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도시의 이름은 아름답다. 속 깊은 친구의 이름을 나직이 부르는 기분이다. 도시 곳곳에는 언제든 달려가면 담담히 토닥거려줄 것 같은 친구의 온기가 서려 있다. 경주에 자리한 한옥 네 곳을 찾았다. 도시의 서정을 고스란히 닮은 아름다운 숙소 이야기다. 청공은 ‘맑은 하늘과 바람이 머물다’라는 뜻으로, 이 자리에 한옥을 건축한 주인의 아호다. 사업차 일본으로 갔던 남편이 돌아와 아내를 위해 경주 최고의 한옥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지은 집이다. 이후 한옥 객실 4개로 한옥스테이를 운영하다가, 최근 리모델링을 거쳐 별채 3실과 본채 7실 규모로 새롭게 단장했다. 소담하고 아늑한 마당이 아름답다. 다정큼나무, 심산해당, 소사나무, 곰솔, 백산목 등 이름이 생소한 나무가 많다. ‘귀한 나무, 모두 함께 보자’는 주인의 마음을 담아 정성으로 가꿨다. 총 10개 객실(문무, 선덕, 진흥, 보문, 불국, 계림, 동궁, 연꽃, 유채꽃, 벚꽃)은 네 타입으로 나뉜다. 모든 객실에는 개별 화장실이 있고, 비데도 설치했다. 두께 10cm 매트리스를 준비해, 투숙객 가운데 30%를 차지하는 외국인도 침대 없이 편히 지낸다. 간단한 영어 응대가 가능하고, 차 없이 여행하는 개별 외국인 여행자를 관광지에 데려다주거나 식당을 추천하는 등 상황에 따라 유연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청공한옥스테이는 호텔을 운영하는 마음으로 서비스에 만전을 기울인다. 특히 청결에 중점을 둔다. 청소를 마친 방은 대표가 최종 점검한 뒤 투숙객을 맞는다. 고객과 커뮤니케이션, 낯선 나라에서 온 다양한 이들과 교류가 재밌고 신기하다는 주인장의 활기찬 운영 덕분에 예약이 늘 꽉 찬다. 주 소 : 경상북도 경주시 이구2길 5-6 전 화 : 010-4577-5223 홈페이지 : www.cghanokstay.kr 운영 시간 : 오후 3시 체크인, 오후 11시 체크아웃 예약 안내 : 온라인 예약 사이트·홈페이지·전화 예약 가능(7일 전 예약 취소 시 100% 환불) 요 금 : 문무·선덕·진흥·벚꽃 각 7만5000원 / 보문·불국·계림 각 4만5000원 / 동궁 5만5000원 / 연꽃·유채꽃 각 6만5000원(모든 객실 2인·비수기 주중 기준 / 인원 추가 시 1만원) 주 차 : 가능 취 사 : 벚꽃 간단한 취사 가능 장애인 객실 : 없음 ✔ 반가운 인사 : 한옥이지만 호텔을 운영하는 마음으로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 한 줄 평가 : 가성비 좋고 편리한 한옥스테이. 무릉도원 같은 마당에서 맞는 바람이 감미롭다. 황남관은 여행자가 숙소를 고를 때 중점을 두는 여러 가지 사항을 온전히 만족시키는 호텔이다. 위치, 가격, 서비스 등 어느 것 하나 부족함 없이 야무지다. 2014년 4월 문을 연 대형 한옥 호텔로 51개 객실을 갖췄으며, 고궁과 닮은 모양새다. 중앙 연못을 중심으로 단석재, 명활랑, 금강헌, 성부재, 남산재, 토함재가 빙 둘러 자리한다. 어디서나 볕이 잘 드는 객실은 안온하고 기품 있다. 객실은 온돌형과 침대형으로 나뉘어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후문과 연결되는 토함재 뒤쪽 월성루에는 조식 레스토랑, 호텔에서 운영하는 카페, 피자와 수제 맥주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이 둥지를 틀었다. 월성루 2층에 오르면 황남동 고분군이 한눈에 들어온다. 다양한 전통 체험도 황남관의 강점이다. 한복 입고 사진 찍기, 윷놀이, 널뛰기, 곤장 치기, 맷돌 돌리기, 투호, 바둑 등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방패연 만들기, 왕딱지 만들기, 제기 만들기, 쥐불놀이 등 유료 체험도 있다. 투숙객 30%를 차지하는 외국인이나 가족 여행객에게 인기다. 대릉원, 첨성대, 계림이 도보로 10분 이내 접근이 가능하고, 호텔 문밖이 황리단길 시작점이라 위치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호텔에서 누리는 편리한 부대시설과 체계적이고 친절한 서비스 덕에 언제나 만실이다. 주 소 : 경상북도 경주시 포석로 1038 전 화 : 054-620-5000 홈페이지 : www.hanokvillage.co.kr 운영 시간 : 오후 3시 체크인(얼리 체크인 가능), 오전 11시 체크아웃 예약 안내 : 온라인 예약 사이트·홈페이지·전화 예약 가능(7일 전 예약 취소 시 100% 환불) 요 금 : 온돌2인 7만9000원 / 온돌3인 9만9000원 / 온돌스위트(3인) 12만9000원 / 스위트슈페리어(4인) 15만9000원 / 패밀리스위트(4인) 19만9000원 / 누마루스위트(6인) 25만9000원(비수기 주중 기준 / 인원 추가 시 1만원) 주 차 : 가능 취 사 : 불가, 외부 음식과 주류 반입 금지 장애인 객실 : 없음 ✔ 반가운 인사 : 친절함을 가장 큰 미덕으로 운영합니다. 와서 편히 쉬세요. ✔ 한 줄 평가 : 경주 관광의 중심지에 자리한 만능 한옥 호텔. 계림궁은 경주 오릉 옆에 위치한 한옥 펜션이다. 남편이 세심하게 지은 한옥에서 김귀순 대표가 숙박업을 시작한 건 7년 전이다. 장사 경험이 없어 처음에는 손님 앞에 나서기 부끄러웠지만, 지금은 투숙객의 얼굴 한 번 더 보고 살뜰히 챙기고 싶은 정다운 주인장이 됐다. 계림궁은 경주시가 주최한 건축대전에서 금상을 받았다. 마당에는 앵두나무, 복사나무, 산수유나무, 매실나무, 장미가 철 따라 꽃 피우고, 담장 아래 들꽃이 지천이다. 요즘은 맨드라미가 한창이다. 두어 달 전에 태어난 아기 길고양이가 꽃밭에서 뛰노는 풍경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복잡하게 엉킨 마음의 실타래가 풀리는 듯하다. 아름다운 마당 왼쪽으로 알지, 시림, 아사달, 아사녀, 요석이라고 이름 붙인 객실이 ‘ㄷ 자형’으로 들어섰다. 각 건물은 회랑으로 연결해 신라 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세트장에 들어온 느낌이다. 객실 내에 전용 화장실과 부엌이 있고, 부엌에서 간단한 취사도 가능하다. 모든 객실은 구조가 동일하다. 시림과 알지 옆에 마련된 수라간과 원두막에서는 바비큐가 가능하다. 인심 좋은 주인장이 그릴, 석쇠 등 필요한 기물을 무료로 대여해준다. 전통 체험도 소소하게 채비했다. 수라간에서 가마솥 불 피우기, 객실이나 대청에서 윷놀이, 너른 마당에서 널뛰기를 즐길 수 있다. 주 소 : 경상북도 경주시 포석로 932 전 화 : 010-2705-8121, 054-776-8122 홈페이지 : www.kelimgung.co.kr 운영 시간 : 오후 2시 체크인, 오전 11시 체크아웃 예약 안내 : 온라인 예약 사이트·전화 예약 가능(24시간 전 예약 취소 시 100% 환불) 요 금 : 알지·시림(8인) 각 15만원 / 알지+시림 30만원 / 아사달·아사녀·요석(2인) 7만원(비수기 주중 기준 / 인원 추가 시 1만5000원) 주 차 : 가능 취 사 : 객실 내 부엌에서 간단한 취사 가능, 야외 바비큐 가능 장애인 객실 : 없음 ✔ 반가운 인사 : 머무는 동안 좋은 추억 만들고 가시면 좋겠습니다. ✔ 한 줄 평가 : 소담하고 정겨운 멋이 매력적인 한옥 펜션. 경주 오릉 능은 나무가 많아서 좋다. 계림궁 바로 옆에 위치한 경주 오릉(사적 172호)은 아침 산책 코스로 제격이다. 잘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둥글게 솟은 봉분 옆으로 사진작가 배병우의 작품을 연상케 하는 금강소나무 군락이 아름답다. 천천히 둘러보면 20분 코스다. 아담한 규모지만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와 알영부인, 2대 남해왕, 3대 유리왕, 5대 파사왕이 묻힌 곳이다. 황리단길 경주 최고의 핫 플레이스를 꼽으라면 단연 황리단길이다. 황남동 포석로를 따라 세로로 조성된 황리단길은 골목골목을 관통해 가로로 확장하는 추세다. 대릉원, 첨성대, 계림 일대를 둘러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감각적인 카페, 음식점, 게스트하우스가 해마다 늘어나고, 관광객의 수요에 따라 한복 대여점, 사진관 등도 새로이 문을 열었다. 예전의 고즈넉한 정취는 없지만, 활기가 가득하다. 포토 존으로 급부상한 유적지 인생 사진을 찍는 일이 여행의 중요한 목적 가운데 하나가 된 지 오래다. 수학여행 철을 제외하면 비교적 한산하던 대릉원과 첨성대 일대가 셀카봉을 든 청춘들로 붐빈다. 경주 대릉원 일원(사적 512호)은 천마총, 미추왕릉, 황남대총 등 고분 23기가 한데 모인 유적이다. 봉분이 초록빛으로 빛나는 늦봄부터 뭉게구름이 푸른 하늘을 수놓은 초가을까지 대릉원의 아름다움은 배가된다. 대릉원에서 가장 유명한 포토 존은 미추왕릉 뒤쪽에 한데 모인 곳이다. 이른 아침부터 사진을 찍기 위해 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경주 첨성대(국보) 주변으로 꽃이 만발했다. 꽃 없이도 기념사진의 성지였던 첨성대는 핑크뮬리라는 천군만마를 얻고 SNS 핫 플레이스로 급부상 중이다. 경주시는 핑크뮬리 외에도 꽃무릇, 수국 등 다양한 꽃밭을 조성했다. 꽃이 만발한 11월 초까지 수많은 관광객으로 붐빌 예정이다. 불국사 수학여행의 추억이 가득한 불국사는 청명한 자연에 박힌 보석함 같다. 법흥왕의 어머니 영제부인이 발원해 528년 창건된 고찰로 국보(다보탑, 삼층석탑, 연화교와 칠보교, 청운교와 백운교, 금동비로자나불좌상, 금동아미타여래좌상)와 보물(대웅전, 사리탑, 석조, 석축, 영산회상도와 사천왕 벽화, 삼장보살도) 등 문화재의 보고다. 불국사는 석굴암(국보)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도 지정됐다. 그 아름다움을 온전히 음미하려면 천천히 둘러보고 오래 머물러야 한다. 글 • 사진 : 문유선(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12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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