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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장지대(DMZ)와 관광. 절대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두 단어가 나란히 마주했다. DMZ 투어는 그 이름이 가진 의미처럼 긴장되고 고요하고 아름답다. 가는 곳마다 군인은 건조한 눈빛으로 길을 막아선다. 신분증을 보여주고 잠시 긴장감에 휩싸인 뒤에야 숨겨진 풍경이 나타난다. 그 수고스러움과 긴장감이 번거롭고 무겁다기보다는 기껍다. 양구와 화천의 내밀한 자연 속으로 DMZ 여행을 떠난다. 1일 차 : (양구) 양구전쟁기념관 → 9.59km, 15분(승용차) → 제4땅굴 → 29.68km, 42분(승용차) → 두타연갤러리 → 2.79km, 42분(도보) → 두타연 트레킹 2일 차 : (화천) 화천 평화의 댐 → 27.74km, 29분(도보) → 파로호 산소 100리길(꺼먹다리~미륵바위 구간) → 숲으로 다리 양구전쟁기념관으로 들어서는 길, 6m의 거대한 조각상 '그리팅맨(Greetingman)'이 반긴다. 양구 출신 조각가 유형호의 작품이다. 국토의 정중앙, 양구에 정전 60주년을 맞아 세워졌다.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자신을 잃지 않은 상태를 의미하는 양 15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그리팅맨. 인사를 나누면 관계가 만들어지고 친구가 된다는 작가의 말을 곱씹으며 전쟁기념관으로 들어선다. 양구전쟁기념관은 6·25전쟁 당시 치열했던 9개 전투를 재조명하고 기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해병대는 이곳의 전투를 승리로 이끌면서 '무적해병'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이름이 붙을 만큼 치열한 전투만 9개였으니, 다른 날들도 얼마나 긴장의 연속이었을지 상상할 수조차 없다. 차갑고 건조한 느낌의 건물 입구에 들어서면 9개 기둥이 묵묵히 관람객을 맞이한다. 도솔산, 대우산, 피의 능선, 백석산, 펀치볼, 가칠봉, 단장의 능선, 949고지, 크리스마스 고지 전투를 나타내는 상징물이다. 얇은 종잇장처럼 구멍 난 철판, 풀숲에 털썩 주저앉아 휴식을 취하는 병사의 동상이 고단하고 급박했던 전쟁을 짐작케 한다. 내부 전시는 무념의 장, 환영의 장, 만남의 장, 이행의 장, 체험의 장, 확인의 장, 추념의 장, 사색의 장으로 이어진다. 옥상으로 올라가면 고요히 잠든 듯한 양구가 넓게 내려다보인다. - 주소 :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 해안서화로 35 - 문의 : 033-481-9021(양구통일관) - 이용시간 : 09:00~18:00(3월~10월), 09:00~17:00(11월~2월) 을지전망대와 제4땅굴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양구전쟁기념과 옆에 있는 양구통일관에서 출입신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을지전망대와 제4땅굴은 갈림길로 나뉘어 방향이 다르다. 출입신고서는 한 번에 작성하고, 을지전망대를 관람하고 내려와 방향을 틀어 다시 산길을 굽이굽이 올라야 제4땅굴이다. 차도 힘겨운 가파른 언덕을 오르면 군 장병이 검문하려고 길을 막아선다. 차량번호와 신분증이 확인된 뒤 지나갈 수 있다. 쉽지 않게 도착한 제4땅굴 앞에서 보면 펀치볼 마을의 전경이 넓게 내려다보인다. 외국 종군기자가 가칠봉 정상에서 마을을 내려다보고는 펀치볼(punch bowl·화채 그릇)을 닮았다라고 말한 것이 계기가 되어 펀치볼 마을이라 불린다. 노란 안전모를 쓰고 어둡고 긴 땅굴을 따라 내려간다. 꽤 깊어서 겁이 날 즈음에 헌병과 마을 해설사가 맞이한다. 그곳에서부터 사진촬영은 할 수 없다. 헌병이 땅굴에 대해 보고하듯 설명한다. 제4땅굴은 1990년 3월 3일 양구 동북쪽 26km 지점 비무장지대 안에서 발견됐다. 군사분계선(MDL)에서 1.2km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으므로 제4땅굴에 들어온 건 비무장지대 안에 잇다는 것이다. 다른 땅굴과 다르게 제4땅굴만 전동차를 타고 땅굴 내부를 관람할 수 있다. 좁고 음산한 굴 안에는 폭탄을 설치하기 위해 뚫어놓은 구멍, 그 자리를 표시한 페인트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 주소 :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 이현리 산1 - 문의 : 033-481-9021(양구통일관) - 이용시간 : 9:00~18:00(3월~10월), 9:00~17:00(11월~2월) 앞선 두 곳이 전쟁의 상처를 마주하는 곳이라면 두타연은 전쟁으로 인해 사람 손길이 닿지 않아 자연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다.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안에 위치해 반세기가량 민간인 출입이 금지되다가 2004년부터 개방됐다. 2013년부터는 사전 허가 없이 당일 신청으로도 출입할 수 있게 됐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덕분에 자연은 더 오롯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두타연은 오염되지 않은 맑고 차가운 물에만 산다는 열목어의 최대 서식지이며 희귀 야생화가 자생하는 곳이다. 두타연갤러리를 슬쩍 둘러보고 이목정안내소에서 출입신청을 한다. 홈페이지에서 사전 등록을 하고 오면 훨씬 간편하다. 신분증과 신청서를 제출하면 위치추적 기능이 있는 출입증 목걸이를 준다. 차량을 가지고 온다면 차량 점검도 거쳐야 한다. 괜히 긴장되는 과정이지만 그만큼 평화로운 자연에 대한 책임감이 샘솟는다. 출입증을 목에 걸고 검문소를 지나서도 차로 10분 정도 더 들어가야 두타연 주차장이 나온다. 등산로는 어린아이가 걷기에도 좋을 만큼 평탄하다. 조각공원을 지나 숲길을 가볍게 걷고 징검다리와 출렁다리를 건너면 계곡을 끼고 크게 한 바퀴를 돌아보는 가장 짧은 코스다. 천천히 풍경을 감상하며 걸어도 1시간이면 충분하다. 두타연은 금강산에서 흘러내린 물줄기가 거친 암벽 사이를 휘감아 돌아 풍경을 만들고 높이 10m의 폭포가 된다. 폭포 아래 넓은 소가 두타연이고 바로 옆엔 지름 10m, 길이 20의 작은 동굴이 있다. 물이 맑아 바닥이 투명하게 들여다보인다. 당장이라도 풍덩 몸을 던지고 싶을 만큼 맑은 계곡이지만 최대 수심이 12m인 데다 6·25전쟁 당시 뿌려진 지뢰들이 묻혀 있을지도 몰라 정해진 등산로 외에는 절대 벗어나면 안 된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두타교를 건너면 지뢰체험장이 있다. 센서가 작동해 걸음을 옮길 때마다 지뢰 터지는 소리가 나는데 예상보다 더 놀랄 수 있으니 주의하자. - 주소 : 강원도 양구군 방산면 고방산리 1024(이목정안내소) - 문의 : 033-480-7204(관광안내 및 문의), 033-481-6400(평화누리길 이목정안내소), 033-480-7266(평화누리길 비득안내소 : 양구군 식수전용 저수지 신설사업으로 2019년 10월 31일까지 관광 통제) - 이용시간 : 09:00~17:00(3월~10, 최종 출입시간 16:00, 접수마감시간 15:40) 09:00~16:00(11월~2월, 최종 출입시간 15:00, 접수마감시간 14:40) ※상황에 따라 출입 통제될 수 있음. - 홈페이지 : http://duta.ygtour.kr 두타연에서 차로 30분가량이면 화천 평화의 댐에 도착한다. 화천읍 동촌리 애막골 일대 약 2만 496㎡(약 6200평)에 조성된 평화의 댐은 이념과 정치, 전쟁의 아픔이 잠겨 있는 곳이지만 이름처럼 고요하고 평화롭다. 평화의 댐은 북한의 수공(水攻)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한때 북한의 임남댐(금강산댐)이 축조되면 저수량이 200억 톤에 달하며, 이를 방류하면 12~16시간 안에 수도권이 수몰될 것이라는 말이 돌았다. 국민이 낸 성금 639억 원을 포함해 1차 공사가 진행되었으나 정부의 주장이 과장된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공사가 중단됐다. 그러다 2002년 임남댐 상층부 균열로 인한 붕괴 위험이 제기되며 2단계 공사에 착공해 2006년 6월에 준공됐다. 평화의 댐 위편 공원에는 세계 각국의 분쟁 지역에서 수집한 탄피를 모아 만든 '평화의 종'과 물문화관이 있다. 6·25전쟁 참전국인 에티오피아에 장학금으로 보내는 성금 500원을 내면 타종 체험도 할 수 있다. 묵직한 종소리가 굽이굽이 이어진 능선과 물길을 타고 흘러간다. 평화의 종 옆 전망대에 서면 평화의 댐과 물줄기가 한 폭의 산수화처럼 내려다보인다. - 주소 : 강원도 화천국 화천읍 평화로 3481-18(한국수자원공사 화천권지사) - 문의 : 033-480-1512(물문화관) 화천은 빛나고 아름다운 하천이라는 의미에서 '화천(華川)'이다. 병풍처럼 길게 이어진 산등성이와 그 앞을 유유히 흐르는 북한강과 반짝이는 파로호가 화천을 대표하는 이미지다. 파로호는 1944년 화천댐이 만들어지면서 생긴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호수다. 내륙의 바다라 불릴 만큼 넓은 규모를 자랑하는 파로호에는 1급수에서만 서식하는 산천어가 살고, 매년 1월 열리는 산천어 축제는 화천의 대표축제로 자리 잡았다. 파로호 산소 100리길은 숲길, 산책로, 숲으로 다리까지 화천의 자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길이다. 서오리지 연꽃단지에서 시작해 꺼먹다리, 딴산유원지를 거쳐 화천댐까지 이어지는 총 40km의 길로, 정해진 출발지와 목적지 없이 원 형태로 연결되어 있다. 물길을 따라 천천히 걷기 좋고, 자전거를 타고 달리기에도 좋다. 자전거를 타고도 3시간이나 걸리는 거리이기 때문에 100리를 다 둘러보지 않고 구간만 걸어도 화천을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다. 자전거를 가지고 와서 타는 사람들도 많지만, 붕어섬으로 가면 자전거를 빌릴 수 있다. 1만 원을 내고 자전거를 빌리면 반납할 때 '화천사랑 상품권 500원권'을 내어준다. 화천사랑 상품권은 오일장뿐 아니라 화천군 전역에서 사용할 수 있다. 파로호 산소 100리길을 자전거로 신나게 달리고 출출해지면 마을 식당이나 화천 시장으로 가서 상품권을 사용하면 된다. - 주소 :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강변로 2-54(붕어섬) - 문의 : 033-440-2248(화천군청 문화체육과) - 이용시간 : 상시 '숲으로 다리', 파로호 위를 걸어 숲으로 향하는 1.5km의 다리다. <자전거 여행>을 쓴 작가 김훈이 지은 이름이다. 숲으로 다리는 물 위에 뜨는 튜브 형태의 폰툰 보트를 띄워 그 위에 나무 바닥을 촘촘히 얽어 만든 부교(浮橋)다. 걸음을 디딜 때마다 물결의 파동이 느껴진다. 강줄기도 워낙 잔잔해 산이 그리고 풍경을 그대로 데칼코마니처럼 반사한다. 한여름엔 짙은 녹음 속을, 가을엔 알록달록한 단풍 속을 유영하듯 걸을 수 있다. 일교차가 심한 봄가을엔 안개가 짙게 내려앉아 몽환적인 안개 속을 걸을 수도 있다. 파로호 산소 100리길을 다 걷지 못하더라도 화천을 지난다면 숲으로 다리는 꼭 걸어보길 권한다. 숲으로 다리를 걷다 보면 산천어 모양의 음수대도 있고 잠시 앉아 쉴 수 있는 의자도 나온다. 우거진 나뭇가지가 손을 내밀듯 다리 위로 드리워지기도 하고, 나뭇잎이 강물을 타고 곁에 왔다 스쳐 지나기도 한다. 날씨가 좋을 땐 수면을 베어내듯 빠르게 지나는 카누를 볼 수도 있다. 숲으로 다리가 끝나는 곳에서부터 숲길이 시작된다. 가벼운 산책로 같은 숲이라 자전거를 타고 지날 수도 있고 흙의 온기를 느끼며 걸어가기에도 불편함이 없다. - 주소 : 강원도 화천군 간동면 구만리 - 문의 : 033-440-2248(화천군청 문화체육과) - 이용시간 : 상시 ✔ 여행 팁 1. 두타연은 미리 인터넷으로 출입신청을 하고 가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2. 평화의 댐에서 굽이굽이 산길을 내려오면 화천 파로호다. 일부 구간은 군사지역이라 신분증을 보여주고 서류를 작성해야 지나갈 수 있는 길인 데다 블랙박스도 꺼야 하고 차량이 중간에 멈춰도 안 되며 사진을 찍어도 안 된다. 하지만 눈에 담기에도 벅찰 만큼 멋진 풍경이 이어지는 길이라 창문을 활짝 열고 최대한 천천히 달리며 가을을 만끽하자. 3. 파로호를 이국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또 한 가지 방법은 물빛누리호를 타고 호수 위를 미끄러지듯 유영하는 것이다. 물빛누리호는 파로호 선착장을 출발해 수달연구센터, 동촌리, 비수구미를 지나 평화의 댐 아래 있는 '세계 평화의 종 공원'까지 약 24km를 운항한다. 주말과 공휴일엔 10인 이상, 평일엔 30인 이상 예약하면 운항한다. ✔ 추천 여행코스 당일 여행 : 양구전쟁기념관 → 제4땅굴 → 두타연갤러리 → 두타연 트레킹 1박 2일 여행 : 양구전쟁기념관 → 제4땅굴 → 두타연갤러리 → (숙박) → 화천 평화의 댐 → 파로호 산소 100리길(꺼먹다리~미륵바위 구간) → 숲으로 다리 ✔ 자가운전 정보 중앙고솟도로 → 추천IC 나와 신북교차로 우측도로 366m → 배후령길 우회전 8.8km 이동 → 춘양로 우회전 26.9km → 남동로 좌회전 6.4km → 원당길 우회전 2.3km → 금강산로 우회전 1.7km → 펀치볼로 우회전 13.9km → 해안서화로 우회전 250m → 양구전쟁기념관 ✔ 대중교통 정보 - [버스] 서울-양구,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양구시외버스터미널까지 1일 30회 운행 (06:30~20:05), 약 2시간 10분 소요 - 문의 :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 숙소 광 치 자 연 휴 양 림 : 강원도 양구군 남면 광치령로1794번길 265 / 033-482-3115 베 니 키아KCP 호 텔 : 강원도 양구군 양구읍 파로호로 993-19 / 033-482-7700 약수골캠프촌 : 강원도 양구군 동면 약수터길 28일대 / 033-481-9828 ✔ 주변 음식점 청수골쉼터 : 산채비빔밥 / 강원도 화천군 방산면 평화로 6132 / 033-481-1094 양구재래식손두부 : 두부전골 /강원도 화천군 양구읍 학안로 6 / 033-482-4475 http://oygsondubu.dgweb.kr 청춘밥상 : 시래기영양밥 / 강원도 화천군 해안면 해안서화로 15 / 033-482-2582 http://0334822582.gamzine.co.kr ※ 위 정보는 2019년 5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글, 사진 : 조혜원(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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