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의 역설이랄까? 우리는 국내 지역에 더욱 집중하는 시간을 살게 됐다. 지역 먹을거리(일명 로컬 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지는 이미 오래고 이제는 여행 역시 세계화에서 지방화 추세다. 국내 여행에 집중하는가 하면 여행자가 몰리는 관광 명소보다는 현지인이 주로 찾는 한적한 일상의 공간을 찾아 나선다. 현지인만의 먹거리와 볼거리를 즐기고 현지인처럼 살아보는 여행 ‘생활관광’이 인기를 끌더니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국내 생활관광 6개 지역 중 한 곳인 강릉으로 떠났다. 오늘 강릉에서의 목적지는 쪽빛 바다도 향기로운 커피거리도 아니다. 강릉 사람들이 살아낸 삶의 이야기가 켜켜이 쌓여 있는 원도심 명주동으로 향한다. 명주동과 주변에는 강릉 임영관 삼문(국보 제51호), 강릉대도호부 관아(사적 제388호) 등 고려시대의 자취와 조선시대 강릉읍성 유적 등이 남아 있다. 강릉시청 역시 2001년 청사를 이전하기 전까지 명주동에 위치했다. 이런 흔적은 명주동이 꽤 오랜 세월에 걸쳐 강릉의 중심지로서 기능해왔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시청사 이전과 신시가지 형성에 따라 명주동은 중심지 구실을 잃은 채 쇠퇴했다. 이후 2010년대에 문화 공간이 하나둘 들어서면서 명주동은 강릉의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개성 있는 동네로 새로 자리매김했다. 명주동 골목을 혼자 휘휘 돌아볼 수도 있지만 조금 더 깊이 있고 특별한 여행을 위해 ‘시나미, 명주나들이’라는 생활관광 프로그램을 신청한다. 2022년 현재 안녕단오코스와 명주마실코스 2개의 코스가 있는데, 전자는 오전10시~12시, 후자는 오후 2~4시에 진행한다. 어떤 코스를 이용하든 먼저 명주동 여행 안내소 ‘파랑달’로 가야 한다. 파랑달은 명주동 골목에서 단연 눈에 띄는 작은 공연장 단 맞은편에 있으며 동네 대표 카페 겸 갤러리인 봉봉방앗간과도 인접해 찾기 쉽다. 참가자는 안내소에 도착해 시나미 안내서와 명주쿠폰, 그리고 골목지도를 받는다. 시나미안내서는 명주동의 따스한 풍경이 사진과 그림으로 담겨있어 간직하기 좋은 기념품이다. 골목지도에는 명주쿠폰을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의 위치와 정보가 표시돼 있다. 1000원짜리 10장, 즉 1만 원어치의 명주쿠폰은 동네 여러 카페, 식당, 공방 등에서 사용 가능하다. 명주마실 코스의 핵심은 ‘명주노리’와 ‘명주애가’이며 둘 중 하나를 선택해 체험한다. 명주노리는 근현대 의상을 입고 골목을 산책하는 프로그램이다. 광복 후 일본인들이 남겨놓고 떠난 적산가옥과 수십 년 된 건축물이 늘어선 골목에 근현대 의상이 등장하면 시간은 자연스레 뒷걸음질 친다. 근현대 의상을 입고 적산가옥을 개조한 카페들, 빛바랜 초록·파랑의 철대문이 있는 골목에서 사진을 남겨보자. 마치 1900년대 초중반의 과거 속에 선 나를 보는 기분이다. 명주노리는 복고풍 풍경 앞에서 인생 사진을 남기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복장을 달리하면 이 동네의 과거와 역사에 대한 호기심도 커진다. 골목을 조금 더 천천히, 자세히 들여다보게 된다. 의상이 꽤 다양하고 신발, 가방, 양산 등 소품까지 제대로 갖춰 체험객의 만족도가 높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체험이 끝날 때마다 사용한 의상과 소품은 모두 소독한다. 안녕단오코스에 포함된 명주애가는 태블릿PC 속 영상을 보면서 동네를 돌아보는 신개념 미디어 트레킹 투어다. 태블릿PC에는 강릉 지역 고유 설화 속 주인공인 무월랑과 연화낭자는 물론 강릉의 대표 위인인 신사임당, 이이, 허난설헌, 허균 등이 등장한다. 영상 속 안내에 따라 명주동 골목을 걸으며 곳곳에 담긴 이야기를 듣는다. 영상물이 극처럼 구성돼 흥미롭다. 골목을 한 바퀴 돌면 마치 한 편의 연극을 본 듯 뿌듯하다. 골목에서 오토바이나 차량을 피해 안전하게 걸어 다닐 수 있도록 골전도 이어폰을 제공한다. 명주마실코스의 핵심은 명주 주민해설사와 함께하는 명주마실해설사투어다. 시나미란 ‘천천히’ 라는 뜻을 가진 강원도 사투리다. 안내소에 들러 참가신청 후 마을 박물관인 햇살박물관으로 이동해 명주마실해설사투어를 시작한다. 안내소에서 햇살박물관까지 걸어서 5분 정도 걸린다. 햇살박물관은 인쇄소로 사용하던 2층짜리 주택을 개조한 마을 박물관으로 명주동과 관련한 소소한 자료를 전시한다. 주민들이 사용하던 오래된 물건도 기증받아 전시 중이다. 작은 박물관이지만 주민해설사의 설명이 더해지니 흥미롭다. 골목해설사 양성 과정을 수료한 다양한 연령대의 주민들이 주민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다. 햇살박물관에서 간단한 설명을 들은 후 주민해설사와 함께 골목 곳곳을 걷는다. 동네 빨래터가 있던 흔적, 강릉 최초의 병원이었다는 건축물, 여인숙을 개조한 카페, 강릉의 잘나가던 택시회사 사장이 살았다는 큰 집, 겨울에 고드름이 얼면 참 멋있다는 어느 낡은 처마, 얼마 전까지 ‘소변 금지’가 붙어 있었다는 골목 끝 담벼락, ‘동네 언니(어르신)’들이 만들었다는 골목 곳곳의 작은 정원들…. 동네에서 오랜 세월을 보낸 주민한테서만 들을 수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끝도 없이 이어진다. 혼자 돌아봤으면 무의미했을 곳들이 주민해설사의 설명으로 하나하나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그렇게 ‘시나미’ 명주동을 알아간다. 안녕단오코스와 명주마실코스 참가자 모두 골목사진사가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준다. 골목사진사 역시 명주동 주민들이다. 참가자가 원하는 곳 또는 골목사진사가 추천하는 곳에서 사진을 찍으면 된다. 골목사진사는 시기에 따라 능소화가 피어오른 파란대문집, 배롱나무꽃이 화사한 어느 카페 앞 등으로 안내한다. 명주동 골목 풍경에 나를 담은 폴라로이드 사진이 추억으로 남는다. * 시나미, 명주나들이 - 운영 기간 : 2022. 4월 ~ 2022년 10월(운영 종료) - 운영 시간 : 매주 목,금,토,일요일 운영 ( 안녕단오코스 / 명주마실코스 ) - 문의 : 033-645-2275(파랑달협동조합) - 누리집 : http://myeongjutrip.kr ( 한글주소 : 명주트립.kr ) 주변 음식점 - 용비집 : 장칼국수 / 강원도 강릉시 남문길 20 / 033-646-2020 (사업장 이전) - 금성해장국 : 소머리국밥 / 강원도 강릉시 남문길 27-1 / 033-641-5656 - 강경생고기 : 생등심, 등심불고기 / 강원도 강릉시 경강로2024번길 26 / 033-641-7576 - 남문칼국수 : 장칼국수, 감자옹심이(새알심) / 강원도 강릉시 남문길 32 / 033-643-2118 주변 숙소 - 강릉오죽한옥마을 : 강원도 강릉시 죽헌길 114 / 033-655-1117 http://ojuk.gtdc.or.kr - 강릉선교장 : 강원도 강릉시 운정길 63 / 033-646-3270 https://knsgj.net - 강릉씨티호텔 : 강원도 강릉시 교동광장로 112 / 033-655-8700 www.gnchotel.com 글, 사진 : 김수진(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22년 10월에 종료된 사업으로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 업데이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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