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계룡산에 단풍이 한창이다. 계족산 황톳길의 대전과 '춘 마곡 추갑사'의 공주에서 머무를 만한 방을 찾았다. ‘이가락(離家樂)’이라는 말이 있다. 시인 정지용 선생이 쓴 다도해 여행기 첫 편이 ‘이가락’이다. 집을 떠나는 즐거움. 여행지가 어디건 일단 집을 나서는 것만으로 설렘은 시작된다. 호텔을 찾는 사정은 여행이나 출장처럼 내 집이 없는 곳에서 휴식이 필요하기 때문이겠지만, 그 호텔이 집 떠난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 준다면? '호텔 락희'는 그런 부티크 호텔이다. 과감한 색상 대비와 미니멀리즘, 빈티지함과 모던함이 교차하는 집을 꾸미고 싶어도 그건 잡지에나 나오는 이야기일 뿐, 생활공간으로서 집은 일상을 닮아 평범하고 때로 후줄근해지기도 한다. 그렇기에 호텔 락희의 수준 높은 인테리어는 대리 만족을 선사한다. 현관을 들어서자 양쪽으로 열고 닫는 중문부터 호기심을 자아내더니, 초록색 벽에 붉은 테이블이 어우러져 눈의 즐거움을 끌어올린다. 방에는 예쁜 오디오가 놓였는데, 휴대전화에 저장해 둔 음악을 들어도 좋고 프런트에 요청해 이 호텔에서 제작한 컴필레이션 앨범을 빌려서 들어도 특별한 추억이 된다. 냉장고에는 무료로 제공하는 음료와 맥주 두 캔이 기다린다. 음악을 틀고 욕조에 몸을 담근 채 맥주를 마시며 집 떠나 있는 시간을 축하하자. 집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공간에서 제대로 이가락을 누린다. 모든 방은 인테리어를 차별화해 재방문 고객이 많다. 장애인을 위한 객실을 갖춘 착한 호텔인 점도 인상적이다. 주소 : 대전시 서구 대덕대로220번길 23 문의 : 042-482-0100 홈페이지 : www.lacky.co.kr 주거와 호텔을 결합한 서비스드 레지던스, 다시 말해 음식을 조리해서 먹을 수 있는 호텔이다. 인덕션을 비롯한 주방 기구와 가전제품, 드럼 세탁기를 완비해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다. 깔끔하게 정리된 주방에서는 요리에 취미를 안 가져 본 사람이라도 괜히 도마 꺼내고 칼질해서 뭐든 만들고 싶은 욕구가 생길 듯하다. 음식을 하는 호텔 룸이라 냄새나 위생 문제는 괜찮을지 하는 걱정은 기우다. 바닥엔 카펫이 아닌 나무를 깔았고, 넉넉히 배치한 창문 덕분에 환기하기가 수월하다. 그만큼 햇빛이 잘 들어와 룸에서는 잘 마른 빨래처럼 햇빛 냄새가 나는 기분이다. 깔끔한 내부에 포인트 벽지와 조명 장식이 활기를 불어넣는다. 12층 건물의 12층은 피트니스 공간. 트레드밀, 실내 자전거, 덤벨 같은 운동기구를 비치해 몸을 풀도록 돕는다. 꼭대기 층의 전망은 덤이다. 물론 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투숙객 누구나 방문을 허락한다. 운동복을 준비하지 못한 고객에게는 프런트에서 대여해 준다는 정보가 훈훈함을 더한다. 1층에 자리한 레스토랑 ‘1314’는 대전에서 소문난 맛집이다. 이탤리언 전문 셰프가 정통 피자와 파스타부터, 시원한 조개 국물에 해물을 넣어 매콤하게 조리한 뚝배기 해물 파스타 같은 퓨전 요리까지 만족스러운 메뉴를 선보인다. 조식 또한 셰프의 손길을 거쳐 이 레스토랑에서 간단한 뷔페로 제공한다. 주소 : 대전시 서구 둔산로73번길 21 문의 : 042-489-4000 홈페이지 : www.hotelrest.co.kr 마을이 가까워지자 마음 따뜻해지는 냄새가 먼저 반긴다. 참나무 장작 때는 냄새는 바람이 차가운 계절에 이보다 더 정겨울 수 없는 향기로 다가온다. 3만 제곱미터(약 9000평) 대지에 크고 작은 기와집과 초가가 어우러진 ‘공주한옥마을’은 진짜 마을 같다. 한 번도 내 손으로 아궁이에 불을 지핀 경험이 없는 손님이 뜨끈한 구들장을 황송하게 만지작거린다. 온돌방에 앉아 창호지 창 열고 내다보는 풍경은 어찌나 평화로운지. 온통 전통 가옥과 좁은 고샅과 정성껏 기른 나무와 꽃과 하늘뿐이다. 눈을 아무데로나 뻗어도 거슬리는 것이 전무하다. 이런 경험은 도시인에게 귀하다. 백제 수도 웅진의 기억을 간직한 고장의 정체성을 살려 여러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머무는 시간이 즐겁다. 공주 특산물 밤과 현미 가루를 섞어 빚는 다식 체험은 전문가가 재미있는 설명을 들려주며 진행해 더욱 알차다. 같이 즐기기 안성맞춤인 프로그램은 녹차 체험. 첨가물 넣은 음료수에 익숙한 어린이도 진지하게 직접 우려내어 인생 첫 녹차를 음미하곤 한다. 이곳에서 백제 의복을 빌려 입고 한옥마을과 무령왕릉, 공산성을 산책하니 공주 여행하는 기분이 물씬 난다. 마을 담장 너머가 국립공주박물관이고, 걸어서 10분 거리에 무령왕릉이 있다. 공주시청 홈페이지에서 온누리 시민으로 가입하면 20퍼센트 할인 혜택을 준다. 주소 : 충남 공주시 관광단지길 12 문의 : 041-840-8900 홈페이지 : www.gongju.go.kr/hanok 글 : 김현정 사진 : 신규철 출처 : KTX매거진 11월호 ※위 정보는 2019년 12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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