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도 여행은 조금나루 선착장에서부터 시작된다. 선착장은 조금나루해변유원지 끝자락에 있다. 조금이라는 말은 조수가 가장 낮을 때를 뜻하는데, 그럴 경우에도 배를 띄울 수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탄도까지 하루 두 번 운행되는 탄도호는 매우 작은 배다. 1.5평 정도의 대기실에 성인 3명이 앉으면 꽉 찬다. 선착장에서 탄도까지는 2.5km. 육지와 섬의 직선거리는 짧은 듯해도, 물길을 따라 섬으로 가는 뱃길은 10분 남짓 걸린다. 배를 타자마자 주민과 동고동락할 수 있는 섬, 무안 탄도로 가보자. 얼마 전 탄도 선착장이 새롭게 정비되었다. 가로등이 이어진 기다란 부두를 걸어 들어가면 바로 마을이다. 중앙에는 마을회관이 자리하고 있다. 마을회관은 섬 주민뿐 아니라 여행객에게도 문을 열어, 이곳에서 식수와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다. 대부분의 섬은 물이 부족하지만 탄도는 물이 넘친다. 섬 주민에게서 가장 먼저 들을 수 있는 탄도의 자랑이다. 아무리 가뭄이 와도 탄도의 지하수는 마르지 않는단다. 높은 산이 있는 것도 아닌데, 신기할 만큼 물이 넉넉해요. 집집마다 물맛도 다르죠. 해안가에서 가까운 집들 물맛이 조금 더 간간해요. 주민의 말을 듣고 나니 마을회관의 물에서도 바다의 짠맛이 느껴지는 듯하다. 마을의 두 번째 자랑은 탄도올레길이다. 무안군과 합심해서 만든 결과물로, 작년 가을에 완성되었다. 군에서 섬 정상 가까이에 팔각정을 세우고 해변으로 가는 나무데크를 설치해주었고, 주민들은 그 길에 맞게 숲을 가로지르는 올레길을 마련했다. 길을 따라 마을을 지나 숲으로 들어가니 작은 섬에 있으리라 짐작할 수 없는 풍경이 펼쳐진다. 소나무숲, 사스레피나무숲, 대나무숲이 각기 다른 매력으로 군락을 이루고 있다. 약간의 오르막이 시작되는 구간에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나무 지팡이가 준비되어 있다. 지팡이 역시 주민들의 아이디어로 사스레피나무를 이용해 직접 만든 것이다. 오가는 사람이 다치지 않도록 나무를 묶어놓은 노끈, 길을 안내해주는 띠 등 모두 소박한 재료를 이용했지만, 손주를 위하는 할아버지의 마음처럼 애틋함이 묻어난다. 마을에서부터 40여 분을 걸어 오르면 섬 정상(해발 49m) 인근의 팔각정에 도착한다. 걷는 내내 함께해준 바다가 멀리 내려다보인다. 반대 방향으로 길을 이어가면 해안 산책로다. 그리고 섬 안의 섬, 야광주도와 마주한다. 야광주도는 썰물 때 갯벌이 드러나면 걸어갈 수도 있는 작은 무인도다. 용이 여의주를 물고 있는 모양이라 하여 여의주도라고도 불린다. 주민들은 이 부근에서 굴을 캐고, 소라나 고둥을 줍는다. 그리고 무안낙지를 잡는다. 여행객에게도 즐거운 갯벌 놀이터다. 다만, 물때를 모르고 너무 멀리까지 들어가면 위험하니 주의해야 한다. 오래전 탄도는 숯이 생산되는 섬이었다. 섬에 숯을 만들기 좋은 소나무가 많았고, 육지와 가까워 운반이 수월했다. 그래서 이름도 탄도다. 당시엔 섬 인구가 많아 초등학교 분교가 설치되기도 했다. 지금은 학교가 문을 닫고, 30여 가구만이 섬에 살고 있다. 가끔은 새로운 거주민이 탄도로 들어오기도 한다. 3년 전, 탄도분교 터에 자리를 잡은 부부처럼. 이 부부는 지금 탄도 유일의 민박집을 운영한다. 탄도 주민이 된 둘은 건물만 덩그러니 남아 있는 곳에 잔디를 깔고 정원을 꾸몄다. 벽면만 남은 건물엔 설계도면도 없이 집을 지어 올렸다. 한 구석을 지으면 그 옆을 생각해 짓는 방식으로 6개월에 걸쳐 편의시설을 갖춘 지금의 모습이 완성되었다. 주인은 육지와의 소통 창구인 인터넷으로 어촌에 돌아온 자신들의 소식을 육지 사람들에게 전하기도 한다. 어촌으로 돌아온 그들의 여유로움은 민박에 머무는 사람들에게도 전해진다. 숙소에 들어오는 시간도, 나가는 시간도 정해진 것이 없다. 배 타고 섬에 들어와 다시 육지로 돌아갈 때까지 머물 수 있다. 섬마을 밥상도 맛볼 수 있다. 소박한 밥상이지만, 김치며 장아찌는 모두 광주 출신 안주인이 해풍을 맞고 자란 텃밭의 채소들로 직접 만든다. 그대로 건강식인 셈이다. 섬으로 들어가기 전 예약하면 자연산 회와 무안낙지 등을 준비해주기도 한다. 탄도만은 잘 알려진 낚시 포인트다. 특히 군산 아래 지역에서만 잡을 수 있는 감성돔이 유명하다. 탄도만 중심에 떠 있는 탄도에서도 배를 타고 나가 선상낚시를 즐길 수 있다. 직접 낚시를 하지 않더라도 마을에 문의하면 주민들이 잡은 물고기를 현지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꿀(굴) 까러 가세~!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는 여행자의 오해를 사기도 한다. 바다에서 꿀이라니! 이곳의 굴은 갯벌 위에 굴러다닌다. 남도와 가까운 바다다 보니 갯벌에는 자갈이 많다. 그 위에서 굴이 자란다. 굴은 겨울부터 봄까지 맛이 좋다. 섬 전체가 갯벌에 둘러싸여 있으니, 갯벌에서 놀거리가 풍부하다. 물이 빠지자마자 모습을 드러내는 갯벌 위로 고둥이 천지다. 손가락 마디만 한 크기의 고둥도 제법 많다. 적당히 주워다가 삶아 먹으면 고소한 바다 향이 입안 가득 퍼진다. 무안에서 낙지가 빠지면 서운하다. 절대 무안낙지일 수밖에 없는 탄도의 낙지는 더욱 귀한 대접을 받는다. 낙지를 잡는 방법은 다양하다. 현대적인 방법으로는 작은 배에서 2인1조로 그물을 이용하는 낙지주낙과 통발을 내려놓고 다음날 건지는 통발낙지가 있다. 전통 방식도 여전히 쓰인다. 삽으로 잡는 가래낙지, 손으로 갯벌을 파내고 잡는 팔낙지(또는 손낙지), 한밤중에 물이 빠지면 손전등을 들고 갯벌 위 물길에서 줍는 홰낙지 등이 그것이다. 주민들 중에도 낙지를 잡는 사람들은 정해져 있다. 그리고 그들끼리도 각자 전문 분야가 있다. 갯벌을 돌아다니다 보면 낙지를 잡는 주민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이방인의 발걸음에 낙지 구멍이 뭉개질 수 있으니 멀리서 바라만 볼 것. 탄도에서는 아직 낙지잡이를 직접 체험해볼 수는 없다. 하지만 주민에게 문의하면 낙지를 조금나루로 운반하기 전 마을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탄도 전남 무안군 망운면 조금나루해변 선착장에서 하루 2회 운행. 승선료 어른 3,000원(왕복) 문의 : 선장 061-261-0437 / 무안군청 061-450-5473 / 탄도 061-261-6329 1.주변 음식점 탄도에는 식당이 없다. 다만, 숙소 이용 시 문의하면 어촌식 시골밥상을 맛볼 수 있다. 섬 안에 구멍가게도 없으니 필요한 식료품은 준비해서 들어가야 한다. 2.숙소 탄도민박(070-8860-8313)이 있다. 복층 주택을 독채로 이용한다. 인원수에 제한이 없고, 가격(1박 20만 원)도 일정하다. 섬에서 자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조금나루로 나와 숙박해도 좋다. 인근에 다양한 숙박시설이 있다. 글, 사진 : 김애진(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4년 5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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