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볼거리·먹을거리 넘치는 통영. 이 통영 여행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일등 공신은 아마도 그가 품은 보석같은 섬들이 아닐까 싶다. 가까이 한산도를 시작으로 용호도·비진도·장사도·연화도·욕지도·소매물도 등 먼 바다까지 흩뿌려진 섬들은 ‘다도해’라는 이름에 걸맞게 통영을 감싸 안는다. 이중 통영에서 30분이면 닿는 한산도는 거리적 이점과 이순신 장군의 흔적을 오롯이 품고 있어 통영을 찾는 이들이 가장 먼저, 부담없이 찾는 섬으로 꼽힌다. 오늘은 더 특별한 한산도 여행을 위해 한산도와 연도교로 연결된 추봉도까지 돌아보기로 했다. ‘한산도’하면 ‘이순신 장군’과 ‘제승당’만 떠올리던 이들에게는 색다른 여행이 될 것이다. 한산도와 추봉도를 함께 돌아보기 위해서 차량 선적은 필수다. 통영 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1시간 간격으로 한산도로 향하는 배가 출항한다. 차량 선적은 현장 접수순이니 배 시간을 알아보고 부지런히 움직이는 편이 좋다. 왕복요금은 성인 1만1000원, 청소년 1만원, 소아 5500원. 소요시간은 30분 내외다. 중형차 2만8800원, 승합차 3만6000원. 차량 선적 요금 별도.
흔히들 한산도 여행은 제승당 선착장에 내려 이충무공 유적지를 돌아보는 것으로 마무리 하곤 한다. 차량으로 20분 거리에 떨어져 있는 한산대첩기념비까지 돌아보는 이들도 많지 않다. 하지만 추봉도를 향해 달려본 이들은 알 것이다. 단지 제승당만 보고 한산도를 여행했다 하기에는 너무나 아쉽다는 것을.
오늘의 한산도 여행은 제승당선착장~추봉교~추원마을~포로수용소 터~예곡마을~한산도 땅끝마을~봉암몽돌해수욕장~한산대첩기념비~제승당~제승당선착장으로 추봉도까지 돌아본 뒤 원점회귀하는 코스다. 먼저 추봉도를 돌아본 뒤 한산도로 돌아와 한산대첩기념비와 제승당을 돌아보는 것으로 마무리할 예정이다. 조금은 생소한 이름의 추봉도는 한산도 서남쪽에 이웃한 섬이다. 2007년 추봉교가 놓이면서 한산도와 연도교로 오갈 수 있게 됐다. ‘추봉도’라는 이름은 그가 품은 4개의 마을 중 가장 큰 추원마을과 봉암마을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들어졌다. 제승당선착장에 내려 우회전하면 제승당이다. 좌회전해야 차도에 오를 수 있다. 섬의 외곽을 따라 달려가면 대고포 마을의 염전갯벌과 마주하게 된다. 한산도에서 첫손에 꼽히는 갯벌로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군수용 소금을 구워 공급한 염전이 있던 곳이라고 ‘염포’라 부르다가 이후 ‘고포’로 불리게 됐다. 지금은 대고포와 소고포로 나뉜다. 흐린 날씨 덕분에 한층 운치있어 보인다. 얼마나 달렸을까. 그림같은 섬과 마주한다. 섬이 잘 보이는 포인트에는 어여쁜 섬에 대한 설명이 적힌 안내판이 놓여있다. 안내판에 ‘이곳은 입정포 마을로 이곳에 살던 가난하지만 효심 지극한 청년이 어머니의 장례를 제대로 치르지 못해 울고 있자 꽃상여가 여기까지 떠 내려왔다’는 설명이 있다. ‘생이섬’이라는 이름도 ‘상여’라는 사투리에서 나온 것이란다. 다시 보니 정말 꽃상여를 닮은 것도 같다. 생이섬 위로 솟은 해송을 뒤로 하고 추봉교를 건넌다. 드디어 추봉도다. 추봉도의 추원마을과 예곡마을은 6․25전쟁 당시 포로수용소가 있던 곳. 인근 거제포로수용소가 포화상태에 이르자 입지조건이 좋은 이곳 추봉도에 포로수용소를 세워 1만 여명의 공산포로들을 격리수용했다. 수용소가 설치되면서 마을 주민들은 인근 마을로 강제 이주당했고 휴전협정 이후 수용소가 폐쇄되고 나서야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예곡마을에 들어서면 ‘예곡어촌체험마을’ 건물 옆으로 포로수용소가 존재했음을 알리는 안내판이 자리한다. 포로수용소의 흔적은 대부분 사라졌지만 폐교한 추봉분교 주변과 예곡마을 중간 지점 등에 당시의 흔적이 남아있다. 이웃한 한산도에 새겨진 임진왜란의 흔적과는 또 다른 이 땅, 한반도 근현대사의 생채기가 곳곳에 흩뿌려져 있다. 예곡마을을 지나 계속 길을 따라 달려가면 ‘한산도 땅끝마을’이라는 벽화가 그려진 곡룡포 마을에 닿는다. 말 그대로 한산도의 땅끝이다. 몇몇 민박집들과 재미난 벽화들이 먼 길 달려온 여행자들을 반겨준다. 한산도의 땅끝까지 왔으니 돌아가야 할 터. 1km 가량 까만 몽돌이 이어지는 봉암 몽돌해수욕장을 마지막으로 살피고 한산도로 간다. 아담한 봉암 몽돌해수욕장을 채우는 파도소리에 잠시 쉬어간다. 한산도는 이순신 장군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공간이다. 한반도 전역을 쑥대밭으로 만든 임진왜란을 종식시키는 데 결정적인 공을 세운 이 충무공은 이곳 통영 한산도 제승당에서 난중일기의 2/3를 써내려갔다. 나아가 한산도를 품은 ‘통영’이라는 지명의 유래도 한몫 거든다. 한산대첩 후인 1593년(선조 26년) 한산도에 충청·전라·경상의 3도 통제영을 설치하면서 처음으로 ‘통영’이라 부르게 됐기 때문이다. 한산도로 다시 돌아가는 길, 먼저 한산대첩기념비에 들렀다 제승당으로 향하기로 했다. 제승당과 한산대첩기념비를 바로 잇는 길이 없어 한참을 돌아가야 하니 배 시간을 미리 확인해두는 편이 좋다. 한산대첩기념비는 말 그대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한산대첩을 기념하기 위해 세웠다. 1979년, 고(故) 박정희 대통령이 ‘閑山大捷記念碑’라고 정면 제목을 썼고 시조작가 이은상 선생이 비문의 내용을 짓고 서예가 김봉근 선생이 이를 썼다. 거북선을 본뜬 좌대 위로 세워진 20m높이 비석의 웅장함은 임진왜란 3대 대첩의 하나로 꼽히는 한산대첩의 위용을 보여주는 것 같다. 잠시 한산대첩을 살펴보자. 때는 1592년(선조25년), 통영과 거제 사이 좁은 물길 견내량에 왜선 70여 척이 정박한다. 이순신 장군은 왜군을 공격하다 도망가는 것처럼 꾸며 그들을 한산도 앞바다로 나오도록 유인한다. 추격해오는 왜군들이 한산도 앞바다로 나오자 충무공은 반격명령을 내린다. 이때 쓰인 전법이 그 유명한 ‘학익진’이다. 이름 그대로 학이 날개를 편 모양의 진을 치고 적을 공격하는 전술로 고도의 기술과 훈련을 필요로 한다. 결과는 대승리. 한산대첩의 승리로 조선 수군은 남해 해상권을 장악한다. 충무공 이순신, 임진왜란으로 신음하던 백성과 나라를 구한 장수. 제승당(사적 113호)은 한산대첩 대승리한 이듬해 1593년 세워져 1597년 정유재란 당시 원균의 참패로 소실되기 전까지 삼도수군의 본영이었다. 이후 1739년(영조 15년) 통제사 조경이 중건하며 유허비를 세우고 1979년 한산대첩비를 건립하는 등 확장·보수를 거듭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경내에는 제승당을 비롯해 이순신 장군의 영정을 모신 충무사, 통제사 조경이 세운 유허비, 충무공이 활을 쏘던 한산정, 적의 동정을 살피던 수루 등이 자리한다. 제승당 경내를 돌아본 뒤 수루에 오른다. 충무공이 지은 <한산도가>가 반겨준다. 말없는 한산도 바다를 바라보며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가 지은 시 한수 읊어보는 것으로 감사함을 대신한다.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혼자 앉아 큰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는 차에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끓나니 통영여객선터미널(1666-0960, 055-645-3717)에서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1시간 간격으로 출항. 성수기 증항. 날씨와 여객수에 따라 배편에 변동이 있으니 반드시 사전에 확인하자. 한산도에서 통영항으로 나오는 배는 매일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1시간 간격으로 운항. 30분 소요. 왕복요금 성인 1만1000원, 청소년 1만원, 소아 5500원. 차량 선적 요금 별도, 왕복 소형차 2만400원, 중형차 2만8800원, 승합차 3만6000원. 인터넷 예매는 가보고 싶은 섬에서 가능.
http://island.haewoon.co.kr/ 주변 음식점 -한산도보리수식당펜션 : 통영시 한산면 한산일주로 / 055-649-6797 -한산도바다식당&펜션 : 통영시 한산면 한산일주로 / 055-646-6266 -풍화김밥 : 통영시 통영해안로 / 충무김밥 / 055-644-1990 -수정식당 : 통영시 항남5길 / 졸복국, 멍게비빔밥 / 055-644-0396 -분소식당 : 통영시 통영해안로 / 복국 / 055-644-0495 -어촌싱싱회해물탕 : 통영시 도천상가안길 / 해물탕 / 055-646-1982 숙소 -소고포민박: 통영시 한산면 한산일주로 / 010-4842-0236 -한산도바다식당&펜션 : 통영시 한산면 한산일주로 / 055-646-6266 -한산호텔 : 통영시 통영해안로 / 055-642-3384 -베니키아 엔쵸비호텔 : 통영시 장좌로(동호동) / 055-642-6000 -금호통영마리나리조트 : 통영시 큰발개1길(도남동) / 055-646-7001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스마트관광팀 이소원 취재기자 msommer@naver.com ※ 위 정보는 2018년 3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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