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시장에는 우리나라 근대사가 함께한다. 을사조약 체결 후 일제가 남대문시장의 상권을 장악하자 경제적인 돌파구로 새롭게 문을 연 것이 종로의 광장시장이다. 1905년, 우리나라 최초의 상설 시장이 탄생한 순간이다. 100년이 훌쩍 넘어선 오늘날 우리는 대형 마트에서 혹은 인터넷으로 장을 보지만, 광장시장은 여전히 인파로 북적인다. 금방 부친 고소한 빈대떡이며, 그 자리에서 양념해 신선함이 살아 있는 육회는 대형 마트나 인터넷으로 구입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거기에 값을 흥정하고, 덤이 따라오는 재미는 전통시장의 자랑이 아닌가! 광장시장에서 가장 번화한 곳은 동문과 북2문, 남1문이 만나는 거리에 형성된 먹거리장터. 전통시장은 나이 드신 분들만 즐겨 찾는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광장시장 먹거리장터는 갓난쟁이를 업은 여성, 학생, 중․장년층, 연세 지긋한 어르신까지 모든 연령을 아우른다. 외국 관광객에게도 인기다. 먹거리장터에는 온갖 먹거리가 넘쳐난다. 그중에서도 ‘광장시장 베스트 5’를 꼽자면 빈대떡&모둠전, 마약김밥, 순대&머리 고기, 육회, 동그랑땡이라 할 수 있다. 모둠회, 매운탕, 비빔밥 등은 다섯 손가락에 빠졌지만 열 손가락엔 넣어야 할 메뉴. 먹거리장터에 들어서면 개선 작업을 통해 넓혀놓은 시장통이 다시 좁아진다. 가게마다 테이블과 의자를 내놓았기 때문. 길은 좁아졌지만 먹는 재미는 늘었다. 낯선 이와 합석하여 인사를 나누기도 한다. 광장시장 최고 인기 메뉴는 누가 뭐래도 빈대떡이다. 빈대떡을 부치는 가게도 많고, 가게마다 쌓아 올린 빈대떡 탑도 인상적이다. 전기로 돌리는 맷돌은 연신 녹두를 갈아대고, 식탁보다 넓은 판에선 노릇노릇 빈대떡이 익어간다. 이것저것 골라 먹고 싶다면 모둠전이 최고다. 육전에 동그랑땡, 고추전, 산적까지 5~6가지가 푸짐하게 올라간다. 여기에 시원한 막걸리를 곁들이면 금상첨화. 이름이 수상한 마약김밥은 먹을수록 중독된 듯이 자꾸 손이 간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단무지와 당근을 넣어 단단하게 만 꼬마김밥을 겨자 소스에 찍어 먹는다. 수북하게 쌓아놓은 김밥이 얼마 지나지 않아 바닥을 보이는 게 신기하다. 주인장은 하루 종일 김밥 마느라 바쁘다. 아기 팔뚝처럼 굵은 왕순대는 비주얼에서 단연 최강. 순대와 고기를 반씩 섞어 푸짐하게 한 접시 주는데, 순대에 찹쌀이 많이 들어가서 포만감이 든다. 육회 식당은 먹거리장터에서 구석진 골목 끝에 모여 있다. 그날그날 작업한 싱싱한 쇠고기를 바로 썰어 양념한다. 고기 먹을 줄 아는 이들은 소금, 참기름, 후춧가루로 양념한 육회보다 신선한 고기를 썰어 기름장에 찍어 먹는 육사시미나 생간에 점수를 준다고. 고기에 배, 부추, 양파, 고추장을 넣어 매콤하게 버무린 채소육회도 별미다. 식사 메뉴로 좋은 것은 육회비빔밥이나 동그랑땡이다. 광장시장의 동그랑땡은 고기를 다져 동그랗게 부친 것이 아니다. 정식 명칭은 돼지고기고추장양념구이. 돼지 목살을 쓰는데, 고기 모양이 동그랗다고 해서 붙은 별칭이다. 동그랑땡의 특징은 양념을 재워놓는 것이 아니라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양념통에 넣었다가 큰 대접에 쌓아서 내준다는 것. 시장의 오랜 역사 못지않게 하나하나 가게의 역사도 깊어, 한자리에서 20~30년 장사해온 집들이 수두룩하다. 김복순 할머니는 약 40년 동안 같은 자리를 지켜왔다. 웬만한 월급쟁이 부럽지 않다는 할머니의 장사 비결은 맛과 인심. 이것은 김복순 할머니뿐만 아니라 먹거리장터 전체의 비결이다. 두툼한 빈대떡 한 장에 4천 원, 육회 한 접시에 1만 5천 원, 동그랑땡 1인분에 1만 3천원, 마약김밥 1인분에 3천 원이니 가격 또한 매력적이다. 시장에 먹거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광장시장의 주요 품목은 남성복과 여성복을 만드는 직물과 의류 부자재, 한복 등이다. 광장시장 서쪽 건물 2층을 가득 메운 구제 시장은 10~20대를 이곳으로 불러들인다. 하나뿐인 물건이라는 것이 구제의 매력이다. 개성을 중시하는 구제 마니아 사이에선 이곳이 성지로 불린다. 광장시장에서 지하철 한 정거장 동쪽에 흥인지문이 있다. 여기 관리사무소에서 서울성곽 흥인지문 스탬프를 찍을 수 있다. 숙정문, 돈의문, 숭례문 등 네 곳에서 스탬프를 모두 찍으면 완주 기념 배지도 받을 수 있다. 한양을 둘러싼 울타리였던 한양도성(서울성곽)은 총 18.6km로, 세계 최대 규모의 도성 방어 성곽이다. 현재 성곽이 대부분 복원되었다. 흥인지문에서 낙산을 거쳐 혜화문에 이르는 구간은 전망이 뛰어나고 이화장, 벽화로 유명한 이화마을, 대학로 등 문화 지대와 연결되어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동묘의 정식 명칭은 동관왕묘. 중국의 유명한 장수 관우의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임진왜란 당시 우리나라를 도와준 명나라의 요청으로 1601년에 건립했으며, 이후 남관왕묘, 북묘, 서묘도 지었으나 지금은 동묘만 남았다. 관우의 조각상을 모신 중심 건물은 두 건물이 앞뒤로 붙은 전형적인 중국풍 사당이다. 복잡한 도심에서 찾아보기 힘든 호젓한 공간으로, 잠시 쉬어가거나 책을 읽기에도 좋다. 가까이에 매운맛으로 유명한 냉면집이 두 군데 있다. 청계천 복원으로 사라질 뻔한 황학동 벼룩시장과 청계천 주변 노점상을 한데 모아 이주한 것이 서울풍물시장이다. 오래된 것일수록 대우받고, 물건에 담긴 옛 이야기와 추억까지 사고파는 곳이다. 골동품, 공예품, 잡화, 전통 생활용품, 구제 의류, 먹거리 등 없는 것 빼고 다 있다. 주말에는 외국인이나 시민, 어린이들이 쓰던 물건을 가져와 직접 풍물장터를 열기도 하고, 정문 상설 무대에서는 다양한 공연을 선보인다. <당일 여행코스> 서울풍물시장→동묘→서울성곽→흥인지문→광장시장 <1박2일 여행코스> 첫째 날 / 서울성곽(인왕산~북악산~낙산~흥인지문)→광장시장→청계천 둘째 날 / 서울풍물시장→동묘→동대문역사문화공원→동대문 의류상가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종로구청 http://tour.jongno.go.kr - 광장시장 http://jkm.or.kr - 서울풍물시장 http://pungmul.or.kr ○ 문의전화 - 광장시장 상인총연합회 02-2269-8855 - 흥인지문 관리사무소 02-2148-4166 - 서울풍물시장 02-2238-2600 ○ 대중교통 정보 [지하철] 1호선 종로5가역 8번 출구, 2․5호선 을지로4가역 4번 출구 * 문의 : 서울메트로 1577-1234 www.seoulmetro.co.kr [버스] 시내버스 초록버스 7212번, 파랑버스 101․103․106․140․150․160․201․260․262․270․271․273․370․720․721번, 빨강버스 9301번 * 문의 : 서울교통정보센터 120 http://topis.seoul.go.kr ○ 자가운전 정보 경부고속도로 양재 IC→한남대교→남산1호터널→삼일대로→종로4가→광장시장 ○ 숙박정보 - 아미가 인 서울 : 종로구 종로31길, 02-3672-7970 http://amiga.inodea.co.kr - 유즈패밀리 : 종로구 율곡로10길, 02)3673-0323 ○ 식당정보 - 오라이등심 : 동그랑땡 (고추장 양념 목살구이), 광장시장, 02-2279-8449 - 창신육회 : 육회, 광장시장, 02-2266-6727 - 부안집복순네 : 모둠전, 광장시장, 02-2268-8640 - 순희네빈대떡 : 빈대떡, 광장시장, 02-2264-7774 http://빈대떡.com/ - 모녀마약김밥 : 마약김밥, 광장시장, 02-2273-8330 ○ 축제 및 행사정보 육의전체험축제 : 9월, 02-2148-1862 http://tour.jongno.go.kr/ ○ 주변 볼거리 청계천, 동대문 의류상가, 동대문역사문화공원, 광희문, 종묘, 창덕궁, 창경궁, 대학로, 성균관 등 글, 사진 : 김숙현(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6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의 모든 콘텐츠(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고 있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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