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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루이·후이 판다 자매의 발걸음이 고창에서 하동으로 이어진다. 중국으로 돌아갈 날을 앞두고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도는 여정이다. 고창에서는 맹종죽 숲을 거닐었다. 이번에는 판다 자매가 날마다 먹는 대나무가 어디서 오는지 찾아 나선다. 그 산지가 경남 하동이다. 루이·후이를 따라가면 여행자도 스탬프를 모을 수 있다. 이번 가을에는 하동으로 떠나보자. ★ 하동 여행 추천 코스 ★ - 정금마을: 화개동천 산비탈에 등고선을 그리며 이어지는 차밭을 품은 마을 - 지리산국립공원 화개탐방안내소: 지리산의 자연과 생태를 전시와 체험으로 풀어낸 안내소 - 하동 화개장터: 화개천과 섬진강이 만나는 자리에 선 장터 - 지리산생태과학관: 섬진강을 내려다보며 지리산의 동식물을 살펴보는 과학관 첫 목적지는 지리산으로 드는 초입에 자리한 정금마을이다. 화개천을 따라 좌우로 차밭이 펼쳐진다. 이 골짜기는 안개가 잦고 습하며 일교차가 커 차나무가 좋아하는 환경이다. 푸른 차밭 곳곳에는 루이바오와 후이바오가 날마다 먹는 대나무가 숨어 있다. 대나무도 차나무와 자라는 조건이 비슷하다. 비가 넉넉하고 물이 잘 빠지는 비탈을 좋아한다. 차밭과 대숲이 한 골짜기에서 이웃해 자라는 까닭이다. 비탈면에 차나무를 가지런히 심었다. 가파른 지형에서 비옥한 흙이 빗물에 쓸려가는 것을 막고자, 산의 능선을 따라 수평으로 밭을 일군 '등고선식 경작'이다. 지형의 단점을 극복한 지혜로운 재배법이 하동 차밭을 대표하는 풍경이 되었다. 계단처럼 반듯하게 다듬는 보성의 다원과는 결이 다르다. 하동의 차밭은 숲과 마을 사이를 자연스럽게 잇는다. 정금정에 오르면 마을과 차밭이 한눈에 들어온다.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대나무는 종류가 많다. 왕대, 솜대, 조릿대, 맹종죽이 대표적이다. 루이바오와 후이바오가 그중 가장 좋아하는 것은 설죽이다. 하동군산림조합이 설죽 채취를 맡는다. 설죽은 한자리에 모여 자라지 않고 차밭과 숲 사이에 흩어져 있어, 사람이 일일이 찾아 손으로 벤다. 설죽을 찾아 나선 길에는 에버랜드 송영관 사육사도 동행했다. 아이바오와 러바오가 처음 왔을 때 하동에서 나는 맹종죽과 솜대, 왕대를 먹였다. 그런데 중국에서 온 사육사가 판다들이 잘 먹지 않는다며 우려를 표했다. 오래 먹이면 영양이 한쪽으로 기울 수 있어 새 대나무를 함께 찾아 나섰다. 하동군 산지를 둘러보다 설죽을 발견했다. 판다들은 그 설죽을 유독 잘 먹었다. 고창 여행에서 만난 맹종죽은 굵은 대신 아린 맛이 강하지만, 설죽은 부드럽고 단맛이 돈다. 쌀로 밥을 지어도 맛이 다르듯 대나무도 저마다 다르다. 하동에서는 예부터 대숲에 소금을 뿌렸다. 양분을 더하고 소독도 되는 방법이다. 바닷가 쪽 대밭에서는 지금도 그렇게 한다. 두 판다는 하루에 제공되는 70~80kg의 대나무를 하나하나 살펴 골라 그중 20kg 남짓을 먹는다. 신선한 대나무를 넉넉히 공급해야 하는 이유다. 이 골짜기에서 벤 대나무가 두 판다의 삼시세끼를 책임진다. 여행 TIP 정금마을 주변에 차를 맛보는 '티카페 하동'이 있다. 쌍계사도 함께 둘러보기 좋다. 정금마을 - 주소: 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 쌍계로 367 - 문의: 055-880-6051 지리산은 1967년에 지정된 우리나라 제1호 국립공원이다. 경남·전남·전북의 3개 도, 5개 시·군에 걸쳐 있다. 산으로 드는 길목에 지리산국립공원 화개탐방안내소가 있다. 등반객만 찾는 곳은 아니다. 쉼터와 전시관을 갖춰 누구나 들르기 좋다. 1층은 지리산을 체험하는 공간이다. 능선과 골짜기 모형을 세우고 그 앞에 탐방로가 표시되어 있다. 한쪽에는 천왕봉 정상석이 있다. 옷걸이에 걸린 국립공원 레인저 복장을 입고, 정상석 앞에서 사진을 찍어볼 수 있다. 2층으로 오르면 십리벚꽃길을 실내에 옮겨 놓은 통로가 눈길을 끈다. 안쪽 전시 공간에는 물이 넉넉한 지리산 화개골의 사진과 설명이 걸려 있다. 과거, 이상향이던 지리산 청학동을 찾아 발길을 옮겼던 옛 선조들의 이야기도 전해진다. 그들은 쌍계사와 불일폭포를 으뜸으로 꼽았다. 그만큼 옛사람들이 지리산 화개골을 각별히 여겼다. 쉼터에는 불일폭포 영상이 흐른다. 한쪽에는 최치원이 불일암 주변에 새겼다고 전하는 완폭대 바위를 재현했다. 폭포를 감상하는 바위라는 뜻이다. 빈백에 몸을 누이면 폭포 영상과 창 너머 지리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기후변화를 주제로 한 체험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벌집을 유리 상자에 넣은 체험대가 눈에 띈다. 꿀벌이 줄면 무슨 일이 생기는지 묻고, 수분 과정을 직접 따라 해 보게 한다. 밖으로 나오면 야외 피크닉장이다. 나무 그늘 아래 탁자와 의자가 놓여 있다. 도시락을 먹거나 쉬기에 좋은 공간이다. 옆 유리온실은 자생식물증식장이다. 이곳에서는 국립공원 훼손지를 되살릴 때 쓸 식물을 연구하고 기른다. 지리산국립공원 화개탐방안내소 - 주소: 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 화개로 541-9 - 운영 시간: 10:00~17:00 ※ 매주 월요일 휴무 - 문의: 055-883-1750 지리산 골짜기를 빠져나온 물이 섬진강과 만나는 곳에 하동 화개장터가 있다.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경상도와 전라도가 마주 본다. 화개장은 조선 중엽부터 해방 전까지 전국에서 손꼽히던 장이었다. 화개장은 섬진강을 거슬러 오르던 배가 닿는 마지막 나루였다. 지리산 사람들은 고사리와 더덕, 감자를 지고 내려왔고, 구례와 함양 사람들은 쌀과 보리를 실어 왔다. 남해 바다에서는 뱃길로 소금과 미역, 고등어가 올라왔다. 산과 들과 바다에서 난 것들이 여기서 만났다. 장터 어귀에는 등짐을 진 보부상 석상이 서 있다. 소금과 젓갈을 지고 강변 길을 오가던 사람들이다. 김동리는 이들이 모였다 흩어지던 화개장터를 무대로 소설 〈역마〉를 썼다. 길 위의 운명을 그리기에 알맞은 자리였다. 뒷날 조영남이 부른 노래 〈화개장터〉가 이곳을 다시 알렸다. 장터 한가운데에는 노래를 부른 가수의 동상을 세웠다. 화개장터는 2014년 불이 나 점포 절반이 탔지만, 성금을 모아 2016년 다시 열었다. 지금은 매일 문을 여는 관광형 시장이다. 좌판에는 약초와 마른 나물이 쌓여 있다. 헛개나무, 우슬, 상황버섯, 도라지, 오미자까지 약재가 특히 많다. 봉지마다 붙은 색색의 이름표를 읽어 내려가는 재미가 있다. 하동의 특산품인 녹차와 재첩도 곳곳에 놓여 있다. 골목 안쪽 식당에서는 섬진강 재첩으로 끓인 재첩국과 참게탕을 낸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루이&후이의 스탬프존은 화개장터 관광안내소 앞에 있다. 그 옆에는 곶감과 짚신을 늘어놓고 장사하는 판다 모형이 서 있다. 2026년 11월까지 진행되는 캠페인 기간에 도장을 모아 에버랜드를 찾으면 개수에 따라 선물을 준다. 한정판 굿즈도 여행지에 맞춰 새로 나온다. 이번 하동 편은 등짐을 진 보부상 차림이다. 장터 어귀의 석상과 같은 모습이다. 하동 화개장터 - 주소: 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 쌍계로 15 - 문의: 055-883-5722 화개천에서 나와 섬진강 물길을 따라 내려가면 악양면이다. 지리산생태과학관은 섬진강이 탁 트이게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자리해, 아이와 함께 반나절을 보내기 좋은 곳이다. 1층은 표본실과 체험실이다. 지리산에 사는 곤충 표본이 전시관을 채운다. 대벌레와 큰노랑잎벌레처럼 몸을 숨기는 곤충도 있다. 나뭇잎과 대나무, 가랑잎 가운데 무엇으로 위장하는지 하나씩 찾아본다. 생태계를 쉽게 이해하도록 꾸민 모래놀이 체험도 운영된다. 2층 생태전시실은 지리산 숲을 그대로 들여왔다. 나무 사이에 반달가슴곰과 독수리를 세웠다. 반달가슴곰은 가슴에 흰 반달무늬가 있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2004년부터 지리산에서 복원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삵, 담비, 하늘다람쥐, 두꺼비처럼 지리산에 사는 다른 생물도 소개한다. 판다도 곰과에 속한다. 반달가슴곰이 도토리와 열매를 두루 먹는 잡식이라면, 판다는 대나무를 주로 먹는다. 같은 곰인데 먹거리가 다른 점이 흥미롭다. 복도에는 지리산 야생화 표본이 길게 늘어선다. 뿌리부터 꽃까지 통째로 눌러 말린 표본이라 이름과 생김새를 나란히 놓고 본다. 창가에는 섬진강을 가까이 당겨보는 망원경이 있다. 안쪽은 VR 체험실이다. 좌석에 앉아 기기를 쓰면 롤러코스터를 타거나 공룡 사파리를 누빌 수 있다. 화면이 기울면 좌석도 함께 움직인다. 발길이 오래 머무는 곳은 섬진강이 내려다보이는 작은 도서관이다. 곡면 벽에 책장을 두르고 푹신한 계단식 마루를 깔았다. 생태와 자연을 다룬 어린이책이 대부분이다. 신을 벗고 앉아 책을 읽기 안성맞춤이다. 밖에는 나비 우화장이 있다. 번데기가 날개를 펴고 나비로 날아오르는 곳이다. 그물을 씌운 온실에 나비가 좋아하는 꽃을 심어두었다. 1층에서 표본으로 본 나비가 여기서는 날아다닌다. 루이바오와 후이바오의 먹이인 대나무를 따라나선 여행이었다. 자매가 돌아가는 날까지 하동은 두 판다의 밥상을 책임진다. 여행 TIP 대한민국 구석구석 앱에서 디지털 관광주민증을 발급받아 제시하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지리산생태과학관 - 주소: 경상남도 하동군 악양면 섬진강대로 3358-30 - 운영 시간 [하절기(3월~10월)] 09:00~18:00 [동절기(11월~2월)] 09:00~17:00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추석 당일 휴관 - 이용 요금: 어른 1,000원, 청소년 800원, 어린이 600원 - 문의: 055-884-3026 | 글, 사진: 김덕식 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26년 9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글, 사진은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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