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난 박물관? 얼마나 재미있기에… 솔직히 처음에는 그랬다. 한데 돌아 나오는 발걸음에 자꾸 아쉬움이 묻어난다. 왜? 더 놀고 싶어서. 박물관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지? 개인적으로는 붉은색으로 큼직하게 적어놓은 ‘손대지 마시오’라는 경고문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도 그럴 것이 박물관이라는 곳은 국보나 보물 아니면 희귀자료들을 보관하고 전시하는 공간 아닌가. 그러니 전시물에 손을 댄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한데 재미난 박물관은 다르다. 어디에서도 ‘손대지 마시오’라는 글귀를 찾아볼 수 없다. 아니 되레 만지기를 권장(?)하는 분위기다. 아닌 게 아니라 이곳에서는 뭐든 만져봐야 한다. 그것도 적극적으로. 아니 머리에 뒤집어 써보기도 하고, 두드려보기도 하고, 심지어 이리저리 던져보기까지 해야 한다. 그렇게 온몸으로 부대끼며 체험해봐야 비로소 이곳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다. 재미난 박물관은 2개 층으로 나뉘어 있다. 아래층은 빛과 소리 그리고 움직임을 테마로 하고, 위층은 감성과 수학을 주제로 꾸몄다. 아래층이 온몸으로 체험하며 즐기는 공간이라면 위층은 머리와 가슴으로 다가가는 공간이다. 때문에 위층 전시실은 아래층에 비해 조금은 차분한 분위기이다. 재미난 박물관이 소장한 1,800여 종의 전시물은 화려하거나 거창하지 않다. 아니 소박하다. 하지만 저마다 독특한 재미를 자랑하고 있어 어느 것 하나 허투루 지나칠 수 없다. 중력을 무시한 채 거꾸로 흐르는 모래시계가 있는가 하면, 테두리를 문지르면 담겨 있는 물이 튀어오르는 세숫대야도 있다. 전시물은 대부분 과학적 원리를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어려운 과학적 설명보다는 재미난 이야기를 곁들여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예를 들면 신기한 세숫대야는 손의 마찰과 그로 인한 진동으로 물이 튀어 오르는 것이지만, 이같이 어려운 설명 대신 옛날 임금님은 손을 사용하지 않고 튀어오르는 물방울로 세수를 했다는 식의 설명을 달아놓은 것. 사실 여부를 떠나 호기심과 재미를 끌어내는 데 이보다 효과적인 방법이 있을까 싶다. 이렇게 재미난 박물관의 전시물은 직접 가지고 놀면서 과학의 원리를 자연스레 이해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영화 <스타워즈>의 악당 ‘다스베이더’ 가면을 쓰고 노는 것만으로도 공명이라는 과학 원리를 이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위층으로 올라가면 수학과 감성을 주제로 한 전시장이 나온다. 위층 전시물의 대부분은 수학과 감성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다양한 보드게임으로 채워져 있다. 가지런히 놓인 테이블에 각기 다른 보드게임이 마련돼 있는데, 2개 혹은 3개로 연결된 작은 공들을 이용해 삼각뿔을 만드는 피라미드 쌓기, 엽전 모양의 원을 이리저리 옮기며 세 개의 막대기를 채워나가는 하노이 탑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단순해 보이는 것들이지만 이게 또 만만치 않다. 빅버블이라 이름 붙여진 전시물도 위층 전시실에서 빼놓을 수 없다. 빅버블은 말 그대로 거대한 비눗방울을 만들어볼 수 있는 전시물이다. 비눗물을 담아놓은 원통이 어른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하다 보니 일반 비눗방울처럼 입으로 불어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채를 아래에서 위로 들어올리며 비눗방울, 아니 비누기둥을 만들게 된다. 재미있는 건 자신이 직접 비누기둥 안에 들어가볼 수 있다는 것. 비눗물이 담긴 원통 안에 들어가서 채를 들어올리면 텔레비전에서나 봤던 버블 쇼의 한 장면이 완성된다. 빅버블 옆에도 비눗방울 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 만드는 비눗방울 역시 일반적인 그것과는 다르다. 일단 채의 모양부터 독특하다. 굵은 철사를 엮어 만든 채는 중간이 비어 있는 직육면체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이 채를 비눗물에 적셔 살짝 튕기면 동글동글 예쁜 비눗방울이 만들어지는데, 중요한 건 그 다음. 나풀거리는 비눗방울을 그냥 놔두는 것이 아니라 채로 다시 받아내는 게 중요하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비눗방울을 잡는 것도 재미있지만, 어렵사리 비눗방울을 채 위에 올려놓으면 더욱 재미난 상황이 벌어진다. 동그랗던 비눗방울이 채 속으로 빨려들어가면서 조금씩 모습을 바꾸다가 결국에는 채의 모습을 닮은 직육면체로 변하는 것. 비눗방울이 동그랗다는 편견을 한방에 날려버리는 재미난 경험이 아닐 수 없다. 다양한 체험형 전시물 외에도 타자기를 닮은 초창기 계산기, 톱니바퀴에 의해 움직이는 독특한 모습의 모빌도 흥미롭다. 위층 전시실 중앙에는 수동으로 축구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시설도 자리했다. 이렇게 박물관 곳곳에 숨겨진 전시물들을 하나씩 찾아가며 체험하다 보면 시간은 말 그대로 쏜살처럼 지나간다. 어릴 적 장난감이 가득했던 나만의 보물창고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 때처럼. 재미난 박물관 www.funkr.com -주소 : 인천광역시 중구 인중로 190 -문의 : 032-765-0780 -관람료 : 24개월 미만 무료 / 소인(유아,초중고,청소년) 6,000원 / 성인 6,000원 -관람시간 : 오전 10시~오후 5시 (방학기간은 18:00까지 연장 운영) -휴무 : 매주 월요일 (방학기간과 공휴일일 경우 운영), 명절(설날/추석)은 전일과 당일 휴무 ※ 평일은 단체만 이용 가능. 방학 또는 주말과 공휴일에는 개인, 가족, 단체 모두 관람 가능 주변 음식점 -아라베스크 : 양고기케밥 / 인천광역시 중구 우현로 90-1 / 032-764-0064 -중국성 : 중화요리 / 인천광역시 중구 차이나타운로 53 / 032-762-1677 http://cityfood.co.kr/h.php?id=27794 -대창반점 : 중화요리 / 인천광역시 차이나타운로 55-1 / 032-772-0937 -큰손집삼치 : 삼치구이 / 인천광역시 중구 우현로67번길 68-3 / 032-766-2994 숙소 -시드니일반호텔 : 인천광역시 중구 연안부두로43번길 10 / 032-881-6438 http://www.sydneyhotel.kr/default/ -센트로호텔 : 인천광역시 중구 연안부두로43번길 8 / 032-887-0490 http://blog.naver.com/hotelcentro -뉴욕호텔 : 인천광역시 중구 연안부두로53번길 13-1 / 032-889-0154 -바이킹호텔 : 인천광역시 중구 연안부두로55번길 7 / 032-887-1539 글, 사진 : 정철훈(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6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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