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 8월이면 전국 유명 해수욕장 앞에는 ‘피서객 북적’이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레 붙는다. 극성수기에 유명 해수욕장을 찾으면, 모처럼 쉬러 갔다가 사람에 치여 지치기도 한다. 하지만 시야를 넓히고 찾아보면 의외로 한여름에도 여유로운 분위기에서 피서를 즐길 수 있는 해수욕장이 꽤 있다. 맑은 물은 기본, 깨끗한 백사장과 다양한 즐길 거리와 볼거리까지 갖췄으면서도 북적거리지 않는, 강원도 고성의 아야진해수욕장을 찾아가봤다. 휴가철이 한창인 때 차를 달려 강원도 고성으로 향했다. 아는 사람들만 아껴두고 간다는 아야진해수욕장을 점찍어뒀다. 아야진이라는 이름이 묘하게 끌린다. 부르면 괜히 기분 좋아지는 이름이랄까? 마을의 산 모양이 한자 ‘야(也)’자처럼 생겼다 하여, 여기에 ‘우리’라는 뜻을 합쳐 아야진(我也津)이라고 부르게 됐단다. 옛 지명인 ‘애기미’라는 이름도 정감이 넘친다. 아야진해수욕장에 도착해 백사장에 첫발을 내딛는데, 모래가 이름처럼 보드랍다. 느린 걸음으로 해수욕장을 돌아다녀본다. ‘중용’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해수욕장이다. 백사장 길이가 600m 남짓.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다. 그 안에 고운 모래로 된 해변이 있는가 하면, 작은 바위들이 어우러져 여러 가지 풍경을 선사한다. 피서객도 지나치게 많지도, 적지도 않다. 너무 많으면 사람들에 치여 피곤할 테고, 또 너무 적으면 피서철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 아야진해수욕장은 딱 피서 분위기를 내면서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을 만큼 사람들이 찾아든다. 여러 면에서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고, 한쪽으로 치우치지도 않는 해수욕장이다. 모래 해변과 작은 갯바위가 어우러진 곳이라 즐길거리도 다양하다. 고운 모래가 깔린 백사장과 작은 갯바위가 있는 구역은 여기가 같은 물인가 싶을 정도로 서로 다른 모습이다. 백사장은 일반적인 해수욕장 풍경이고, 갯바위 주변은 해조류와 작은 해양생물이 어우러져 또 다른 바다의 일면을 보여준다. 그래서 아야진해수욕장에서는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 낚시 삼매경에 빠진 사람, 바위 위에 올라 바다를 감상하는 사람, 스노클링이나 스쿠버다이빙을 하는 사람 등 다양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낚시나 스노클링을 즐기고자 한다면 아야진 방파제 인근의 기차바위가 포인트다. 바위가 길게 이어져 기차바위라고 불린다. 이곳에 성게, 불가사리, 해조류, 물고기가 많아 낚시와 스노클링을 즐기기 좋은 포인트로 알려져 있다. 아야진해수욕장 옆으로 아야진항이 자리한다. 큰 방파제와 작은 방파제로 이뤄져 있는데, 양 방파제 끝자락에 서 있는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가 멋스러운 풍경을 연출한다. 한때 양미리 주산지로 유명했고, 지금도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양미리를 비롯해 도루묵, 학꽁치 등이 많이 잡힌다. 이곳에서 바다낚시 체험 배를 이용하거나 주변 식당에서 자연산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아야진항 바로 옆으로 또 다른 해수욕장 하나가 있다. 청간해수욕장이다. 아야진해수욕장보다 더 호젓한 분위기다. 알록달록한 개인 그늘막과 일부 파라솔 때문에 100% 빛을 발하지는 못하지만, 해수욕장에 설치된 깔끔한 흰색 차광막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청간해수욕장은 아야진해수욕장처럼 보드라운 모래가 아니라 굵은 모래다. 이곳도 백사장과 갯바위가 어우러져 있다. 갯바위 근처에서 작은 게나 소라 잡는 재미에 빠진 사람들이 많다. 청간해수욕장 한쪽으로는 아야진항 등대가, 다른 한쪽으로는 청간정이 자리한다. 청간해수욕장에서 관동팔경 중 하나인 청간정까지 걸어서 올라갈 수 있다. 청간정 방향으로 걷다 보면 ‘청간정다이버센터’를 지나 아주 조용하고 깨끗한 해변에 이른다. 여기까지 들어오는 사람들이 거의 없기 때문에 아주 한적하다. 진정으로 조용한 휴식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공간이다. 해변에서 산책로를 따라 청간정으로 올라간다. 청간정 산책로는 군 작전 지역이라 여름철에는 오전 6시부터 오후 7시까지, 겨울철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출입이 허용된다. 기암절벽 위에 세워진 청간정은 창건연대는 알려지지 않았고, 조선시대에 중수된 기록부터 남아 있다. 이후 여러 차례 중수를 거쳤고, 1953년 이승만 전 대통령의 지시로 보수했다. 이때 이승만 대통령이 손수 쓴 현판이 지금까지 남아 있다. 청간해변을 특별하게 만드는 풍광은 등대와 청간정뿐만이 아니다. 세련된 펜션 건물들이 또 다른 풍광을 연출한다. 청간해변 앞으로 눈에 띄는 건물이 여럿 보이는데, 특히 ‘까사델아야(CASA DEL AYA)’와 ‘소노하임’ 펜션이 유명하다. 이국적인 분위기의 이 펜션들이 청간해변의 풍광에 멋을 더한다. 두 곳 다 카페를 별도 운영해, 꼭 숙박객이 아니더라도 잠시 쉬어가기 좋다. 까사델아야는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2층 카페는 물론, 시원한 전망이 펼쳐지는 3층 야외 테라스도 이용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아야진해수욕장에서 아야진항을 거쳐 청간해수욕장까지,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만족스러웠으니 이제 먹을거리만 잘 채워지면 금상첨화다. 아야진항 주변에서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그중 고성의 별미로 소문난 가리비를 즐겨보자. 아야진 방파제 근처에 가리비·조개 직판장이 있다. 이름처럼 가리비와 조개를 직판하는 곳인데, 가게 밖에 앉아서 먹을 수 있는 자리도 작게 마련되어 있다. 별도 비용을 내면 숯불과 초장을 제공한다. 나머지는 알아서 준비해 오거나, 인근 편의점 또는 마트에서 사다 먹으면 된다. 바닷가 바로 근처에서 싱싱한 가리비를 구워 먹으니 이만한 별미가 따로 없다. 오동통 살 오른 가리비가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해산물이 아닌 다른 별미를 원한다면, 전국적인 막국수 맛집으로 손꼽히는 ‘백촌막국수’를 추천한다. 아야진해수욕장에서 자동차로 10분 안팎이면 갈 수 있다. 백촌막국수는 ‘막국수 맛 좀 안다’는 막국수 마니아들이 인정하는 맛집 중 하나로, 시원한 동치미 국물이 일품이다. 시골 마을의 허름한 음식점이지만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댄다. 살얼음 동동 띄운 동치미를 막국수에 붓고 시원한 백김치나 매콤달콤한 명태식혜를 곁들여 먹으면 그 맛이 꿀맛 이상이다.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편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 제대로 된 밥 한끼가 필요하다면 잿놀이를 추천한다. 소나무에 둘러싸인 황톳집에서 정성 어린 밥상을 받을 수 있다. 고성과 주변 지역에서 나는 식재료를 사용하고, 무엇보다 유기그릇에 음식을 내는 점이 특별하다. 잿놀이밥상은 농경한정식을 주제로 탄생했지만, 유기그릇에 담겨 나오니 임금님 수라상 부럽지 않다. 후식으로 나오는 수제 인절미도 본식만큼 훌륭하다. --> 아야진해수욕장 주소 : 강원 고성군 토성면 아야진해변길 157 일원 문의 : 고성군 관광문화과 033-680-3357 청간해수욕장 주소 : 강원 고성군 토성면 아야진해변길 17 일원 문의 : 고성군 관광문화과 033-680-3357 1.주변 음식점 바다조아 : 조개직판장 / 고성군 토성면 아야진해변길 103-1 / 033-638-3488 백촌막국수 : 막국수 / 고성군 토성면 백촌1길 10 / 033-632-5422 잿놀이 : 잿놀이밥상 / 고성군 토성면 잼버리동로 383 / 033-637-0118 http://blog.daum.net/onlyjhr --> 2.숙소 네르하쏠 : 고성군 토성면 아야진해변길 107 / 033-632-6032 http://www.nerhasol.com/shop_main/main_body.htm 까사델아야 : 고성군 토성면 아야진해변길 19 / 010-9354-8469 http://casadelaya.com/ 소노하임 : 고성군 토성면 아야진해변길 33 / 010-7466-0662 http://www.sonoheim.com/ 글, 사진 : 김수진(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5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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