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너머로 보이는 한옥의 경치를 바라보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곳이다. 경주한옥1번가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옛 정취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도시의 시끌벅적함은 사라지고 고즈넉한 분위기가 우릴 반겨주었다. 경치를 가리는 고층 건물은 없고 탁 트인 뷰를 보니 경주 여행의 숙소로 잘 골랐다고 생각했다. 위치는 교촌마을 근처로 천원마을 입구에 자리 잡고 있다. 또한 경주한옥1번가는 한국관광품질인증 KQ지킴이 칭찬업소로 선정되었기에 기대가 많았는데,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경주한옥1번가를 선택한 이유는 바로 ‘뷰’, 풍경 때문이다. 우리가 묵은 ‘매화2’ 객실은 끝에서 두 번째 방이었는데 안에서 내다보는 뷰와 밖에서 안을 보는 뷰가 안정감을 주어 가만히 앉아 있기에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은 곳이었다. 1박 2일의 짧은 여정이라 아쉬운 마음에 ‘여러 유적지와 알아봤던 관광지를 얼른 돌아다녀야지’ 하고 조급해 했는데 방에 들어선 순간, 그저 바라만 보아도 여유로웠다. 일상 속 행복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었다. 8개 객실과 독채 중에서 우리는 ‘매화2’에 머물렀다. ‘대나무’와 ‘바다’를 제외하고 같은 타입의 방이 2개씩 있었는데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에 매료되어 고민할 것도 없었다. 인원수에 따라 매화, 난초, 대나무, 국화, 바다, 그리고 독채로 나뉘며 전부 온돌 룸이다. 객실마다 화장실이 있어 한옥 화장실은 밖으로 나가야 하거나 불편할 것 같다는 선입견은 지워도 좋다. 샴푸, 린스, 보디워시, 그리고 치약이 구비되어 편리했다. 수건은 총 4장이 있다. 바닥의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온돌과 예스러움을 물씬 느낄 수 있는 따듯한 이불이 있어 비가 온 뒤에도 아주 따듯하게 잘 수 있었다. 비 오는 내내 대청마루에 앉아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만 듣고 있으면 세상에 자연과 나 둘만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가만히 방에 누워 있으면 낮에는 새가, 밤이면 귀뚜라미가 찾아와 노래를 불렀다. 숙소 오른쪽 가장 끝에는 수라간이, 맞은편에는 독채가 있다. 독채만 취사가 가능하여 가족 또는 단체가 지내기에 안성맞춤이다. 객실에서 놀란 점은 TV가 없다는 것이다. TV 없이 잘 지낼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함께 온 친구와 방에 이불 깔고 누워 시작한 이야기가 끊이질 않았고, 혼자 있을 때는 가져온 책을 꺼내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갑갑하면 마당을 거닐었고 숙소 주변을 산책했다. 넓은 마당에는 아이들을 형상화한 장식들, 곧게 뻗은 식물이 각자의 위치에서 조화롭게 자리하고 있다. 입구 왼쪽에는 서당을 꾸며놓은 옛날 집이 있는데 삼삼오오 모여 배우고 있는 모습이 한옥과 참 잘 어울렸다. 다른 곳도 아닌 기왓장에 그려진 ‘꽃길만 걸어요’를 보니 행복한 기운이 넘치는 것 같았다. 전통적인 한옥 느낌의 공동주방 ‘수라간’의 이름에 괜스레 웃음이 났다. 사극에서만 보던 '수라간' 모습이 떠올라 어디선가 밥 짓는 냄새가 솔솔 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큰 냉장고와 싱크대, 여행객들이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도록 긴 식탁이 놓인 주방에는 커피포트와 컵, 쟁반, 접시 등도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다. 또 한쪽에는 구급약과 경주 여행을 위한 안내책자들이 비치되어 있고 오전 8시부터 조식이 무료로 가능하다. 정말 조식으로 컵라면이 제공되는지 궁금해서 다음 날 아침, 수라간을 방문하니 이미 많은 분이 드신 빈 컵라면이 가득했다. 식탁 위에는 방금 사온 듯한 싱싱한 바나나, 사과 등의 과일과 토스트와 달걀, 그리고 4가지 컵라면이 든든한 아침을 위해 여행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떠나는 날 아침, 하루 머물다 가는 것이 못내 아쉬워 괜히 마당을 거닐었다. 원래 숙박업을 할 생각은 아니었지만, 이제는 다양한 손님들을 만나며 마음속에 더 큰 행복이 자라나고 있다는 사장님의 한마디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머리카락 하나 없이 방바닥이 깨끗하고, 이불에서도 향기가 나기에 사장님께 여쭤봤다. “빈방이 있어도 빨래는 무조건 ‘내 가족이 머문다’고 생각하고 전부 합니다. 내가 덜 벌어도 손님만큼은 행복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방침입니다.” 사장님의 멋진 생각이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해지길 바란다. 경주한옥2번가 계획은 없다고 하시니 원하는 날짜에 ‘전망이 좋은 경주 숙소’를 원한다면 예약을 서둘러야겠다. 귓속말 Tip. 1. 경주한옥1번가는 낮과 밤의 분위기가 다르니 대청마루에 앉아 여유를 느껴보자. 2. 객실 내 음식물 섭취 및 취사 금지이므로 공용 수라간을 이용하자. 3. 개인 세면도구를 챙겨가도록 하자. 4. TV 대신 한옥 풍경을 보며 마음을 채울 책 한 권을 준비하자. 5. 숙소 안에는 쓰레기통이 없으니 화장실 쓰레기통을 이용하거나 봉투에 모아놓자. Info. 1. 업 소 명 : 경주한옥1번가 2. 주 소 : 경상북도 경주시 천원1길 22 3. 전화번호 : 0505-765-0700 4. 홈페이지 : www.hanok1st.com 5. 숙박요금(*성수기 기준) - 독채(10인) 50만원 - 바다(2인) 10만5000원 - 국화(4인) 12만5000원 - 매화/난초(3인) 11만5000원 - 대나무(6인) 16만5000원 6. 체 크 인 : 오후 2시 7. 체크아웃 : 오전 11시 8. 부대시설(기타) : 객실별 화장실, 객실별 에어컨 및 미니냉장고, 공용 주방(수라간), 주차시설 보유 저녁을 먹으러 중앙시장 야시장에 들렀다. 이름만 들어도 침이 고이는 막창, 스테이크, 삼겹살, 닭강정, 육전 등을 판매하는 포차에는 손님들이 줄을 서 있었고 외국인도 많아 활기가 넘쳤다. 야시장의 추천상품은 ‘경주 중앙야시장 빅4 상품권’이다. 포차별로 1인분 혹은 2인분을 먹어도 좋지만, 적은 양으로 4가지 음식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각 포차에서 상품권을 구매하면 4구 용기와 상품권 4장이 지급된다. 먹고 싶은 포차에 상품권을 내고 용기를 받아 2500원어치의 양을 구입할 수 있다. 4구 용기에 음식을 가득 담고 삼겹살 김밥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시장 가운데로 테이블이 잘 정돈되어 있고 포차 사이에 분리수거 및 남은 음식물 처리 용기를 갖춰 정리하기가 쉬웠다. 2층에 있는 화장실마저 깨끗하니 꼭 가볼 것을 추천한다. 배를 든든히 한 후, 택시 기사님이 추천한 월정교 야경을 보러 갔다. 원래 월정교는 통일신라 시대의 교량으로 조선시대에 유실되었다. 이 월정교는 경주시가 추진 중인 ‘신라 왕경 8대 핵심유적 복원 정비사업’ 중 첫 번째로 선정돼 2018년 4월 국내 최대 규모의 목조 교량으로 복원한 것이다. 월정교 야경이 물에 반사되어 묘한 매력을 뿜어내고 있었다. 청록색과 다홍색이 섞여 신비롭기도 하다. 오후 10시까지 입장이 가능한데 주말보다 평일 밤에 가면 사람이 많이 없어 한산하다. 경주한옥1번가에서는 월정교가 600m 거리에 있어 야경을 본 후 숙소까지 걸어서 이동이 가능하다. 5분의 산책으로 아름다운 야경을 볼 수 있으니 마음이 흐뭇하다. 주소 : 경상북도 경주시 교동 274 글/사진 : 여행Q레이터 박유정 ※ 위 정보는 2019년 12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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