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를 즐길 수 있는 가정의 달 5월이 머지 않았습니다. 서울에서 출발하여 1시간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땅 좋고 물 좋은 천혜의 고을. 가족들과 특히 역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우리 아이들과 함께 떠나기 좋은 여주! 주말 당일치기 여행 코스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그 곳으로 함께 떠나보도록 할까요? 세종대왕릉 (영녕릉) 조선 최고의 성군 세종대왕이 잠든 터전인 여주는 '세종인문도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 정도로 그 자부심이 엄청납니다. 현재 세종대왕릉은 방문객들을 새로이 맞이하기 위하여 2018년 12월 31일까지 세종대왕릉은 복원 및 리모델링 공사를 실시하고 있는데요. 복원 공사가 끝날 때까지 세종대왕릉을 무료로 둘러볼 수 있으니 지금 꼭 방문해보시길 추천드리는 코스입니다. 본래 세종대왕릉의 정식 명칭은 영릉 (英陵)으로, 바로 근처에 효종대왕릉인 영릉 (寧陵)까지 같이 둘러볼 수 있습니다. 세종대왕릉 복원 공사가 이루어지는 지금은 이 때문에 효종대왕릉을 먼저 방문한 후, 우회로를 이용하여 세종대왕릉을 일부만 관람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 세종대왕릉 입구에 위치하고 있는 전시관인 세종대왕역사문화관을 모두 둘러보셨다면, 불편하시더라도 도보 10분 거리의 우회로를 이용하여 효종대왕릉 입구로 이동하셔야 합니다. 세종대왕역사문화관은 영녕릉 (英寧陵)의 주인인 세종과 효종의 생애와 업적에 대해서 살펴볼 수 있는 공간으로, 무료로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세종과 효종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았으면, 우선 복원 공사로 인해 설치된 우회로를 따라 효종대왕릉을 둘러보게 됩니다. 300여 년 전 조성된 그대로 온전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높은 효종대왕릉 입구에 들어서면 신령스러운 느낌의 울창한 소나무 숲이 방문객들을 맞이합니다. 괜히 조선 왕릉을 유네스코에서 '신들의 정원'이라 극찬한 것이 아님을 느낄 수 있는 오솔길입니다. 선선한 바람에 흐뭇해지는 소나무 숲을 걷다 보면 제례를 준비하던 재실을 만나게 됩니다. 이 효종대왕릉 재실은 1673년에 지어진 이후 일제강점기, 6·25 전쟁을 거친 후에도 그때 당시 모습 그대로 보존이 되었기 때문에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이기도 한데요. 재실 뜰 앞을 지키는 천연기념물 회양목은 효종대왕릉이 조성될 때부터 심겨 300년이 넘도록 늘 푸른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나무로, 세월에서 풍겨오는 역사의 향기를 더욱 짙게 느껴지도록 해줍니다. 재실을 지나 속세의 공간과 신성한 공간을 구분하는 홍살문을 맞이하게 됩니다. 조심스레 홍살문을 지나니 이상하리만치 고요해지는 주변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제례를 거행하던 정자각까지 곧게 이어진 참도를 따라 걸어봅니다. 죽은 영혼이 다녔다는 왼편의 신도를 낀채 살아있는 왕이 다녔다는 오른편의 어도를 따라 걷게 됩니다. 이윽고 도착하게 되는 효종대왕릉 능역. 왕릉을 위에, 왕비릉을 아래에 배치한 쌍릉 형식이 특징입니다. 우선 비교적 낮은 곳에 위치한 인선왕후 장씨의 능침을 살펴봅니다. 이곳은 정면에서 관람할 수는 없고, 후면에서만 관람할 수 있어 조선 왕릉의 후면이 어떻게 생겼는지 볼 수 있게 해 놓았습니다. 특히 왕릉의 후면을 둘러싸는 담장인 곡장이 없는 것도 인선왕후 능역만의 특징입니다. 살짝 건드리면 생생하게 살아 움직일 듯 한 석물들이 봉분을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좀 더 올라가면 효종이 잠든 능침으로 올라가볼 수 있습니다. 비록 지금의 역사 관점으로는 개화 정책을 주장한 효종의 형 소현세자가 좀 더 높은 평가를 받긴 하나, 효종은 그 당시만 하더라도 '효종대왕'으로 불릴 정도로 국방과 경제 부문의 업적이 높이 평가된 왕 중 하나였죠. 이를 증명하듯 족히 3m가 되어 보이는 무인석, 문인석, 석마 등이 한 쌍을 이루어 효종의 능침을 든든히 지키고 있습니다. 효종대왕릉 앞에서 굽어보는 장쾌한 풍경, 마치 한반도의 북쪽 땅을 굽어보며 북벌을 다짐하였을 효종의 그 기개와 닮은 것 같기도 합니다. 효종대왕릉의 모습. 당시 백성들의 효종의 업적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효종대왕릉을 나서 이젠 세종대왕릉으로 향합니다. 복원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세종대왕릉에선 정자각, 수라간, 수복방, 신도비 등을 관람할 수 없습니다. 다만 능침 주변은 살펴볼 수 있게 우회로가 조성되어 있으므로 꼭 둘러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왕의 숲길'이란 명칭이 붙은 이 우회로는 실제로 숙종, 영조, 정조가 세종대왕릉을 참배하기 위해 이용했던 길이라 하니, 울창한 소나무 오솔길을 산책하며 또 다른 역사의 흔적을 느끼실 수 있겠습니다. 그렇게 도보 10분 정도를 이동하면 세종대왕릉에 도착합니다. 소란스러운 공사 소리가 조금은 아쉽지만, 막상 능역에 올라온 후 느껴지는 있는 고요함에 시간이 멈춘 듯 합니다. 한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이순신 장군과 함께 반드시 꼽히는 인물인 세종대왕, 그분이 바로 이 능침에 소헌왕후 심씨와 함께 합장릉 양식으로 잠들어 있습니다. 조선 석공의 정교한 기술에서 탄생하여 살아 움직이는 듯한 석물들, 이 덕분에 세종대왕과 소헌왕후 심씨의 편안한 잠은 영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종대왕의 업적은 말씀드려봤자 입이 아플 정도죠. 이러한 그의 업적과 걸맞게 풍수지리학자들은 세종대왕릉을 최고의 길지로 현재까지 칭하고 있다고 합니다. 세종대왕릉 능침을 둘러본 뒤 고개를 뒤로 돌리는 순간, 아무 것도 모르는 저조차 '이곳은 과연 천하의 명당이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효종대왕릉의 주변 풍경이 한 없이 뻗은 만주 벌판과 닮았다면, 세종대왕릉의 주변 풍경은 지친 하루 끝에 집에 돌아와 포근히 안아주는 엄마의 품을 닮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역사 공부는 물론 가벼운 산책과 함께 힐링 타임을 즐길 수 있는 공간, 바로 세종대왕릉입니다! 지친 하루 끝에 집에 돌아와 포근히 안아주는 엄마의 품을 닮은 세종대왕릉의 풍경. 백성들을 위해 일생을 바친 세종대왕의 안식처입니다. 주소 : 경기 여주시 능서면 영릉로 269-50 시간 : 월요일 휴무 매일 09:00 - 18:00 (2월 ~ 5월, 9월 ~ 10월) 매일 09:00 - 18:30 (6월 ~ 8월) 매일 09:00 - 17:30 (11월 ~ 1월) 요금 : 개인 500원 / 단체 400원 [2018년 12월 31일까지는 무료] 만 24세 이하/만65세 이상/장애인/국가유공자 무료 문의 : ☎ 031-880-4700 / http://sejong.cha.go.kr/ 재상막국수 이제 점심을 해결할 시간입니다. 땅 좋고 물 좋은 여주는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쌀밥으로 유명하지만, 또한 막국수로도 유명합니다. 여주만의 푸짐하고 매콤한 막국수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 재상막국수를 여러분들께 소개합니다. 재상막국수는 '가끔 고속도로를 지나다 들렀더니 맛있더라.'는 어느 숨겨진 맛집들처럼 대로변에 있긴 하지만 크게 눈에 띄진 않는, 평범하게 생긴 벽돌집 안에 있습니다. 그러나 그 맛 만큼은 전혀 평범하지 않은 곳이죠! 재상막국수의 메뉴판은 정말 깔끔합니다. 편육 한 접시, 비빔막국수, 물막국수 정도가 전부입니다. 막국수는 양이 부족하다 싶으면 1,000원을 추가하여 곱빼기로 즐길 수 있습니다. 항상 메뉴 선택 과정에서 고역을 치루시는 분들에게는 매우 최적화된 메뉴판이죠!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면 육수와 반찬들을 먼저 내오는데, 본격적인 막국수 식사를 즐기기 전 기분 좋은 감칠맛을 더해 줍니다. 약 10분 정도를 기다리면 편육 한 접시와 함께 막국수를 내오는데요. 처음엔 매콤한 듯 하다가, 젓가락질을 할수록 점점 매워지는 막국수의 중독성은 가히 최강입니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편육에 푸짐하다 못해 넘치는 막국수 한 젓가락을 곁들이면 온 세상이 내 것인 것 같은 기분마저 느낄 수 있죠. 기호에 따라 깍두기나 백김치를 곁들이며 식사를 즐기다 보면 그릇을 설거지한 듯이 깔끔하게 비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여주하면 쌀밥? 여주하면 이제부터 '막국수'입니다! 주소 : 경기 여주시 칠산길 3 시간 : 매일 10:30~21:30 (겨울 비정기적 휴무) 메뉴 : 편육 14,000원 / 비빔막국수 · 동치미 물막국수 7,000원 / 애기국수 · 사리 3,000원 문의 : ☎ 031-884-3826 여주도자세상 푸짐한 점심 식사가 끝난 뒤 방문하시길 추천하는 코스, 바로 여주도자세상입니다. 여주도자세상은 여주를 대표하는 사찰인 신륵사의 이름을 딴 신륵사 관광지 내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여주는 흙의 품질이 좋고 물이 맑은 고을이었기 때문에 예로부터 경기도 광주, 이천과 함께 도자기로 유명했죠. 여주도자세상은 그 전통을 이어 여전히 도자기를 만드는 장인들의 작품을 전시 및 판매를 하는 공간입니다. 2018년 5월 5일부터 5월 22일까지는 「여주도자기축제」가 열려 특별한 체험 및 행사가 진행되니 축제 시기에 맞춰 여주도자세상을 방문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여주도자세상은 크게 세계 생활 도자기를 테마로 상설 전시가 열리는 반달미술관과 장인들의 혼이 담긴 도자기를 알뜰하게 구매할 수 있는 도자기 직판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반달미술관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무료로 둘러볼 수 있고 (월요일 휴무) 독창적인 도자기를 활용한 작품들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우리 민족의 고려청자나 조선백자 말고도 세계 곳곳의 독창적인 도자기를 감상할 수 있는 것이 반달미술관만의 매력입니다. 여주도자세상의 입구. 전시가 이루어지는 반달미술관과 도자기를 구매할 수 있는 도자기 매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주도자세상의 도자기 직판장은 굳이 물품을 구매할 생각이 없다고 해도 제약 없이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또한 여주도자세상 홈페이지를 통해 도자기 만들기 체험 및 전통 매듭 짓기 체험 등을 신청할 수 있으니 여주 도자기의 숨결을 느껴보고, 나만의 기념품을 만들어 추억과 함께 간직해보고 싶으신 분들은 여주도자세상을 방문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주소 : 경기도 여주시 신륵사길 7 여주세계생활도자관 시간 : 평일 10:00~19:00 주말 10:00~19:00 문의 : ☎ 031-887-8232 / http://www.dojasesang.com/ 여주박물관 여주도자세상에서 도보로 5분 거리, 세 번째로 추천드리는 여행 코스는 여주박물관입니다. 1997년에 개관한 여주박물관은 여주의 전반적인 역사와 독창적인 문화에 대해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박물관은 1997년에 지어진 본관과 2016년에 지어진 신관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남한강 수석 전시관, 류주현 문학 전시실, 조선 왕릉실, 여주의 역사 전시관 등 총 4개의 전시관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여주박물관은 그 크기가 보기보다 방대하기 때문에 자세히 둘러보려면 적어도 1시간 정도가 소요됩니다. 총 3개의 전시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여주박물관 신관에는 박물관 관람에 지친 분들을 위한 휴식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은은한 커피향에 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박물관 카페 테라스에 앉아 커피 한 잔 즐기며 휴식을 취하면 금방 체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겁니다. 특히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인공 연못과 남한강이 어우러진 풍경은 여주박물관에서 절대 놓칠 수 없는 뷰포인트! 마지막으로 여주박물관을 관람할 때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사실, 바로 스탬프투어가 있다는 겁니다. 총 4개의 전시관에 비치된 4가지의 스탬프를 용지에 모두 날인하면 편지를 보낸 뒤 정확히 1년 뒤에 도착하는 느린 우체통 엽서를 기념품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여주 여행을 하면서 즐거웠던 기억, 이 엽서에 꾹꾹 눌러 적어 소중한 사람에게 한 번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요? 즐거운 추억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 이 또한 여주 여행에서 절대 놓칠 수 없는 요소입니다! 여주박물관 스탬프투어. 스탬프를 모두 찍은 뒤 신관 안내데스크에 제출하면 느린 우체통 엽서를 기념품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주소 : 경기 여주시 신륵사길 6-12 여주박물관 시간 : 월요일 휴무 (1월 1일 , 설/추석 당일 휴관), 매일 09:00 - 18:00 요금 : 무료 문의 : 031-887-3583 / http://www.yeoju.go.kr/museum 신륵사 여주 당일치기 여행 코스로 네 번째로 추천드리는 곳, 바로 여주를 대표하는 사찰인 신륵사입니다. 신륵사는 신라 대 유명한 고승인 원효대사가 창건하고 고려 말 나옹화상이 부흥기를 이끌며 조선 성종 대 세종대왕릉 영찰로 지정되어 보은사라고도 불렸던 곳으로, 쉽게 말씀드리면 1300여 년의 유서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사찰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신륵사 입장료는 성인 기준 2,200원으로, 다른 여행지 입장료에 비하여 만만한 가격은 아니지만 반대로 여주 여행을 하며 무료로 둘러볼 수 있는 곳들이 많다는 사실과 신륵사 내부의 소중한 문화재들과 남한강의 수려한 경치를 고려하면 절대 비싼 가격이 아니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신륵사 입구를 지나 경내로 접어드는 길은 한마디로 '드라마틱'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수줍게 얼굴을 내민 새색시를 닮은 벚꽃들, 그 옆에 천진난만한 아이의 웃음처럼 활짝 핀 개나리꽃들의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길이 바로 이 길이기 때문이죠. 더불어 스님들의 초탈의 여유가 느껴지는 걸음 한 발짝 한 발짝이, 너무도 아름다워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됩니다. 모든 것이 평화로운, 이 길이 다름 아닌 극락으로 향하는 길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순간입니다. 초탈의 여유가 느껴지는 느긋한 걸음에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신륵사 경내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향해야 하는 곳은 바로 강월헌입니다. 남한강을 낀 절벽에 위태로운 듯 사뿐히 자리잡은 강월헌은 여주 여행에서 신륵사를 반드시 방문해야 하는 이유를 몸소 증명해주는 곳이죠. 바로 이 정자에서 그 어느 곳보다도 가장 아름다운 남한강 경치를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본래 강월헌이 위치한 곳은 고려 말 승려였던 나옹화상의 다비 (죽은 사람을 화장한 뒤 묻는 불교의 장례의식을 뜻합니다.) 가 이루어진 곳입니다. 추후에 나옹화상을 추모하며 그의 호인 '강월'을 따서 강월헌이란 이름의 정자를 조선 시대에 세운 것이 1972년 홍수로 무너지게 되어 2년 후 철근과 콘크리트로 다시 짓게 되고 말았죠. 본래 건물이 무너져 매우 안타깝지만 반대로 튼튼하게 복원된 강월헌에서 방문객들은 남한강의 아름다운 경치를 1년 365일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복원된 강월헌에서 즐기는 남한강의 수려한 경치들. 강월헌 바로 곁에 자리 잡은 신륵사 3층 석탑은 고려 후기에 만들어진 탑으로, 유홍준 교수님의 저서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8편에 사진으로 소개된 것으로 유명한 탑입니다. 특히 이 탑이 위치한 곳은 나옹화상의 화장이 이루어진 터라서 역사적 가치가 높고 무엇보다 그 절묘한 탑의 배치와 어우러져 남한강과 만들어내는 광경은 대한민국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아름답다고 할 수 있죠. 덕분에 신륵사 3층 석탑이 없는 여주의 풍경은 이제 쉽사리 상상하기 힘들게 되었습니다. 강월헌과 신륵사 3층 석탑에서의 흐뭇한 경치를 마음껏 즐겼다면 3층 석탑 왼편에 조성된 돌계단을 올라 보물로 지정된 신륵사 다층전탑을 감상하러 이동하실 수 있습니다. 신륵사는 고려 시대부터 '벽돌 절'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다는데요, 바로 이 다층전탑 덕분입니다. 흙으로 구운 벽돌을 촘촘히 쌓아 고려 시대에 지어진 신륵사 다층전탑은 그 높이 덕분에 강 건너편에서도 잘 보인다고 하니, 왜 신륵사가 벽돌 절이라 불렸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통과 자연이 빚어낸 신륵사의 풍경에 빠져봤으면 이젠 마음을 평안히 가지고 사찰 내부를 둘러볼 차례입니다. 구룡루, 범종각, 극락보전 등 신륵사의 어느 곳 하나도 역사의 숨결이 느껴지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모두 조선 시대에 지어져 오늘날까지 온전히 보존되어 전해진 문화재들입니다. 나옹화상이 신기한 굴레(神勒)로 여주를 어지럽히던 용마를 제압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신륵사,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이 고찰 경내를 거닐자니 옛 전설이 마냥 허무맹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느낄 수 있는 순간입니다. 1858년에 지어진 신륵사 출입구내지 의식 거행 장소로 사용되던 공간입니다. 신륵사를 둘러보며 많은 분들이 그냥 지나치는 공간을 한 곳 소개드릴까 합니다. 바로 보제존자 관련 세 가지 문화재가 전시된 뒤뜰인데요. 보물 보제존자 석종, 보물 보제존자 석종비, 보물 보제존자 석등이 그것입니다. 앞서 남한강의 빼어난 경치를 즐기신 분들은 여기서 무얼 볼 수 있기에 굳이 방문해보라고 추천하는가 의문이 드실 겁니다. 제가 이곳을 추천드린 이유는 신륵사의 전설이 살아 숨 쉬고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보제존자는 바로 앞서 말씀드린 '나옹화상'의 또 다른 이름이죠. 바로 저 소박한 모양새를 가진 석종에 나옹화상의 사리, 즉 유골이 보관되어 있는 겁니다. 신륵사의 부흥을 이끈 인물이 영면을 취하고 있는 공간이 바로 여깁니다. 신륵사에서의 마지막 시간. 사찰의 중심 역할을 하는 극락보전, 그리고 1472년에 흰 대리석 하나를 정교하게 깎아 만들어졌다는 보물 다층석탑 앞에 잠시 머물러 봅니다. 많은 이들의 절실한 소원을 500년이란 세월 동안 들어줬을 이 탑 앞에서 나름의 소원을 빌어보는 순간, 제 소원은 이미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평온, 일상에 치여 존재조차 잊어가던 그 마음을 비로소 신륵사에서 찾게된 것입니다. 가슴 탁 트이는 경치, 전통의 내음이 물씬 풍기는 고찰 산책과 더불어 오로지 나만을 위한 평화를 즐길 수 있는 곳, 신륵사를 여주 당일치기 여행의 네 번째 코스로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주소 : 경기도 여주시 신륵사길 73 신륵사 시간 : 매일 08:00~18:00 요금 : 개인 - 어른 2,200원 / 청소년 1,700원 / 어린이 1,000원 단체 - 어른 1,800원 / 청소년 1,500원 / 어린이 800원 ※ 단체 30인 이상 문의 : ☎ 031-885-2505 / http://www.silleuksa.org/ 영월근린공원 신륵사까지 둘러보았으면 여주 시내에는 어느새 어둠이 깔리기 시작할 겁니다. 땅 좋고 물 좋은 여주에서의 마지막 순간, 영월근린공원에서 함께 하시길 추천 드립니다. '달을 맞이한다.'는 예쁜 뜻을 간직한 영월근린공원은 여주 시민들에게 일몰이나 야경을 즐기기 좋은 숨겨진 명소로 사랑받고 있는 곳입니다. 신륵사에서 여주대교를 건너 도보 20분이면 영월근린공원에 쉽게 도착할 수 있습니다. 영월근린공원은 여주 지명의 유래가 되었다는 마암 (말바위)과 1925년에 여주군수가 18세기 말 경 지어진 여주군청 정문을 누각으로 개량해 현재 위치에 세운 영월루가 위치한 공원입니다. 낮에는 마암에서 바라본 남한강의 풍경이 일품이고, 저녁에는 영월루에서 바라보는 여주 시내의 야경이 뛰어난 것이 영월근린공원만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영월근린공원 내 맑은 하늘 아래 유유히 흐르는 푸른 강물과 가장 잘 어울리는 마암은 '여주'라는 지명의 유래가 된 곳이라고 합니다. 바로 이 바위가 전설 속의 말인 황마와 여마가 솟아난 곳이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여주는 본래 두 말의 이름을 합친 '황려'라고 불렸다가 추후에 여마의 이름만을 따서 여주라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신륵사라는 이름 또한 나옹화상이 저 두 말을 제압하면서 생긴 이름이라는 전설도 있으니, 마암은 여주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장소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 마암은 전설도 전설이지만 오직 마암에서 즐길 수 있는 남한강의 빼어난 경치 때문에 고려 시대부터 많은 문인들이 마암의 아름다움을 노래했었다고 하죠. 개나리와 진달래가 한가득 핀 암반 길을 지나 마암을 직접 보러 내려가 봅니다. 마암이 있는 장소에 도착하면조선 시대에 새긴 것으로 추정되는 '馬巖'이라는 글씨가 고스란히 새겨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죠. 이 장소가 예부터 얼마나 사랑받았는지 또렷이 남은 두 글씨가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의 후손들이 봐도 마암에서 즐기는 남한강의 경치는 역시 사랑할 수 밖에 없게 되겠습니다. 마암에서 즐기는 남한강 경치의 모습. 신륵사까지 한 눈에 보입니다. 영월근린공원을 낮에 둘러보았으면 앞서 소개드린 여주 여행 코스를 따라 한나절을 보낸 후, 해질녘에 공원으로 돌아오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노을과 어우러진 여주의 숨겨진 풍경을 영월루에서 즐길 수 있기 때문이죠. 여유가 있으시다면 해가 완전히 지는 저녁까지 기다린 후 로맨틱한 야경까지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영월루입니다. 언제든지 자유롭게 방문하여 나만의 여주 경치를 즐길 수 있는 영월근린공원에서 여주 여행의 완벽한 마무리를 하시길 바랍니다! 주소 : 경기도 여주시 상동 136-8 시간 : 매일 00:00~24:00 요금 : 무료 문의 : ☎ 031-887-2833 / http://www.yeoju.go.kr/main/culture/ 여주라는 곳이 여행지로써 가장 매력적인 이유는 아마 '평온'이라는 단어와 가장 잘 어울리는 고을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곳곳에 옛 전통의 향기가 그득한 여주는 '시'라는 접미사가 아직은 어색한, 남한강 푸른 물과 같은 느릿느릿한 맛에 정감이 갈 수 밖에 없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천혜의 환경에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여유롭게 살아왔던 곳,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곳이 바로 여주라는 곳이죠. 그렇기에 더욱 추천드리고 싶은 이번 여주 여행! 여러분도 이번 주말에 속 깊은 친구의 그 순박한 모습을 닮은 여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요?
조회수
한국관광공사에 의해 창작된 은(는) 공공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사진 자료의 경우, 피사체에 대한 명예훼손 및 인격권 침해 등 일반 정서에 반하는 용도의 사용 및 기업 CI,BI로의 이용을 금지하며, 상기 지침을 준수하지 않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용자와 제3자간 분쟁에 대해서 한국관광공사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