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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낯선 공간에 나를 놓는 일이다. 온돌방에 고운 한지로 정성스럽게 도배한 한옥. 익숙한 것 같지만, 낯설다. 대청마루에 앉아 친구들과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이 든다. 기와 사이 난 네모난 창 너머로 두둥실 떠오르는 달을 보며, 고즈넉한 여유를 만끽하다 보면 왜 한옥에서 묵어봐야 하는지 알게 된다. 종로구를 중심으로 한옥을 체험해볼 수 있는 잠자리가 늘어나고 있다. 그중 한국관광공사가 품질을 인증한 한옥 숙소 12곳을 소개한다. 고풍스러운 한옥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북촌한옥마을. 한국의 전통문화를 엿볼 수 있는 북촌에 한옥 게스트하우스 ‘담소정’이 자리하고 있다. 담소정(談笑亭)은 ‘웃음이 가득한 집’이라는 뜻으로, 한옥의 아름다움을 외국인들에게 알리기 위해 2012년 10일 오픈했다. 북적이는 큰 길에서 좁은 골목으로 몇 걸음 들어가면, 솟대가 서 있는 문을 만난다. 정겨운 ‘담소정’이라는 글 옆에는 노란 해바라기 그림이 그려져 있다. 문을 열면 ㄷ자 모양의 한옥이 손님을 맞는다. 고즈넉한 마당을 지나, 가지런한 창살로 이루어진 문을 슬그머니 열어본다. 여유로운 공간에 나무 테이블과 편안한 의자가 놓여 있다. 앉아서 차 한 잔 마주하고 싶은 마음이 올라온다. 기품이 느껴지는 마루를 가운데 두고 ‘담방’과 ‘소방’이 마주하고 있다. 방문을 열면 천정의 대들보와 서까래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대들보와 서까래에 휘어져 있는 나무를 그대로 사용해, 곡선미가 느껴진다. 천정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작품이다. 담소정을 리노베이션 하기 위해 200년 된 경주 육송을 수년간 말렸다 사용했다. 한옥의 아름다움이 그대로 배어있는 이유다. 욕실에는 편백나무를 썼다. 은은한 자연향이 기분 좋게 만든다. “담소정에는 그림이 없습니다. 한옥 자체가 작품이기 때문에, 다른 그림이 필요하지 않거든요”라고 말하는 주인장의 자부심도 대단하다. 자부심만큼이나 구석구석에서 품격이 느껴진다. 창살도 특별하다.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의미의 거북이를 비롯해 독특한 문양으로 만들었다. 해외에서 온 VIP 손님들이 주 고객. 외국 대사도 여럿 다녀갔다.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도민준이 머무는 곳으로 등장, 중국 손님도 적지 않다. 한옥만큼이나 주인장이 자랑하는 것이 아침식사. 직접 재배한 유기농 재료로 정성스럽게 차린다. 계절마다 제철 메뉴를 준비하는데, 보통은 연잎 밥과 맛깔스러운 반찬이 나온다. 주소 : 서울 종로구 북촌로 9길 16-2 위치 : 지하철 안국역 도보 7분 전화번호 : 010-3749-9550 가격대 : 담방 32만 6000원, 소방 35만원(주말 10% 추가), 1인 추가 시 5만원 추가, 조식 포함. 24게스트하우스 경복궁점은 게스트하우스라기 보다는 한옥호텔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시설과 분위기 모두 호텔에 가깝다. 24게스트하우스가 전국에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체인 게스트하우스지만, 경복궁점은 다른 지점과 다르다. 한옥으로 지어졌기 때문이다. 24게스트하우스 경복궁점이 문을 연 것은 2016년 2월. 문화가 흐르는 마을 서촌에 한옥 네 채를 함께 건축, 만들 때부터 주민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24게스트하우스 경복궁점이 있던 자리는 과거 주차장으로 사용되던 자리였다. 문화마을 서촌에 생긴 한옥은 오래전부터 있었던 것처럼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지어진지 2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24게스트하우스 경복궁점은 한옥의 멋을 강하게 풍긴다. 한옥을 지을 때 굵직한 자재부터 인테리어를 위한 소품 하나까지 세심하게 신경 썼기 때문이다. 한옥을 짓는데 적송을 사용했다. 적송은 줄기가 바로 자라고 내구성이 강해, 고급 한옥이나 사찰, 궁궐을 지을 때 이용된다. 남대문을 복원할 때도 태백산에서 키운 적송을 사용했다. 한옥에 들어가면 소나무 향기가 은근하게 흐르는 것이 느껴진다. 바닥에는 독특하게 옥돌자갈을 깔아놓았다. 비가 오면 옥색이 더 예쁘게 빛난다. 24게스트하우스 경복궁점은 삼현굴과 영희당, 칠보암, 오복헌 등 네 채의 한옥으로 이루어져 있다. 네 채의 한옥은 각각 다른 뜻을 함축하고 있는데, 이중 삼현굴은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어떤 것을 보아도 감동적으로 느껴진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가운데 좌식 테이블이 있어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한옥의 멋 중 하나는 문 밖에 보이는 경치를 보는 것인데, 툇마루에서 마루를 바라보는 풍경도 일품이다. 간단히 음식을 조리해먹을 수 있는 시설도 마련되어 있다. 삼현굴에는 두 명이 머무를 수 있는 3개의 방이 있는데, 303호실이 다른 방에 비해 넓은 편이다. 삼현굴에 머무를 예정이라면, 먼저 303호가 비어있는지 체크해보자. 주소 :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5가길 21-4 위치 : 지하철 경복궁역 도보 5분 전화번호 : 02-732-3000 홈페이지 : www.stayguesthouse.com 가격대 : 2인실 10만 5000원(주말 12만원), 조식(토스트) 포함, 독채 평일 47만원(주말 49만원) 24게스트하우스의 영희당은 ‘영원히 좋은 날만 이루어진다’는 뜻을 가진 고급스러운 한옥이다. 거실에 있는 창을 열면, 대나무가 나란히 서 있는 액자같은 풍경이 들어온다. 영희당은 두 명이 묵을 수 있는 객실 두 개로 구성되어 있는데, 특히 102호방은 문이 앞뒤로 트여있어 시원한 풍광을 즐길 수 있다. 마루에 앉아 운치 있는 한옥의 풍경을 즐기면서 차 한 잔 하다보면, 절로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것이 느껴진다. 대들보와 서까래, 기둥에서 전통 한옥의 멋을 느낄 수 있다면, 주방과 욕실에서는 현대식 호텔의 편리함을 누릴 수 있다. 주방에 전자렌지와 전기포트, 토스터기 등이 갖춰져 있어, 간단한 음식 조리가 가능하다. 냉장고 안에는 빵과 함께 먹을 수 있는 버터와 잼이 보관되어 있다. 주소 :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5가길 27-1 위치 : 지하철 경복궁역 도보 5분 전화번호 : 02-732-3000 홈페이지 : www.stayguesthouse.com 가격대 : 2인실 10만 5000원(주말 12만원), 조식(토스트) 포함, 독채 평일 47만원(주말 49만원) 서촌에 자리한 24게스트하우스의 오복헌은 특별한 워크숍 장소를 찾는 직장인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한옥이다. 삼현굴과 칠보암, 영희당 등 24게스트하우스 4채 중 가장 큰 한옥일 뿐만 아니라, 빔 프로젝터가 있어 자료를 함께 보며 의견을 나누기에 적당하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한옥에는 좌식 테이블이 설치되어 있는 것에 비해, 오복헌에는 회의하는데 편리하도록 입식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다. 편안하게 쉬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푹신한 소파도 함께 준비되어 있다. 오복헌은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한 다섯 가지 복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오복은 장수와 부, 건강, 인덕, 가족을 말한다. 좋은 뜻 때문인지, 24게스트하우스 경복궁점에서 재방문율이 가장 높은 한옥이다. 밤이 되면 간접 조명을 사용해, 빛이 나무에 반사돼 은은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전기배선을 숨겨 깔끔한 한옥의 멋을 더했으며, 온돌방에 포근한 요가 마련되어 있다. 24게스트하우스 경복궁점은 스태프가 친절하기로 유명하다. 여행을 좋아해 세계일주를 다녀온 스태프를 비롯해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 등 여러 언어에 능숙한 스태프가 언제나 웃는 얼굴로 손님을 맞이한다. 한번 24게스트하우스 경복궁점에 머물고 나면 또 오고 싶어지는 큰 이유 중 하나다. 주소 :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5가길 25 위치 : 지하철 경복궁역 도보 5분 전화번호 : 02-732-3000 홈페이지 : www.stayguesthouse.com 가격대 : 2인실 10만 5000원(주말 12만원), 조식(토스트) 포함, 독채 평일 47만원(주말 49만원) 24게스트하우스의 칠보암은 전통 한옥의 멋과 현대적인 감각이 어우러진 한옥이다. 전통 한지로 도배한 벽은 깔끔한 한옥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반면, 파란색 타일로 채워진 욕실은 트렌디한 호텔같은 인상을 안겨준다. 칠보암은 일곱 가지 보물의 기운을 품고 있는 집이라는 뜻이다. 자신을 낮추고 묵묵히 한 분야를 열심히 매진하다 성공을 이룬 사람이 7가지 보물보다 더 가치 있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칠보암은 인접해 있는 24게스트하우스의 다른 한옥과 달리, 사무실과 인접해 있다. 매니저로부터 서촌 주변 맛집과 관광지 등 다양한 정보들을 얻기 편하다. 공동 공간인 거실에는 좌식 테이블 위에 차를 마실 수 있는 다기도 마련되어 있다. 칠보암에는 TV가 별도로 없고 대신 빔프로젝터가 설치되어 있다. 영화관에서 보는 것처럼 TV를 감상할 수 있다. 칠보암의 방 번호는 모두 7로 시작한다. 주소 :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5가길 27-3 위치 : 지하철 경복궁역 도보 5분 전화번호 : 02-732-3000 홈페이지 : www.stayguesthouse.com 가격대 : 2인실 10만 5000원(주말 12만원), 조식(토스트) 포함, 독채 평일 47만원(주말 49만원) 북촌만큼이나 서촌을 찾는 여행자들이 늘고 있다. 조선시대 선비와 예인들의 거주지였던 서촌은 경복궁의 서쪽에 있어 ‘서촌’이라 불린다.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과 새로 문을 연 독특한 숍들로 서촌의 인기는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누하당은 이런 서촌에 자리하고 있는 한옥이다. 이름은 ‘누하동’에서 가져왔다. 누하동은 ‘누각이 있는 아랫동네’라는 뜻을 담고 있다. 예로부터 아름다운 동네 이름에는 ‘누’가 들어간 경우가 많았다. ‘누’는 정자를 나타내는 글자로, 정자는 풍경이 멋진 곳에 지어지기 때문이다. 오늘날 누하동에서 정자를 많이 찾아볼 수는 없지만, 수성동 계곡을 비롯해 여전히 주변에 경치 좋은 곳이 적지 않다. 한옥의 동그란 문고리를 지그시 밀면, ㄷ자형 본채 가운데 정성스럽게 가꾼 정원이 눈에 들어온다. 초록과 빨강, 노랑색 꽃이 싱그러운 미소를 지으며 여행자를 맞이한다. 벽에는 앙증맞은 소품들이 옹기종기 진열되어 있어, 정겨움을 더한다. 누하당은 한옥과 현대 가옥의 장점을 조화시킨 한옥이다. 70년 된 한옥을 사용하기 편하게 리모델링했다. 방은 안방과 사랑방, 글방, 별당 등 4개다. 4인실인 안방은 가장 큰 방으로, 최대 6명까지 묵을 수 있다. 전용 욕실을 갖추고 있으며, 뒷마당을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문이 나 있다. 3인실은 사랑방은 친구들이나 가족들이 주로 머문다. 문을 열면 마당이 시원하게 내다보여 가장 많은 이들이 찾는다. 2인실인 글방은 아늑한 맛이 있다. 모든 방은 친환경 한지 벽지로 도배되어 있다. 은은한 한지 스탠드 불빛이 저녁에는 분위기를 더욱 아늑하게 만들어준다. 잘 튼 솜이불은 푹신하고 피톤치드향이 나는 편백나무는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한다. “우리 집에서 가장 자랑할 만한 것은 침구예요. 일부러 고슬고슬하게 다 풀을 먹였어요. 한옥의 진정한 맛은 편안함이니까요.” 누하당 오우의 대표의 자랑에 고개도 끄덕여진다. 주소 : 서울 종로구 필운대로 49-7 위치 : 지하철 경복궁역 도보 3분 전화번호 : 02-3391-0010 홈페이지 : guesthousenuha.com 가격대 : 1인실 6만원, 2인실 8만원, 3인실 12만원, 4인실 15만원, 조식 포함. 다자연게스트하우스는 ‘도심 속에서 즐기는 한옥스테이’에 잘 어울리는 한옥이다. 종로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하철 1호선과 3호선, 5호선이 통과하는 종로 3가역에서 3분 거리다. 종묘, 경복궁, 창덕궁과 가깝고, 인사동, 광장시장 등의 쇼핑 타운과는 걸어서 10분 거리다. 산책하기 좋은 코스인 북촌한옥마을, 청계천, 남산서울타워도 걸어서 30분이면 갈 수 있다. 다자연게스트하우스의 장점은 편리한 교통과 함께 아늑한 분위기에 있다. 도심 속이라 번잡할 것 같지만, 골목 안에 들어와 있을 뿐만 아니라 주변에 종묘와 대각사라는 사찰이 있어 무척 고즈넉하다. 유경미 대표는 “가끔 손님들이 여기가 서울 정말 맞느냐고 하세요. 너무 조용하다면서요. 오랜만에 잘 잤다며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아요.”라고 말한다. ‘다자연’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객실 이름도 산과 들, 강이다. 70여 년 된 한옥을 리노베이션해 문을 열었다. 화장실과 샤워실은 객실마다 마련되어 있고,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거실과 부엌이 있다. 기둥과 대청마루는 그대로 두어 한옥의 운치를 살렸다. 마당에서 차를 마시며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기도 좋다. 방에는 알록달록한 이부자리와 벽 한 면을 차지하고 있는 병풍이 있어, 한옥에서 머무는 맛을 더해준다. “단지 숙소에 머물렀다는 느낌보다, 친척집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느꼈으면 하는 마음이예요.” 유경미 대표의 바람이다. 외국인 손님들이 많은 편인데, 주로 일본과 중국에서 온 여행자들이다. 유 대표가 일본 동경에서 8년간 산 경험 때문에, 일본여행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방명록에도 일본인 여행자들의 리뷰가 압도적이다. 입소문을 타고 일본인 여행자들 사이에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단다. 다자연에서는 한국 가정식도 맛볼 수 있다. 초기에는 무료로 조식을 제공했는데, 요즘은 1만원을 받고 낸다. 미역국이나 된장국 등 맛깔스러운 가정식이라 손님들의 만족도도 높다. 주소 : 서울 종로구 율곡로 10길 81-3 위치 : 지하철 종로 3가역 도보 3분 전화번호 : 02-2646-9985 홈페이지 : www.dajayonguesthouse.com 가격대 : 2인실 7만원, 3인실 10만원, 조식 별도(1만원). 드라마 ‘겨울연가’ 촬영지로 유명한 서울중앙고등학교에서 50m만 올라가면 고개 언덕에 단아한 한옥 한 채가 우뚝 서 있다. 북촌마루게스트하우스다. 북촌마루게스트하우스의 특징은 이름에 잘 나타나있다. 먼저 600년 서울의 삶과 숨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북촌’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고갯마루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루’의 또 다른 특징은 집 안에 들어가면 잘 살펴볼 수 있다. 못 하나 사용하지 않은 한옥의 전통 마루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루는 북촌마루의 큰 보물 중 하나다. 마루는 공동체 생활이 기본인 한옥에서 모두가 소통하는 공간이다. 또한 주변의 풍경을 안으로 끌어오는 중요한 장소다. 북촌마루는 단층으로 구성된 다른 한옥과 달리 2층 구조로 지어졌다. 그래서 색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경치도 남다르다. 문 너머 보이는 평면적인 풍경뿐만 아니라, 언덕 아래 펼쳐진 입체적인 전망도 기대할 수 있다. 시야가 좋은 날에는 북촌 마을 전경을 비롯해 남산 타워까지 시원하게 보인다. 북촌마루에서 빠트릴 수 없는 장점은 집밥 같은 아침식사다. 마당에 사이좋게 놓여있는 장독대만 봐도 눈치를 챌 수 있다. 고추장과 된장, 간장 등 직접 담근 장으로 음식을 만든다. 주인장의 솜씨 좋은 어머님은 반찬 하나하나에 정성도 가득 담는다. 2층에 있는 손님방은 가족이 머물 수 있는 방 1실과 두 명이 머물 수 있는 방 2실로 구성되어 있다. 방은 작지만 깔끔하다. 알록달록한 침구가 개성 있는 북촌마루 게스트하우스와 닮았다. 마루 한 쪽에는 장구와 꽹과리가 놓여있다. 누구나 마루에서 마음껏 치고 놀 수 있다. 각 방은 마루로 연결되어 있어, 밤이 되면 손님들이 마루에 모여 오순도순 이야기꽃을 피운다. 혼자 와서 친구를 만들어가기 좋은 한옥게스트하우스다. 주소 : 서울 종로구 창덕궁길 152 위치 : 지하철 안국역 도보 15분 전화번호 : 010-3253-8751 홈페이지 : www.bukchonmaru.com 가격대 : 2인실 9만원, 4인실 18만원, 조식 포함. 한옥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북촌. 고풍스러운 한옥을 구경하며 걷다 보면, 자그마한 골목에 자리한 인우하우스를 만난다. ‘햇살 가득한 골목길과 만나요’라고 쓰여 있는 홈페이지 문구처럼, 인우하우스 앞 골목은 그냥 지나치기 아까울 정도로 반짝반짝 빛이 난다. 인우하우스는 ‘한옥에 살아보는 맛’을 느끼기에 좋은 숙소다. 한옥에 오랫동안 살아온 호스트와 함께 머물며, 직접 한옥 생활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인우하우스에는 초등학교 5학년인 인우와 여동생 연우가 엄마 아빠와 함께 산다. 오랜 한옥에 아이들의 생기가 더해져, 공간에는 에너지가 넘친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자그마한 마당과 툇마루가 반겨준다. 툇마루에 앉아 하늘을 올려다보면 ‘ㅁ’자 한옥 지붕 사이로 하늘이 보인다. 바람도 살랑 불어와, 마음에 여유를 한 점 안겨준다. 한옥 처마 아래 제비 둥지가 있어, 해마다 봄이 되면 제비 가족이 찾아오는 것이 인우네 자랑이다. 화려하지 않지만, 이런 편안함이라면 도시에서 떠나 머물러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인우하우스는 사랑방 2개를 객실로 운영하고 있다. 해장금방과 토끼방이다. 인우네 가족이 이곳으로 이사 왔을 때 방 벽지가 토끼 그림이 그려져 있어서, ‘토끼방’이라고 부르던 것이 정식 이름이 되었다. 해장금방은 게스트하우스를 하기 전 방을 세를 내준 적이 있었는데, 그 방에 머물던 이가 ‘해장금’이라는 식당을 운영해 ‘해장금방’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각 방에는 멋들어진 동양화와 서예작품이 걸려 있다. 모두 인우 할아버지의 작품. 가족들이 만들어 낸 사랑의 온기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인우하우스 김미경 대표는 “내 집처럼 편안하게 쓸 수 있는 것이 장점이에요. 항상 저희가 함께 있으니까 안전문제도 없고요.”라고 말한다. 김 대표는 한국문화를 알려주고 싶어서 한지자격증과 매듭도 직접 배웠다. 북촌 마을 프로젝트에도 참여해, 북촌에 대한 지식도 풍부하다. 아이와 함께 여행하거나 북촌의 한옥라이프가 궁금하다면, 인우하우스가 안성맞춤이다. 주소 : 서울 종로구 계동 6길 9 위치 : 지하철 안국역 15분 전화번호 : 010-2204-7612 홈페이지 : www.inyhouse.com 가격대 : 2인실 8만원, 1인 추가시 2만원 추가. 조식 포함 서울 종로 성균관 근처를 산책하다 보면, ‘여행은 사람이다’라는 문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옆에는 소나무 한 그루가 벽을 채우고 있다. 한옥스테이 ‘풍경’ 입구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소박한 마당이 맞이한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장독과 마당을 채우고 있는 평상이, 얼른 와 앉으라고 손짓한다. 은은하게 풍기는 대추차 향기에 마음도 편해진다. 평상에 앉아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는 정다운 모습이 그려진다. 한옥 ‘풍경’은 우성정 씨와 부인 조선미 씨의 정성으로 탄생한 공간이다. 30여 년간 IT 업계에 몸담았던 우성정 씨는 제 2의 인생을 준비하면서, 바쁘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쉼을 주는 일을 하고 싶었다. 우연히 한옥을 경험하고, 이곳이라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옥을 인수해 손질하기 시작했다. 황학동과 동대문 시장을 다니며 한국적인 소품을 구해 방을 꾸몄다. 독일에서 5년간 주재원 생활을 하며 얻은 경험도 도움이 됐다. 독일어, 영어, 중국어로 손님들과 대화할 수 있는 것도 큰 힘이었다. 한옥에서 머물고 싶어 하는 이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항상 고민했다. 손님들이 자신만의 공간처럼 느낄 수 있도록, 살림집은 따로 구했다. 반면, 친구를 필요로 하는 손님이 오면, 기꺼이 함께 드라이브도 가고 산책도 했다. 프랑스에서 온 손님은 방명록에 ‘호스트가 필요할 땐 있고, 필요 없을 땐 없다’고 남기기도 했다. ‘풍경’이라는 이름은 한국의 풍경을 즐기고 자신만의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가라는 주인장의 바람을 담고 있다. 그래서 4개 방 이름도 각기 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춘하추동이다. 주말에는 가족단위 여행객이나 회사 워크숍 용도로 전체를 렌트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곳과 달리 1인실에는 침대가 놓여있다. 좌식생활이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과 무릎이 불편한 어르신에 대한 배려다. 각을 잡아놓은 듯 깔끔한 이부자리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위치는 성균관 바로 앞에 있다.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성균관, 창경궁, 북악산이 근처에 있다. 낙산공원, 와룡공원, 북악산으로 이어지는 길은 가볍게 산책하기 좋다. 주소 : 서울 종로구 성균관로 32-6 위치 : 지하철 혜화역 10분 전화번호 : 010-7103-6993 홈페이지 : punggyeong.kozaza.com 가격대 : 1인실 8만원, 2인실 13만원, 3인실 15만원(주말에는 추가 1만원), 독채 22만원(주말 28만원), 조식 포함. 글 : 채지형 Travie Writer 사진 : 조성중 작가 출처 : 트래비매거진(http://www.travi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