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문화유산, 아름다운 자연이 오롯이 빛나는 경주는 축복받은 관광도시다. 볼거리, 즐길 거리 많은 이 도시에는 다채로운 수요의 여행자를 위한 숙박시설이 차고 넘친다. 자, 이제 선택의 시간이다. 각각 다양한 매력을 발산하는 경주 숙소 4곳을 찾았다. 어디에 짐을 풀건, 만족할 만하다. 하늘이 땅을 꼭 감싸 안는다면, 구토란펜션은 그 틈새에 온전히 안착한 작은 세계 같다. 먼 옛날, 물길을 찾아 내려와 살았던 사람들의 동네 구또랑을 지금의 사람들은 구토란이라 부른다. 도예가인 주인은 제 손으로 직접 지은 펜션에 나고 자란 고향의 이름을 붙였다. 예술가의 정신과 정성이 곳곳에 깃든 펜션은 아름답다. 소담하고 고운 황토 한옥 다섯 채, 다완과 막사발을 외벽에 부조처럼 붙여 둔 꽃벽, 달 항아리가 설치미술작품인 듯 무심히 놓인 녹차밭, 백련이 피어나는 4개의 연못, 개와 고양이가 어울려 노는 마당과 정자, 커다란 그늘을 만드는 느티나무가 있다. 잔디마당에는 밤이면 풀벌레가 숨어 울고, 머리가 닿을 듯 가까운 하늘에서 수많은 별이 반짝이는 밤은 벅차고 안온하다. 며칠간 은근한 온도로 군불 땐 방은 죽은 듯 잠들었다가 가뿐히 일어날 수 있을 만큼 딱 맞게 따듯하다. 이렇게 깊이 오랫동안 잘 수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 창이 크고 여백이 많은 방은 온전히 나의 것이다. 불필요한 물건이 없는 간결한 방에 몸을 뉘면, 엉킨 마음이 제 자리를 찾아가는 느낌이다. 이불을 개어 둔 시렁, 싱크대, 커다란 나무 테이블이 방을 이루는 전부다. 텔레비전도 없고 와이파이도 원활하게 연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고맙고 잘 된 일이다. 몸과 마음의 경계를 풀고 펜션 여기저기서 멍하니 지내다 보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자연에서 놀 거리를 찾고 영감을 얻는다. 다완, 백련, 소나무, 바다, 구토란이라는 이름이 붙은 다섯 채의 한옥을 중심으로 위쪽에는 로비라운지 역할을 하는 차실, 아래쪽 주차장 옆으로는 바비큐장이 마련돼있다. 산 아래 펜션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는 도예가 기현철의 작품을 전시/판매하는 독채가 있다. 사적인 공간이니, 정중히 요청하면 다구와 백자가 가득한 아름다운 방을 구경할 수 있다. 주 소 : 경북 경주시 내남면 귀계길 17-25 전 화 : 054-746-4847 홈페이지 : http://www.gutoran.com 운영 시간 : 오후 2시 체크인, 오전 11시 체크아웃 예약 안내 : 온라인 예약 사이트·홈페이지〮전화 예약 가능(3일 전 예약 취소 시 100% 환불) 요 금 : 다완/백련/소나무/ 바다 6만 9천 원, 구토란 15만 원 (모든 객실 2인 기준, 인원 추가 시 1만 원, 비수기 주중 기준) 주 차 : 가능 취 사 : 기름을 많이 쓰는 요리 외 가능. 장애인 객실 : 없음 ✔ 반가운 인사 : 이곳에 오시는 모든 분들에 자연에 몸을 뉘고 새로운 힘을 얻어 갔으면 합니다 ✔ 한 줄 평가 : 아무렇게 벗어 둔 신발이 아침이면 대청 아래로 살포시 들어가 있다. 덕 있는 주인장의 고맙고 따뜻한 마음이 펜션 곳곳에 가득하다. 호텔 발렌타인은 관광호텔이 밀집한 보문로의 가장 깊숙하고 아늑한 자리에 있다. 클래식한 멋이 나는 흰색 건물 주변으로 벚꽃나무, 은행나무, 편백나무가 호텔 앞마당과 주차장 주변을 둘러쌓다. 보문 관광단지 개발 때 심은 나무는 어느덧 40년이 넘어 길쭉길쭉하게 자랐다. 호텔 앞 우거진 숲길을 따라 걸으면 보문 호수까지 5분이면 닿는다. 비라도 올 기세면 나무 내음 풀 내음이 ‘달다’고 느껴질 만큼 짙다. 1995년 건물을 올리고 숙박업소로 운영한 오래된 건물이지만 외관은 물론 내부도 깔끔하다. 오랜 시간 정성을 들인 공간에서만 느껴지는 멋이 감돈다. 1층 라운지(휴게실)는 온전히 손님을 위한 서비스 공간으로 구성했다. 통유리창을 통해 울창한 나무의 도열이 한눈에 들고 볕이 잘 드는 공간으로 투숙객이 운동과 간단한 비즈니스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채비했다. 라운지 층에 마련된 공동 부엌에서 음식을 조리해 먹을 수 있고, 부엌과 라운지 층 화장실에는 세탁기가 있어 언제든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다. 라운지와 연결된 뒷마당에는 바비큐장이 있다. 별도의 대여료는 없지만 특실을 제외한 일반실 투숙객이 이용하려면 기물을 준비해야 한다. 지하 1층, 지상 4층 건물에 일반 온돌 3실, 일반 침대 23실, 트윈 11실, 특실 7실로 구성된 객실은 총 41실이다.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어 모든 객실에 볕이 잘 들고 따뜻하다. 특실은 트윈룸과 온돌방을 연결해 개조했다. 거실과 부엌이 있는 가정집의 구조를 닮아 가족단위 여행객과 단체 투숙객의 수요가 많다. 주 소 : 경주시 보문로 465-28(신평동) 전 화 : 054-748-3232 홈페이지 : www.valen.kr 운영 시간 : 오후 12시 체크인, 오전 12시 체크아웃 예약 안내 : 온라인 예약 사이트/ 홈페이지/ 전화 예약 가능(3일 전까지 예약 취소 시 100% 환불) 요 금 : 일반실 침대 4만 5천 원, 일반실 온돌 5만 원, 트윈룸 5만 원, 특실 7만 원 (모든 객실 2인 기준, 인원 추가 시 8천 원, 비수기 주중 기준) 주 차 : 가능 취 사 : 가능한 방 4실 있음 장애인 객실 : 없음 ✔ 반가운 인사 : 격조 있는 서비스로 친절히 모시겠습니다. 아름다운 마당에서 바비큐도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한 줄 평가 : 오래된 나무가 아름드리 감싼 클래식하고 편안한 호텔 양동마을 양동마을은 경주시 북쪽 설창산에 둘러싸여 있는 경주손씨와 여강이씨 종가가 500여 년 동안 전통을 이어 살고 있는 곳이다. 전통 민속마을 중 가장 큰 규모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어 1984년 12월 20일 마을 전체가 국가지정문화제(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됐고, 2010년 7월 31일 34차 세계유산위원회(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한국의 역사마을 하회와 양동’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마을에는 500년이 넘는 고색창연한 54호의 기와집과 110여 호의 초가가 있다. 양반가옥은 높은 지대에 위치하고 낮은 지대에는 하인들의 주택이 주변을 감싸고 있는 형태다. 향단(보물), 관가정(보물), 무첨당(보물), 서백당(중요민속자료) 등이 유명한 건물이다. 옥산서원 경주 옥산서원은 조선 중종 때 성리학자인 회재 이언적(1491∼1553)의 덕행과 학문을 기리기 위해 1573년에 창건됐다. 선조 7년 '옥산(玉山)'이라는 사액을 받았고, 흥선대원군이 전국의 서원을 철폐할 때도 훼철되지 않고 살아남았다. 회재 이언적은 주희의 주리론적 입장을 성리학의 정통으로 밝혀 조선시대 성리학의 방향과 성격을 정립한 인물이다. 회재의 학통은 퇴계에게 이어졌고, 조선 후기 수많은 선비에게 영향을 줬다. 회재는 만년에 벼슬에서 물러나 안강읍 옥산 시냇가에 독락당(獨樂堂)과 계정(溪亭)을 짓고 학문에 정진했다. 회재가 세상을 떠난 후 독락당에서 약 700m 떨어진 곳에 옥산서원이 창건됐다. 이후 경주 옥산서원은 안동의 도산서원과 함께 영남학파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2010년에 양동마을의 일부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처음 등재됐고, 2019년에는 '한국의 서원' 중 하나로 다시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서원 앞에는 자개천이 흐른다. 자개천의 세심대라고 불리는 너럭바위가 아름답다. 솔거미술관 경주 솔거 미술관은 경주 엑스포 공원 내 자리한다. 2008년, 한국화의 거장 소산 박대성 화백이 작품을 기증하기로 하면서 건립이 추진된 미술관으로 2015년 8월 문을 열었다. 경상북도와 경주시가 지원한 최초의 공립미술관으로 설계자는 건축가 승효상이다. 박대성 화백의 작품이 전시된 제3전시실의 통유리창은 자연을 한 폭의 작품으로 승화해 보여주는 미술관 건축의 백미로 SNS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창밖으로 아평지를 둘러싼 숲의 풍경이 아름답다. 2020년 3월 29일까지 '소산 박대성' 상설전이 박대성 1관~5관에서 열린다. 관람 시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입장 마감시간은 오후 5시다. 국립 경주박물관 국립경주박물관은 우리나라 박물관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광복 후 최순봉관장과 직원들이 조선총독부 박물관 경주분관을 접수해 만든 국립박물관 경주 분관이 1945년 10월 7일 문을 열었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박물관 소장품은 부산으로 옮겨졌고 직원들은 1950년 9월 다시 돌아와 박물관을 지켜냈다. 1961년 온고각 뒤에 2층 규모의 신관 건물이 올라간다. 옛 경주부 관아 부속건물이던 온고각 등 기존 목조건물은 화재에 취약했고 소장품은 계속 늘어났기 때문이다. 1960년에는 연간 관람객이 10만 명을 넘어섰다. 1975년 7월 2일에는 새 박물관이 6년 공사 끝에 개관했고, 같은 해 8월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경주박물관으로 이름도 바뀌었다. 새 박물관으로 성덕대왕신종(국보)을 이전할 때는 경주시민들이 모두 한마음으로 모여 긴 행렬을 이뤘다. 제2별관(현 월지관)은 1974년 관광자원조성을 위해 연못을 파던 중 문화재 3만 3000여 점이 쏟아져 나오자 이를 보관하고 전시하는 목적으로 만들었다. 설계자는 건축가 김수근이다. 이후 미술관(현 신라미술관)이 2002년 문을 열었고, 2005년에는 어린이 박물관이 개관했다. 금제대관, 기마인물형토기 등 신라 문화의 정수가 담긴 소장품 중 국보와 보물은 38건에 달한다. 전시관은 신라역사관, 신라미술관, 월지관으로 나뉘며, 야외 전시공간에도 범종, 석탑, 석불, 석등 등 석조품 11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경주와 그 주변지역의 옛 절터나 궁궐터, 성터 등에서 옮겨온 것이다. 성덕대왕신종(국보)을 비롯해 감은사 터 석탑과 쌍벽을 이루는 통일신라 초기의 고선사 터 삼층석탑(국보) 등이 유명하다. 개관 시간은 오전 10시에서 오후 6시까지며 일요일과 공휴일은 1시간 연장한다. 매달 마지막 수요일과 3월~12월 중 매주 토요일은 밤 9시까지 연장 개관한다. 휴관일은 1월1일, 설날, 추석이다. 글 • 사진 : 문유선(여행작가) 출처 : 청사초롱 ※ 위 정보는 2019년 12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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