9 / 054-242-2800 ✔ 여행 팁 죽도시장은 점포 수가 1500개에 달한다. 규모가 크다 보니 길 찾기가 만만찮다. 죽도동 오거리 근처에 있는 죽도시장고객지원센터에 비치된 시장 안내 책자가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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