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구미' 하면 공장과 산업단지가 먼저 떠오릅니다. 영등포역에서 기차에 몸을 싣고 3시간 남짓 달리면 경북 구미에 닿습니다. 화려한 관광지 대신 원도심 정원을 거닐고 카페에서 쉬어가다 서점에서 하루를 마무리하는 로컬 산책 코스를 소개합니다. ★ 추천 코스 ★ - 우호의 정원: 형곡근린공원 안에 자리한 주민들의 쉼터가 되어 주는 정원 - 14일: 고풍스러운 인테리어에 시그니처 라떼와 마카롱·다쿠아즈가 맛있는 디저트 카페 - 삼일문고: 56년 역사의 지역 기업이 일군 경북 최대 규모 독립서점 구미역에서 버스로 10분 거리에 자리한 우호의 정원은 형곡근린공원 안에 조성된 휴식 공간입니다. 형곡근린공원은 약 9천 평 규모의 공원으로 다양한 즐길거리가 있다. 단청을 올린 팔각정자 아래로 푸른빛 연못이 이어지고 물가에는 수생식물을 심은 화분이 줄지어 놓여 있습니다. 연못 건너편에는 커다란 바위가 자리해 정원의 중심을 잡아 줍니다. 정자에 올라앉으면 물빛과 소나무가 어우러진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공원 가장자리를 따라 황톳길이 길게 이어집니다. 구미시가 조성한 맨발길로 울창한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주어 한여름에도 걷기 좋습니다. 신발을 벗고 맨발로 흙의 감촉을 느끼며 걸으면 여행길에 쌓인 피로가 한결 풀립니다. 공원 안쪽에는 구미시립중앙도서관이 자리해 있습니다. 8월 방문 당시에는 리모델링 공사로 전체 휴관 중이어서 내부를 둘러볼 수 없었습니다. 이번 여름 시작된 리모델링이 앞으로 2년 동안 진행된다고 하니 훗날 어떤 모습으로 다시 문을 열지 궁금해집니다. 구미 시민들에겐 더욱 풍요로운 일상의 안식처로, 여행자들에겐 뜻밖의 온기를 전하는 쉼터로 어떻게 변신해 있을지 기대됩니다. 도서관 입구 앞을 지키는 소나무와 커다란 표석이 단정하게 어우러져 눈길을 끕니다. 여름철에는 어린이 물놀이장이 문을 엽니다. 미끄럼틀을 갖춘 놀이 시설, 버섯 모양 분수, 물을 쏟아내는 물바가지까지 마련되어 있어 아이들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기 좋은 공간입니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공원 곳곳에 자리한 운동 시설을 하나씩 지나치게 됩니다. 테니스장이 한쪽에 따로 마련되어 있고 조금 더 걸으면 배드민턴장과 농구장이 나란히 붙어 있습니다. 바라보기만 해도 공이 튀어 오르는 소리와 사람들의 경쾌한 웃음소리가 귓가에 들려오는 듯합니다. 코트 너머로 산자락이 펼쳐져 걷는 내내 눈이 시원합니다. 정원, 산책로, 놀이 공간까지 두루 갖춘 공원을 한 바퀴 돌고 나니 목이 말라옵니다.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다음 코스인 카페로 향합니다. 우호의 정원 - 주소: 경상북도 구미시 경은로 85 - 문의: 054-480-5572~4 우호의 정원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카페 14일은 마카롱과 다쿠아즈를 비롯한 디저트와 음료를 즐길 수 있는 카페입니다. 낮게 내려앉은 지붕과 붉은 벽돌이 어우러진 외관이 골목 안에서도 단번에 눈에 들어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시원한 공기와 함께 아늑한 기운이 감돕니다. 주문을 기다리는 짧은 순간에도 진열대와 벽면을 번갈아 살펴보게 될 만큼 눈이 즐거운 공간입니다. 세월이 묻어나는 나무 가구, 독특한 모양의 조명, 손때 묻은 소품들이 어우러져 고풍스러우면서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곳곳에 놓인 소품들이 시선을 사로잡아 자리에 앉기 전 매장을 한 바퀴 둘러보게 됩니다. 창가에 놓인 긴 테이블은 풍경을 바라보며 느긋하게 여유를 누리기 좋습니다. 레이스 커튼 사이로 볕이 부드럽게 스며들어 음료만 마시고 일어서기보다 천천히 머무르게 되는 곳입니다. 카페 14일의 대표 메뉴인 14일라떼를 주문합니다. 라떼 위에 올라간 머랭 장식이 정교해 마시기 전부터 카메라를 꺼내 들게 됩니다. 크림이 넉넉히 올라간 라떼는 부드럽고 달콤한 맛으로 무더위에 지친 몸을 시원하게 식혀 줍니다. 여행 TIP 주차장이 넓어 차로 방문하기에 편리하고 반려동물 동반도 가능합니다. 14일 - 주소: 경상북도 구미시 형곡로 17 - 운영 시간: 11:00~21:00 ※ 매주 월요일 휴무 - 문의: 0507-1421-9938 카페 14일에서 느긋하게 30분 정도 걸으면 삼일문고에 다다릅니다. 삼일문고는 2013년 지역에서 60년 넘게 사랑받던 서점이 문을 닫자, '아이들은 어디서 책을 읽어야 할까'라는 고민 끝에 김기중 대표가 2017년에 새로 문을 연 서점입니다. 1층에 들어서면 소설, 에세이, 예술, 철학까지 분야별 서가가 넓게 펼쳐집니다. 도서마다 서가 번호가 매겨져 있고 도서 검색대에서 위치를 찾을 수 있어 처음 방문해도 원하는 책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서가 사이를 천천히 돌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서점 구경에 빠져듭니다. 한쪽에는 문구 코너가 자리해 아기자기한 볼거리를 더합니다. 바로 옆 카페에서는 커피를 주문해 독서와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한참을 머물기 좋은 공간입니다. 신간과 베스트셀러가 진열된 벽면 앞으로 긴 나무 테이블이 놓여 있고 방문객들이 저마다 자리를 잡고 책장을 넘기고 있습니다. 창가에는 바 테이블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 햇살 아래에서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노트북 작업을 하기에도 좋습니다. 층을 오르내리는 계단에서는 삼일문고가 걸어온 길을 만날 수 있습니다. 1970년 가전제품 수리점인 제일전파사로 시작한 삼일은 2017년 서점업을 시작했고 2021년 소설관과 학습관을 확장해 경북에서 가장 큰 서점이 되었습니다. 연혁과 함께 이곳을 다녀간 작가들의 사인과 사진이 빼곡히 걸려 있어 계단 한 칸을 오를 때마다 찬찬히 시선을 멈추게 됩니다.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분위기가 또 달라집니다. 안락의자가 놓여 있어 편하게 쉬어가기 좋고 어린이책과 그림책 서가도 이어집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인기 만화가 벽면 가득 꽂혀 있어 만화책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공간입니다. 만화도서관은 유료로 운영 됩니다. 기본 1시간에 2,000원이며 30분에 500원씩 추가됩니다. 만화책 한 권 구매 시 한 시간 무료 이용 가능하며 10,000원 이상 구입시 두 시간 무료, 20,000원 이상 구입시 종일 무료입니다. 삼일문고는 단순히 책만 보고 나오는 곳이 아닙니다. '종이약국' 검색대에서는 어울리는 책과 추천사를 종이로 출력해 볼 수 있고 명사들이 사랑한 책 200선도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창가 한편에는 빨간 우체통이 놓여 있습니다. 엽서에 손글씨로 마음을 적어 넣으면 소중한 사람 혹은 석 달 뒤의 나에게 전달된다고 합니다. 여행의 끝자락, 오늘 하루를 짧은 문장으로 눌러 담아 우체통에 넣고 나면 구미에서의 하루가 조용히 마무리됩니다. 구미는 산업 도시라는 이름 뒤에 정원, 카페, 서점을 품고 있는 도시입니다. 기차표 한 장이면 닿을 수 있는 이 소박한 하루가 다음 여행지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되길 바랍니다. 삼일문고 - 주소: 경상북도 구미시 금오시장로 6 - 운영 시간: 평일 10:00~21:30, 주말·공휴일 10:00~21:00 - 문의: 054-453-0031 | 글, 사진: 전혜연 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26년 8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글, 사진은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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