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제10구단 KT위즈의 홈구장은 수원야구장을 리모델링한 KT위즈파크다. 야구 경기가 있는 날 수원을 찾는다면 일찌감치 집을 나서서 야구장 인근 명소도 둘러보자. 온 가족이 수원 여행에 나섰다면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을 한 바퀴 산책해도 좋고, 체험학습이 주목적이라면 해우재, 수원화성박물관, 지도박물관 등 이색 박물관 관람도 좋다. 경수대로가 지나는 의왕시와 수원시 경계에 지지대고개가 있다. 나지막한 고개지만 차량 통행이 꽤 많다. 의왕시에서 지지대고개를 넘어 수원시로 들어가려면 지지대쉼터를 지나게 되는데, 나들이 일정이 바쁘지 않다면 이곳에 잠시 들러 지지대비를 찾아가 보자. 정조대왕의 효심이 어린 유적이다. 쉼터에 차를 대고 지지대고개 방면으로 숲길(또는 차도 옆 인도)을 따라 3분쯤 가면 지지대비 비각이 나온다. 지지대비에 새겨진 글의 내용은 이렇다. “우리 전하께서 능원을 살피시고 해마다 이 대를 지나며 슬퍼하시고 느낌이 있어 마치 선왕을 뵙는 듯하시어 효심을 나타내시어 여기에 새기게 하시니….”(한국민족문화대백과 인용) 이 비문에서 전하는 정조, 선왕은 사도세자를 가리킨다. 정조는 아버지의 무덤인 현륭원을 참배하고 한양으로 되돌아가는 길에 이곳에서 행차를 멈추게 했다. 뒤를 돌아 현륭원을 품은 화산을 바라보며 이별을 아쉬워했다. 이렇듯 행차가 느려져 ‘지지대’라는 이름을 얻었고, 순조 7년(1807)에 비가 세워졌다. 이 비석과 하마비에는 한국전쟁 당시의 총탄 흔적이 남아 있다. 자녀와 함께 찾는다면 효의 덕목을 가르치기에 좋은 곳이다. 지지대비를 지나는 숲길은 경기도 삼남길 중 제4길인 서호천길의 일부이기도 하다. 삼남길은 경기도가 ‘삼남대로’의 노선을 따르면서 여행자가 안전하게 걸을 수 있도록 만든 역사문화탐방로를 말한다. 지지대쉼터에 스탬프가 구비돼 기념도장을 찍어갈 수 있다. 지지대비에서 KT위즈파크까지는 대략 4km 정도 된다. 해외여행을 한 번이라도 다녀온 사람들은 우리나라 공중화장실이 매우 우수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우리나라, 특히 경기도 수원시가 깨끗하고 아름다운 공중화장실가꾸기 운동의 발상지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수원시장이었던 고 심재덕 씨가 공중화장실 환경개선 운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심재덕 전 시장은 세계화장실협회를 창립하고 자신의 집을 변기 형태의 화장실문화전시관으로 지었다. 전시관 이름은 해우재. 사찰에서 화장실을 일컫는 해우소에서 따왔다. 전시관 야외는 화장실문화공원으로 꾸몄는데 변기와 똥을 소재로 한 각종 조형물이 즐비해 아이들이 매우 좋아한다. 익산 왕궁리 유적의 백제시대 공중화장실, 고대 로마시대 변기부터 눈길을 끈다. 시골집 뒷간, 울릉도 투막화장실, 궁중에서 쓰던 매화틀과 매화그릇, 돼지를 기르던 제주도의 통시, 우리나라 최초의 수세식 화장실이었던 노둣돌, 남성용 변기인 호자 등 알고 보면 재미난 이야기를 지닌 전시물이 줄을 잇는다. 엄마 품에 안긴 아기가 응가를 하는 풍경, 똥지게를 지고 밭에 거름을 주러 가는 농부, 키를 머리에 쓰고 소금을 얻어오는 어린이 조형물도 웃음보를 터뜨리게 만든다. 하늘에서 보면 영락없이 변기 모양을 한 전시관의 상설전시홀은 흥미로운 화장실 이야기를 테마로 한 전시물로 넘친다. 2층은 유물과 사진자료를 통해 고 심재덕 시장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기획전시실로 꾸며졌다. 전시관 맞은편 해우재문화센터에는 어린이체험실, 도서관, 세미나실 등이 들어섰고, 옥상 전망대에서는 전시관이 변기 모양으로 생긴 것을 확실하게 볼 수 있다. 해우재에서 KT위즈파크까지는 4.6km 떨어져 있다. 수원 화성을 한 바퀴 다 돌았더라도 수원화성박물관을 관람하지 않고서는 수원 나들이가 2% 부족하다. 수원천을 사이에 두고 화성행궁 반대편에 자리를 잡은 수원화성박물관은 서울의 국립중앙박물관처럼 유물을 많이 보유하고 있지는 않다. 화성의 우수성과 정조의 사상을 알리는 것이 더 큰 목적인 박물관이다. 조선시대 건축물, 풍경, 화성 축성 등 다양한 장면을 인형과 모형 등으로 생생하게 재현해 특히 초등학생들이 즐겁게 역사를 배울 수 있도록 했다. 1층 홀 중앙에는 ‘화성 한눈에 보기’라는 이름의 초대형 모형이 놓여 있다. 18세기 말 평지와 산지에 걸쳐 축성된 화성에는 행궁을 중심으로 어떤 성곽 시설들이 있었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오늘날 수원의 모습과 비교해서 감상해보는 것도 흥미롭다. 화성축성실과 화성문화실이 들어선 2층이 화성박물관의 진수다. 화성축성실은 화성의 축성 과정을 전반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고, 화성문화실은 1795년 정조의 행차와 군사 개혁의 핵심인 장용영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축성실에 들어서자마자 황금갑옷을 입은 정조의 모형이 위엄을 갖추고 관람객을 맞이한다. 안내문은 정조의 삶을 이렇게 요약하고 있다. “조선 후기 문예군주이자 개혁군주로 규장각을 설치하여 학문을 발전시키고, 장용영을 만들어 국방을 강화하였으며, 탕평정책을 추진하여 정국을 안정시켰다. (중략) 오늘날 조선시대 세종과 더불어 성군으로 추앙받고 있다.” 뒤를 이어 유럽·중국·일본의 축성술, 화성행궁, 화성시전, 낙성연 등의 세밀한 모형이 눈길을 끈다. 화성문화실로 걸음을 옮기면 서장대성조도, 봉수당진찬도, 노량주교도섭도 등 대형 병풍 그림을 구석구석 찬찬히 뜯어보는 재미가 기다린다.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 잔치를 구현해놓은 모형을 통해서는 정조의 효심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그 밖에 장용영 군사들의 무기, 서북공심돈에서의 가상전투 장면 등에서도 정조의 개혁과 애민정신이 느껴진다.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화성행궁으로 자리를 옮겨 민속놀이, 한지부채 만들기, 장용영 갑주 입어보기, 왕족 의상 입어보기 등 체험을 즐겨도 좋다. 수원화성박물관에서 KT위즈파크까지는 2.7km로,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거리다. 야구 경기가 시작될 때까지 시간 여유가 있다면 지도박물관까지 관람해보자. 코스는 역사관에서 시작된다. 세계지도의 유형, 조선전도, 도별도, 도성도, 지도 변천사, 대동여지도, 동해와 독도가 표기된 서양과 일본의 고지도 등이 두루 전시돼 있다. 그중 조선전도는 한반도 전체를 그린 지도로 대동여지도, 동국여지지도 등이 대표적이다. 도별도는 조선8도를 각각 그린 지도이고, 도성도는 경도, 수선전도, 조선성시도 등 한양 일대를 그린 지도를 말한다. 현대관은 세계 각국의 지구본, 측량 및 지도 제작 기기 등을 전시하고 있다. 특히 독도 항공사진, 독도의 지명풀이 등을 통해 우리 국토의 막내 독도에 대한 상식을 넓히기에 좋다. 야외에는 고산자 김정호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김정호는 평생 지도 만들기에 힘쓴 위인으로, 1861년 대동여지도를 완성해 조선의 대표적 지리학자로 존경받고 있다. 국토지리정보원이 운영하고 있는 지도박물관은 사회나 지리 공부에 관심이 많은 어린이가 특히 좋아할 만하다. KT위즈파크까지는 약 5.5km 떨어져 있다. 여행정보 해우재 주소 : 경기 수원시 장안구 장안로458번길 9 문의 : 031-271-9777 https://www.haewoojae.com:40002/Default.asp 수원화성박물관 주소 : 경기 수원시 팔달구 창룡대로 21 문의 : 031-228-4242 http://hsmuseum.suwon.ne.kr/ 지도박물관 주소 : 경기 수원시 영통구 월드컵로 92 문의 : 031-210-2667 1.주변 음식점 가보정 : 갈비 / 수원시 팔달구 장다리로 282 / 1600-3883 http://www.kabojong.co.kr/ 본수원갈비 : 갈비 / 수원시 팔달구 중부대로223번길 41 / 031-211-8434 http://www.bonsuwon.co.kr/ 삼부자갈비 : 갈비 / 수원시 영통구 중부대로 335 / 031-211-8959 http://www.sambuja.co.kr/ 2.숙소 라마다프라자 수원호텔 : 수원시 팔달구 중부대로 150 / 031-230-0001 http://www.ramadaplazasuwon.com/kor/index.asp 호텔라벤다 : 수원시 팔달구 권광로196번길 43-9 / 031-236-6955 올레호텔 : 수원시 팔달구 경수대로 573 / 031-232-2020 글, 사진 : 유연태(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3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