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굽이진 산길을 따라 대성산에 오르면 기암절벽에 기대어 선 정취암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산 아래로 내려온 뒤에는 돌담과 한옥이 어우러진 남사예담촌을 천천히 거닙니다. 산길의 설렘과 산사의 고요, 옛 마을의 정취가 차례로 이어지는 산청 여행입니다. ⛰️ 산길에서 옛 담장까지 이어지는 산청 여행 ⛰️ - 정취암 가는 길: 소나무 숲과 산등성이를 굽이도는 드라이브 길 - 정취암: 기암절벽 위에서 산청의 산과 들을 굽어보는 산사 - 남사예담촌: 돌담과 고택에 선비의 삶이 깃든 전통 마을 정취암으로 향하는 여정은 산사에 닿기 전부터 시작됩니다. 신등면 모례리에서 신안면 안봉리로 이어지는 약 3㎞의 산길은 대성산 능선을 따라 구불구불 뻗어 있습니다. 차로는 10분 남짓한 거리이지만, 굽이를 돌 때마다 시야가 달라져 실제 거리보다 길고 깊게 느껴집니다. 길 초입에서는 짙은 나무들이 도로 가까이 다가섭니다. 경사가 급해질수록 숲 사이로 하늘이 넓게 열리고, 산 아래 마을과 들녘도 조금씩 모습을 드러냅니다. 곧게 뻗은 도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산길 특유의 리듬이 이어집니다. 산허리를 감아 도는 길과 겹겹이 포개진 산줄기가 한 화면에 담기며, 목적지로 향하는 이동 자체가 여행의 한 장면으로 바뀝니다. 구름이나 안개가 낮게 내려앉은 날에는 풍경이 한층 신비롭게 변합니다. 산등성이와 골짜기가 희미한 구름 사이로 나타났다 사라지고, 소나무 숲은 먹빛으로 짙어집니다. 맑은 날에는 푸른 산과 넓은 하늘이 시원하게 펼쳐져 계절마다 전혀 다른 인상을 전합니다. 굽은 구간이 이어지는 산길인 만큼 속도를 줄이고 주변 차량을 살피며 이동해야 합니다. 천천히 오를수록 길의 곡선과 산세가 또렷하게 눈에 들어옵니다. 그렇게 마지막 굽이를 지나면 사자상 석주가 지키고 있는 바위산에 기대어 선 정취암이 기다립니다. 정취암 가는 길 - 주소: 경상남도 산청군 신등면 둔철산로 675-87 - 문의: 055-970-7201 대성산 기암절벽에 자리한 정취암은 바위와 전각이 층층이 맞물린 산사입니다. 멀리서 바라보면 울창한 숲과 깎아지른 암벽 사이에 전각들이 제비집처럼 들어앉아 있습니다. 절벽 아래에 축대를 쌓고 자연 암반의 높낮이를 따라 원통보전과 응진전, 삼성각 등을 배치한 까닭에 규모는 아담하지만 경내가 입체적으로 펼쳐집니다. 경내 중심에는 관세음보살을 모신 원통보전이 자리합니다. 화려한 단청을 입힌 팔작지붕과 띠살문 뒤로 거대한 바위 절벽이 솟아 있어 전각과 자연 지형이 한 몸처럼 어우러집니다. 법당 안에는 분홍빛 연등과 축원문이 천장을 가득 채우고, 불단에는 공양물과 촛불이 가지런히 놓여 있어 기도가 이어지는 산사의 분위기를 전합니다. 원통보전 불단 중앙에는 정취암 목조관음보살좌상이 봉안되어 있습니다. 연꽃무늬 대좌 위에 앉은 높이 약 50㎝의 보살상으로, 반듯한 얼굴과 가늘고 긴 눈, 살짝 미소를 머금은 입매가 부드러운 인상을 줍니다. 머리에는 작은 부처(화불)와 불꽃무늬 장식을 더한 보석 왕관(보관)을 쓰고 있으며, 두 손은 엄지와 가운뎃손가락을 맞댄 수인을 취하고 있습니다. 원통보전 뒤편의 돌계단을 오르면 응진전과 삼성각이 이어집니다. 바위와 건물 사이의 좁은 자리를 활용해 전각과 계단을 배치한 모습에서 절벽 지형에 맞춰 조성한 정취암의 특징이 잘 드러납니다. 능선길을 따라 조금 더 오르면 소나무 숲 사이에 만월정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가득 찬 달’을 뜻하는 이름처럼 정자 앞에서는 막힘없이 열린 하늘과 겹겹의 산줄기를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인근 암반의 돌탑 너머로는 신등면 일대의 농촌 들녘과 산자락이 아득하게 펼쳐집니다. 산청군이 ‘정취암 조망’을 산청 9경 가운데 제8경으로 꼽은 이유를 실감할 수 있는 풍경입니다. 정취암 - 주소: 경상남도 산청군 신등면 둔철산로 675-87 - 운영 시간: 07:00~17:30 - 문의: 055-972-3339 지리산 자락의 산세와 마을 앞 물길이 감싸는 남사예담촌은 고려 시대부터 형성된 것으로 알려진 전통 마을입니다. 마을 안으로 들어서면 낮은 기와지붕과 흙돌담, 오래된 나무가 차례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예담촌'이라는 이름에는 담장 너머로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을 엿보는 '옛 담 마을'이라는 의미와 함께, 옛 선비들의 기상과 예절을 닮아 가자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마을을 대표하는 풍경은 두 그루의 회화나무가 교차한 골목입니다. 수령 300년이 넘은 것으로 알려진 나무가 서로 기대듯 자라 ‘부부 회화나무’라 불립니다. 두 줄기 사이로 난 길은 자연스럽게 아치를 이루고, 넓게 퍼진 가지와 잎은 흙길 위에 짙은 그늘을 드리웁니다. 회화나무는 예부터 학문과 선비를 상징해 ‘학자수’라고도 불렸는데, 오래도록 학문과 예절을 중시한 남사마을의 분위기와 잘 어울립니다. 회화나무를 지나면 남사예담촌의 옛 담장길이 본격적으로 펼쳐집니다. 담장은 집터와 골목의 생김새에 따라 부드럽게 굽어집니다. 담장 너머로 한옥의 처마와 소나무, 장독대가 고개를 내밀고, 여름에는 담쟁이덩굴과 주황빛 능소화가 황톳빛 골목에 생기를 더합니다. 꽃송이째 툭 떨어지는 능소화와 거친 돌담이 대비를 이루며 남사예담촌 특유의 단정하고 화사한 풍경을 빚어냅니다. 마을의 옛 담장은 전체 길이가 약 3.2㎞에 이르며, ‘산청 남사마을 옛 담장’이라는 명칭으로 등재된 국가등록문화유산이기도 합니다. 반듯하게 다듬은 돌보다 마을 주변에서 얻은 자연석을 사용한 까닭에 담장마다 돌의 크기와 색, 쌓은 모양이 조금씩 다릅니다. 좁아졌다가 다시 넓어지고, 모퉁이를 따라 완만하게 휘어지는 골목을 걷다 보면 담장이 단순한 경계가 아니라 집과 길, 이웃의 생활을 이어 주던 마을의 한 부분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담장 안쪽에는 ‘산청 남사리 이씨 고가’가 자리합니다. 1700년대에 지은 것으로 전하는 남사마을의 오래된 집으로, 사랑채와 외양간채, 곳간채가 안채를 중심으로 ㅁ자형을 이루며 배치되어 있습니다. 대문을 들어서면 먼저 사랑마당과 팔작지붕의 사랑채를 만나고, 중문을 지나면 넓은 안마당과 안채가 나타납니다. 이씨 고가 안채는 앞면 7칸, 옆면 2칸 반 규모로 건넌방과 대청, 안방을 갖추고 있습니다. 방과 대청 앞으로 툇마루를 길게 내어 고택 특유의 아늑함과 탁 트인 개방감을 살렸습니다. 흙마당의 작은 화단과 툇마루 아래 차곡차곡 쌓아 둔 장작, 기와지붕과 초가지붕을 얹은 부속 공간이 어우러져 오래된 집의 생활감을 고스란히 전합니다. 조금 더 걸으면 ‘산청 남사리 최씨 고가’로 불리는 월강고택에 닿습니다. 사랑채와 외양간채, 곳간채가 안채를 둘러싸며 ㅁ자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사랑채 좌우에 중문을 따로 두어 안쪽 생활 공간이 바깥에서 바로 보이지 않도록 구성했습니다. 전통 사대부 가옥의 공간 배치 위에 붉은 벽돌 굴뚝과 유리 창호 등 1920년대 근대 한옥의 요소가 더해진 고택입니다. 사랑채와 대청에서는 계자난간과 원형 기둥, 정교한 띠살문이 눈길을 끕니다. 대청 위의 '시서유업(詩書遺業)' 편액은 시와 글을 집안의 유산으로 이어 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벼슬이나 재물보다 학문과 글을 소중히 여긴 선비 가문의 정신을 짐작하게 하는 글귀입니다. 고택 담장 곁에는 오래된 매화나무도 뿌리를 내리고 있어 봄이면 기와지붕과 흙돌담 사이를 은은한 꽃빛으로 물들입니다. 남사예담촌은 과거의 모습을 전시하기 위해 새로 만든 민속촌이 아니라 주민들이 살아가는 마을입니다. 고택과 담장, 오래된 나무에는 오랜 세월 이어 온 생활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굽은 돌담을 따라 천천히 걷는 동안 정취암에서 바라본 산청의 넓은 풍경은 사람의 손길과 삶이 깃든 아늑한 마을 풍경으로 바뀝니다. 남사예담촌 - 주소: 경상남도 산청군 단성면 지리산대로2897번길 10 - 문의: 070-8199-7107 ※ 위 정보는 2026년 8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글, 사진은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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