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과 밤이 모두 아름다운 전북 전주 한옥마을을 여행할 때 머무르기 좋은 인근 숙소를 모았다.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서 방을 둘러본다. 시멘트가 아닌, 벽지도 바르지 않은 회벽이다. 재단한 듯 직선으로 딱 떨어지는 벽 대신 어디는 조금 튀어나오고, 어디는 들어간 부드러운 선의 벽에서 사람 냄새가 물씬 난다. 지은 이의 손길이 느껴지는 집은 오랫만이다. 정다운 벽을 쓸어내린 손 그대로 바닥을 훑는다. 바닥엔 옻칠한 한지를 깔았다. 한옥이 단순히 기와와 마루의 겉모양을 넘어 자연과 조화를 이루려는 정신이라면 '인연'은 진짜 한옥이 맞다. 회벽과 한지 바닥은 관리하기가 까다롭다. 회벽은 때로 가루가 바스라지고, 손님의 혹시 모를 실수가 낳은 오염에 대책이 막연하며, 한지 장판은 일반 장판보다 잘 벗어진다. 불편을 견딜 만한가 사람들이 묻지만 이곳 주인은 그저 이 집이 고마울 따름이다. 평생 아파트 생활을 하느라 한옥을 알지 못하던 자신이 자연을 곳곳에 담은 한옥과 어떻게 '인연'이 닿았는가 생각한다. 문 연 지 4년. 그 세월은 한옥과 친해지는 시간, 손님 한 분 한 분과 인연이 늘어가는 시간이었다. 어느 손님이 예전에 그분이 살던 집이었다고, 집이 여전하다고 글썽거릴 땐 그도 함께 글썽글썽했다. 큰 변화라고는 편의상 방마다 화장실 겸 욕실을 갖춘 게 전부다. 수령 200년으로 추정하는 석류나무가 장관인 마당은 또 하나의 매력. 언제나 놀이와 담소, 사색의 공간이 되어준다. 위치 : 전주시 완산구 한지길 36 전화번호 : 010-2908-4965 홈페이지 : www.전주한옥숙박.kr 마당도 없고, 그 마당에 나무 한 그루 키워 보지 않고서 집에 산다고 했구나. 대문을 들어서자마자 만나는 감나무는 이 집에서 40여 년째 살고 있는 대표가 딸을 낳았을 때 대표의 아버님이 기념으로 심은 나무다. 70여 년 역사를 지닌 한옥은 구석구석이 흥미진진한 이야기다. 호기심이 나서 이것저것 불쑥 물어도 웃는 인상의 주인은 친절하게 대답해 준다. 마당 한쪽에 편백나무로 작은 공간을 마련해 정성껏 지은 아침을 대접한다. 제대로 된 집밥이다. 위치 : 전주시 완산구 은행로 83-14 전화 : 063-286-1759 홈페이지 : www.한옥이야기.kr 믿고 가는 게스트하우스 브랜드로 자리 잡은 '블루보트'가 전주에도 잇다. 혼자나 친구끼리 투숙하는 손님이 대다수였지만, 요즘은 엄마와 딸처럼 가족끼리 오는 경우도 잦다. 떠들썩하고 그만큼 번잡스러워지기 쉬운 곳이 아니라 서로 예의를 지키며 여행 중 쾌적하게 휴식할 수 있는 분위기다. 여성 홀로 머물더라도 안심하고 쉬도록 각 방에 번호 잠금장치를 달고, 침대마다 개별 조명과 블라인드를 설치해 호젓한 시간을 보장한다. 위치 : 전주시 완산구 충경로 75 2층 연락처 : 010-6545-9049 홈페이지 : blueboat-hostel.com/jeonju 글 : 김현정 사진 : 장은주 출처 : KTX매거진 9월호 ※위 정보는 2019년 12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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