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p 신비에 싸여있는 운주사의 창건에 대해 가장 널리 퍼진 것은 통일신라말 도선국사에 의한 것이라는 설이다. 풍수지리에 능통한 도선국사가 우리나라의 지형을 배의 형상으로 보고 천불천탑을 세워 진압하였다고 전해진다. 불상과 탑들은 그 양식으로 보아 12~13세기 고려시대에 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각양각색의 불상과 탑들을 바라보며 어느 시기, 어느 누가, 무엇을 기원하며 만들었을까,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는 것도 좋겠다. 그 많던 달력도 어느덧 마지막 장.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무엇인가를 차분히 정리하고 돌아올 한 해를 준비해야 한다. 이럴 때 고즈넉한 산사(山寺)에 마음과 몸을 맡겨보자. 여기 천 년의 세월을 간직한 운주사가 있다. 민초들의 삶과 닮은 미륵 석불의 생김처럼 그럴싸한 전설이 또 다른 전설을 낳아 지금까지도 베일에 가려져있는 가람과의 조우. 마침표를 찍지 못한 미완성의 객체로 천 년의 세월을 살아온 운주사는 한 해를 보내며 무엇인가 배움을 얻고자 하는 객들에게 끊임없는 이야기를 건넨다. “천불동은 나를 감동시킨다. 현대의 어떤 예술 작품도 그 만큼 나를 감동시키지 못했다 독일 예술 평론가인 힐트만은 운주사 천불석탑을 이렇게 극찬했다. 황석영의 소설 ‘장길산’의 무대로도 등장하면서 일약 민중해방의 미륵성지로 떠오른 운주사. 원래 운주사에는 1,000구의 석불과 1,000기의 석탑이 들어서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천불천탑이라 불려졌다고 하나 이제 남은 것은 석불 93구, 탑 19기. 이 천불천탑이 누가,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명확하지 않기에 많은 전설과 사연들이 전해진다. 아직도 많은 작가들이 이 운주사를 주인공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으니 말이다. 천불천탑의 불가사의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우선 광주행 버스를 타고 5시간 여 내 달린 다음, 또 다시 화순으로 가는 버스를 갈아타고 1시간을 더 달려야 도착하게 된다. 긴 시간을 토해 내야 당도할 수 있는 그 곳, 운주사. 사실 절이라 하여 처음에는 경주의 불국사 정도로만 생각했다. 허나 매표소를 지나 일주문을 통과하는 순간, 미지의 세계에 온 것 마냥 전혀 낯선 풍경들이 펼쳐졌다. 이목구비를 분간할 수 없는 돌부처와 돌탑이 바람에 휘날려 흩어져 있는 절. 기존의 절의 이미지를 완벽히 깨는 형색이었다. 뭔가 빠진 듯 하면서 단단히 채워진 기묘한 분위기다. 운주사에 오면 각양각색의 석불과 탑을 차근차근 감상해 봐야 한다. 특히나 단순하게 처리된 눈과 입, 기다란 코, 단순한 법의 자락이 극히 인상적. 민간에서는 할아버지, 할머니, 남편, 아내, 아들, 딸, 아기 부처라고 불러 오기도 하는데 마치 우리네 민초들의 얼굴을 표현한 듯 소박하고 친근하다. 아니 소박하면서도 독특하다고 해야 될까? 운주사의 돌부처들은 세련된 불탑에서 보아 오던 근엄한 표정은 도무지 찾아볼 수 없다. 이는 운주사 불상만이 갖는 특별한 매력이다. 일주문을 통과하면서 객을 맞는 것은 보물로 지정된 9층 석탑. 전체적으로 세련된 조화를 이루면서 위풍당당하게 서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탑신석에 특이한 마름모꼴 교차문양과 꽃잎문양이 그려져 있다 이것이 바로 운주사 중심탑, 즉 돛대에 해당되는 곳이라고. 뒤에 바로 7층 석탑이 따르는데, 9층석탑에서 사선으로 바라보는 그 조화가 운주사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할 수 있다. 각 석탑들의 몸돌에는 X, V ◇, // 등 무늬도 제각각. 대웅전으로 가는 천왕문에 이르기 전, 특이한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보물 석조불감. 이는 독특한 양식의 불상으로 돌을 쌓아 만든 석실에 돌부처 2구가 서로 등을 대고 있다. 정확히 남과 북을 바라보고 있다고 하니 그저 신비로울 따름. 그 뒤로 보이는 원형다층석탑 역시 보물이다. 여기서 포인트! 보통 운주사 광경을 사진으로 담을 때 이 석불군을 기준으로 많이 찍는데 석조불감이 못 미치는 지점에서 그 두 보물들을 함께 찍는 것이 좋다. 운주사에 들어가면 놓치지 말고 봐야 할 곳이 바로 와불. 대웅전에서 오른쪽 산으로 올라가다 보면 자연석 위에 조각된 거대한 두 불상 앞에 당도하게 된다. 이 와불은 도선국사가 하루 낮과 밤사이에 천불천탑을 세워 새로운 세상을 열어보고자 했으나 동자승이 장난삼아 닭소리를 내는 바람에 결국 완성을 못보고 와불로 남게 되었다고 하며, 이 와불이 일어서면 새로운 세상이 온다는 흥미진진한 설화가 전해지고 있다. 좌불과 입상의 형태로 누워있는 부처는 세계에서 '와불' 하나뿐. 자세히 보면, 불상 아래쪽에 쐐기를 박 아 떼어놓으려는 흔적도 보인다. 또한 두 와불 중에 아래 와불은 머리에 붙어 있어야 할 육계가 떨어져 옆에 서 있다. 누군가가 훼손하려는 목적으로 잘라낸 흔적인 듯 보였다. 새로운 세상이 오지 않기를 바라는 누군가라면, 가히 짐작할 만 하다. 와불을 감상하고 내려오다 보면 칠성바위 표지판이 눈에 보인다. 칠성바위도 와불과 함께 세계에서 유일한 것. 각기 다른 7개의 타원형 돌인데 북두칠성을 상징한다 해서 칠성바위란 이름이 붙었다고 하는데 이 칠성바위의 위치각이 북두칠성의 각도와 똑같아지는 날, 미륵세상이 온다고 한다. 이런 설화들이 있어 더욱 신비로운 곳이 바로 운주사다. 각양각색의 운주사 탑을 제대로 보려면 대웅전 뒤에 있는 공사바위에 올라가야 한다. 이 공사바위는 옛날 천불천탑 불사를 할 때 도선국사가 내려다보며 지시했던 바위라 공사바위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실로 바위에 올라 내려다보면 절의 전체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S자 모양의 굽이치는 계곡에 수많은 탑이 우뚝 솟아 있는 모습은 신비 그 자체. 이곳에서 바로 도선 국사가 공사 감독을 하고 있었으리라. 그 때도 지금처럼 불었을 스산한 바람과 넓은 땅에 세워진 불탑과 부처들. ‘몽환적’ 이란 표현이 딱 어울린다. ‘과연 와불이 일어서는 날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까?’ 운주사의 신비로움을 다 맛보았다고 돌아간다면 여행이 살짝 싱거울 수도 있겠다. 차로 15분 거리의 도곡온천은 운주사와 연계할 만한 관광지. 전국의 온천 중에서 유황이 가장 많이 함유된 유황온천이며 중탄산천으로 신경통, 관절염, 만성습진, 피부병, 피로회복에도 효과가 높다고 하니 온천물에 몸 담그고 심신의 피로를 씻고 가도 좋을 듯하다. ※ 위 정보는 2016년 9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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