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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작은 섬은 여행자들의 천국이다. 자동차가 없어 청정하고, 섬 안의 길을 따라 구석구석 돌아보기도 편안하다. 자연히 오가는 길에 만나는 섬 주민들과도 친근해진다. 작은 섬이 주는 여행의 맛이다. 장승포항에서 배를 타고 20여 분이면 닿는 지심도도 그러하다. 섬 끝 바위에서 낚싯대 드리우고 앉아 짜릿한 손맛을 누리는 재미, 한여름 뙤약볕을 쐬지 않고 숲 터널 아래를 걷는 재미, 미네랄 가득 머금고 동백 숲을 지나 불어오는 바람을 누리며 쉬는 재미, 육지와 단절되어 내 안의 나와 마주하는 재미가 있다. 호젓하거나, 단란하거나. 지금 우리가 지심도로 떠나야 할 이유다. 한반도 남쪽 바다는 점점이 떠 있는 섬들이 많다. 덕분에 먼 바다에서 밀려오는 거센 파도가 남해안에 직접 닿지 않는다. 맑고 잔잔한 연근해를 가질 수 있는 까닭이다. 그래서인지 남해안에는 알록달록 양식장들이 바다 위를 수놓듯 이어진다. 양식장에서 자라는 것은 굴, 멍게, 전복, 미역, 김 등이다. 언제든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것도 양식장 덕분이다. 자연 그대로의 해산물을 맛보고 싶다면 직접 낚싯대를 들고 바다로 나가보자. 자연산 해산물이 넘쳐나는 바다 한가운데 섬으로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심도는 조류의 흐름이 빨라 고기 맛이 좋고 조황도 좋아 오래전부터 낚시꾼들이 많이 찾고 있다. 휴가철 외에는 장승포항에서 지심도로 들어가는 승객 중 70~80%가 낚싯대를 메고 섬으로 가니 말이다. 이들이 찾아가는 곳은 샛끝벌여, 높은여, 노랑바위 말뚝밑, 마끝 등 10여 곳이다. 이중 마흔육지는 감성돔이 잘 잡히는 포인트란다. 여름철 낚시꾼을 즐겁게 하는 어종은 농어, 자리돔, 참돔, 벵에돔, 전갱이 등이다. 동백꽃 피는 이른 봄에는 부두에 서서 뜰채로 떠올릴 만큼 학꽁치가 많다. 직접 물고기를 낚아 올릴 자신이 없다면 섬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인근 해안에서 직접 잡은 싱싱한 물고기와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민박집 주인의 손맛이 가득 담긴 지심도표 밥상에도 종종 해산물이 오른다. 해발 97m의 지심도는 선착장에서 마을로 가는 길이 꽤나 비탈지다. 하지만 이 길을 올라가면 3.7km 둘레의 섬 한 바퀴를 도는 오솔길이 평지를 걷는 듯 순하다. 길을 따라 1시간 반을 돌며 만나는 섬의 풍경은 꽤나 아름답다. 시원스레 펼쳐진 바다와 태고의 원시림이 번갈아 나타나며 지루할 틈 없이 여행자를 반긴다.지심도의 숲은 생태학습장이다. 약 33만 ㎡(10만여 평)의 섬에 동백나무, 곰솔, 후박나무, 생달나무 등이 빼곡히 자란다. 어른 두 사람이 겨우 안을 수 있는 동백나무도 쉽게 볼 수 있다. 나무 아래 자라는 풀들도 육지의 것들과는 그 크기가 사뭇 다르다. 오랜 시간 부엽토가 쌓여 토질이 좋고, 서귀포 다음으로 강수량이 많아 난대성 상록활엽수가 자라기 좋은 환경이기 때문이다. 지심도 숲은 조선시대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서 ‘지삼도(只森島)’라는 기록으로 찾을 수 있다. ‘상록수가 우거진 섬’이라는 뜻이다. 지심도의 겨울은 동백으로 붉게 물든다. 동백이 지고 나면 산딸기가 지천이다. 뒤이어 돈나무 꽃이 은근하고도 강렬한 향을 내뿜으면 초여름이 찾아오고, 뒤이어 방풍나물 꽃과 기린초가 가을을 부른다. 가을 지심도를 빛내는 것은 소박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구절초다. 그리고 다시 동백이 섬을 붉게 물들인다. 지심도의 짙푸른 숲은 포진지, 탄약고, 서치라이트 보관소, 욱일기 게양대, 방향지시석 등 아픈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일제강점기 일본군이 주둔했던 흔적이다. 청동기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남아 있는 이 섬은 일본군이 주민들을 강제 이주시키기 전까지 17가구가 살고 있었다고 한다. 이후 일본군이 장악하면서 그들의 해군 기지가 되었다. 지금 남아 있는 일본식 가옥도 당시에 지어진 것이라고. 일본군 전등소장 사택으로 쓰였던 건물은 이제 아담한 커피숍으로 바뀌었다. 쌉싸래한 커피 한잔에 바다를 보며 아픈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장소다. 현재 지심도에는 11가구 23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대부분 동백하우스, 동백섬, 동박새, 갈매기 등 정겨운 이름을 걸고 민박집을 꾸려간다. 지심도 분교에도 한때 28명의 학생이 있었으나 지금은 텅 빈 운동장만이 남아 배낭족들의 쉼터가 되고 있다. 장승포항 지심도 터미널 주소 : 경남 거제시 장승포로 56-22 문의 : 055-681-6007 www.jisimdoro.com 주변 음식점 싱싱게장 : 게장정식 / 거제시 장승포로 10 / 055-681-5513 함흥냉면 : 냉면 / 거제시 장승포 신부로1길 2-1 / 055-681-2226 숙소 동백하우스 : 거제시 일운면 지심도길 31-2 / 010-3859-7576 www.dongbak.com 오션베스트호텔 : 거제시 장승포로 1458 / 055-681-9700 http://www.oceanbest.kr/ 기타 여행정보 거제시 문화관광 홈페이지 http://tour.geoje.go.kr 글, 사진 : 유은영(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6년 7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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