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고양시 장항습지에는 서해 바다로 향하는 강줄기 곳곳에 습지가 있다. 자연의 보고인 습지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동식물은 급변하는 생태계 속에서도 여전히 종의 다양성을 지켜내고 품어주는 자연환경에 대한 희망이다. 오랜 시간 보존된 장항습지는 수도권에서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생태를 자랑한다. 바다로 향하는 강줄기의 흐름이 시간 속에 켜켜이 쌓여 자연을 지킨다. 오랜 보존을 위해 정해진 시간, 허가받은 인원만이 탐방할 수 있는 장항습지, 그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자연과 마주하고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우리를 만난다. 습지는 육상, 수생 동식물이 공존하는 자연환경을 갖고 있어 보존해야 할 의무는 물론 가치도 중요하다. 세계 각국이 다양한 생물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습지 생태계를 보호하자는 마음에 습지 보존을 위한 노력을 더하고 있다. 한반도 남한의 북녘, 자유로 옆으로 흐르는 한강하구에는 길이 약 7.6km, 폭 약 0.6km 구간의 장항습지가 형성되어 있다. 장항습지가 습지 자체의 가치와 더불어 더욱 특별한 한 가지는 바로 기수역 습지 생태계라는 점이다. 기수는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구역을 염분 함량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다. 민물의 염분은 낮아서 담수, 바닷물의 염분은 높아서 염수 그리고 이 중간 정도의 염분을 가진 구역을 기수역이라 한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강 하구에도 이러한 기수 지역이 존재했었으나, 현재는 주변 도시의 발달에 따른 환경오염과 매립 등으로 그 규모가 축소되거나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다. 장항습지는 우리나라 4대강을 포함한 큰 강 중 유일하게 하굿둑이 없는 자연 하구이며, 기수역 생태계 습지로 보존되고 있다. 남북한이 분단돼 있어 자연 그대로 보존이 가능했다는 점도 의의를 더한다. 한국전쟁 이후 장항습지 일대는 정전 협정상 남북한이 공동으로 관리하는 공해로 선정되어 유엔 사령부의 관할 아래 있다. 한강하구 수역이란 이름으로 DMZ와 같이 중립지역이면서 군사시설보호구역, 민간인통제구역이기도 하다. 그에 따라 장항습지를 포함한 한강하구 습지 보호구역은 철책으로 둘러쳐져 민간인이 출입할 수 없게 되었고, 자연스레 습지 생태계도 잘 보전될 수 있었다. 한강 하구에 조성된 기수역 생태계는 독특한 특징을 가진다. 염도와 수심이 낮고 물의 혼탁도가 높은 환경으로, 물과 뭍에 영양분이 많고 생산성이 높아 다른 습지와 차이를 지닌다. 강과 바다, 담수와 해수의 특징들이 복잡하게 연관된 먹이그물을 가진 생태계의 특성을 보이는 것이다. 장항습지에는 버드나무 군락지가 넓게 분포되어 있다. 1980년대에 한강 종합개발계획 당시 한강 수위를 유지하고 바닷물이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신곡보라 불린 보를 설치하였으며, 다른 한강 지역과 달리 장항습지 인근은 물속에 설치하면서 신곡수중보라 불리게 되었다. 그때 버드나무를 심으면서 현재의 군락을 형성하게 된 것이다. 이 숲 덕분에 더욱 다양한 개체의 동식물이 자라게 되었다. 특히 기수 지역에서 서식하는 말똥게와의 공생관계를 관찰할 수 있다. 말똥게는 버드나무의 잎과 꽃을 먹고 살며, 버드나무는 말똥게의 배설물로 영양분을 공급받는다. 또한 말똥게가 나무뿌리 주변에 구멍을 뚫고 지내 자연스레 나무의 숨구멍 역할을 한다. 초록빛으로 물드는 여름이 오면, 잘 자란 버드나무 이파리가 울창한 숲을 이루는 장항습지와 마주할 수 있다. 파릇하게 피어나는 봄의 생기와 노랗게 물드는 가을 풍경을 지나 삭막한 듯 보이는 겨우내 머무는 철새 풍경까지, 장항습지의 사계는 활기차고 풍성하다. 재두루미, 저어새, 개리 등 멸종 위기 종을 포함해 36과 122종에 이르는 약 2만 마리의 조류를 철마다 만날 수 있다. 이중 노랑부리저어새, 매, 원앙, 큰 고니, 황조롱이 등은 천연기념물로 보호받고 있다. 그 외에도 식물 391종, 포유류 11종, 육상 곤충 65종, 양서류와 파충류 17종 등 다양한 동식물의 생태도 탐방할 수 있다. 장항습지는 군사시설보호구역이며 민간인통제구역으로 출입에 제한이 있다. 겨울 철새가 머무는 10월부터 3월까지는 출입이 전면 금지된다. 그 외 기간에는 평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사전 신청자에 한해 출입할 수 있다. 탐방 가능 일정과 인원은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출입 신청과 허가 절차에는 최소 14일 정도가 필요하다. 먼저 탐방을 원하는 날짜를 정하기 전에 전화로 탐방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고양시민은 어린이 식물연구회(031-901-5583), 타 지역민은 한강유역환경청 자연환경과(031-790-2852)로 전화하면 된다. 날짜를 확인한 후에는 한강유역환경청 홈페이지에서 출입 신청 서식을 다운로드해 작성한 후, 탐방 일자 기준 최소 10일 전에 출입 신청서에 적힌 이메일 주소로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출입이 최종 승인되면 자연환경해설사가 신청자에게 회신 연락을 하며, 탐방 당일에 자연환경해설사와 동행 탐방을 할 수 있다. 1 여행 팁 장항습지는 공원으로 운영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화장실, 매점, 쉼터 등 기타 편의시설이 없고, 습지 내에서는 물을 제외한 음식물 섭취를 할 수 없다. 습지 탐방을 위해 방문할 때는 계절과 상관없이 긴 팔과 긴 바지를 착용해 해충 피해를 줄이는 것이 좋다. 여름철에는 모자나 선글라스 등을 준비하자. 글 : 여행작가 김애진 사진 : 고양시청 제공 ※ 위 정보는 2021년 6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mo{display:none;} @media screen and (max-width: 1023px){ .mo{display:block;} .pc{display: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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