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도시 남원은 <춘향전>과 판소리로 유명하다. 사랑하는 이와 손잡고 춘향테마파크를 거닐고, 속을 뜨끈하게 데워주는 추어탕을 나눠 먹고, 구성진 가락에 어깨가 절로 들썩이는 국악의 성지에서 공연을 보면 봄 햇살처럼 따사로운 사랑의 기운이 절로 피어오른다. 춘향의 고장에 <춘향전> 못지않은 사랑 이야기가 있으니, 지금은 터만 남은 만복사지가 그 배경이다. 만복사지를 방문한 적이 없는데도 익숙한 느낌이 드는 것은, 고등학교 고전문학에서 배운 《금오신화》의 <만복사저포기> 덕분이다. 남원 고을에 외로이 살던 노총각 양생이 만복사에서 부처와 저포(윷놀이와 비슷한 옛 놀이)를 하여 이기고, 소원이던 아름다운 배필을 만났다. 그 여인은 사람이 아니라 어느 부잣집 딸이 죽어 현신한 영혼이다. 배꽃 만발한 봄날, 만복사에서 만난 영혼과 사랑을 나누고 부부의 연을 맺은 양생의 이야기가 절절하다.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의 배경이 된 곳이지만, 정유재란 당시 화재로 무너져 스산하기 그지없다. 고려 문종 때 창건된 만복사는 승려가 수백 명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컸다고 한다. 지금은 오층석탑(보물 30호)과 석조대좌(보물 31호), 당간지주(보물 32호), 석조여래입상(보물 43호) 등 돌로 된 유물이 절터를 지킨다. 대웅전을 비롯한 전각이 있던 자리에 주춧돌, 돌계단 등 극히 일부가 남았다. 어린아이 키만 한 석조대좌는 불상을 올려놓은 것으로, 큰 돌에 연꽃무늬 등을 새겨 장식했다. 세월에 깎이고 희미해진 돌조각 아래 무심히 풀만 자란다. 아담한 전각을 복원해 그 내부에 모신 석조여래입상은 높이 2m 불상이다. 코와 손이 떨어져 나갔으나 비교적 원형이 잘 보존되었다. 부드럽게 흘러내린 옷자락과 온화한 미소를 머금은 얼굴, 완만한 윤곽선 등이 촌스럽지만 친근한 인상이다. 불상 뒷면에 선으로 새긴 여래입상이 있으니 꼭 챙겨보자. 만복사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석인상이다. 키 3.7m에 다부진 체격, 꽉 다문 입술이 특징인 석인상은 절에서 행사가 있을 때 당(깃발)을 멘 장대를 지탱하던 당간지주다. 만복사지 옆 도로변에 머리 부분이 노출된 채 땅에 묻힌 것을 2009년 절터 안으로 옮기고, 원래 키를 되찾아 주었다. 당간지주는 두 개가 세트인데 만복사지에 석인상 한 기가 있고, 나머지는 춘향테마파크 내 남원향토박물관에 머리만 전시되었다. 춘향에 관한 모든 것을 한데 엮어놓은 공간이 춘향테마파크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춘향뎐>을 촬영하면서 월매 집을 포함해 초가 몇 채를 세트장으로 지었는데, 이후 다양한 건물이 더해져 춘향테마파크로 거듭났다. 매표소를 지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정면에 보이는 남원향토박물관과 오른쪽에 있는 심수관도예전시관을 관람한 다음, 테마파크를 차분히 돌아보는 게 좋다. <춘향전> 이야기 흐름에 따라 만남의 장, 맹약의 장, 사랑과 이별의 장, 시련의 장, 축제의 장 등으로 구분해놓았다. 포토 존으로 인기 있는 하트 벽화, 그네 타는 춘향, 관아에서 매질을 당하는 춘향, 재회한 뒤 가마 타고 한양 가는 모습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 영화 세트장으로 쓰인 월매 집과 첫날밤을 보낸 부용당, 남원 동헌이 잘 보존되었고, 이별을 앞두고 몽룡이 탄 말고삐를 쥐고 흐느끼는 춘향 조형물이 제법 실감 난다. 목기와 옻칠공예품은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남원 특산품이다. 옻칠은 항균 효과 99.9%로 아토피 치료와 방충, 방부, 탈취에 좋다. 우수한 옻칠 기법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도마, 수저, 식도, 컵, 식기 세트, 장식등, 탁자 등 실용적인 제품을 만날 수 있다. 옛 남원역 부지에 둥지를 튼 옻칠목공체험관광협동조합이 공방과 전시·판매장, 체험장을 마련해 옻칠·자개·목공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편백 조각에 춘향과 몽룡을 새겨 옻칠한 뒤 커플이 나눠 갖는 춘향·몽룡 목걸이 만들기, 옻칠한 나무에 자개를 붙여 장식하는 옻칠 자개 체험, 가족이 함께하는 가족 탁자 만들기, 소원을 적어 꽃 모양 바람개비에 꽂아보는 소원 바람개비 등 체험거리가 다양하다. 철로가 일부 남은 옛 남원역 일대에 꽂아놓은 소원 바람개비 수천 개가 인상적이다. 봄이면 양귀비꽃, 가을이면 코스모스가 만발해 소원 바람개비와 어우러진다고. 춘향과 함께 남원을 대표하는 것은 판소리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판소리를 보존하고,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탄생한 곳이 지리산 자락 운봉에 있는 국악의 성지다. 동편제를 정형화한 송흥록의 생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건물 내부에는 판소리의 역사와 명창을 소개한 판소리 기념실, 전통악기를 전시한 민속 국악실, 판소리와 국악 공연을 관람하고 체험할 수 있는 국악 공연실과 국악 체험실 등이 있다. 언덕 위에는 옥보고, 송흥록, 송광록, 박초월 등 명창을 모신 선인 묘역과 옛 명창들이 동굴이나 폭포 아래에서 득음한 것처럼 소리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마련한 독공장도 있다. 공연 일정을 미리 확인하고 방문할 것. 미니 장구를 만들어 즉석에서 연주하는 체험은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광한루원 서쪽으로 남원추어탕거리가 형성되었다. 수십 년을 추어탕만 고집해온 식당이 여러 군데다. 국산 미꾸라지를 삶아 부드럽게 갈고, 지리산 자락에서 재배한 시래기로 걸쭉하게 끓인 추어탕은 여독을 풀어줄 보양식이다. <당일 여행 코스> 문화 유적 답사 코스 / 남원 만복사지→남원추어탕거리→춘향테마파크→옻칠목공체험관광협동조합 명소 탐방 코스 / 남원 만복사지→춘향테마파크→광한루원→남원추어탕거리→국악의 성지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남원 만복사지→광한루원→춘향테마파크→남원추어탕거리→옻칠목공체험관광협동조합→숙박 둘째 날 / 국악의 성지→송흥록 생가→남원 황산대첩비지→실상사 관련 웹사이트 주소 -남원시 문화관광 www.namwon.go.kr/tour/index.do -춘향테마파크 www.namwontheme.or.kr -국악의 성지 http://gukak.namwon.go.kr/ 문의전화 -남원시청 문화관광과 063-620-6161 -남원시종합관광안내센터 063-632-1330 -춘향테마파크 063-620-6836 -국악의 성지 063-620-6905 -옻칠목공체험관광협동조합 063-625-5725 -광한루원 063-620-8901 대중교통 정보 -[기차] 용산역-남원역, KTX 하루 10회(05:20~21:40) 운행, 약 2시간 소요. * 문의 :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버스] 서울-남원,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17회(06:00~22:20) 운행, 약 3시간 10분 소요. * 문의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이지티켓 www.hticket.co.kr 자가운전 정보 -순천완주고속도로 북남원 IC→대사로 따라 3.84km 이동→함양 방면 좌회전→남문로 따라 2.93km 이동→좌회전→만복사길→남원 만복사지 -광주대구고속도로 남원 IC→우회전→충정로 따라 2.9km 이동→서문사거리→의충로→시장사거리에서 우회전→남문로→만복사길→남원 만복사지 숙박 정보 -지리산칸호텔 : 산내면 지리산로, 063-626-2114 http://www.jirisankhanhotel.com/ -그린피아모텔 : 주천면 제바위길, 063-636-7200 -남원자연휴양림 : 남원시 보산로, 063-633-5333 http://www.namwonhuyang.co.kr/default/ -지리산순이네흙집 : 산내면 중황길, 010-9032-5902 http://www.soonyee.kr/ 식당 정보 -부산집 : 추어탕, 남원시 요천로, 063-632-7823 -새집추어탕 : 추어탕, 남원시 요천로, 063-625-2443 -황산토종정육식당 : 삼겹살, 운봉읍 황산로, 063-634-7293 http://www.063-634-7293.kti114.net/idx.htm -심원첫집 : 산채정식, 남원시 모정길, 063-632-5475 축제 및 행사정보 -지리산뱀사골고로쇠약수제 : 2016년 3월 초, 뱀사골 반선주차장, 063-620-5774 주변볼거리 -광한루원, 실상사, 지리산허브밸리, 육모정, 뱀사골, 남원항공우주천문대, 만인의총, 남원교룡산성, 혼불문학관 등 글, 사진 : 김숙현(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10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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