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객반(主酒客飯)’이라 했다. 예부터 집에 손님이 찾아오면 주인은 술을, 객은 식사를 권했다. 가양주의 시작은 사람들과 흥겹게 어울리며 함께 나누고 싶은 우리네 따뜻한 정서일지도 모른다. 지평선의 고장 김제에 수확의 계절이 왔다. 곡창도, 마음도 풍요로운 지금이라면 김제를 찾는 객은 더 융숭한 대접을 받을 터. 반가운 마음 가득 안고 김제로 떠나보자. 김제시에는 지역 고유의 가양주를 찾고 그 맥을 이어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이 있다. 올해로 7년차에 접어드는 전통가양주연구회다. 김제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하는 지평선농업대학 전통주반을 수료한 임종기 회장을 필두로 창립되었다. 우리네 역사와 문화, 삶이 고스란히 담긴 가양주의 매력에 푹 빠져 김제 쌀로 만드는 김제 가양주의 맥을 찾고 싶어 연구회를 구성하게 되었다고 임 회장은 전한다. 가양주는 집에서 담그는 술로 사람에 따라, 또 집집마다 그 방법이 천차만별이다. 기본적인 방법은 쌀에 천연 발효제인 누룩을 넣고 물을 부어 삭힌 뒤 술을 걸러내는 것이다. 여기에 각 단계별 차이를 두고 미묘한 맛의 변화를 찾아보는 것이 전통 가양주를 연구하는 과정이다. 술을 빚기 위해 먼저 고두밥을 찌는데 이때 어떤 쌀을 사용하는지, 몇 분 동안 찌는지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진다. 쪄낸 고두밥을 잘 펼쳐서 말린 뒤 누룩과 물을 넣어 버무리면 기본 가양주가 된다. 술을 빚는 횟수에 따라 단양주와 이양주로 분류하는데, 기본 가양주가 된 첫술을 단양주라 한다. 이양주는 쌀, 누룩, 물을 넣을 때 이 첫술을 함께 넣고 버무려 빚은 것이다. 이때 첫술인 단양주를 밑술이라 부른다. 각 재료의 비율도 술맛과 도수에 큰 영향을 미친다. 밑술을 빚을 때는 쌀과 누룩의 비율을 1:1로 한다. 이양주부터는 밑술이 적게 들어갈수록 숙성시간이 길어지고 술맛이 더욱 깊어진다고. 하지만 이 역시 만드는 사람의 손의 온도, 그날의 날씨, 재료의 미세한 차이에 따라 술맛이 달라진단다. 게다가 완성된 술에 꽃이나 나뭇잎, 약초 등을 넣으면 또 한 번 맛이 달라진다고 하니 가양주의 종류는 무궁무진할 수밖에 없다. 전통가양주연구회가 지향하는 가양주의 맥은 약주다. 한 잔으로도 약이 되는 술이 진정한 전통 가양주라고 임 회장은 말한다. 연구회는 꾸준한 문헌 연구를 비롯해 갖가지 방법으로 술을 빚어 기록하고 시음하며 약이 되는 가양주 찾기에 매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그들이 연구한 가양주와 전통 막걸리, 전통 소주를 공식적으로 맛볼 수 있는 시간이 바로 김제지평선축제 기간이다. 축제 때 선보일 김제의 전통 가양주 맛을 위해 오늘도 회원들은 술독을 껴안고 산다. 금산면에 자리한 ‘삶의 향기’는 김제시의 유일한 농가맛집이다. 고향인 김제를 떠나 영광 사람에게 시집갔던 주인은 은퇴 후 다시 고향을 찾았다. 모악산 아래 터를 잡고 늘 해오던 대로 가족의 밥상을 차렸다. 젓갈까지 직접 담가 먹을 정도로 손맛이 좋았던 주인은 지인에게 한두 번 밥을 해주다 어느새 농촌진흥청에서 지정한 농가맛집을 운영하게 됐다고. 이곳의 메뉴는 장수밥상, 벼고을밥상, 너른들 명품밥상까지 모두 세 가지다. 모든 식재료는 김제에서 생산된 것을 사용한다. 그중 어린잎 채소, 꾸지뽕, 감자, 조청, 연근 등은 ‘삶의향기협동조합’에서 생산한 것이다.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은 쌀을 조금 첨가하는 전라도식 들깨탕이다. 파프리카를 넣은 우엉잡채, 꾸지뽕묵, 연근샐러드와 전, 구절판, 직접 담근 김치와 장아찌 등 장수밥상의 기본 찬에 밥과 돼지고기 수육, 된장찌개가 포함된다. 밥은 김제의 황금들녘을 상징하는 노란색으로 치자와 기장을 섞어 짓는다. 국물 있는 수육은 김제산 돼지고기와 각종 한약재를 넣어 삶는다. 벼고을밥상에는 영광 굴비가 추가되고, 너른들 명품밥상에는 돼지고기 수육 대신 한우전골이 올라간다. 모든 음식은 삼삼하고 맛이 깔끔하다. 자연식이고 건강식이며 또한 가정식이다. 삶의 향기는 맛 좋은 밥상과 함께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1박 2일 숙박 프로그램은 장수밥상 저녁, 황토박 숙박, 농가밥상 아침이 제공된다. 음식 만들기 체험은 당일도 가능하다. 아이들과 함께 나물주먹밥 만들기를 비롯해 장 담그기, 김장하기, 장아찌 만들기 등 계절별 체험에 상시 참여할 수 있다. 식사는 하루 전 4인 이상, 숙박이나 체험은 일주일 전 5인 이상 예약 가능하다. 장수밥상 2만 5,000원, 벼고을밥상 3만 원, 너른들 명품밥상 3만 5,000원이다. 숙박 프로그램은 1인당 5만 원이며 체험은 종류별로 다르다. 사적 제111호로 지정된 벽골제는 백제시대에 축조된 최대 규모의 저수지다. 2015년 제17회김제지평선축제가 10월 7일(수)부터 11일(일)까지 닷새간 이 일대에서 진행된다.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3년 연속 선정된 지평선축제는 올해도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 주목할 만한 것은 광복 70주년, 제17회 지평선축제 등 숫자 7과 관련된 것으로, 모두 7개 분야 70여 개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태극기 연날리기, 쌍룡횃불퍼레이드의 참가 인원은 1,770명이다. 축제 기간 중 벽골제단지 내 농경사주제관 일원에서는 ‘지평선쌀 전통 가양주 만들기 체험’이 진행된다. 가양주 체험과 함께 ‘대한민국 막걸리 페스티벌’도 열린다. 전국의 막걸리 50여 종을 만나볼 수 있는 시간으로 1일 2회, 대표 막걸리 10여 종의 무료 시음회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디지털 사진공모전도 기억하자. 축제 중 촬영한 사진을 본부 이메일로 제출하면 지평선쌀로 만든 믿을 수 있는 구수한 누룽지를 선물로 준다. 입장은 무료이며 체험료는 프로그램에 따라 다르다.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를 원하면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하면 좋다. 사전 접수는 9월 30일까지다. 선착순 마감인 행사가 많고 사전 예약 시 현장 접수보다 비용이 저렴하다. 전통가양주연구회 주소 : 전북 김제시 화동골길 178 문의 : 063-545-2323, 010-7248-0116 삶의 향기 주소 : 전북 김제시 금산면 원평1길 190-14 문의 : 063-543-2325 김제지평선축제 주소 : 전북 김제시 부량면 벽골제로 442 벽골제 일원 문의 : 축제위원회 063-540-3190, 3031 / 벽골제 063-540-4094 http://festival.gimje.go.kr/index.sko 1.주변 음식점 우리추어탕삼계탕 : 추어탕, 삼계탕 / 김제시 요촌서길 61 / 063-547-0077 전망좋은집 : 생선회, 백합죽 / 김제시 진봉면 심포6길 93 / 063-544-4471 빠뽕 : 월남쌀국수, 월남쌈 / 김제시 백산면 하정2길 146-25 / 063-546-0020 2.숙소 모악산유스호스텔 : 김제시 금산면 모악로 460-20 / 063-548-4401 http://www.moakyh.co.kr/ 이현심고택 : 김제시 복죽4길 59-16 / 010-3676-0440 샾모텔 : 김제시 동서1길 42 / 063-548-5900 글, 사진 : 김애진(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3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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