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현대인들이 ‘먹거리’에 대해 고민하게 된 것은 당연한 이치다. ‘무엇을 먹느냐’가 내 몸을 결정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몸에 좋은 음식’을 챙겨먹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다. 그래서 준비했다. 서울에서 즐기는 힐링 채식 여행!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젊은이들의 거리 홍대&신촌, 사찰 음식점들이 모여있는 종로&인사동, 그리고 해독주스와 샐러드 전문점을 찾아 신사동까지 살펴봤다. 건강은 물론 맛까지 잡은 채식식당으로 출발! 기사를 시작하기 전 고백한다. 기자는 ‘육식주의’에 가까운 ‘잡식주의자’로 ‘넘의 살’과 제법 돈독한 우정을 나누며 살아왔다. 굳이 육식주의, 채식주의를 생각하고 나눌 겨를도 없이 ‘씹는 맛’에 익숙해져온 시간들. 그렇다고 유별나게 고기를 찾아댄 것도 아니다. 평범하게, 좋게 말하면 편식하지 않고 되는 대로 잘 먹어왔다. 역설적이게도 이 부분은 “마땅히 먹을 만한 음식점이 없다”는 채식주의자들의 토로를 뒤집어보면 이해하기 수월해진다. 그만큼 이 땅에는 ‘채식주의자’들이 마음 편하게 먹을 만한 음식점들이 많지 않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잠깐 알고가자. 채식에 무관심한 이들에게 ‘채식주의자’란 그저 고기를 먹지 않고 풀만 먹는 사람, 정도로 인식되겠지만 ‘채식’의 유형은 생각보다 세분화 되어 있다. 먼저 생선과 해물 섭취여부에 따라 ‘베지테리언(Vegetarian)’ 과 ‘세미 베지테리언(Semi Vegetarian)’ 으로 나뉜다. 베지테리언 은 완전 채식하는 비건(Vegan) , 우유와 유제품만 허용하는 락토(Lacto) , 달걀만 허용하는 오보(Ovo) , 달걀·우유·유제품을 허용하는 락토 오보(Lacto Ovo) 가 속한다. 이들은 모두 고기는 물론 생선과 해물까지 먹지 않는다. 생선과 해물까지 허용하는 ‘세미 베지테리언’은 붉은 살코기를 제외한 우유·달갈·어류·조류를 먹는 폴로(Pollo) 와 우유·달갈·어류까지 섭취하는 페스코(Pesco) , 그리고 평소에는 비건이지만 상황에 따라 육식을 허용하는 플렉시테리안(Flexitarian) 으로 나뉜다. 개인의 건강, 나아가서는 환경보호를 위한 실천으로 ‘채식’을 선택하는 이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는 지금, 짧게나마 채식 체험이 가능한 ‘채식전문 음식점’을 찾아봤다. ‘청춘들의 해방구’로 다양성 특구, 홍대에도 채식 전문점들이 몇몇 있다. 종로&인사동 일대와는 또 다른 분위기로 자유롭고 젊은 느낌이 강하다. 식사를 겸할 수 있는 카페랄까.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지척에 자리한 현미 건강식 전문점 <슬로비>를 시작으로 비건들을 위한 요리 뿐 아니라 디저트까지 갖춘 <수카라>, 그리고 중동의 병아리콩 요리 ‘팔라펠’을 맛볼 수 있는 <잭스빈>등을 살펴봤다. 먼저 홍대입구역에서 가장 가까운 <슬로비>. 매일매일 가장 신선한 채소들을 선택해 밥상을 차려내는 그때그때밥상이 가장 인기다. 현미밥에 국, 몇 개의 밑반찬이 더해진 소박한 집밥을 차려낸다. ‘채식’과 ‘건강식’을 지향하는 이들의 식사 장소로 인기다. 월요일에만 맛볼 수 있는 ‘월요밥상’은 채식으로만 내놓는다. 그때그때밥상(8000원), 모듬버섯덮밥(8000원), 불(끈)고기덮밥(8000원), 그때그커리(8000원) 등을 선보인다. 채식주의자와 채식주의자가 아닌 이들이 함께 ‘건강한 식사’를 할 수 있다. 다음은 홍대 앞 산울림 소극장 1층에 자리한 <수카라>. 메뉴판과 함께 신세계가 펼쳐진다. 메인 요리는 물론 케잌이나 음료, 아이스크림 등 디저트 종류도 비건들을 위한 메뉴들이 많다. 우유도 먹지 않는 이들을 위한 두유음료나 다양한 과일 주스, 차, 디카페인 커피, 오가닉 와인 등을 갖추고 있다. 물론 음료뿐 아니라 식사와 스낵 등 일품요리도 다양하다. 비건을 위한 수제천연효모빵(5000원), 천연효모빵과 현미야채스프 플레이트(1만2000원)를 비롯해 단계별 채식주의자들를 위한 신안마을 유정란 치즈오믈렛(1만1000원), 제철채소 야채통밀 파스타(1만2000원)와 버터치킨커리(1만1000원) 등도 맛볼 수 있다. 치즈오믈렛, 야채통밀파스타, 오늘의 메뉴(12:00~15:00, 17:30~20:00 주문 가능)를 제외한 메뉴들은 모든 시간 주문 가능하다. 여름과일 케이크와 아마레또 아이스크림(7500원), 두부치즈케이크(6000원), 홈메이드 요구르트 파르페(7500원) 등 건강 디저트도 맛볼 수 있다. 산울림소극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이름도 생소한 팔라펠 전문점 <잭스빈>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재배되지 않는 병아리콩을 불려서 마늘과 양파, 파슬리를 갈아 동그랗게 만들어 튀겨낸 것이 ‘팔라펠(Falafel)’. 바삭하게 튀겨진 겉면을 자르면 보드라운 속살이 드러나는데 그 맛이 꼭 고로케 같다. 고기가 들어가지 않았는데 고기를 먹는 것 같다. ‘팔라펠’에 병아리콩을 갈아 올리브오일, 마늘 등을 더한 중동의 소스, ‘후무스(Hummus)’를 더하면 풍미가 살아난다. 메뉴를 주문할 때 ‘비건’임을 밝히면 알아서 요리해준다. 팔라펠랩(6500원), 팔라펠샌드위치(4800원), 팔라펠 샐러드(6500원), 후무스(4500원), 팔라펠 플래터(1만5800원). 아, 상수역 근처의 <슬런치팩토리>, 신촌의 <러빙헛>도 홍대 인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채식식당이다. 조계종 총본산 조계사가 자리한 종로&인사동 주변에는 사찰음식과 채식을 맛볼 수 있는 전문점들이 제법 많다. 흔히들 ‘절밥’이라고 얘기하는 사찰음식은 말 그대로 사찰에서 수행하는 이들의 음식이다. ‘살생’을 금하는 불교 교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채식 식단을 갖췄고 여기에 오신채(파, 마늘, 달래, 부추, 홍거) 없이 맛을 낸다. 갖은 양념과 조미료에 길들여진 현대인의 입에는 심심한 맛이지만 먹고 나면 속은 편안해 건강식으로 찾는 이들이 많다. 홍거는 우리나라에서는 구할 수 없는 식물로 한국에서는 양파를 금지하고 있다. 조계사 주변 일대에는 사찰음식을 코스로 선보이는 <고상><발우공양> 부터 가뿐하게 채식을 즐길 수 있는 <곽가네음식><오세계향> 등의 채식 음식점들이 자리한다. 물론 <고상>과 <발우공양>에도 평일 점심시간에 맛볼 수 있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메뉴들도 있다. <고상>에서는 우렁된장덮밥(1만5000원), 발우(1만9000원, 들깨소스두부·버섯강정), 공양(2만9900원, 우엉잡채·소담미두·버섯전골) 등을 맛볼 수 있다. 역시 코스 요리를 선보이는 <발우공양>에서는 평일 낮 1시 이후부터 연잎밥정식(1만2000원) 등 점심 특선을 맛볼 수 있다. 인사동에서 조금 떨어진 통인시장 내의 <곽가네음식>에서는 견과류탕으로 대표되는 사찰음식류을 비롯해 쌈밥정식(1만2000원), 인삼돼지불고기(9500원) 등의 일반식도 선보인다. <오세계향>에서는 채식자장면(5500원)․매실탕수체(1만5000원)․콩까스(1만1000원) 등을 맛볼 수 있다. 조계사 지척의 <승소>도 신도들 사이에서 알려진 맛집. 잔치·비빔국수·미역옹심이(4000원)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사찰에서는 국수를 승소(僧笑)라고 부른단다. 스님을 웃게 할 정도로 맛있는 국수라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씹는 맛’조차 배제된 ‘클렌즈 주스’를 소개한다. 몸 안의 독성 물질을 없애준다는 ‘디톡스 주스’로 몸을 깨끗이 하는 세련된 해독 다이어트로 젊은 층에게 인기가 많다. 실천 방법은 밥 대신 각종 채소와 야채만으로 짜낸 착즙 주스로 끼니를 대신하는 것. 채소와 과일즙만으로 이루어진 주스는 생각보다 맛이 좋다. 각자의 몸 상태에 따라 해독주스를 1일부터 길게는 2주까지 마시며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한다. 주스 클렌즈 프로그램으로 드라마틱한 다이어트 효과를 본 스타들 덕분에 유명세를 더하고 있다. 신사동 가로수길의 <배드파머스><에너지키친> 등 강남 일대에 클렌즈 쥬스 전문바들이 자리한다. 주스가격은 들어간 재료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보다 높은 수준. 밥 대신 주스라니, 그걸로 속이 채워지겠나 하는 생각은 ‘미안하다 내몸아’, ‘잘 있거라 살들아’ 같은 주스 이름을 보고 싹 사라졌다. 그저 웃어버리고 말기에는 너무나 미안해져서 말이다. 1.주변 음식점 고상 : 중구 을지로 5길 26 / 사찰음식 / 02-6030-8955 http://www.baru-gosang.com/ 발우공양 : 종로구 우정국로 56 / 연잎밥 정식(점심특선) 등 사찰음식 / 02-2031-2081 http://www.baru.or.kr/ 오세계향 : 종로구 인사동12길 / 채식자장면, 콩까스 등 비건 채식 / 02-735-7171 http://www.go5.co.kr/ 곽가네음식 : 종로구 필운대로 6길 / 곽과네정식, 버섯견과류탕, 견과류 된장찌개 등 / 02-735-3268 카페슬로비 : 마포구 홍익로 6길 / 그때그때밥상, 버섯덮밥 / 02-3143-5525 http://blog.naver.com/slobbie8 수카라 : 마포구 와우산로 157 / 두유, 채소스프, 비건 디저트, 제철채소 야채통밀파스타 등 / 02-334-5919 잭스빈 : 마포구 와우산로 29길 / 펠라펠, 후무스 / 02-333-4849 슬런치팩토리 : 마포구 상수동 336-18 / 매운가지덮밥, 현미연근미역볶음밥 / 02-6367-9870 러빙헛 : 서대문구 연세로 35 / 비건스테이크, 비건콩까스 / 02-333-8088 http://www.lovinghut.kr/kr/ 배드파머스 : 강남구 신사동 523-21 / 각종 샐러드, 해독 주스 / 02-515-8400 http://badfarmers1.cafe24.com/ 2.숙소 호텔 더 디자이너스 종로점 : 종로구 수표로 89-8 / 02-568-8370 센터마크호텔 : 종로구 인사동5길 38 / 02-731-1000 http://www.centermarkhotel.com/kor/main/ 베니키아 프리미어 메리골드 호텔 : 마포구 양화로 112 / 02-332-5656 와이호텔 : 마포구 서강로20길 / 02-1661-1055 http://www.yhotel.co.kr/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스마트관광팀 이소원 취재기자( msommer@naver.com ) ※ 위 정보는 2017년 4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