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렇게 익어가는 논을 바라보면 풍성한 수확의 계절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드넓은 철원평야의 황금들판을 감상하려면 어디로 가야할까? 소이산은 해발 362m의 아담한 산이지만 주변에 가로 막는 장애물이 없어서 철원평야는 물론 멀리 DMZ까지 조망할 수 있다. 지난 여름 첫 운행을 시작한 소이산 모노레일을 이용해 남녀노소 누구나 손쉽게 오를 수 있어 더 흥미롭다. 철원역사문화공원에서 소이산 정상 바로 아래까지 연결하는 소이산 모노레일이 시범 운영을 마치고 지난 9월부터 정상 운영을 시작했다. 소이산은 그리 높은 편은 아니지만 주위에 장애물이 없어 철원평야 일대를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다. 모노레일은 온라인 예약 30%, 현장 발매 70%로 탑승권을 판매하며, 티켓을 구입하면 왕복으로 이용할 수 있다. 주말의 경우 예약은 물론 현장 발매 역시 일찍 마감되므로 서두르는게 좋다. 모노레일은 왕복 1.8km 구간으로 편도 10분 정도 걸린다. 모노레일이 출발하는 철원역사문화공원은 1930년대 철원의 시가지 모습을 재현해 놓은 공간으로 기차역, 극장, 여관, 우체국, 소방서, 약국, 학교 등 다양한 건물이 모여 있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떠나는 기분이다. 주말이면 여행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행사와 상설공연이 마련되어 볼거리를 더한다. 모노레일은 한 대에 8명씩 탑승할 수 있고, 현재 4대가 움직이고 있다. 7~8분 정도 기다리면 다음 열차가 도착하는데 주말에는 탑승자가 많아 대기 시간이 길어지기도 한다. 소이산 상부 승강장에 도착하면 지그재그로 된 길을 따라 정상으로 이동하면 된다. 정상 바로 아래는 소이산을 지키던 국군이 사용하던 벙커와 과거 미군이 썼던 막사가 남아있다. 이 땅에 진정한 평화와 화해를 바라는 조형물에 자꾸만 눈이 간다. 소이산 정상은 어느 한군데 막힌 데 없이 탁 트여 시야가 시원하다. 특히 북쪽으로 철원평야가 넓게 펼쳐져 가을이면 누런 황금 들판을 감상할 수 있다. 6천만 년 전 화산 분출로 생긴 용암대지가 철원평야, 평강 평야를 만들어냈다고. 여기서 생산되는 철원 오대쌀은 품질이 뛰어나고 밥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정상 일대에 나무 데크를 깔아 사방을 조망할 수 있게 해 놓았다. 사진으로 된 안내판에는 남방한계선과 평강 평야, 아이스크림 고지, 월정역, 옛 철원공립보통학교 자리, 옛 철원경찰서 자리 등을 표시해 놓아 실제 위치를 가늠해 볼 수 있도록 했다. 팔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이 가까운 거리에 북한 땅이 있다는 게 신기하다. 내려갈 때도 모노레일을 이용한다. 경사가 심한 구간에서는 몸이 앞으로 쏠리기 때문에 안전벨트를 꼭 매어야 한다. 가을빛으로 조금씩 물들어가는 소이산의 풍광을 감상하다 보면 어느새 출발지점으로 돌아간다. 소이산에서 내려온 다음, 모노레일 탑승하기에 바빠 지나쳤던 건물들을 찬찬히 감상해 보자. 모노레일 탑승장으로 사용하는 건물은 1937년 역무원 80여 명이 근무했던 옛 철원역을 그대로 재현했다. 철원역은 서울과 원산을 잇는 경원선의 중간에 위치한데다가 금강산으로 가는 전기철도가 출발했기 때문에 당시 꽤 규모가 크고 이용객이 많았다. 역사 오른편에 보이는 하얀 건물은 철원극장이다. 한국전쟁 이전 최고의 무용가로 손꼽았던 최승희, 배뱅이굿 명창 이은관이 이 무대에서 데뷔했다고. 주말에는 변사와 함께하는 무성영화를 상영하기도 하고, 역과 극장 앞 거리에서 ‘1930 철원 모던타임즈’라는 거리상설공연을 펼치기도 한다. 기차역 왼편에는 금강산 관광을 위해 철원을 찾았던 사람들이 묵었던 관동여관, 일출여관을 재현한 건물도 있다. 철원금융조합, 양장점, 오정포(정오에 포를 쏘아 시간을 알리던 탑 모양의 시설), 신흥부자들이 살던 주택 등 건물 종류도 여러 가지다. 1930년대 철원의 하루를 상상하며 거리를 거닐어 보자. 철원역사문화공원 바로 맞은편에 노동당사가 있다. 철원 지역은 한국전쟁이 일어나기 전에는 북한에 속했던 곳으로 철원군 조선노동당에서 1946년 초에 러시아 스타일의 건물을 지어 당사로 사용했다. 한국전쟁 당시 공중 폭격으로 건물 내부는 거의 부서지고 외벽만 남은 상태다. 탱크가 밀고 올라간 흔적이 남은 계단, 벽에 가득한 총탄과 포탄 자국 등 전쟁의 참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철원역사문화공원에서 고석정 방면으로 이동하는 중에 도피안사가 있다. 통일신라시대에 창건한 사찰로 철조비로자나불좌상과 삼층석탑 등 국보와 보물을 품었다. 영원한 안식처인 피안과 같은 곳에 이르렀다는 의미로 도피안사라 했다고. 여러 차례 화재와 전쟁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지금은 이름 그대로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철원 여행의 마지막은 고석정꽃밭이 제격이다. 9월9일에 개장한 가을시즌이 10월 말까지 이어진다. 24헥타르에 달하는 드넓은 공간에 가우라, 버베나, 맨드라미, 천일홍, 백일홍, 코스모스, 댑싸리 등 18종의 꽃들이 화려하게 피어 아름다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세종대왕 강무행차 재연, 축하공연, 불꽃놀이 등 이벤트도 펼쳐진다. 입장료 5,000원을 내면 지역상품권 3,000원을 돌려줘 음료, 식사, 기념품 구입에 사용할 수 있다. 철원역사문화공원 주소 :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금강산로 262 / 문의 : 033-450-5246 운영 시간 : 09:00~17:00(탑승시간), 09:00~18:00(이용시간), 화요일 휴무 탑승권 : 성인 7,000원 / 청소년 4,000원 / 어린이 3,000원 글·사진 김숙현(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23년 11월에 작성, 2025년 9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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