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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붉은 동백이며 희디흰 매화, 연분홍 벚꽃과 샛노란 산수유가 이 땅을 한바탕 요란하게 색칠한 후 이제 새로운 풍경을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산은 연초록으로 짙어지고 강은 아침마다 우윳빛 안개를 피워 올린다. 봄볕이 내리쬐는 바다는 푸른빛이 한결 깊어져 보기만 해도 눈부시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이 땅의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자연이 새삼 경이롭게 느껴진다. 음식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이 작은 땅에서 달마다, 철마다 제철음식이 꼭꼭 솟아나고, 잡히고, 등장하는지 마냥 고맙고 신기할 따름이다. 이즈음에 어울리는 음식은 강이 선보이는데, 봄볕에 노곤했던 몸도 이 음식 한 그릇이면 생기가 가득 돈다. 바로 어탕국수다. 어탕국수는 말 그대로 물고기를 넣어 끓인 어탕에 국수를 만 것으로, 천렵국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천렵국은 개울에 그물을 치고 천렵을 해서 잡은 물고기로 만들어 먹던 음식이다. 모래무지, 피라미, 꺽지, 붕어, 미꾸라지 등을 잡아서 뼈를 추려낸 뒤 풋고추와 호박, 미나리 같은 채소를 듬뿍 넣고 푹 끓여 만든 음식이다. 여기에 고추장을 풀면 천렵국이 완성되는데, 민물매운탕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천렵국에 국수를 말면 어탕국수고, 밥을 말아서 끓이면 어죽이다. 수제비를 떠 넣으면 어탕수제비가 된다. 어탕국수는 주로 지리산 자락의 경남 지방과 금강 자락의 충청도 지방에서 즐겨 먹었다. 아무래도 맑은 강과 시내가 많았기 때문이리라. 충청도에서는 어탕국수를 생선국수라고도 부른다. 어탕국수는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 서민들에게 중요한 동물성 단백질 섭취 수단이기도 했다. 경호강이 흐르는 산청은 명경유수(明鏡流水)의 고장. 1급수에 사는 물고기들을 쉽게 잡을 수 있다 보니 어탕국수를 비롯해 민물요리를 내는 집들이 많이 들어섰고, 30여 년 전부터는 아예 생초면에 민물횟집골목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곳에 자리한 10여 곳의 식당 가운데 아무 집이나 문을 열고 들어가도 차림표에는 어탕국수를 비롯해 피라미튀김, 피라미조림, 쏘가리매운탕, 붕어찜, 은어회, 메기찜, 다슬기탕 등 다양한 민물고기 요리가 가득하다. 음식점마다 길가에 내놓은 수족관에는 쏘가리, 피라미, 모래무지, 산천어, 은어, 메기, 빠가사리 등 싱싱한 민물고기로 빼곡하다. 경호강은 급하게 돌며 흐르는 여울이 많은 탓에 이곳에서 잡히는 물고기는 육질이 좋기로 유명하다. 산청 어탕국수는 경호강에서 잡은 육질 좋은 붕어며 쏘가리, 메기, 피라미, 미꾸라지 등 민물고기를 뼈째 푹 삶아 요리한다. 먼저 민물고기를 깨끗이 씻은 후 통째로 중불에서 2~3시간 정도 푹 삶는다. 그러면 뿌연 색깔의 진하고 걸쭉한 육수가 우러난다. 그 다음 체에 한 번 걸러 가시를 추려낸 후 고춧가루, 고추장, 생강, 후추, 된장, 들깨가루, 부추, 청양고추, 깻잎 등을 넣고 다시 한 번 끓인다. 그리고 한소끔 더 끓인 후 국수를 넣고 끓여서 손님상에 낸다. 어탕국수는 국물이 넘칠 듯 담겨 나온다.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를 정도다. 생각보다 색깔이 많이 붉지는 않다. 짙은 분홍색에 가깝다. 어탕국수가 상에 놓이는 순간 매콤한 향이 코를 확 찌른다. 향으로만 치자면 추어탕과 비슷하다. 어탕국수를 제대로 먹으려면 고추를 듬뿍 넣고 산초가루를 뿌려야 한다. 방앗잎을 주는 곳도 있다. 한 젓가락 가득 건져올려 입 속으로 가져가면 입 안이 화들짝 놀란다. 맛이 화려하기 그지없다. 맵고 짜고 알싸한 데다 얼큰하며 달짝지근하기까지 하다. 강한 향과 자극적인 맛이 뒤섞여 있다. 전형적인 경상도의 맛이다. 이런 까닭에 어탕국수는 한겨울 차가운 날씨에 먹어도 콧등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고 이마에서 땀이 뚝뚝 떨어진다. 국물까지 한 그릇을 다 먹으면 속이 따뜻해지고 온몸에 땀이 쫙 흐르는 것이 보약 한 첩을 먹은 것 같다. 뒷맛도 깔끔하고 개운해 여성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어탕국수는 빨리 먹어야 한다. 성질 급한 경상도 사람처럼 말이다. 뜨거운 면을 후후 불어가며 후루룩후루룩 먹는 것이 좋다. 국수가 식으면 비린내가 올라올 수도 있다. 피라미튀김도 함께 맛보면 좋다. 경호강에서 잡히는 피라미는 무지갯빛이 돌면서 크기도 한데, 회로도 먹을 수 있을 만큼 깨끗하다. 바삭하고 고소한 피라미튀김은 어탕국수와 제법 궁합이 맞다. 산청 여행의 시작은 남사예담촌이다. ‘경북에는 안동, 경남에는 산청 남사’라고 할 정도로 전통 가옥이 잘 보존된 마을이다. 남사예담촌에는 현재 30여 채의 한옥이 남아 있다. 하지만 남사마을이 여행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유는 아름다운 돌담길 때문이다. 지붕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은 돌담과 토담이 5.7km에 이르는데, 이 중 3.2km가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이씨 고가는 남사예담촌에서 가장 오래된 집이다. 이씨 고가로 가는 골목에는 수령 300년이 된 회화나무 두 그루가 X자로 굽은 채 자란다. 회화나무는 보통 곧게 자라는 편인데 이 회화나무는 특이하게도 서로 몸을 껴안는 듯 자란다. 그래서인지 부부나무라는 별칭이 붙었다. 마을을 둘러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돌담과 토담 사이를 천천히 걷는 것이다. 천천히 걸으면 1시간 정도 걸린다. 남명 조식은 조선의 대표적인 성리학자이자 영남학파의 거두다. 평생 벼슬을 사양하고 살았던 올곧은 선비로, 당대의 거유(巨儒) 이황과 쌍벽을 이룬 학자이다. 임진왜란 때 의병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곽재우, 정인홍, 이제신, 김효원, 문익성, 하항 등이 남명의 제자들이다. 남명기념관은 지난 2001년 남명 선생 탄생 500주년을 기념해 건립되었는데, 남명 선생의 각종 유품과 관련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어 돌아볼 만하다. 건너편에 자리한 산천재는 남명 선생이 61세 때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 머물던 곳이다. 산청에 왔으니 동의보감촌에도 가보자. 한방과 약초를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장소다. 한방테마공원과 한의학박물관 등을 갖추고 있다. 특히 한의학박물관은 체질 검사, 체지방 검사, 신체 나이 검사 등 다양한 체험을 해볼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기를 직접 실험해볼 수 있는 기체험장도 인기다. 또 거북바위라는 커다란 바위가 서 있는데, 허리나 어깨가 아픈 사람들은 이곳에만 오면 씻은 듯이 낫는다고 한다. 1. 주변 음식점 늘비식당 : 생초면 어서리 / 어탕국수 / 055-972-1903 춘산식당 : 산청읍 옥산리 / 한정식 / 055-973-2804 다슬기마을 : 생초면 어서리 / 다슬기탕 / 055-972-1720 2. 숙소 강가애펜션 : 삼장면 석남리 / 055-972-2354 남사예담촌 기산재 : 단성면 남사리 / 010-2987-9984 경호파크모텔 : 신안면 하정리 / 055-973-5204 글, 사진 최갑수(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5년 6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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