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 들여 차려주시는 푸짐한 아침상과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는 주인 내외분의 마음씨는 계속 생각이 날 것 같다. 1박 2일 동안 서울에 머물며 몸은 바빴지만 마음은 넉넉했다. 서울에서 한옥에 머무르고 싶은데 시내 접근성이 좋고, 집 주인의 따뜻한 마음씨도 경험하고 싶다면 ‘북촌마루게스트하우스’를 추천한다. 대문은 한옥의 왼쪽에 있으며 오른쪽으로는 창문 사이로 다양한 무늬를 지닌 형형색색의 도자기 그릇이 진열되어 있다. 위를 올려다보니 2층으로 된 한옥이 고풍스러움을 뽐내고 있었다. 대문에 들어서 몇 걸음을 걷자 정면에 주방이 보였다. 객실이 있는 2층의 돌계단을 오르자 작은 마당이 나타났다. 건물 안쪽은 주인 내외가 사는 공간이었다. 그 왼쪽에 103 패밀리룸이 있고 오른쪽으로는 101 더블룸, 공용 욕실, 102 더블룸이 나란히 있다. 공용 욕실이라고 해도 내 집처럼 ‘내 방을 나오면 옆에 욕실이 있는 것’이다. 정수기와 공용 냉장고는 패밀리룸 왼쪽에 있다. 패밀리룸은 개인 화장실이 제공되며 방 크기는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더 넓어서 가족 단위로 놀러오면 즐거운 추억을 쌓기에 부족함이 없다. 내가 묵은 객실은 102 더블룸이다. 매트리스는 푹신했고 내부도 깨끗했다. 창틀 사이로 보이는 한옥 처마에는 600년이라는 서울의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객실 내에 우리 선조들이 이불이나 옷을 걸었던 목제 선반이 있는데 이 위에 수건과 이불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다. 북촌마루게스트하우스에는 보물 같은 곳이 있다. 바로 2층 마당으로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서울 전경이 인상 깊다. 항아리가 나란히 줄지어 있는 장독대는 아이들이 키 재기를 하고 있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머루가 주렁주렁 달리고 그 아래 한옥 담장이 온갖 식물들을 품고 있다. 마당 의자에 앉아 바라다본 서울 풍경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이다. 북촌마루게스트하우스에서 꼭 경험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조식이다. 내가 이곳을 예약한 이유이기도 하다. 주인이 매일 아침 메뉴를 달리해 아침상을 차린다. 기본 반찬만 5개 이상 나온다. 나는 이틀 전에 담근 김치를 맛보는 행운을 누렸다. 얼마나 아삭하던지. 조미료 없이 직접 담근 장으로 정성스레 만든 반찬과 시래기찌개에 반해 밥 한 공기가 눈 녹듯 사라졌다. 토스트와 시리얼을 먹을 줄 알았는데 집밥 같은 조식을 먹으니 속이 아주 든든했다. 필요한 것은 없는지, 부족한 것이 없는지 계속 물어보시는데 영락없이 손주를 아끼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이었다. 북촌에서 태어나고 자란 가족이 함께 운영하는 북촌마루게스트하우스는 따님과 아드님의 제안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누구나 부르기 쉽고 언덕에 있는 한옥의 특징을 살려 상호명에 ‘마루’라는 이름을 넣었다고. 주인어른은 외국인 또는 외국에 거주하는 교포 등 한국을 방문한 손님에게 손수 해 먹이고 한국의 멋과 맛을 알리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씀하셨다. 그들이 사는 곳으로 돌아가서도 한국에 또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끔 하고 싶다는 마음이 빈말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손님들의 “신경 써줘서 고맙다”라는 한마디, 장인어른과 투숙한 사위가 아내랑 또다시 방문하는 등 계속 찾아주는 분들이 있어 더욱 힘이 난다고 하셨다. 식당에 써 있는 문구 그대로 ‘마음이 부자인 집’ 북촌마루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분들은 ‘아낌없이 베푸는’ 분들이었다. 숙소 대문을 나설 땐 서울에 할머니 댁이 한 곳 생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언제든 들르면 정겹게 반겨줄 것이다. 추석에 일부 보수작업을 진행하고 업데이트된 지도를 정리한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꾸며졌을지 기대가 된다. Info 업소명 : 북촌마루게스트하우스 주소 : 서울 종로구 창덕궁길 152 전화번호 : 010-3253-8751 홈페이지 : www.bukchonmaru.com/ 숙박요금(*조식 포함) : 패밀리룸(2인 기준) 14만 원 - 1인 추가 시 2만 원 / 최대 6명, 22만 원 더블룸(2인 기준) 9만 원 - 1인 숙박 시 7만 원 / 최대 2명, 아동은 1인까지 추가 가능 조식 : 오전 8시30분부터 100% 환불가능 날짜 : 투숙예정일 7일 전까지 체크인 : 오후 2시~6시 (늦어질 경우 숙소에 반드시 연락한다) 체크아웃 : 오전 11시 객실 정보 : 객실 전체 온돌. 패밀리룸(개인 화장실) 1개, 더블룸 2개(공용 욕실) *공용 욕실에는 샴푸, 린스, 보디워시, 비누, 치약 있음 객실 구비사항 : 에어컨, 수건, 드라이어, 와이파이, 옷걸이, 생수, 휴지 취사 여부 : 불가 주차가능 여부 : 국립현대미술관 혹은 정독도서관 유료 주차장 이용 (이 지역은 주차구역이 없으므로 가능하면 대중교통 이용) 부대/편의시설 : 주방, 2층 마당, 한복 체험도 가능 북촌마루게스트하우스를 나오며 “어디를 둘러보면 좋을까요?”라고 묻자 주인 내외는 친절히 지도 한 장을 건네주셨다. 가까이에 북촌책방이 있었다. 이 근처에 서점이 있었던가 싶어 ‘북촌책방’으로 출발했다. 북촌책방은 오랜 시간 세상에 나와 있던 책들을 판매하는 ‘서울 공공한옥’이었다. 독서동아리와 다도, 낭독회 등 책을 매개로 여러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활짝 열려 있는 대문을 지나니 한옥 구조로 된 책방이 나오고, 오래된 책들의 묵은 향이 느껴졌다. 대청마루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무심한 듯 귀엽게 디스플레이돼 있었다. 책장을 빼곡히 채운 헌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해준 <해리포터> 시리즈였다. 마음 맞는 분들끼리 책을 통해 소통하고 교류하고자 만든 북촌책방, 주인분이 내어 주신 차 한 잔의 달콤하고 깔끔했던 맛이 아직도 입안에 맴돈다. Info 주소 : 서울 종로구 북촌로5길 19-12 전화번호 : 02-995-6630 홈페이지 : https://blog.naver.com/bcbooks1201 휴관일 : 일요일, 월요일 운영시간 : 오전 11시~오후 5시(6~9월 오후 6시까지) 카페 레이어드는 영국식 베이커리로 유명한 스콘 맛집이다. 연노란색 문을 열고 들어가면 홀린 듯, 진열된 베이커리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켜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렇게도 찍어보고 저렇게도 찍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흠, 그런데 뭘 먹지?” 여기 해결책이 있다. 레이어드의 대표 메뉴는 ‘크랜베리 크림치즈 스콘’과 ‘바질페스토 스콘’이다. 크랜베리크림치즈스콘의 경우 스콘이 건조하고 퍽퍽하다고 생각될 때쯤 크림치즈가 ‘까꿍’ 하며 나타나는데 크랜베리를 씹는 식감 또한 재밌어 어울림이 좋다. 물론 케이크류와 파이의 맛은 스콘과 견주어도 절대 지지 않을 맛이다. 스콘 한 개당 4500~6500원에 맛볼 수 있다. 안쪽에는 복고풍 소품이 있는 클래식한 공간이 있고, 적절히 배치된 작품들이 멋스러움을 더한다. 포장도 가능하니 욕심이 넘쳐도 괜찮다! Info 주소 : 서울 종로구 북촌로2길 2-3 운영시간 : 평일 오전 8시~오후 10시, 주말 오전 10시~오후 10시 귓속말 Tip. 1. 조미료 없이 직접 담근 장으로 맛을 낸 아침상은 꼭 먹어야 한다. 2. 정수기 맞은편에 각종 지도와 안내 팸플릿이 있으니 꼭 챙긴다. 3. 지하철 3호선 안국역 2번 출구 앞 정류장에서 마을버스 1번을 타면 숙소 바로 앞에 내려준다. 4. 종로에서 유일한 2층 한옥으로 서울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 5. 공용 욕실은 사용 후 깨끗하게 정리하고, 세면도구는 개개인이 준비한다. 글/사진 : 여행Q레이터 박유정 ※ 위 정보는 2019년 12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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