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의 농촌체험여행이라고 해서 불편함을 참아내야 하는 건 아니다. 무주의 농촌체험마을들은 깨끗하고 쾌적한 현대식 숙박시설과 흥미로운 체험거리, 아름다운 경관으로 가득해 가족여행지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번잡함이 없어서 여름 피서지로도 손색이 없으며 단체 행사에도 어울릴만한 시설들을 갖추고 있다. 그곳에서 접하는 산촌의 정과 이야기는 여행의 감동을 더해준다. 무주읍내 버스터미널에서 김천 방향으로 8km 가량 떨어진 호롱불마을은 무주의 대표적 체험마을이다. 도시에선 찾아볼 수 없는 ‘호롱불’이라는 마을 이름에서부터 호기심이 절로 생겨나는데 정식 행정명칭은 기곡리이다. 더 오래전의 원래 이름은 ‘터일’이었다. ‘터 중에 제일이다’는 뜻이다. 터일을 한문으로 옮기다 보니 ‘기곡(基谷)’이 되었다. 호롱불마을은 ‘그래! 여기서 여장을 풀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첫인상에서부터 호감이 간다. 무주를 관통하는 남대천 자락의 최고 명당 물줄기를 꿰차고 앉은 데다가 ‘호롱불수련원’이라는 이름으로 깨끗하게 리모델링 된 옛 기곡초등학교가 여행자를 유혹하기 때문이다. 마을 바로 앞 남대천에는 용두봉이라는 작은 동산이 있고 그 밑으로 맑은 물이 흘러 체험공간으로 활용된다. 대나무를 엮어 만든 뗏목타기와 다슬기 잡기, 아르고 체험이 대표적이다. ‘아르고’에 대한 반응이 폭발적이다. 아르고는 수륙양용ATV인데 8개의 바퀴를 이용해서 육지의 험로나 비탈길, 물길에서도 거침없이 달린다. 놀이공원의 다이내믹한 놀이기구보다 더 재미있다는 것이 체험객들의 승차 후기다. 호롱불수련원은 숙박과 교육, 체험, 캠핑 등이 다목적으로 이루어진다. 호롱불수련원이 생김으로써 마을에서 동시 수용할 수 있는 숙박인원이 150명으로 늘어났다. 내부는 현대식 시설로 리모델링 되었고 외부는 축구장과 함께 쉼터가 조성되었다. 특히 운동장은 캠핑장으로도 인기가 좋다. 오래된 고목과 옛 초등학교 운동장 한편을 차지하고 있는 이충무공과 세종대왕, 반공소년 등의 동상이 그대로 남아있어 추억 속 운치를 더해준다. 마을 어르신들로부터 마을의 옛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도 농촌체험의 즐거움이다. 용두봉은 거북이 지세를 하고 있는데 머리를 내밀어 물을 마시고 있는 형상이라고 한다. 용두봉 정상에는 한국전쟁 당시 진지를 쌓았던 흔적이 있는데 마을 주민들이 진지를 다시 쌓아놓아도 그 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허물어진다고 하니 신기할 따름이다. 용두봉 오른쪽으로는 강선대라는 기암절벽이 펼쳐져 있는데 신선들이 내려와 놀다 올라갔다고 하는 곳이다. 강선대 오른쪽 급한 여울은 ‘세이소(洗’耳沼)‘라고 부르는데 여기에도 재밌는 이야기가 전한다. 호롱불마을은 터일이라는 이름답게 예로부터 영향력 컸던 마을로 신임 무주현감이 제일 먼저 인사 올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데 마을 어른에게 누군가가 정치에 참여해 볼 것을 권하자 못들을 것을 들었다면서 여기에 귀를 씻었다고 한다. 호롱불마을에서 김천 방향으로 4~5km 더 진행하면 옛 돌담으로 유명한 지전마을이 나온다. 별도의 체험마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곳은 아니지만 돌담으로 가득한 마을 안길은 구경할 만하다. 경상도와 접경에 위치한 무풍면에는 무풍승지마을이 있어 가족단위 체험객들이 많이 찾는다. 이곳은 단일 부락이 아니고 7개의 행정리가 합심하여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을 펼친 곳이라 흔히 ‘무풍승지권역’이라고 부른다. 승지는 ‘10승지’에서 따온 이름이다. 전쟁이나 천재(天災)에도 화를 피할 수 있는 조선 10대 명당에 무풍이 언급된 것이다. 10승지 중 한 곳이니 무풍승지마을에서의 체험은 ‘승지(勝地) 체험’이 되는 셈이다. 무풍승지마을에서도 철목리는 방문자센터와 숙박시설, 세미나시설, 황토옥돌방 등을 갖춰서 중심부 역할을 하고 있다. 방문자센터 앞에는 풀장이 조성되어 있어서 여름철 물놀이를 지척에서 즐길 수 있다. 지하 150m 암반에서 끌어온 시원하고 깨끗한 물이다. 2층은 세미나실과 식당 등이 모두 한곳에 밀집되어 있다. 방문자센터 바로 옆은 숙박시설로도 활용되는 황토옥돌방이다. 마을특산물로는 매실, 사과, 블루베리, 옥수수 등이 있다. 특히 마을에서 생산하는 매실엑기스는 학교 급식으로 납품되어 조미용으로 쓰이고 미국 수출까지 한다고 해 주민들의 자부심이 대단하다. 위원장이 직접 운영하는 교육농장에는 매실액이 숙성되어 가고 있는 500여 개의 항아리가 있어 방문객들의 눈길을 끈다. 2013년에는 농어촌인성학교로도 지정되어 한 해 동안 5,000~6,000명 정도가 다녀가기도 했다. 적상면 괴목리 치목마을은 일찌감치 체험마을 사업을 시작한 곳이다. 삼베문화가 전해지는 마을답게 주 테마는 삼베체험이다. 삼베는 삼(대마)을 원료로 한 전통 옷감을 말한다. 3~4월에 파종한 대마는 한여름인 7월이 되어 수확한다. 수확한 삼베를 삶고 말리고 베틀을 이용해 손으로 짜서 옷감을 만드는데 보통 100번의 손길이 가야 한단다. 작업이 이렇게 어려우니 생산도 쉽지 않고 가격도 비쌀 수밖에 없다. 관광객이 오면 전통 옷감인 삼베에 대해서 공부하고 베 짜기 시연도 볼 수 있다. 체험을 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는데 예약이 필수다. 삼베 생산도, 삼베 체험 프로그램 운영도 모두 부녀회 중심으로 운영이 된다. 덕유산과 적상산의 넉넉하고 아름다운 정기를 이어받은 치목마을은 고즈넉한 힐링 휴양지로도 손색이 없다. 숙박시설과 편의시설이 부족해 그동안 체험객이 와도 어려움을 많이 겪었었는데 최근에 산촌생태마을사업을 유치하면서 이런 문제들이 모두 해소되었다. 마을에서 숙박과 찜질 등을 한꺼번에 할 수 있는 체험관을 설립하고 별도 법인으로 새롭게 출발을 한 것이다. ‘단풍마을’이라는 이름으로 펼치는 사업은 편안한 휴식과 재충전을 바라는 방문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그 외에도 무풍면의 하늘땅정보화마을을 비롯하여 농촌체험 휴양마을, 종합개발사업을 펼치는 권역마을들이 여럿 있어서 선택의 폭이 넓다. 호롱불마을 주소 : 무주군 설천면 무설로 682 문의 : 063-322-8001 기타 : 숙박시설 운영. 식당은 10명 이상 단체부터 가능. http://hrbul.invil.org/ 무풍승지마을 주소 : 무주군 무풍면 철목길 61 문의 : 063-324-5129 기타 : 숙박시설 운영. 식사는 뷔페식이며 30명 이상 단체에 한함. http://www.hyumupung.com/ 치목삼베마을, 단풍마을 휴 주소 : 무주군 적상면 치목길 142-5 문의 : 063- 324-1000 http://blog.naver.com/ice7100?Redirect=Log&logNo=20068291469 기타 : 숙박시설 및 찜질방 완비, 식사는 단체 또는 패키지 손님만 이용 가능. 마을 주위에 성자가든, 버섯나라, 낙지사랑 등 영업 중 기타정보 전북특별자치도 무주군 홈페이지 http://www.muju.go.kr/ 글,사진 : 김수남(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4년 10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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