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쉬는 건 무얼까? 피곤하다고 집에서 하루 종일 뒹굴어도 잘 쉬었다는 느낌보다는 의미 없이 시간을 낭비했다는 자괴감이 더 크다. 잘 쉬는 건, 아름답고 자유로운 곳에서 즐거운 마음으로 잘 노는 것이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경제적 부담이 없는 곳이라면 더 좋다.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산중턱에 자리한 덕분에 공기도 좋은 양평쉬자파크는 잘 놀고, 잘 쉬라고 이름도 ‘쉬자’파크다. 양평쉬자파크가 개원한 것은 2015년 5월이다. 따지자면 얼마안된 공원이지만, 공원 안에 조성된 나무와 정원은 자리잡은 지 꽤 오래된 듯 자연스럽다. 기존의 숲을 자연스럽게 활용하고, 또 여러 해 동안 준비 기간을 거친 덕분이다. 산중턱에 자리하여 조용하고 평화롭다. 쉬자파크가 둥지를 튼 봉우리를 넘어가면 용문산자연휴양림이다. 홍천으로 이어진 6번 국도를 벗어나 산으로 한참을 굽이굽이 올라온 보람이 있다. 도심에서 완전히 벗어난, 숲속 아늑한 곳에 숨은 비밀스런 쉼터다. 경사진 지형을 고스란히 살린 덕분에 공원 입구에서 가장 위쪽에 자리한 산림교육센터 사이에 높낮이 차이가 크다. 입구에서부터 쉬엄쉬엄 구경하며 올라가도 좋고, 맨 위까지 올라간 다음에 내려가며 찬찬히 즐겨도 된다. 위에서부터 차례로 산림교육센터, 초가원, 솔쉼터, 트리마켓, 야외공연장, 야생화정원, 관찰데크, 방문객센터, 암벽등반장, 주차장, 관리사무소가 들어서 있다. 지금은 적극적으로 즐길 거리는 없는 편이다. 특별한 체험을 하러 온 것이 아니라 그저 마음 편히 쉬러 온 것이므로 솔쉼터에 앉아 솔향기를 맡거나, 야생화정원을 거닐며 가을꽃을 구경하는 심심한 재미를 느껴보자. 솔쉼터는 원래 있던 솔숲에 산책로를 내고 벤치와 해먹 등 최소한의 시설만 더했다. 해먹에 누워 소나무를 올려다보거나, 책을 읽거나, 달콤한 낮잠에 빠져들기 좋다. 해먹 아래쪽은 아이들을 위한 모험의 숲이다. 매달아놓은 통나무 위를 흔들거리며 지나가거나 경사진 곳을 줄을 타고 오른다. 서너 살 아이들에게는 모험이지만, 그보다 큰 아이들에게는 조금 시시할 수도 있다. 모험의 숲 옆으로는 트리마켓 부스가 이어지고, 그 건너편으로 너른 잔디광장이 펼쳐진다. 야외공연장에 무대가 열리면 잔디밭에 앉거나 누워서 공연을 감상한다. 야생화정원은 철따라 꽃들이 피고 진다. 야생화정원과 솔쉼터의 나무에는 짚으로 만든 새집이 여기저기 걸려 있어 운치를 더한다. 관찰데크로드는 쉬자파크의 척추라고 보면 된다. 공원 위쪽과 입구를 연결하는 중심축이다. 데크가 길게, 지그재그로, 계단으로, 데크 광장으로 이어지는 구조도 재미있다. 아이들은 일부러 데크로드를 오르락내리락하며 장난을 친다. 데크로드 옆으로는 들꽃, 산나물, 풀이 자연스럽게 자란다. 데크로드의 또 다른 재미는 독특한 의자에 한 번씩 엉덩이를 걸쳐보는 것이다. 철골에 돌멩이를 넣어둔 의자, 동그랗고 오목한 의자, 철판으로 된 의자, 액자벤치, 삽의자 등 재미난 모양이 많다. 가운데 구멍난 의자는 변기가 연상되는데, 아이가 털썩 앉더니 큰일 보는 흉내를 낸다. 관찰데크로드 아래쪽은 생태습지와 동물농장이다. 미니 동물농장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토끼, 염소, 당나귀가 함께 산다. 토끼는 우리 밖으로 나와 숲을 자유롭게 뛰어다닌다. 풀을 오물거리는 토끼를 보고 아이가 살금살금 다가간다. 기척을 느낀 토끼가 재빨리 달아난다. 너무 빨라 아이는 물론이거니와 어른도 쫓아가서 잡기 힘들다. 가만히 두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먹이활동 하는 것을 구경할 수 있다. 당나귀와 염소한테는 주변에 난 풀을 뜯어 먹이면 된다. 한참 풀을 주고 돌아서는데 당나귀가 풀을 더 달라며 이상한 울음소리를 낸다. 시커먼 바위 절벽이 있기에 봤더니 인공암벽장이다. 꽤 높은 암벽장 꼭대기에 멋진 정자가 서 있다. 정상을 정복한 이만 누릴 수 있는 멋진 풍광이 위에 있다는 얘기다. 마침 암벽을 오르기 위해 줄을 설치해놓은 이들이 보인다. 아이가 흥미를 보이자 안전장비를 입혀주고 줄도 연결해 암벽타기를 도와준다. 손아귀에 어느 정도 악력이 생기는 다섯 살부터는 암벽타기에 도전해볼 수 있다고 한다. 인공암벽장 바닥엔 어떠한 매트도 깔려 있지 않다. 그래서 장비 없이는 절대 그냥 오를 수 없다. 장비가 있더라도 2인 1조로 움직여야 한다고. 개인 장비가 있다면 공원에 연락해 사용에 관한 안내를 받으면 된다. 쉬자파크의 재미는 심심한 재미다. 별다른 것 없이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심심하게, 느리게 누리는 맛이다. 아이들은 그 공간에서도 뛰고, 까불고, 자연물을 주워서 관찰하며 자기들만의 재미를 찾는다. 어른들은 쉬엄쉬엄, 건들건들 시간을 보내며 몸과 마음을 쉰다. 한 달에 두 번 쉬자파크에 생기가 돌고, 재미있는 숲속 문화장터가 열린다. 바로 트리마켓이다. 셀러들이 손수 만든 물건들, 손수 키운 농작물을 들고 나온다. 장날은 사전 확인을 하고 가야한다. 트리마켓은 야외공연장과 솔쉼터 사이에 펼쳐진다. 목재로 된 부스에 지붕을 알록달록한 천으로 덮어 보기 좋다. 간판은 셀러가 각자 준비한다. ‘아침에 돌아가신 메추리’같이 재미있는 간판도 보인다. 도자기 굽는 가마터 한편에 자리를 마련해 구웠다는 소금, 색색깔의 실을 사용한 손뜨개 소품들, 요즘 인기 있는 향초, 개성 넘치는 액세서리 등 아기자기하고 예쁘장한 소품이 많다. 꼭 필요한 물건은 아니지만 예뻐서 한 집 한 집 꼼꼼히 구경하게 된다. 부스는 20개가 조금 넘는다. 메르스와 더위가 물러가고 가을 들어 셀러도 늘고 장꾼들도 북적이기 시작했다고. 트리마켓에서 가장 붐비는 곳은 역시 먹거리를 파는 곳이다. 부스에서는 메추리, 옥수수, 볶음밥 등이 인기 있고, 그 위쪽 푸드트럭 거리에는 호떡, 츄러스, 닭꼬치, 수제버거, 커피 등이 있다. 점심을 해결하기에는 부족하지만 주전부리로는 충분하다. 간단하게 도시락을 준비해 푸드트럭에서 파는 먹거리 1~2개를 더해 잔디광장에서 먹는 것도 좋다. 쉬자파크 입구 셔틀버스 타는 곳에서 트리마켓 안내지를 나눠주는데, 귀퉁이에 10% 할인 쿠폰이 있으니 꼭 챙기자. 트리마켓 어디에서든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이다. 양평쉬자파크 주소 : 경기 양평군 양평읍 쉬자파크길 193 문의 : 031-770-1009 http://www.swijapark.com/web/inc/main.asp 1.주변 음식점 광이원 : 뽁작장정식 / 양평군 요운면 용문산로 120-11 / 031-774-4700 http://kwangiwon.net/ 옥천냉면 : 냉면 / 양평군 옥천면 경강로 1493-8 / 031-773-3575 http://www.옥천냉면.com/ 2.숙소 한옥마을 황토펜션 : 양평군 강하면 전의1길 43-6 / 031-773-6300 / 한옥스테이 http://www.hanok54.co.kr/ 한화리조트 양평 : 양평군 옥천면 용천로 203 / 031-772-3811 http://www.hanwharesort.co.kr/irsweb/resort3/resort/rs_room.asp?bp_cd=0500 산음자연휴양림 : 양평군 단월면 고북길 347 / 031-774-8133 글, 사진 : 김숙현(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7년 9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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