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수천 년 전 청동기인의 흔적이 남은 고인돌에서 출발해 고려 시대 문신의 학문과 정신을 기리는 공간으로 향합니다. 여정의 끝에서는 6·25전쟁 당시 유엔군의 첫 지상전이 벌어진 죽미령을 마주합니다. 선사 시대부터 현대까지, 오산에 포개진 시간을 따라가는 여행입니다. 🪨 오산의 오랜 시간과 기억을 만나는 여행 🪨 - 오산 고인돌공원: 청동기인의 삶과 도심 속 자연이 어우러진 공원 - 문헌서원(오산): 고려 문신 최충과 두 아들의 학덕을 기리는 공간 - 유엔군 초전기념관: 죽미령 전투와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는 기념관 세교신도시의 아파트 단지를 지나 고인돌공원에 들어서면 넓은 잔디밭과 울창한 숲이 시원하게 반깁니다. 완만한 언덕 곳곳에는 청동기 시대의 흔적인 커다란 고인돌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수천 년 전의 선사 유적과 현대 도시가 한눈에 포개지는 모습은 이 공원만의 독특하고 인상적인 풍경입니다. 공원 내에는 총 11기의 고인돌이 분포해 있으며, 이 중 9기가 경기도 기념물 ‘오산 금암동 지석묘군’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덮개돌 아래 구조가 땅속에 묻혀 있어, 굄돌로 덮개돌을 받친 기반식이나 굄돌 없이 덮개돌만 얹은 개석식 고인돌로 추정됩니다.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덮개돌 중 일부에서는 돌을 다듬은 흔적이 엿보이는데 이를 통해 당시 이 지역에 상당한 세력을 가진 공동체와 협업 체계가 존재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금암동은 예부터 예쁜 바위가 많아 ‘금바위마을’이라 불렸다고 전해집니다. 바위에 대한 오랜 기억이 오늘날의 고인돌공원으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셈입니다. 잔디밭 위 육중한 덮개돌의 거친 표면과 마모된 모서리를 들여다보면 깊은 세월의 궤적이 온전히 전해집니다. 고인돌 사이로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가면 광장과 야외 무대, 호젓한 숲길이 나타납니다. 특히 높게 뻗은 메타세쿼이아 나무 아래에는 편히 쉴 수 있는 목제 쉼터가 마련되어 있어 나뭇잎 사이로 부서지는 햇살을 받으며 도심 속 휴식을 즐기기에 제격입니다. 계절에 따라 변하는 풍경 역시 산책의 즐거움을 더합니다. 숲 아래 보랏빛 맥문동이 피어나고 너른 잔디광장 너머로는 청량한 녹음이 우거집니다. 완만한 오솔길을 거닐며 선사 시대 유적을 살필 수 있는 고인돌공원은 자연스러운 역사 탐방과 일상의 휴식이 정겹게 어우러지는 도심 속 녹지 공간입니다. 오산 고인돌공원 - 주소: 경기도 오산시 수목원로 449 - 문의: 031-8036-7648 고인돌공원에서 수청로를 따라 이동하면 울창한 숲에 둘러싸인 문헌공원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청기와를 얹은 단정한 전각과 금빛 동상이 시선을 사로잡는데, 이곳이 바로 고려 시대의 대표적 문신이자 교육자인 문헌공 최충의 학문과 정신을 기리는 문헌서원입니다. 최충은 벼슬에서 물러난 후 개경 송악산 아래에 사숙을 열어 후학 양성에 힘썼습니다. 몰려드는 학생들을 위해 교육 과정을 9개의 재(齋)로 나누어 운영한 이 학당은 ‘구재학당’ 또는 그의 시호를 따 ‘문헌공도’라 불렸으며, 고려 사학 12도의 으뜸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문헌서원의 본래 터는 황해도 해주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조선 명종 때 최충과 그의 아들 최유선의 덕행을 기리기 위해 세워져 '문헌'이라는 사액을 받았으나,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으로 훼철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이후 분단으로 고향 땅을 찾을 수 없게 되자, 해주 최씨 문중은 오산에 서원과 영정각을 새로이 세우고 최충과 두 아들인 최유선, 최유길의 영정을 모셨습니다. 돌계단 위 영정각은 푸른 기와와 붉은 기둥, 가지런한 회양목 울타리가 어우러져 단아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전각 앞에는 한 손에 책을 든 최충 동상이 서 있어 해동공자의 위엄을 전하며 옆에 세워진 건립기념비는 이곳에 새 터를 잡게 된 내력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공원 내부에는 기와 정자와 나무 벤치, 어린이들을 위한 숲 놀이터가 아기자기하게 조성되어 있습니다. 전통 담장과 잔디밭 오솔길이 차분함을 더하는 이곳은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 머물며 최충 선생의 교육 철학과 세월을 넘어 이어진 후손들의 정성을 깊이 느껴보기 좋은 쉼터입니다. 문헌서원(오산) - 주소: 경기도 오산시 수청로 79-20 - 문의: 031-8036-8036 죽미령의 울창한 숲 아래로 내려가면 흰색 외벽의 유엔군 초전기념관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야외에 전시된 전투기와 장갑차, 화포는 이곳이 전쟁의 기억을 깊이 품은 장소임을 한눈에 일깨워줍니다. 기념관은 6·25전쟁 당시 유엔군과 북한군의 첫 전투가 벌어졌던 역사적 현장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전쟁 초기 북한군이 빠르게 남하하자, 미군은 일본에 주둔하던 미 제24보병사단을 중심으로 ‘스미스 특수임무부대’를 전격 편성했습니다. 찰스 B. 스미스 중령이 지휘한 약 540명 규모의 부대는 부산에 도착한 후 열차와 차량으로 신속히 북상하여 오산 죽미령에 방어 진지를 구축했습니다. 1950년 7월 5일 아침, 스미스 부대는 전차를 앞세워 밀고 내려오는 북한군과 마주쳤습니다. 대전차 화력이 턱없이 부족했던 부대는 6시간 15분 동안 치열하게 저항한 끝에 철수했으나, 부대원 540명 중 181명이 전사하거나 실종되는 큰 희생을 치렀습니다. 비록 전투에서는 패했지만, 죽미령 전투는 유엔군이 6·25전쟁에 참전하여 북한군과 벌인 첫 전투로서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기념관 상설전시실은 6·25전쟁의 발발과 미 지상군 파견 결정, 스미스 부대의 이동 과정을 사진과 기록으로 밀도 높게 조명합니다. 전시실 내부에는 참전 용사들이 사용했던 군용 컵과 식기류, 철모와 전투화, 부대기 등 기증 유물들이 정갈하게 놓여 있어 전쟁을 거대한 사건이 아닌 개인의 생생한 경험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특히 참전 부대원 540명의 이름과 사진이 새겨진 기억 공간은 보는 이의 마음을 묵직하게 만듭니다. '540'이라는 단순한 숫자가 저마다의 삶과 사연을 지닌 개개인의 얼굴로 가슴 깊이 다가옵니다. 더불어 참전 연표와 관련 전시를 통해 22개 유엔 참전국의 수호 활동도 함께 살필 수 있습니다. 기념관 밖으로 나오면 오산 죽미령 평화공원으로 동선이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참전 장병의 이름이 각인된 검은 추모 공간과 잔잔한 거울못, 산비탈을 따라 배치된 스미스 부대원들의 실루엣 조형물은 당시의 긴박했던 전황과 숭고한 희생을 시각적으로 전달합니다. 공원 한쪽에는 구(舊)·신(新) 유엔군 초전기념비가 나란히 서 있습니다. 1955년 미 제24보병사단이 99고지에 처음 세웠던 구 기념비와 세 개의 높다란 탑신 및 군상 조각으로 위용을 갖춘 신 기념비가 역사의 깊이를 더해줍니다. 유엔군 초전기념관 - 주소: 경기도 오산시 경기대로 742 - 운영 시간: 09:00~18:00 (입장 마감 17:00) ※ 매주 월요일 (단,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그다음 날), 1월 1일, 설·추석 당일 휴관 - 문의: 031-8036-7598 ※ 위 정보는 2026년 9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글, 사진은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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