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에는 선사시대의 유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고인돌군이 있다. 선사시대와 고인돌 유적을 둘러보는 여행은 다소 지루하고 식상하다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고인돌로 떠나는 밀古당氣go 강화도 체험여행’(이하 ‘밀당 강화도 체험여행’) 프로그램은 사뭇 다르다. 의외로 신선한 프로그램에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모두가 글로만 알고 있고 기록은 없는 시대, 선사시대 이야기 속. 고인돌을 만들었던 그때의-하지만 지금까지의- 시간 속으로 초대한다. 누구나 역사시간에 접하는 인류 역사의 시작, 선사시대다. 기록으로 남겨지지 않은 선先사史의 시대는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를 포함한다. 선사시대가 우리 인류 역사 중 95% 기간을 차지 한다는 이야기는 얼핏 들어본 듯해도 선뜻 와 닿지는 않은 저 멀리 있는 학술적 이론과도 같다. 강화에서 선사시대와 조금 가까워져 볼까? 강화 고인돌군은 화순, 고창 지역과 함께 2000년 1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강화 지역에서 현재까지 발견된 크고 작은 고인돌은 약 160여 기다. 대부분 강화도 북부 지역으로 부근리, 삼거리, 고천리 등 여러 지역에 분포되어 있다. 지역마다 그 크기와 모양이 달라 만들어진 시기와 생활상에도 차이가 있을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강화 고인돌 중 대표적인 고인돌은 부근리 지석묘(支石墓: 고인돌의 한자명)다. 많은 이들이 고인돌이란 단어에 떠올릴 수 있는 모양으로 거대한 덮개돌을 받치고 있는 탁자식 고인돌이다. 지석묘 앞에서 내려다보이는 공터에 지난 2017년부터 ‘밀당 강화도 체험여행’이 진행된다. ‘밀당 강화도 체험여행’ 기간이 시작되면 이곳은 단순히 유적을 관람하고 지나는 여행지가 아니다. 선사시대 문화를 현대식 체험으로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된다. 체계적이며 교육적이고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흥미로운 프로그램으로 꽉 채워졌다. 얕고 넓은 여행지식을 위해 여행에 앞서 강화도의 유적을 살짝 들여다보면 좋다. 강화도에는 청동기 시대의 고인돌과 고조선의 참성단 등 선사시대를 시작으로 삼국시대의 전등사, 보문사, 고려시대의 팔만대장경을 판각했다는 선원사와 조선시대의 초지진, 근대의 광성보 등 역사유적이 가득하다. ‘밀당 강화도 체험여행’이 펼쳐지는 지금의 현대까지 강화도는 고인돌을 시작으로 전 시대를 아우르는 셈이다. 밀고 당기고(밀古당氣go) 즐기는 전통체험 프로그램들은 또한 전 세대를 아우른다. 강화역사 박물관 주차장 옆 아담한 크기의 행사장이 마련되어 있다. 규모는 작아 보이지만 그곳에서 벌어지는 이벤트들은 아주 다양하고 엑티브하다. 행사장 한 가운데에 커다란 돌덩이가 있는데 ‘밀당 강화도 체험여행’의 주인공인 고인돌 축조재현을 위한 거석이다. 강화 지석묘의 덮개돌이 약 53톤인데 천 여 명의 인원이 모여 이 거석을 옮겼을 것으로 학자들은 추측한다. 당대의 풍경을 재현해보는 고인돌 축조재현은 약 7톤 무게의 거석을 행사장에 모인 사람들과 함께 끌어보는 시간이다. 체험은 하루 한번 운영되는데, 시간이 되면 장내 안내방송과 함께 마이크를 잡은 현대판 추장이 등장한다. 모인 이들과 함께 약간의 오글거림과 야릇한 기분이 뒤엉켜 구경하다가 추장의 구호에 맞춰 거석에 매인 끈을 힘차게 잡아당긴다. 돌이 움직이는 그 순간,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과 함께 절로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온몸에 짜릿한 전율이 흐르는 순간이다. 행사장에는 무료와 유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무료체험 중 가장 인기 많은 프로그램은 선사시대 복장 체험이다. 가죽과 표피로 만들어진 옷과 가발, 돌도끼 등으로 자유롭게 꾸민 후, 선사시대 배경 그림 앞에서 사진 촬영 후 인화한 사진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가락바퀴, 뼈 바느질, 활쏘기, 맨손 미꾸라지잡기 체험은 선사시대의 의식주를 해결한 방법을 몸소 배울 수 있다. 가로실과 세로실을 엮어 천을 만들어 보는 직조체험, 면직물을 두드리는 다듬이소리, 조선시대 형구체험과 투호 등 전통놀이, 선사 유물 발굴 체험 등 시대를 아우르는 강화도 전통문화를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선사시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강화도 유적을 재현해 전시하는 선사유물전시관도 마련되어 있다. 미니 도자기, 자연염색, 가죽공예, 화문석, 돌도끼, 청동거울, 모형 고인돌 만들기 등 유료 체험도 가득하다. 행사 기간 동안 별도의 입장료나 주차비는 없으며 행사장에 들어서면 팔목에 색 띠를 채워주고 간략한 체험 소개를 받을 수 있다. 유료 체험은 약간의 할인율이 있는 패키지 체험 배지를 구입하거나 개별 계산 후 원하는 체험을 즐기면 된다. 마련된 모든 체험이 어디선가 본 듯하지만 전문 선생님들의 재치 있는 설명도 흥미롭고 의외로 신선하다. ‘밀당 강화도 체험여행’에서 충분한 시간을 보냈다면 주변 도보 여행을 이어가보자. 강화 지석묘가 있는 고인돌공원과 고인돌탐방로, 강화 자연사박물관과 강화 역사박물관이 행사장에서 지척이다. 고인돌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둘러보는 세상은 조금 다르게 보인다. 자연을 포함한 이 땅의 모든 것이 그대로 우리의 전통, 우리의 문화라는 사실이 보다 새롭고 강하게 각인된다. 시대를 거슬러 세대를 아울러 함께 존재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되어주는 ‘고인돌로 떠나는 밀古당氣go 강화도 체험여행’이 있어 참 다행이다. window.ytPlayerList.push({ Id: '59c694ed-0a8f-4097-b937-1b0b002db157', DivId: 'b4db4974-59c7-4fd0-b96e-16f0faf92af7', VideoId: 'rMz7oDQi3G4', playerVars: {rel:0, playsinline:1,}});
‘2019 고인돌로 떠나는 밀古당氣go 강화도 체험여행’ 본래 마련된 프로그램은 당일 체험과 1박 2일 가족캠프지만, 가족캠프는 예약 오픈과 동시에 마감됐다. 당일 체험은 7월 20일부터 11월 10일까지 매주 토, 일요일 총 36회 운영한다. 우천 시에도 행사는 진행되며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체험 종류와 시간은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으니 사전 문의가 필요하다. 인천광역시 강화군 하점면 강화대로 994-33(강화자연사박물관 주차장) / 032-934-1400(우리문화재보호회) 글, 사진 | 김애진(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7월에 작성한 것으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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