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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의 대표적인 새끼섬 지심도에 들어서기 전 잠시 본섬 거제부터 살펴보자. 한반도에서 두 번째로 큰 섬 거제도. 섬이긴 하지만 통영과 부산으로 이어지는 연륙교가 있어 들어서기 수월하다. 21세기 거제도는 교통으로 따지자면 육지나 진배없다. 수도 한양과 멀찌감치 떨어진 거리 때문일까 아니면 섬의 숙명때문일까. 거제도나 제주도나 한반도에서 첫손에 꼽히는 섬들은 아름다운 겉모습과 달리 역사는 대체로 평탄하지 않았다. 거리가 멀어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숫제 섬을 비워버리기도 했으며 대역죄인 또는 권력싸움에서 밀려난 이들의 유배지로 사랑받았다. 더불어 기름진 바다와 갯벌, 땅을 동시에 품은 한반도 끝자락 남도는 왜구의 침입을 무던히도 견뎌야 했던 공간. 충무공 이순신의 옥포해전부터 노량해전까지 내로라는 임진왜란 해전은 모두 이 아름다운 한려수도 물길에서 벌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에게 허락받은 이들만 볼 수 있다는 지중해의 빛이 이럴까. 한반도 남쪽바다는 신비롭다. 조선시대까지는 한을 품은 유배지로, 근현대를 관통하던 6·25전쟁 때에는 섬 전체가 포로수용소였던 섬 거제. 여전히 굳지 않은 생채기들을 애써 외면하고 동백섬 지심도로 향한다. 지심도 뿐 아니라 거제도 섬 전체가 동백 천지였다는데 지금은 지심도 외의 본섬에선 몇몇 동백군락지가 남아있다. 동백섬이라는 별명이 붙을만하다. 반면 본섬 거제에서는 붉은 동백꽃은 커녕 진녹의 기름지고 찰진 동백잎도 찾기 힘들다. 이유는 유배지였던 거제도의 '역사'와 닿아있다. 먼저 동백을 살펴보자. 동백은 꽃봉오리가 통째로 '툭' 떨어진다. 그 모습이 마치 목이 잘리는 모습 같다. 귀양 온 선비들이 동백을 꺼려했던 이유다. 행여 동백꽃처럼 목이 달아날까 불안했기 때문일까. 거제도를 가득 채우던 동백나무는 그렇게 사라져갔다. 지심도에 가기 위해서는 먼저 장승포로 향해야 한다. 거제와 부산을 잇던 물길은 지난 2010년 12월 개통한 거가대교가 대신한다. 장승포 연안여객선터미널은 외도를 잇는 장승포 유람선(055-681-6565)과 지심도 터미널(055-681-6007)로 분리되었다. 모두 예전 장승포 여객선터미널 주차장 밖 우측으로 500m 안팎에 자리한다. 지심도 터미널은 장승포주민센터 바로 옆이다. 15분쯤 걸렸을까. 잔잔한 바닷길을 따라 지심도에 닿는다. 섬과 마주보자 오른편으로 오르막길이 펼쳐진다. 시멘트길 사이로 야생 원시림이 울창하다. 깊은 겨울은 봄과 닿아 있어서일까. 남도 바다에 안긴 지심도에 들어서자 그 동안의 추위는 잠시 잊혀진다. 빛도 제대로 스며들지 못하는 울창한 숲에 안겨 지심도 최남단 마끝으로 향한다. 거제도의 상처를 피해 파고든 지심도 끝자락 마끝은 아릿하게 아름답다. 육지와 떨어져 그 무엇에도 의지하지 않고 오롯이 바다 한 가운데 우뚝, 솟은 섬은 자유롭고 그리고 외롭다. 섬에 머무는 이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섬을 그리워하며 아주 잠시 머물다 원래 자리로 돌아간다. 그리움과 반가움 그리고 다시 기다림으로 쳇바퀴 도는 섬의 기억은 파도와의 한결같은 싸움으로 날선 해안절벽에서 가장 많이 드러난다. 지심도 마끝의 표정 역시 같다. 마끝 아래 해안절벽에는 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 낚시꾼들이 보인다. 이쯤, 지심도에 전해오는 독특한 낚시법인 뜰채낚시도 알아두자. 이름 그대로 대나무 끝에 큼직한 그물로 뜰채를 만들어 물고기를 잡는 방법이다. 뜰채낚시를 바다에 던져놓고 각새우나 홍합부스러기 등의 밑밥을 던져두고 물고기가 몰려들면 그물을 들어 올린다. 학꽁치·우럭·자리돔 등이 잡힌다. 지심도 김성철 총무는 수온이 맞고 물고기가 몰려야 할 수 있다며 날이 좀 따뜻해야 하므로 봄부터 가능하다고 했다. 물고기를 유인할 밑밥값이 필요하다. 지심도를 한 바퀴 돌아보려면 선착장~동백섬하우스~마끝~운동장~국방과학연구소~포진지~탄약고~활주로~방향지시석~해안선전망대~망루~벌여를 지나 선착장으로 원점회귀하는 코스가 가장 대표적이다. 넉넉하게 2시간은 필요하다. 장승포에서 지심도로 향하는 배를 타기 전 안내책자를 챙기는 편이 좋다. 혹시 챙기지 못했더라도 섬 곳곳에 안내 표지판이 있으니 걱정할 것은 없지만 기억해두자. 초행길, 지도가 있다면 주어진 2시간 내에 섬 구석구석을 살피기 수월하다. 지심도 면적은 0.356㎢(약 10만7000평)이다. 숫자로 따지면 꽤 넓어 보이지만 해안선 길이만 따지자면 3.7km. 십리가 채 되지 않는다. 또 가장 높은 지점은 해발 97m이다. 이미 걸으며 눈치 챘겠지만 자그마하고 낮은 섬이다. 장승포 남동쪽에 자리 잡은 이 작은 섬에 언제부터 사람이 살게 되었을까. 섬을 찾을 때마다 생기는 궁금증이다. 기록에 따르면 17세기 후반 조선 현종 때 15가구가 처음으로 지심도에 들어왔다고 한다. 초창기 입도민들의 개척과정이야 듣지 않아도 고생길이었을 터. 1936년, 일본군이 지심도를 요새로 삼기 전까지 이곳을 터전 삼아 살아갔으리라. 임진왜란 당시에도 격전지로 꼽히던 한려수도 물길에 안긴 섬을 일본군이 보고만 있었을 리 만무하다. 일제강점기, 지심도에는 일본군 1개 중대가 주둔했다. 섬 북동쪽의 국방과학연구소 뒤편에 남아있는 포진지와 탄약고, 서치라이트보관소 등 일제강점기의 상처는 이 작은 섬 구석구석에 새겨져 있다. 본섬 거제도의 생채기를 피해 동백섬으로 불리는 새끼섬으로 숨어들었건만, 이 작은 섬조차 나라 잃은 설움에서 비껴날 수 없었다는 진실만 거푸 확인한다. 그래도 언제나처럼 동백꽃은 남도의 겨울을 붉게 물들일 것이다. 눈물방울처럼 떨어진 동백꽃길을 걷고 싶다면 3월 즈음 지심도를 찾으면 된다. 겨우내 피고지고를 반복하던 동백은 3월에 만개해서 4월초까지 볼 수 있다. 1. 숙소 유인도인 지심도에서는 숙박이 가능하다. 대부분의 주민들이 민박을 하기 때문. 새로 지은 펜션형 숙박시설도 제법 있다. 선착장에서 섬으로 들어서서 처음 만나는 동백하우스(055-681-3001)를 시작으로 등나무민박(055-681-8758), 해피하우스(010-3235-7503), 황토민박(010-4722-0323) 등이 자리하고 있다. * 문의 거제시청 대표전화 055-639-3000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스마트관광팀 이소원 취재기자( msommer@naver.com ) ※ 위 정보는 2015년 3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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