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때 시골 친척 집을 찾아 며칠간 신나게 놀던 추억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시골에 친척이 없는 요즘 아이들도 걱정 없다. 전국 방방곡곡에 체험 마을이 있으니 입맛대로 골라 가면 된다. 경남 사천은 농어촌 체험 마을이 고루 있는데, 특히 비봉내마을과 바리안마을, 초량다슬기마을 등 농촌 체험 마을 프로그램이 알차다. 체험 마을에서 민박도 겸하고, 체험을 끝낸 뒤 가까운 바다로 이동해 해수욕까지 즐길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비봉내마을 대숲 체험장은 사시사철 초록 잎이 싱그럽다. 울창한 대밭을 가로지르는 산림욕장이 있고, 대나무를 이용한 전통 놀이와 공예 체험도 할 수 있다. 빼곡하게 들어선 대숲에선 대나무 굵기나 키가 비슷비슷해 수령을 가늠하기 힘들다. 초록색이 짙고 하얀 가루가 묻은 게 올봄에 순이 올라온 것이다. 몇 달 사이에 키가 다 자라고, 해를 거듭하며 속이 단단해진다. 대나무를 자르고, 깎고, 쪼개고, 엮어 다양한 공예품이나 악기를 만든다. 아이들은 만들기 쉬운 대나무 피리로 간단한 동요를 연주한다. 직접 만든 대나무 피리를 목에 걸고 비봉내마을 안 체험관으로 들어선다. 마을 소개와 체험 안내를 듣고 미꾸라지 체험장으로 향한다. 아이들이 들어가니 순식간에 흙탕물이 된다. 그 속에서 용케 미꾸라지며 올챙이, 우렁이를 잡는다. 미끌미끌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미꾸라지를 잡았다 놓쳤다 하는 게 마냥 재미있다는 표정이다. 아이들은 옷이 흙투성이가 되는 것도 아랑곳없이 논바닥을 훑고, 친구에게 잡은 것을 자랑하며 논다. 더러워진 옷 위에 구명조끼를 입고 뗏목을 타러 간다. 해가 뜨거워지기 시작했지만, 옷이 젖어 더위도 상관없다. 주의 사항을 듣고 체조를 한 다음 뗏목 위로 올라간다. 통나무를 엮어 만든 뗏목에 긴 대나무 노로 바닥을 밀면서 앞으로 나간다. 처음에는 잔뜩 긴장한 얼굴이더니, 어느새 익숙해져 물장구치며 뗏목 타기를 즐기는 모습이다. 폭이 넓지만 물이 깊지 않아 뗏목에서 떨어져도 위험하지 않다. 오히려 친구들과 나란히 붙어 기차를 만들거나 서로 물을 끼얹으며 놀기 바쁘다. 고학년 아이는 직접 노를 저을 수도 있다. 바리안마을은 차고 깨끗한 냇물이 좋아 여름이면 물놀이하러 오는 피서객이 많다. 마을 어르신들이 주축이 되어 진행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하루가 더 알차다. 먼저 삼베체험관에서는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는 대표 옷감인 삼베 만드는 과정을 알아볼 수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마을에서 삼을 재배해 직접 베를 짰는데, 지금은 기능 보유자가 연로해 생산은 못 한다. 예전에 짜놓은 삼베를 만져보니 까슬까슬한 감촉이 무더운 여름밤 이불로 쓰면 딱 좋겠다. 바리안마을의 대표 프로그램은 피라미 교실이다. 피라미를 잡기 위해 어망을 설치하는 요령을 듣고, 피라미가 다닐 만한 길목에 설치한다. 깻묵과 된장을 반씩 섞어 어망에 넣어두면 물고기가 냄새를 맡고 몰려든다. 잡히기를 기다리는 동안 투호, 비사치기 같은 전통 놀이를 하거나 밀 이삭을 불에 구워 먹는 밀사리 체험을 하다 보면 피라미 잡는 걸 까맣게 잊어버리기도 한다. 30여 분 만에 어망을 들어 올리니 피라미가 여러 마리 잡혔다. 피라미는 2급수 이상 물살이 빠른 곳에 서식하는데, 뒷지느러미가 큰 것이 특징이다. 어릴 적 이쑤시개 하나 들고 쏙쏙 뽑아 먹던 다슬기는 철분이 많고 숙취 해소에 좋아 해장국으로도 인기다. 해마다 다슬기축제를 여는 초량다슬기마을에서는 봄, 여름, 가을 세 계절 동안 다슬기를 잡을 수 있다. 다슬기는 냇물 속 바위에 붙어 살기 때문에 물속에 손을 넣고 바위를 헤집으며 잡아야 한다. 뗏목 타기와 농사 수확 체험, 삼림욕 등이 가능하고, 예약하면 다슬기로 요리한 시골 밥상을 맛볼 수 있다. 다슬기와 물고기 잡이, 반딧불이 보기, 소망등 날리기, 등 전시, 향토 음식과 농산물 판매 등으로 꾸며지는 다슬기축제는 9월 중순에 열린다. 초량다슬기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신라 지증왕 때 창건한 고찰 다솔사가 있다. 일제강점기에 만해 한용운을 비롯한 독립운동가들이 은신한 곳이기도 하다. 봉명산 자락에 포근하게 안긴 가람 뒤편으로 차 밭이 넓게 펼쳐져 향기롭다. 스님들이 직접 차를 만들고 다도를 전하며 우리나라 차 문화를 이끈 도량으로 이름이 높다. 다솔사가 사천의 역사를 고즈넉이 지켜온 곳이라면, 삼천포대교는 사천의 현대적인 아름다움이 깃든 곳이다. 해 질 무렵이면 붉은 노을이 떠난 자리에 노랗게 불이 들어오기 시작해 마음까지 빼앗기고 만다. 다리 아래 마련된 삼천포대교공원이 야경 포인트다. 삼천포대교에서 자동차로 3~4분 동쪽으로 가면 숨은 명소 대방진 굴항이 나온다. 조선 시대 군사 목적으로 둑을 쌓아 항구를 축조한 뒤 병선 정박지로 사용했다고 한다. 임진왜란 때는 이순신 장군이 이곳에 거북선을 숨겨두고 굴이 배 표면에 달라붙지 못하게 민물을 채웠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할머니한테 듣거나 책에서 본 옛이야기 《별주부전》의 배경이 바로 사천이다. 비토섬과 거북섬, 토끼섬, 목섬, 월등도 등이 그곳으로, 비토연륙교로 육지와 연결돼 《별주부전》의 무대를 편하게 찾아갈 수 있다. 비토섬 일대는 갯벌이 발달해 물이 빠지면 갯벌 체험하기에도 좋다. 미래 첨단 산업의 현장인 사천첨단항공우주과학관과 항공우주박물관에서는 더욱 흥미로운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기다린다. 과학관 입구에서 말하는 로봇이 인사를 하고 퀴즈도 내는가 하면, 전시실에는 체험형 전시물이 가득하다. 대한민국 공군의 블랙이글을 직접 타보고, 월면차를 조종할 수 있다. 항공우주박물관에서는 세계 항공 발달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야외 전시장을 가득 채운 다양한 항공기 또한 인상적이다. <당일 여행 코스> 체험 여행 1 / 비봉내마을(혹은 초량다슬기마을)→다솔사→비토섬→사천첨단항공우주과학관→대방진굴항→삼천포대교 야경 체험 여행 2 / 사천첨단항공우주과학관→항공우주박물관→바리안마을→비토섬→대방진굴항→삼천포대교 야경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비봉내마을(혹은 초량다슬기마을)→다솔사→비토섬→대방진굴항→삼천포대교 야경→숙박 둘째 날 / 바리안마을→사천첨단항공우주과학관→항공우주박물관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사천시 문화관광 www.toursacheon.net - 비봉내마을 www.beebong.co.kr - 바리안마을 http://barian.go2vil.org - 초량다슬기마을 www.crvill.com - 다솔사 www.dasolsa.co.kr - 사천첨단항공우주과학관 www.sasm.co.kr - 항공우주박물관 www.aerospacemuseum.co.kr ○ 문의 전화 - 사천시청 문화관광과 055-831-2727 - 비봉내마을 055-854-5111, 010-4032-5111 - 바리안마을 055-854-2723, 010-6747-7499 - 초량다슬기마을 055-854-2336, 010-9280-2336 - 다솔사 055-853-0283 - 사천첨단항공우주과학관 055-831-3344 - 항공우주박물관 055-851-6565 ○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사천,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하루 29회(07:00~23:30) 운행, 약 3시간 40분 소요. * 문의 서울남부터미널 02-521-8550 www.nambuterminal.co.kr 전국시외버스통합예약안내서비스 www.busterminal.or.kr [비행기] 김포-사천(진주), 하루 2회(07:05, 18:25) 운행, 55분 소요. * 문의 : 대한항공 1588-2001 http://kr.koreanair.com ○ 자가운전 정보 남해고속도로 곤양 IC→곤양IC사거리 우회전→다솔사 방면 1km 직진→우회전→비봉내마을(상정마을회관) ○ 숙박 정보 - 남일대리조트 호텔 엘리너스 : 사천시 남일대길, 055-832-9800 www.namiltte.com - 삼천포해상관광호텔 : 사천시 사천대로, 055-832-3004 www.3004hotel.com - 비토섬신우리조트 : 서포면 토끼로, 055-855-4242 http://bitoresort.co.kr ○ 식당 정보 - 실안장어촌 : 장어구이, 사천시 해안관광로, 055-835-3735 - 물회집 : 생선회·물회, 사천시 목섬길, 055-833-8231 www.055-833-8231.kti114.net - 양지해물전골 : 해물탕,해물찜,곱창전골, 사천시 수남3길, 055-832-1149 - 해원장횟집 : 생선회·백합죽, 용현면 선진공원길, 055-854-4433 ○ 축제와 행사 정보 - 제13회 삼천포항자연산전어축제 : 2014년 7월 30일~8월 3일, 팔포매립지 일원, 055-832-8568 www.3004palpo.co.kr - 2014 사천세계타악축제 : 2014년 7월 31일~8월 3일, 삼천포대교공원, 055-835-6493 www.sccf.or.kr ○ 주변 볼거리 남일대 코끼리바위, 진널전망대, 삼천포용궁수산시장, 한려수도 유람선관광, 선진리성, 사천녹차단지 등 글, 사진 : 김숙현(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2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의 모든 콘텐츠(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고 있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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