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불편한 여행이란? ‘불편한 여행’은 일상의 편리함과 익숙함을 잠시 내려놓고, 낯선 환경 속에서 자신에게 집중해보는 새로운 여행 방식을 의미한다. 불편하거나 아무도 없는 곳에서의 하루는 ‘여행’이라는 단어와 선뜻 연결되지 않아 보이지만 ‘디지털 디톡스*’, ‘건강한 고독**’ 등 새로운 라이프 트렌드와 맞물려 요즘 뜨는 여행으로 자리 잡고 있다. * ‘디지털’과 ‘디톡스(detox, 해독)’의 합성어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같은 디지털 기기 사용을 일정 기간 중단하거나 줄이는 행위를 통해 정신적, 신체적 휴 식을 추구하는 트렌드 ** 과잉 연결의 시대에 자발적 단절을 통해 자신만의 균형과 활력을 되찾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세상에 존재하는 여행지의 수만큼 여행을 떠나는 이유 또한 다양하다. 그중 일상에서 겪는 번민과 문명이 주는 소음에서 잠시라도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여행자에게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이하 ‘왜관수도원’) 문화영성센터는 정답 같은 여행지다. 복잡하게 흐르는 세상에서 잠시 비켜나 스스로 선택한 고립의 시간을 즐기기에 좋은 장소이기 때문이다. 낯설지만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이곳의 경험은 여행자에게 마음의 위로가 될 것이다. 뜨거운 계절에서 잠깐 도망치듯 왜관수도원 문화영성센터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왜관 수도원이 자리한 왜관읍에 기차로 도착했다. 기차역에서 왜관 수도원까지는 걸어서 15분 거리다. 입구를 통과하자 구 왜관성당이 보였다. 1928년 왜관성당이 신부가 상주하는 본당으로 승격하면서 세운 성당 건물이다. 구 왜관성당은 한국전쟁 중 성 베네딕도회 수도원이 왜관으로 자리를 옮긴 후 수사들이 주요 공간으로 사용했다. 왜관수도원 문화영성센터 피정 프로그램은 대개 1박 2일로 진행된다. ‘피정’이란 평소 생활하던 곳에서 잠시 떠나 성당 또는 수도원에 머물며 기도와 묵상으로 자신을 살피는 시간을 말한다. 왜관수도원은 2026년 상반기까지 다양한 주제의 피정 프로그램을 준비해놓았다. 연말에는 성탄 전례 피정과 해맞이 피정도 진행한다. 참가자들은 수도원 대성전에서 수사들도 참여하는 아침기도와 낮 기도, 저녁 기도, 끝 기도 등에 함께할 수 있다. 대성전에서 진행되는 미사와 기도 시간은 파이프 오르간 연주를 들을 기회다. 대성전은 2009년 완공했는데 이때 상트 오틸리엔 연합회에 소속된 유럽과 미국의 수도원이 파이프 오르간을 기증했다. 최고 높이가 9m에 무게가 10톤에 달하는 대형 파이프 오르간으로 제작 기간만 1년이 넘게 걸렸다. 2010년 조립과 조율 작업까지 마친 후 부드러우면서도 웅장한 소리로 대성전 공간을 채우고 있다. 대성전 제대 위쪽으로 걸린 ‘평화의 십자가’ 또한 왜관수도원의 상징과도 같다. 십자가 뒤에 부착한 북한과 독일, 호주,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가져온 돌들은 세계 평화를 의미한다. 왜관 수도원에 있던 나무와 2007년 화재 사건 당시 수습한 대들보로 제작했다. 문화영성센터는 정갈하고 맛이 좋은 식사로도 유명한데 특히 아침 식사 때 나오는 왜관수도원 수사들이 직접 만든 소시지가 인기다. 문화영성센터에는 프로그램 중간 혼자 머물며 묵상과 기도를 하기에 좋은 장소가 많다. 1층 로비에서 오른쪽으로 돌면 복도가 나온다. 창문 바깥으로 보이는 마당은 2025년말 왜관 수도원에서 생활하다 세상을 뜬 수사들을 추모하는 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복도 끝 육중한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예배실인 경당이 나온다. 제단 뒤쪽 벽에는 예수의 열두 제자를 상징하듯 작은 사각형 창 열두 개가 뚫려 있고 오른쪽에는 십자가 고상을 걸어두었다. 문화영성센터에서 하루를 지내보면 시간에 따라 빛의 각도가 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늦은 오후 경당에 앉아 있으면 길게 드리운 빛이 제단 뒤에 걸어둔 고상 주변을 집중해 비추는 장면이 보인다. 1층 로비 엘리베이터와 마주한 문을 열고 나가면 작은 정원에 들어선다. ‘하늘정원’이다. 이곳에도 늦은 오후에 햇살이 그림을 그리는 듯한 빛이 비춘다. 서쪽으로 넘어가는 햇빛이 창문에 부딪힌 후 다시 벽면으로 반사되는 모습이 매우 근사하다. 빛은 ‘성 베네딕도의 계단’을 따라 자연스럽게 2층으로 이끈다. 2, 3, 4층에는 각각 서쪽으로 짧은 통로를 연결해두었는데 끝에는 1~3명 정도 들어갈 만한 작은 기도소가 하나씩 있다. 마음 깊은 곳까지 비추는 빛을 받으며 잠시 머물기 좋은 장소다. 2층 하늘다리를 지나면 마오로관으로 건너갈 수 있다. 강의실로 쓰는 구상·구대준홀이 있는 곳이다. 한때 기숙사로 썼던 건물인데 문화영성센터를 건립하면서 승효상 건축가가 마오로관 내부 리모델링도 함께 진행했다. 구상·구대준홀을 지나 계단으로 내려가면 명상실이 나온다. 벽에 십자가 고상 하나를 걸어두고 가운데에 작은 책상만 둔 널찍한 방이다. 문화영성센터 4층에서 다리를 건너면 하늘성당으로 넘어갈 수 있다. 1층에서 복도로 내려가 들어가던 경당의 지붕에 해당하는 위치다. 십자가가 꽂힌 첨탑 내부도 빛이 들어오는 작은 창 여러 개를 뚫어놓았다. 옥상 형태의 하늘성당에서는 칠곡군과 왜관역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이외에 경당으로 내려가는 복도 중간에 있는 대회의실도 한 번쯤 들를만 하다. 신자 한 명이 오랫동안 수집한 망치를 수도원에 기증했는데, 이 수많은 망치들로 벽면을 꾸며놓았다. 성 베네딕도회 수도원의 기본 신념인 ‘기도하고 일하라.(Ora et Labora)’를 잘 표현한 곳이다. 대성전 앞에 있는 성물방도 피정 참여자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아침 식사 때 나오는 소시지는 물론 가톨릭 성물들을 구입할 수 있다. 2층은 카페 겸 갤러리 공간이다. 성 베네딕도회 수도원은 1909년 서울 혜화동에서 처음 건립되었다. 우리나라 최초 남자 수도사들로만 구성된 수도원이었다. 이후 몇 차례 자리를 옮기다 한국전쟁 와중에 현재의 경북 칠곡군 왜관읍에 정착했다.
1964년에는 한국 가톨릭 최초로 이 수도원에 ‘피정의 집’이 개원했다. 다시 60년이 지난 2024년에는 ‘문화영성센터’라는 이름을 걸고 새 피정 공간이 문을 열었다. 승효상 건축가가 디자인한 이 건물은 자신을 살피고 싶어 수도원을 찾는 이들에게 넉넉하고 편안한 쉼터가 되어가는 중이다. 피정은 대개 가톨릭 신자들의 종교 활동을 말하지만 왜관 수도원 문화영성센터 프로그램은 일반인들에게도 언제나 문이 열려 있다. <당일여행코스> 칠곡평화분수→구상문학관→가실성당 <1박2일 여행코스> 첫째날 / 신나무골성지→해은고택→구왜관터널→신유장군유적지 둘째날 / 왜관시장→구상문학관→담장너머 책방 <여행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칠곡군 문화관광 https://www.chilgok.go.kr/tour/main.do -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http://osb.or.kr ○ 문의전화 - 칠곡군 문화관광과 054)979-6088 -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054)970-2000 -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문화영성센터 010)6791-0071 ○ 대중교통 정보 [ 기차 ] 서울역에서 왜관역까지 05:54 이후 하루 10~15회 ITX새마을 또는 무궁화 운행, 마지막 기차는 19:25, 3시간 12분~3시간 55분 소요 ○ 자가운전 정보 경부고속도로 남구미IC에서 ‘대구’ 방면으로 왼쪽 방향 261m→왜관IC에서 ‘왜관, 성주’ 방면으로 오른쪽 고속도로 출구 14km→왜관톨게이트 542m→왜관IC에서 ‘왜관’ 방면으로 오른쪽 방향 161m→오른쪽 4시 방향 2.8km→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 숙박정보 - 국립칠곡숲체원 : 경북 칠곡군 석적읍 유학로 532 국립칠곡숲체원, 054)977-8773, https://www.sooperang.or.kr/indvz/main.do?hmpgId=FA00003 - 센트로관광호텔 : 경북 칠곡군 왜관읍 중앙로 152-3, 054)972-2777, http://www.centrohotel.co.kr - 남계137 : 경북 칠곡군 약목면 남평로 613-40, 010)5412-7051 ○ 식당정보 - 청정칼국수 : 바지락칼국수, 들깨칼국수, 만두, 칠곡군 왜관읍 중앙로 149, 054)977-3228 - 장금이식당 : 갈치정식, 옻닭, 청국장, 경북 칠곡군 왜관읍 2번도로길 22-5, 054)975-8204 - 한돈 고깃집 왜관 : 생삼겹살, 생목살, 돼지갈비, 경북 칠곡군 왜관읍 자조1길 27 1층, 054)977-2018 ○ 주변 볼거리 칠곡 왜관철교, 칠곡 송림사, 칠곡 매원마을 ※ 위 정보는 2025 년 7월에 작성된 정보로 ,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 사진 ,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 글 · 사진 : 이시우 여행작가 / 사진: 경상북도 칠곡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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