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청량리역에서 기차에 몸을 실어 2시간 남짓 달리면 강원 영월에 닿습니다. 오래된 한옥에서 시작해 라디오와 사진에 담긴 시간을 따라가는 영월 도보 여행 코스를 소개합니다. ★ 추천 코스 ★ - 기분조은 베이커리카페: 영월 농산물로 만든 디저트를 맛볼 수 있는 카페 - 라디오스타박물관: 옛 KBS영월방송국을 리모델링한 라디오 테마 박물관 - 동강사진박물관: 국내 최초의 공립 사진박물관 기분조은 베이커리카페는 영월역에서 도보 5분 거리인 영월 뉴트로드 3번길에 있어 뚜벅이 여행의 첫 코스로 들르기에 제격입니다. 1958년 지어진 여인숙을 리모델링해 2022년 11월 문을 연 이곳은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디저트를 선보이는 베이커리 카페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한옥 특유의 공간감이 느껴집니다. 천장의 동그란 조명이 은은하게 빛을 밝히고 나무 의자와 원형 테이블이 단정하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창밖으로 골목 풍경이 들어오고 곳곳의 화분이 공간을 더욱 편안하게 만듭니다. 벽에 붙은 안내문에는 여인숙이던 건물을 개조해 문을 열었다는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또한, 밀가루를 넣지 않고 영월산 재료로만 만든 특허 빵을 비롯해, 아이들이 마음껏 먹을 수 있는 간식을 만들겠다는 마음이 글에서 그대로 전해집니다. 앞에는 손으로 빚은 그릇과 인형이 가지런히 진열되어 있습니다. 카페에는 영월을 소개하는 책자가 마련되어 있어 일정을 짜기 유용합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 포스터와 커튼 속 단종 캐릭터 등 공간 구석구석에 영월의 역사가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습니다. 영월에 짙게 깔린 단종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엿볼 수 있습니다. 창 너머로는 담장 아래 쌓인 장작이 보이고 그 앞으로 작은 마당이 펼쳐집니다. 긴 나무 선반을 따라 이어지는 좌석은 혼자 앉기에도 부담이 없습니다. 은은한 조명 아래 앉아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걸어오느라 달아오른 몸을 식힐 겸 대표 메뉴를 주문합니다. 고소한 수수와 바삭한 아몬드 크런치, 달지 않은 수제 팥이 한 그릇에 담긴 1인용 빙수입니다. 함께 나온 우유를 취향에 맞게 곁들여 먹는 방식으로, 천천히 부을수록 수수가루와 섞이며 풍미가 달라집니다. 끝까지 눅눅해지지 않는 크런치의 식감이 마지막 한 숟가락까지 이어집니다. 빙수를 비운 뒤, 마당으로 나가봅니다. 담장을 따라 장작이 차곡차곡 쌓여 있고 자갈 사이 디딤돌이 정갈한 인상을 줍니다. 선선한 초가을 볕 아래 야외 테이블에 앉아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습니다.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다음 코스인 라디오스타박물관으로 향합니다. 여행 TIP 밀가루 없이 100% 영월산 재료로 만든 특허 빵 '영월애빵'과 단종의 후식을 재현한 상차림도 대표 메뉴입니다. 기분조은 베이커리카페 - 주소: 강원특별자치도 영월군 영월읍 덕포시장길 38 - 운영 시간: 09:30~18:00 ※ 매주 월요일 휴무 기분조은 베이커리카페에서 15분 정도 걸어가면 금강공원 안에 있는 라디오스타박물관에 이릅니다. 옛 KBS영월방송국 건물을 리모델링해 2015년 8월 문을 연 곳으로 라디오와 관련된 역사와 추억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입구 안내 표지석 위에 안테나를 세운 라디오 모형이 올려져 있어 어떤 공간인지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1층 전시실은 라디오의 역사를 따라 걷도록 꾸며져 있습니다. 광석 라디오에서 트랜지스터와 IC 라디오를 거쳐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소리를 전하는 기계가 작아지는 과정이 벽면 패널에 차례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맞은편 진열장의 실제 수신기들을 하나씩 살펴보다 보면 우리에게 익숙한 라디오가 손안으로 들어오기까지의 시간이 그려집니다. 안쪽으로 걸음을 옮기면 영화 〈라디오 스타〉에 등장하는 록밴드 '이스트리버'의 무대를 재현한 포토존이 나타납니다. 드럼과 스피커, 미용실 간판까지 영화 속 소품이 그대로 갖춰져 있어 사진을 남기기 좋습니다. 이곳을 지나 왼편으로 들어가면 작은 상영관이 있어 영화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편안히 앉아 감상할 수 있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면 라디오를 직접 들어볼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카운터에 놓인 라디오마다 카세트테이프가 들어 있어 버튼 하나만 누르면 헤드폰으로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유리창 너머로 카세트테이프가 벽 한 면을 가득 채운 자료실이 보여 시선이 오래 머뭅니다. LP 음반이 빼곡하게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익숙한 가수들의 앨범 재킷을 훑어보다 보면 걸음이 절로 느려집니다. 옆에는 나무로 짠 진공관 라디오가 줄지어 전시되어 있어 라디오가 집안의 소중한 가구 역할을 했던 시절을 떠올리게 합니다. 콘솔이 놓인 조정실과 유리창 너머 부스가 예전 모습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문 안쪽으로는 곡선형 방송 데스크와 마이크가 자리를 지키고 있어, 이곳에서 지역 방송이 만들어지던 시간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직접 라디오 DJ가 되어보는 재밌는 체험 공간도 있습니다. 부스 밖에 놓인 여러 편의 대본 중 마음에 드는 하나를 골라 안으로 들어가 마이크 앞에 앉습니다. 안내에 따라 녹음을 시작하고 원고를 읽어 내려가는 동안 잠시나마 진짜 진행자가 된 기분이 듭니다. 완성된 녹음은 직접 가져갈 수 있어 영월 여행의 기념품으로 남습니다. 박물관을 나와 도보 30분 거리에 있는 동강사진박물관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여행 TIP KB스타뱅킹 앱의 '전국 공립 박물관·미술관 무료관람 프로젝트'를 신청하면 입장료 없이 관람할 수 있습니다. 라디오스타박물관 - 주소: 강원특별자치도 영월군 영월읍 금강공원길 84-3 - 운영 시간: 09:00~18:00 ※ 매주 월요일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그 다음날), 1월 1일, 설·추석 당일 휴관 - 이용 요금: 어른 3,000원, 청소년·어린이·군인 2,000원 - 문의: 033-372-8123 동강사진박물관은 2005년 7월 문을 연 국내 최초의 공립 사진박물관으로 194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을 대표하는 작품 1,500여 점과 클래식 카메라 130여 점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앞마당에서 열리는 야외 사진전에서는 국제공모전 선정작을 패널로 만날 수 있어 건물에 들어가기 전부터 관람이 시작됩니다. 사진제는 박물관 외벽에서도 이어집니다. 왼쪽의 본관과 오른쪽의 별관 건물 두 면을 가득 채운 대형 흑백 사진이 멀리서도 눈에 띕니다. 본관 문을 열고 들어오면 로비 한쪽에 네컷 부스가 있어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습니다. 바로 옆은 올해 20주년을 맞은 박물관의 기념 전시로 채워져 있어 2004년 기공식부터 지금까지의 기록을 차례로 볼 수 있습니다. 올해로 24회를 맞은 동강국제사진제는 2026년 7월 17일부터 10월 11일까지 열리며, 제1·2전시실에서는 국제주제전에 참여한 노순택 작가의 전시 〈달을 보라-오해에 관하여〉 작품을 만납니다. 푸른 벽을 따라 손과 팔의 몸짓만 남은 사진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같은 몸짓이라도 보는 이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읽히는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제6전시실에서는 동강사진상 수상자전이 열립니다. 동강사진상은 성실한 창작 활동으로 국내 사진 발전에 기여하고 한국 사진을 해외에 알린 사진가에게 주는 상으로, 올해는 임안나 작가가 수상했습니다. 임안나 작가의 〈더 보이스 비하인드〉는 현대 사회에 스민 불안과 권력의 폭력성을 독창적인 시선으로 재현해 온 작가의 작품답게, 인물과 배경이 묘하게 어긋난 화면 앞에 오래 머물게 됩니다. 같은 전시실에서 또 다른 전시가 열려, 탄광에서 일하던 사람들의 얼굴도 만날 수 있습니다. 강원특별자치도 사진가전 〈흑가(黑歌)〉는 1970년대부터 오늘까지 강원도 탄광 지역 탄부들의 삶을 기록한 사진을 한자리에 모은 그룹전으로, 서로 다른 세대의 시선이 하나의 이야기를 만듭니다. 검은 석탄가루로 뒤덮인 얼굴과 갱도의 깊은 침묵을 마주하고 있으면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삶이 누구의 노동 위에 세워졌는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됩니다. 제7전시실과 야외 전시장에서 열리는 국제공모전 전시 중 헝가리 작가 발라주 투로시의 〈The Nature of Things〉는 앞선 전시와 결이 다릅니다. 인간은 삶이 유한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떤 흔적이든 남기려 하는 유일한 생명체라는 물음에서 출발해, 삶을 내려놓는 작가의 할머니와 갓 태어난 아이의 모습을 한 벽에 나란히 세웁니다. 주름진 손과 아기의 웃음, 물가에 선 마른 풀이 부드러운 색으로 흐르며 죽음과 탄생이 서로를 향해 기울어지는 지점을 조용히 보여줍니다. 전시실마다 벽의 색과 작품 연출 방식이 달라 한 바퀴를 도는 동안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영월은 서두르지 않아도 하루가 충분히 채워지는 곳입니다. 걷기 좋은 계절, 영월로 향하는 기차에 가벼운 마음으로 몸을 실어 보시길 바랍니다. 동강사진박물관 - 주소: 강원특별자치도 영월군 영월읍 영월로 1909-10 - 운영 시간: 09:00~18:00 (매표 마감 17:30) ※ 매주 월요일(단,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공휴일 다음의 첫 번째 평일) 휴관 - 이용 요금: 어른 3,000원, 청소년·군인 1,500원, 어린이 1,000원 - 문의: 033-375-4554 | 글, 사진: 전혜연 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26년 9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글, 사진은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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