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양림 하면 '숲'과 '휴식'이란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숲이 내뿜는 피톤치드 속에 몸도 마음도 치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시 생활에 찌든 사람들에게는 더욱더 절실한 단어일지 모른다. 경북 영천에 자리 잡은 운주산 승마자연휴양림에서는 숲에서 누리는 휴식 외에도 또 다른 즐거움이 있는데, 바로 승마다. 숲에서 몸과 마음을 쉬고, 승마로 활력을 돋운다. 운주산 승마자연휴양림은 그야말로 일석이조의 힐링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운주산 승마자연휴양림은 항상 구름에 휩싸여 있어 '구름이 머무르는 산'이란 뜻을 지닌 운주산 끝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언뜻 들으면 산세가 험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휴양림은 운주산 끝자락의 완만한 구릉지대에 조성되어 있다. 완만한 산세를 이루는 숲과 넓은 구릉지에 자리해 휴양림과 승마장에 적합한 지리적 조건을 갖춘 곳이다. 운주산 승마자연휴양림이 우리나라 최초로 휴양림과 승마장이 결합된 자연휴양림이 된 이유다. 아쉽게도 휴양림 내에는 특별한 생태체험 프로그램이 없다. 그런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휴양림을 둘러싸고 있는 숲이 리기다소나무로 이루어진 단순림이라 다양한 생태 환경을 접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북미가 원산지인 리기다소나무는 생장 속도가 매우 빠르고, 척박한 땅에서도 생존 능력이 뛰어난 소나무다. 1960년대 이후 산림녹화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일등공신 대접을 받기도 했다. 북미에서는 지름 1m, 최대 높이 30m까지 자란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생장 환경이 다른 탓인지 30m에 이르는 리기다소나무는 아직 없다고 한다. 휴양림 주변의 소나무 숲 역시 1970년대에 연료림으로 조성되었다. 리기다소나무 숲에는 간혹 적송의 모습이 눈에 띈다. 리기다소나무의 생장 속도를 따라가려는 듯, 언뜻 리기다소나무의 길쭉한 모양새를 닮았다. 생장이 빠른 리기다소나무와 경쟁하느라 애처롭기 그지없다. 방문자센터 좌우로 난 길은 휴양림을 한 바퀴 도는 약 3km의 임도로 이어져 있고, 정상 전망대에서 능선을 따라 중세돈지의 숲속의 집까지 솔바람길로 불리는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방문자센터를 출발해 임도를 따라 전망대를 경유해 방문자센터로 내려오는 코스는 총 4km 정도로 한 시간 반이면 쉬엄쉬엄 다녀올 수 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대구와 포항을 잇는 고속도로 뒤로 영천댐과 멀리 보현산 자락이 길게 이어진다. 전망대 입구까지는 임도로 이어져 있어 차로도 갈 수 있지만, 능선을 따라가는 길은 온전한 리기다소나무 숲길로 큰 기복 없이 편안하게 걷기 좋은 길이다. 운주산 승마자연휴양림은 휴양림 시설과 승마장 시설이 별도로 나뉘어 있지만, 서로 잇닿아 있어 찾아가기 쉽다. 휴양림은 완만한 산골짜기를 따라 길게 이어지고, 울창한 소나무 숲이 둘러싸고 있다. 33㎡, 46㎡, 49㎡, 71㎡ 등 다양한 크기의 숲속의 집과 10개의 야영장 시설이이 있다. 누구나 언제든지 편하게 와서 머물다 갈 수 있는 곳이다. (휴양림 입장료:무료, 주차료:2,000원(1대/1회)) 영천은 말의 역사가 제법 깊은 고장이다. 영천 서북쪽에 자리 잡은 신녕면은 조선시대 지방역원의 중심인 장수역이 있던 곳이다. 역은 말과 역졸을 두고 한양과 지방을 오가는 문서를 전달하거나 공물 운송, 관원과 사신의 영접 기능을 담당하던 곳이다. 장수역은 종6품인 찰방이 역을 운영하고 관리했는데, 조선 태조 때까지만 하더라도 17개 역을 거느릴 정도였고, 10여 마리의 역마와 마위전(역마의 유지와 관리에 필요한 토지)을 보유하고 있었다. 일본으로 가던 조선통신사도 안동․의성을 거쳐 장수역을 지났고, 조선통신사를 위해 경상감사가 전별연을 베풀기도 했다. 그만큼 영천은 말의 고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운주산 승마자연휴양림 내에 조성된 승마장은 영천의 말 역사와 무관하지 않다. 승마장은 실내승마장과 실외승마장, 외승로와 마사를 갖추고 있다. 이곳의 말들은 모두 52마리로 대부분 몸에 과부하가 걸리거나 경마 성적이 떨어지는 경주마들이다. 길들이는 데 일주일 걸리는 명민한 말도 있는 반면, 1년 이상 걸리는 말도 있다고 한다. 승마장에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승마체험을 진행한다. 실내승마장에서 진행하는 승마체험은 20분 정도 정해진 트랙을 도는 체험이다. 단순해 보이지만 말에 오를 때부터 내릴 때까지 말과 함께 호흡하는 시간이다. 말에 오르면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균형을 잡아야 한다. 말은 겁이 많은 동물이기 때문에 말을 편하게 해줘야 사람과 일심동체가 되어 제대로 걷는다. 겁이 많거나 체격이 작은 참가자는 조랑말처럼 작은 제주도의 한라마를 타게 된다. 승마체험은 어른 2만 원, 청소년 1만 5,000원, 초등학생 1만 원이다. 승마체험과 함께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마차체험도 함께 진행한다. 승마장을 출발해 휴양림 입구까지 왕복 1.5km를 운행한다. 어린이만 탈 수 있으며, 1인당 5,000원이다. 말을 타보면 생활 습관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승마를 하면 자세 교정에 큰 도움이 되는데, 특히 허리와 척추, 고관절과 골반 등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에게 효과가 크다고 한다. 즉 말이 움직일 때마다 일어나는 반동이 상하, 좌우로 말을 타고 있는 사람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뼈대의 밸런스를 잡아주고, 혈액 순환을 도와주기 때문이란다. 승마는 치료 효과도 있지만, 자연 속에서 말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활력을 되찾는 자연 치유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이제 승마는 단순히 레저나 체험의 단계를 넘어서 건강승마, 재활승마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저무는 태양과 같던 고려와 새롭게 뜨는 태양과 같던 조선을 대표하는 두 사람이 있었다. 정몽주와 훗날 태종이 되는 이방원이다. 이방원이 보낸 <하여가>에 정몽주는 <단심가>로 화답했고, 결국 선죽교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고려의 충신도, 고려 왕조도 그렇게 막을 내렸다. 영천은 정몽주의 고향이다. 운주산 승마자연휴양림으로 가는 길에 만나는 임고서원은 조선 명종 때 지어진 서원으로 정몽주를 배향하고 있다. 조선 고종 때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훼철된 이후 1965년에 복원되었고, 최근 성역화 사업을 통해 새롭게 단장했다. 임고서원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은행나무다. 수령이 500년이나 되는 이 은행나무는 임진왜란 이후 소실된 서원을 옮겨 지을 때 같이 옮겨 심었다고 전한다. 가을이 깊어가는 요즘 임고서원 은행나무도 천천히 가을색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조옹대 입구에는 포은유물관이 자리 잡고 있다. 정몽주의 출생과 삶, 업적 등을 전시한 포은관을 비롯해 임고서원의 연혁과 성리학 이야기를 담은 임고관, 영상실로 꾸며져 있다. 임고서원의 전경을 보고 싶다면 조옹대에 올라야 한다. 조옹대는 정몽주가 낚시를 즐기던 곳으로 용연이라는 연못과 함께 새롭게 복원했다. 조옹대에 올라서면 임고서원 은행나무와 구서원, 신서원의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임고서원에서 4km 남짓 떨어진 선원리에서는 매산고택과 정용준 가옥을 차례로 만날 수 있다. 그 중 정용준 가옥에 있는 연정과 연못은 계곡을 넓혔음에도 인공미가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운치가 엿보인다. 연정과 연못은 이병헌과 수애가 주연을 맡은 영화 <그해 여름>의 촬영지다. 주변 음식점 -편대장영화식당 : 육회 / 경상북도 영천시 강변로 50-15 /054-334-2655 http://www.pdj.co.kr/ -일미식육식당 : 갈비살 / 경상북도 영천시 임고면 포은로 448 / 054-335-7019 -운주식당 : 추어탕 / 경상북도 영천시 임고면 운주로 12 / 054-335-9789 -조옹대식당 : 제육볶음 / 경상북도 영천시 임고면 포은로 456 / 054-335-0903 숙소 -운주산 승마자연휴양림 : 경상북도 영천시 임고면 승마휴양림길 105 / 054-330-6287 http://unjusan.yc.go.kr/main/ -청우장모텔 : 경상북도 영천시 삼산길 8 / 054-331-8763 -탑모텔 : 경상북도 영천시 완산중앙7길 13 / 054-338-0333 글, 사진 : 문일식(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6년 7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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