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화순의 돌은 오래된 시간을 품고 있습니다. 중생대 공룡이 남긴 발자국에서 출발해 청동기인의 생활을 체험하고, 천불천탑의 이야기를 예술로 풀어낸 문화관에 닿습니다. 아득한 자연사와 인류의 삶, 간절한 염원이 차례로 이어지는 화순 시간 여행입니다. 🪨 돌에 새겨진 화순의 시간 여행 🪨 - 화순 서유리 공룡발자국 화석산지: 암반 위에 남은 중생대 공룡의 생생한 흔적 - 화순 고인돌선사체험장: 몸으로 만나보는 청동기 시대의 생활문화 - 화순군립 운주사문화관: 천불천탑의 이야기를 예술로 읽는 문화공간 화순의 시간 여행은 백아면 서유리에서 시작합니다. 숲을 따라 들어가면 흙과 나무에 가려지지 않은 퇴적암층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층층이 포개진 암석과 넓게 기울어진 지층면을 보고 있으면 거대한 자연사 책을 펼쳐 놓은 듯합니다. 이처럼 지표에 직접 드러난 암석이나 지층을 ‘노두’라고 합니다. 화석산지는 화순온천 개발과 관련한 답사가 진행되던 중 발견됐습니다. 이후 전라남도 기념물로 지정됐으며,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천연기념물로 승격됐습니다. 약 60×54m 규모의 퇴적층군에서 공룡 발자국 약 1,800개와 보행렬 73개가 확인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두 발로 걷는 육식공룡(수각류)과 네 발로 걷는 대형 초식공룡(용각류)의 발자국뿐 아니라 규화목과 식물화석, 여러 흔적화석도 함께 발견됐습니다. 보호각 안으로 들어서면 완만하게 기울어진 회갈색 암반이 여러 단으로 펼쳐집니다. 빗물과 햇빛, 동결과 융해로부터 화석을 지키는 지붕 아래로 목재 관람로가 이어집니다. 발자국을 암반에서 떼어 옮기지 않고 발견된 지층에 그대로 보존하기 때문에, 공룡이 나아간 방향과 발자국 사이의 간격을 현장에서 함께 살필 수 있습니다. 암반 표면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세 갈래로 벌어진 작은 자국들이 일정한 방향을 따라 이어집니다. 두 발로 걸었던 수각류가 남긴 발자국과 보행렬입니다. 보행렬은 한 공룡이 연속해서 찍은 발자국의 배열을 뜻합니다. 발가락의 모양과 보폭, 자국이 향한 방향을 분석하면 공룡의 이동 방향과 보행 특성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몸체가 남은 화석은 아니지만, 살아 있는 생명체의 행동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한층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관람로 밖에는 여러 공룡 복원 모형과 암석을 살펴보는 야외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낸 육식공룡부터 긴 깃털을 펼친 공룡까지 생김새가 다채롭습니다. 모형 사이를 거닐다 보면 중생대 공룡이 살던 풍경을 자연스럽게 상상하게 됩니다. 공룡의 몸짓을 따라 재미있는 자세를 취하거나, 거대한 공룡과 마주 선 듯한 사진을 남기기에도 좋습니다. 화순 서유리 공룡발자국 화석산지 - 주소: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화순군 백아면 백아로 2080 - 이용 시간 [3월~10월] 09:00~18:00 [11월~2월] 10:00~17:00 ※ 매주 월요일 휴무 - 문의: 061-379-3530 서유리에서 공룡의 발자국을 따라왔다면, 화순 고인돌선사체험장에서는 거대한 돌을 옮기고 집을 지으며 살아간 선사인의 생활을 만납니다. 뾰족하게 다듬은 통나무 목책과 초가형 건물이 이어지고, 선사인을 친근하게 표현한 캐릭터가 입구에서 관람객을 반깁니다. 문을 통과하는 순간 풍경도 공룡이 거닐던 백악기에서 사람이 공동체를 이루던 시대로 넘어갑니다. 체험장은 실제 고인돌을 복원한 유적 구역이 아니라, 고인돌을 축조한 사람들의 생활문화를 놀이와 전시로 이해하도록 꾸민 교육 공간입니다. 실제 화순 고인돌은 인근 효산리와 대신리에 분포합니다. 두 지역의 고인돌과 채석장을 아우른 ‘화순 고인돌 유적’은 고창·강화의 유적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습니다. 화순 유적에는 500기가 넘는 고인돌이 밀집해 있으며, 덮개돌을 떼어 낸 채석 흔적도 남아 있어 석재의 채취와 운반, 고인돌 축조 기술을 연구하는 중요한 자료로 꼽힙니다. 체험장에는 풀과 나무로 꾸민 움집과 목책이 작은 마을처럼 자리합니다. 지붕이 땅 가까이까지 내려오는 집과 가파르게 솟은 원뿔형 건물이 어우러져 형태도 다채롭습니다.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집을 짓고 여러 사람이 모여 살았던 선사시대의 주거 환경을 입체적으로 상상하게 합니다. 마당 한쪽에는 소원 돌탑 쌓기 체험 공간이 마련돼 있습니다. 납작한 돌을 하나씩 올리며 무너지지 않도록 균형을 잡는 과정은 단순해 보이지만 제법 재미있습니다. 먼저 다녀간 사람들이 쌓은 작은 돌탑 사이에 저마다의 솜씨가 더해지면서 마당 풍경도 한층 아기자기해집니다. 실내 체험실에는 나무와 끈으로 만든 놀이 도구, 고인돌 사진을 활용한 그림 맞추기 교구와 작업대가 마련돼 있습니다. 손으로 도구를 움직이고 사진을 비교하다 보면 덮개돌의 생김새와 받침돌의 위치, 주변 지형을 자연스럽게 관찰하게 됩니다. 대형 재현 움집 안에는 통나무 기둥과 서까래가 촘촘하게 이어집니다. 흙빛 바닥과 엮은 가지 벽, 둘러앉은 인물 모형이 어우러져 공동체의 일상을 한 장면처럼 보여줍니다. 인물의 옷차림과 행동은 특정 발굴 장면을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니라, 전시 내용을 쉽게 전달하려고 연출한 표현입니다. 생활 도구와 해설 패널을 함께 살피면 집을 짓고 음식을 마련하며 지식을 나누던 사람들의 삶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화순 고인돌선사체험장 - 주소: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화순군 도곡면 효산리 156 - 이용 시간: 10:00~17:00 (휴게 시간 12:00~13:00) ※ 설·추석 연휴 휴무 - 문의: 0507-1434-8848 고인돌이 선사인의 삶을 돌에 새긴 흔적이라면, 화순군립 운주사문화관은 화순의 자연과 문화유산을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한 공간입니다. 운주사 초입에 자리한 문화관은 회색빛 판상 석재와 완만한 곡선형 지붕이 어우러져 차분한 인상을 줍니다. 거친 돌의 질감을 살린 외벽은 운주사의 석불과 석탑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합니다. 전시실에는 화순적벽과 고인돌 유적, 수만리 철쭉공원 등 화순의 자연과 문화유산을 담은 사진과 영상이 펼쳐집니다. 운주사와 쌍봉사, 환산정을 비롯한 화순 11경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계절과 빛에 따라 달라지는 풍경을 따라가다 보면 화순의 산과 물, 사찰과 누정이 한 장의 여행 지도처럼 이어집니다. 사진 속 풍경을 둘러본 뒤에는 이를 기록해 온 장비에 시선이 머뭅니다. 전시실에는 필름카메라와 교환 렌즈, 영사기, 영상 촬영 장비가 다양하게 놓여 있어 사진 기술의 변화를 가볍게 살펴볼 수 있습니다. 카메라 옵스큐라 체험실에서는 작은 구멍을 통과한 빛이 바깥 풍경을 거꾸로 비추는 원리를 통해 사진기가 이미지를 담는 기본 원리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운주사문화관에서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곳은 미디어아트 전시실입니다. 어두운 공간의 벽과 바닥을 푸른빛 영상이 빈틈없이 채우고, 물결과 별빛을 닮은 무늬 사이로 운주사의 석불이 떠오릅니다. 여러 면을 하나의 화면처럼 잇는 연출 덕분에 관람객도 운주사 설화 속으로 들어선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영상의 배경을 알면 전시의 의미가 한층 선명해집니다. 운주사에는 여러 창건설이 전하는데, 그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도선국사가 천불천탑을 세웠다는 이야기입니다. 천불천탑은 말 그대로 천 구의 불상과 천 기의 탑을 뜻합니다. 전승에 따르면 도선국사는 새로운 세상을 열기 위해 하룻밤 사이 천불천탑을 완성하려 했습니다. 밤새 작업을 이어 갔지만 날이 밝기 전에 끝내지 못했고, 마지막 와불도 일으켜 세우지 못한 채 누운 모습으로 남았다고 전합니다. 미디어아트는 이 이야기를 빛과 소리, 움직이는 영상으로 풀어냅니다. 영상실에서는 애니메이션과 해설 영상을 통해 운주사의 설화를 더욱 친근하게 만날 수 있습니다. 관람을 마친 뒤에는 통유리창 너머 정원을 바라보는 휴게 공간에서 잠시 숨을 고릅니다. 책장에는 사진집과 지역문화 자료가 놓여 있어 전시에서 본 풍경을 다시 살펴볼 수 있습니다. 공룡 발자국에서 고인돌로, 다시 석불과 석탑에 깃든 이야기로 이어진 화순의 긴 시간이 이곳에서 사진과 영상, 빛의 언어로 정리됩니다. 화순군립 운주사문화관 - 주소: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화순군 도암면 천태로 91-20 - 이용 시간 [하절기 (3월~10월)] 10:00~18:00 [동절기 (11월~2월)] 10:00~17:00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추석 연휴 휴무 - 문의: 0507-1301-5894 ※ 위 정보는 2026년 8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글, 사진은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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