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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산과 들이 노랗게 익어가는 풍요로운 계절, 가을이 도래했다. 한여름 폭염으로 잃어버렸던 입맛이 선선한 바람과 함께 제자리를 찾아 돌아오고 있다. 덩달아 바빠진 제주 밤바다는 연일 집어등을 환하게 밝힌 어선들로 북적인다. 검은 바다 위에선 반짝반짝 빛나는 은빛 유혹이 한창이다. 30대 중후반에 접어든 이들이라면 요새 몸값 높아진 갈치를 보며 어릴 적 ‘흔하게 먹던’ 생선이 지금은 상전 대우를 받는다며 우스갯소리를 한다. 기후 변화 등으로 연근해에서 잡히는 갈치 어획량이 많이 줄어든 탓이다. 하지만 가을철 토실토실 살이 오른 갈치의 인기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특히 제주에서 잡히는 은갈치는 그 가운데서도 최상품 대접을 받는다. 기다랗고 가녀린 몸매에 온몸을 은빛으로 휘감은 귀하디귀한 은갈치. 은빛 비늘 속에 숨겨진 오동통한 속살은 귀부인처럼 우아한 이 생선이 결코 속 빈 강정이 아님을 몸소 알려준다. 지금 제주는 한창 은빛 유혹에 빠져 있는 중이다. 한여름밤 한치잡이 배들 사이에 간간이 섞여 있던 갈치잡이 어선들은 더위가 한풀 꺾이는 8월 말부터 시작해 가을의 길목에 접어들면 본격적인 어획을 시작한다. 갈치는 야행성 어종으로 주로 밤에 활동하기 때문에 어선들도 밤마다 집어등을 밝히고 분주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다. 대부분 오후 6~7시에 출항해 새벽녘까지 갈치잡이에 매진하게 되는데 보통 고된 일이 아니다. 은빛 비늘이 상하지 않게 그물이 아닌 채낚기, 주낙 같은 전통적인 방법으로 갈치를 잡아 올리기 때문이다. 낚싯줄에 일일이 바늘을 꿰어야 하고, 또 이들이 엉키지 않도록 좁은 배 안에서 민첩하게 움직여야 한다. 이렇게 어부들의 수고가 더해지니 은갈치 몸값이 비쌀 수밖에 없다. 게다가 갈치는 단백질은 물론 각종 영양소가 풍부해 남녀노소 누구나에게 좋은 음식으로 꼽힌다. 사계절 중 가을철에 잡히는 갈치가 가장 맛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렇게 저렇게 조리해도 맛 좋은 갈치. 바다에서 막 건져 올린 싱싱한 갈치는 바로 회를 쳐 먹기도 한다. 금방 낚아 올린 갈치는 투명에 가까운 은백색이다. 이것을 슥슥 회를 쳐 초고추장에 찍어 한 점 입에 넣으면 그 쫄깃함과 고소함에 단번에 반하게 된다. 성질이 급한 갈치는 물 밖으로 나오면 금세 죽어버리기 때문에 아쉽게도 일반 식당에서 갈치회를 맛보는 건 쉽지 않다. 혹여나 갈치잡이 낚싯배를 탈 기회가 있다면 꼭 한번 갈치회를 맛보도록 하자. 귀한 만큼 입이 즐거워진다. 갈치는 그대로 구워 먹어도 맛이 있다. 비늘을 긁어내고 깨끗이 씻어 간장을 살짝 친 후 바삭하게 구우면 그 맛이 기가 막히게 좋다. 눈으로 보기엔 그다지 특별한 것이 없지만 입은 그 짭조름하고 고소한 맛을 바로 알아챈다. 바삭한 껍질 속에 숨은 촉촉하고 보드라운 속살이 일품이다. 그 맛에 홀딱 반해 염치 불구하고 한 점이라도 더 먹겠다고 젓가락들이 아우성을 친다. 갈치를 이용한 가장 흔한 요리법은 조림이다. 잘 손질한 갈치를 몇 토막 내서 큼직하게 썬 무와 각종 채소를 넣어 매콤하게 조려내는 갈치조림은 밥도둑이 따로 없다. 별다른 반찬이 없어도 갈치조림 하나만 식탁에 올리면 그날 밥상은 진수성찬이나 다름없다. 빨갛게 배어난 양념 속에 감춰진 새하얀 갈치 속살을 한 점 떼어내 입안에 넣으면, 가장 먼저 보들보들한 식감이 여름철 잃어버렸던 식욕을 자극한다. 매콤한가 싶더니 이내 달콤한 맛이 가득 퍼진다. 그야말로 행복한 밥상이다. 제주를 대표하는 음식 가운데 하나가 갈치조림인 만큼 곳곳에 이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많다. 갈치조림 맛은 역시 싱싱한 재료와 집집마다 조금씩 다른 양념 비법에 달렸다. 갈치조림 전문점으로 유명한 제주 시내 물항식당은 신선한 재료는 물론이고 이 집만의 독특한 양념으로 이름난 곳이다. 서귀포에도 갈치조림 전문점이 많은데, 아랑조을거리에 자리한 조림명가는 곁들임 반찬에 갈치회를 조금씩 내놓는다. 주메뉴인 갈치조림에 맛보기용으로 갈치회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다. 쫄깃한 갈치회와 촉촉하고 보드라운 갈치조림까지, 꽤나 만족스러운 한 상이 차려진다. 성산포 맛나식당은 이른바 ‘줄 서는 집’으로 유명하다. 문 여는 시간이 오전 8시 30분인데 이미 그전부터 줄을 길게 서서 진풍경을 연출한다. 이 집 갈치조림을 먹으려면 보통 1시간은 기다릴 수 있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그리 크지 않은 식당에 할머니 두 분이서 쉴 새 없이 갈치를 조려낸다. 메뉴도 갈치조림과 고등어조림 단 두 가지뿐이다. 별다른 재료가 들어간 것도 아닌데 대부분 무 하나 남기지 않고 냄비를 싹싹 비워낸다. 제주에 올 때마다 이 집을 찾는다는 마니아들까지 생길 정도다. 한번 맛보면 이 집만의 중독성 있는 맛에 누구나 매료된다. 게다가 가격까지 착하다. 제주산 갈치로 만든 조림이 1인분에 12,000원이다. 예전엔 1인분 주문이 가능해 나 홀로 여행객도 제주 은갈치 맛을 볼 수 있었지만, 요즘은 2인분부터 주문을 받기 때문에 이제는 짝을 지어 와야 이 귀한 은갈치를 맛볼 수 있다. 재료가 떨어지면 그날 영업은 거기서 끝. 손님이 많은 날엔 낮 12시에도 문을 닫기 때문에 휴일이나 주말엔 조금 서둘러 가는 것이 좋다.이맘때면 제주 장터마다 갈치 풍년이 든다. 제주시 동문재래시장이나 오일장 수산 코너마다 귀한 몸들을 모시느라 분주하다. 늘씬한 몸매를 드러내며 일렬로 가지런히 누워 있는 은갈치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워낙 비싼 몸이라 선뜻 지갑을 열기가 망설여지지만 식탁에 올렸을 때 역시나 제값을 하는 생선이다. 은갈치는 크기와 무게는 물론이고 비늘에 흠집 하나 없이 온전한 상태일수록 몸값이 비싸진다. 보통 kg당 가격을 매긴 갈치는 택배로 전국 방방곡곡에 팔려나간다. 갈치를 손질해서 냉동 팩에 담아 판매하는 곳도 있다.차귀도 등지에서는 직접 갈치를 잡아보는 체험 낚싯배를 운영한다. 밤바다 한가운데 배를 타고 나가 환한 불빛 아래 펄떡이는 갈치를 직접 낚아 올리는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다. 물항식당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임항로 37-4 -문의 : 064-753-2731 조림명가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중앙로47번길 19 -문의 : 064-767-8562 맛나식당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동류암로 41 -문의 : 064-782-4771 주변 음식점 -진주식당 : 전복뚝배기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태평로 353 / 064-762-5158 -흑돼지구이집 하영 : 흑돼지구이, 돌솥밥, 갈비탕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천제연로 101 / 064-738-6011 숙소 - 폴에이리조트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월드컵로45번길 40 / 064-739-3001 - 성산포스카이호텔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동류암로36번길 6 / 064-784-7000 - 제주마리나호텔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신대로 45 / 064-746-6161 https://www.benikea.com/hotel/infoHotel.do?hotelNo=1048 글, 사진 : 정은주(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9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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