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고속도로 남양양IC를 빠져나오면 석호인 향호를 경계로 북쪽으로는 양양, 남쪽으로는 강릉이다. 지경리 해변을 출발해 7번 국도를 타고 북쪽으로 달리면 푸른 바다가 넘실대는 양양의 해변과 아름다운 항구가 차례로 펼쳐진다. 올 여름 지경리 해변에서 하조대에 이르는 양양의 바다를 만끽해보자. 동해고속도로 남양양IC를 빠져나와 가장 먼저 만나는 양양의 바다는 지경리 해변이다. 지경리 해변이 있는 지경리는 강릉과 양양의 경계에 있다 하여 이름 붙여진 마을이다. 철책이 설치되어 시야가 그다지 좋지는 않지만, 울창한 송림과 1.5km가 넘는 해변이 이어진다. 지경리 해변에서 남애항을 지나 남애3리까지는 7번 국도와 나란히 해안도로가 이어져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이다. 지경리 해변 북쪽으로는 화상천을 경계로 원포해변이 이어진다. 화상1교를 건너면 일명 화상암이라 불리는 작은 바위가 나타난다. 화상암에 얽힌 이야기가 흥미롭다. 화상천에서 동자 3명이 낚시를 하는데, 유독 한 동자만이 낚은 고기를 방생했다. 지나가던 노승이 동자를 기특히 여겨 합장하며 기도하자 동자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바위가 하나 나타났다. 마치 수행을 오래한 스님을 일컫는 화상 같다고 하여 그 바위를 화상암이라 불렀다고 한다. 화상천에서 북쪽으로 펼쳐진 원포해변은 지경리 해변만큼이나 길고 소나무 숲이 울창해 캠핑을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길게 일직선을 그리며 펼쳐지던 원포해변을 지나면 해안선은 바다 쪽으로 큰 호를 그리며 둥글게 이어진다. 한 굽이 돌아가는가 싶더니 강원도에서도 아름다운 항구로 잘 알려진 남애항이 지척이다. 남애1리 해변을 시작으로 남애항과 남애3리 해변, 갯마을 해변이 차례로 펼쳐진다. 삼척 초곡항, 강릉 심곡항과 함께 강원도의 3대 미항으로 알려진 남애항은 ‘강원도의 베네치아’라는 별칭처럼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특히 남애항 하면 생각나는 노래가 있다.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봐도 가슴에는 하나 가득 슬픔뿐이네”로 시작하는 송창식의 <고래사냥>이다. 남애항은 영화 <고래사냥>의 촬영지로 익히 알려진 곳이다. 1984년에 촬영되어 벌써 30여 년이 흘렀는데도 그 명성은 전혀 식지 않은 듯하다. 남애항의 전경을 보려면 빨간 송이등대가 있는 방파제를 걸어볼 일이다. 방파제 위에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 사이로 남애항과 백두대간의 능선이 겹치며 한 폭의 풍경화를 선사한다. 남애항의 풍경을 차근차근 마음에 담다 보면 유난히 눈에 띄는 소나무 한 그루가 있다. 30m의 작은 봉우리 정상에 우뚝 솟은 이 소나무는 붉은 기운이 넘치는 적송으로 그 자태가 무척 신비롭다. 원래 이 봉우리는 양아도라 불리는 무인도였는데, 방파제를 만들면서 육지의 작은 산이 되었다. 양아도 정상까지 산책로가 나 있고, 마을 성황당과 정자가 자리 잡고 있다. 정상에서는 남애항이 내려다보이기는 하지만 소나무 숲에 가려 제대로 보이지 않아 아쉽다. 휴휴암은 쉬고 또 쉰다는 뜻을 지닌 암자로 제법 규모가 크다. 마치 힐링의 명소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사찰순례객들과 여행자들이 뒤섞여 예전에 비해 많이 번잡해졌다. 그럼에도 휴휴암은 넉넉한 바다를 바라보며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곳임에는 틀림이 없다. 휴휴암은 해변에 누워 있는 관세음보살 와불상이 발견됐다는 얘기가 전해지며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연화대라 불리는 너럭바위와 그 입구의 작은 해변이 가장 매력적이다. 연화대에 올라서면 육지에 올라오는 거북의 모습을 한 거북바위, 발가락과 주먹을 닮은 발가락바위와 주먹바위 등 오랜 세월 파도가 만들어낸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바다 위로 펼쳐지고, 멀리 북쪽으로 인구해변과 죽도가 바라다 보인다. 연화대 주변 바다의 황어 떼도 볼 만하다. 황어는 강에서 태어나 바다로 나가 살다가 산란을 위해 고향인 강으로 거슬러 올라오는 잉어목 잉엇과의 물고기다. 사람들이 먹이를 던져주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물빛이 검을 정도로 황어들이 물보라를 일으킨다. 6월부터 12월까지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문득 이 황어들도 석모도 갈매기처럼 고유의 습성을 잃어버리지는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 연화대 입구의 이름도 없는 작은 해변은 지나치는 사람보다 잠시라도 머물다 가는 사람이 더 많을 정도로 애정이 가는 해변이다. 바위에 걸터앉아 탁족을 즐기면 좋을 곳이다. 휴휴암에서 다시 북쪽으로 올라가면 인구해변과 죽도해변을 차례로 만난다. 두 해변 사이에는 죽도라 불리는 작은 섬이 있다. 남애항의 양아도처럼 예전에는 섬이었다가 지금은 육지가 되었다. 울창한 대나무 숲이 있어 죽도라는 이름을 얻었다. 지금은 대나무 대신 한 줌의 빛도 허락하지 않을 만큼 소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소나무 숲 사이로 난 산책로가 기암절벽과 어우러지며 바다 못지않은 풍경을 선사한다. 죽도 정상에 있는 죽도정에서 숨을 고르며 인구해변을 한눈에 담아본다. 죽도정을 지나면 바로 하산길이 이어지는데, 바다와 인접한 곳에 전망대가 세워져 있다. 가슴이 뻥 뚫릴 정도로 장쾌한 풍광이 펼쳐지고 에메랄드빛 바다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죽도의 허리를 휘감으며 내려가면 기암절벽과 갯바위가 어우러진 바닷가에 이른다. 죽도에 깃들어 있는 죽도암이 지척이다. 죽도를 한 바퀴 돌아서 내려오는데 30분이면 충분하다. 38선휴게소는 바다와 인접한 7번 국도변에서 만나는 휴게소다운 휴게소다. 송이버섯 모양의 작은 등대가 있는 기사문항과 조도라 불리는 작은 섬이 밋밋할 것 같은 바다 풍경을 아름답게 꾸며준다. 38선휴게소는 한국전쟁이 발발하기 전 38선이 그어졌던 곳이다. 38선을 경계로 북한 땅이었던 이곳은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치열한 격전장이 되었다. 휴전협정으로 포성이 멎었을 때 국군은 속초를 지나 고성까지 진격해 있었다. 양양의 38선은 10월 1일 국군의 날이 제정된 곳이기도 하다. 1950년 10월 1일 국군 3사단 23연대 3대대가 양양에서 38선을 통해 최초로 북진을 하게 되는데 이날을 기념해 국군의 날을 만든 것이다. 한번쯤 한국전쟁의 상흔을 되새겨보라는 듯 38선휴게소 입구에 38선 표지석이 우뚝 서 있다. 38선휴게소를 지나면 하조대가 지척이다. 양양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명소 중의 명소다. 하조대는 조선의 개국공신 하륜과 조준의 이름을 각각 한 자씩 따온 이름이다. 조선 정종 때 세워졌다고 하는데, 한국전쟁 때 불타 옛 모습은 퇴색된 지 오래다. 하지만 하조대에서 바라보는 풍광만큼은 변함이 없어 사람들의 탄성이 끊이지 않는다. 하조대의 기암절벽은 말 그대로 장관이다. 가지를 늘어뜨린 소나무가 하조대를 둘러싸고, 소나무 사이로 동해바다가 아스라이 펼쳐진다. 기암절벽 위의 소나무는 애처로운 듯하지만 강인한 생명력을 상징하는 듯 근엄하기만 하다. 하조대만으로는 아쉽다. 건너편에 자리한 하조대 등대는 생명력 넘치는 바다를 조망하는 데 더할 나위 없는 곳이다. 구름다리를 지나 기암절벽 위 하조대 등대에 서면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장쾌한 해안선과 함께 망망대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명승으로 지정된 하조대는 낙산사 의상대와 함께 일출의 명소로 잘 알려져 있다. 1.주변 음식점 입암메밀타운 : 막국수 / 양양군 현남면 화상천로 155 / 033-671-7447 달래촌 : 약산채밥상 / 양양군 현남면 화상천로 643 / 033-673-2201 천선식당 : 뚜거리탕 / 양양군 양양읍 남대천로 13 / 033-672-5566 실로암막국수 : 막국수 / 양양군 강현면 장산4길 8-5 / 033-671-5547 2.숙소 에이트 호텔&펜션 : 양양군 강현면 동해대로 3403 / 033-671-2883 http://eighthotel.co.kr 불바라기 : 양양군 서면 미천리 37 / 033-673-4589 글, 사진 : 문일식(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8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조회수
한국관광공사에 의해 창작된 은(는) 공공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사진 자료의 경우, 피사체에 대한 명예훼손 및 인격권 침해 등 일반 정서에 반하는 용도의 사용 및 기업 CI,BI로의 이용을 금지하며, 상기 지침을 준수하지 않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용자와 제3자간 분쟁에 대해서 한국관광공사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