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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주꾸미, 가을 전어'라고 했던가. 원래는 '봄 도다리, 가을 광어' 혹은 '봄 도다리, 가을 낙지'였단다. 계절을 대표하는 별미를 뜻함이리라. 사실 주꾸미가 이렇게 대접을 받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쓰러진 소도 벌떡 일어나게 한다는 낙지의 곁다리 사촌쯤으로 여겨졌을 뿐이다. 주꾸미 산지로 유명한 서해안이나 남해안 어촌마을에서도 서민들이나 먹던 음식이었다니 대략 어떤 신분이었는지 감이 잡힌다. 이 대목에서 궁금해지지 않는가. 괄시받던 주꾸미 귀하신 몸 된 연유가. 주꾸미는 낙지.문어와 함께 다리가 여덟개인 문어과에 속한다. 다리가 열개달린 오징어.갑오징어.꼴뚜기는 꼴뚜기과다. 이들은 또 지역마다 많이 나는 곳이 차이가 난다. 강원도에서는 오징어, 경상도에서는 문어, 충남 서해안에서는 주꾸미, 호남 서해안에서는 낙지가 많이 잡힌다. 많이 잡히는 만큼 즐겨 먹고 또 다양한 요리도 발달했을 터다. 그 중에서도 봄의 주인공은 주꾸미다. 충남 서해안에 동백꽃 필 무렵이면 바다에서는 주꾸미에 알이 찬다. 산란기가 5~6월이라 3월 중순부터 5월까지가 최고로 맛이 좋다. 다리도 짧고 몸체도 낙지에 비해 작다고 볼품없게 여기던 이들도 주꾸미의 ‘쫀득한 맛’에는 할말을 잃는다. 머리처럼 보이는 몸통(먹물이 들어 먹통이라고도 한다)에 알이 꽉 차면 이게 또 별미다. 주꾸미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익혀서 맛보면 툭툭 터지는 고소한 맛이 영락없는 쌀밥이다. 쫀득한 것이 씹는 맛도 제법이다. 거기에 봄바람 품은 바다 내음까지 더해지니 봄 주꾸미가 사랑받는 이유를 알 것도 같다. 다른 바닷것들과 마찬가지로 주꾸미 역시 머리와 몸통이 탱탱한 것이 좋다. 여기에 다리 흡반(빨판이라고도 한다)이 뚜렷할수록 신선한 놈이다. 신선한 주꾸미는 회로 먹어도 좋고 데쳐 먹어도 맛있다. 무쳐먹고 삶아먹고 볶아먹고 구워먹을 수 있다. 어떻게 하든 제철 주꾸미 맛은 좋기만 하다. 하지만 포인트가 있으니, 익히는 정도. 살짝 익혀야 한단다. 오래 익으면 딱딱해지고 신선한 맛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제 주꾸미를 맛볼 차례다. 우선 매년 봄이면 주꾸미 축제가 열리는 주꾸미 산지, 서해안부터 들러보자. 살랑 살랑 불어오는 봄바다에 취해 맛보는 주꾸미는 어떤 맛일까. 서해안 자락으로 스며드는 동백향을 맡으며 맛보는 주꾸미라. 상상이 되는가. 마음 같아선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서울 시민들을 위해 소개한다. 봄 주꾸미를 서울에서 제대로 맛볼 수 있는 방법. 그러고 보니 서울에도 맛있는 골목들이 제법 자리하고 있다. 장충동 족발, 신당동 떡볶이, 신림동 순대처럼 지역과 함께 따라붙는 음식들이 있으니까. 가장 먼저 용두동에서 주꾸미 요리를 선보인 집은 '나정순할매쭈꾸미'다. 간판에 그보다 더 크게 '목포집'이라고 쓰여 있으니 헛갈리지 말 것. 용두동 주꾸미 골목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사실 주꾸미가 이름을 알린 것도, 대중화 된 지도 얼마 되지 않았으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고추장으로 매콤하게 양념해 철판에 익혀먹는 용두동 주꾸미는 금새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고, 하나 둘 주꾸미 전문점들이 들어서면서 숫제 주꾸미 골목이 되었다. 지하철 1호선 제기동역 6번 출구로 나와서 두 블록을 직진하면 '주꾸미 특화거리'라고 쓰여진 황금색 주꾸미 모형이 '떡'하니 자리하고 있다. 다시 제기동역 6번 출구로 돌아온다. 황금색 주꾸미 모형이 보일때까지 직진해도 좋지만 그 전 '국제호텔관광 전문학교'를 끼고 좌회전해도 된다. 좌회전 후 직진하다보면 오래된 시골 약국 같은 '인약국' 사거리와 닿는다. 이 사거리에서 우회전, 즉 '신광유통'과 '인약국' 사이 골목이 바로 주꾸미 골목이다. '주꾸미 골목'이라는 이름답게 '고모네 쭈꾸미', '이모네 쭈꾸미' 등 다양한 주꾸미 집들이 자리하고 있다. 계속 직진하다 만나는 첫 번째 사거리에 서면 말하지 않아도 이곳이 주꾸미 골목임을 감지할 수 있다. 주꾸미 전문체인점인 ‘용두동 쭈꾸미’들이 사거리를 가득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온동네에 ‘쭈꾸미’들이 가득이다. 주꾸미가 아닌 ‘쭈꾸미’는 어째 더 쭈글쭈글한 것도 같다. 사거리에서 뻗은 모든 길에 주꾸미 전문점들이 있으니 마음에 드는 곳으로 들어서면 되겠다. 계속 직진해서 대로변까지 가면 처음에 찾았던 용두동 주꾸미 골목이 생긴 '이유'인 '나정순할매쭈꾸미'가 보인다. 자리에 앉으면 주문을 하기도 전에 먼저 주꾸미를 철판에 올려 내온다. 탱글탱글한 주꾸미 익어가는 냄새도 소리도 먹음직스럽다. 주꾸미 음식점마다 카레를 섞어 내거나 삼겹살을 섞어 내거나 차별화를 두고 있다. 전골이나 연포탕도 별미다. 깻잎 등에 싸서 염교와 함께 먹으면 매운맛이 좀 덜하다. 어느 정도 주꾸미를 건져 먹은 후 볶아먹는 밥도 별미다. 밥과 함께 나오는 된장찌개도 괜찮다. 건너집에서는 계란찜으로 매운맛을 달랠 수 있다. 주꾸미 골목은 일요일과 공휴일에 휴무인곳이 많다. 평일에도 오후 10시면 문을 닫기 시작하니 참고해두면 좋겠다. 6․25전쟁 이후 서울 사람들의 생활이 회복되기 시작하면서 경기도 북부 일원과 강원도 일대의 농민들이 생산 채취해 오는 농산물과 채소 및 임산물들이 옛 성동역(현 한솔동의보감 자리)과 청량리역을 통해 몰려들었다. 몰려든 물품이 쌓여가면서 공간이 필요했고 자연스럽게 장사를 벌이기 시작하면서 시장이 형성되었다. 경동시장의 시작이다. 서울 경동시장은 동대문구 제기동과 용두동 그리고 전농동일대의 서울약령시, 경동신시장, 경동구시장, 경동빌딩, 한솔동의보감, 기타 유사시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흔히 이 모두를 통칭해 경동시장이라고 한다. 서울약령시에는 한약재 등이 주로 거래되고 재래시장으로 분류되는 광성상가, 경동신시장에서는 제수용품, 인삼, 벌꿀, 잡곡, 야채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조선시대 한약재를 전문적으로 다룬 장을 ‘약령시(藥令市)’라고 했다. 귀한 한약재 수집을 위해 주요 약재 생산지에 관찰사를 상주시키고 왕명으로 만든 약재상 집결지를 뜻한다. 청주.대전.공주.대구.전주.원주 등에서 채취해 출하시기에 맞춰 해마다 봄.가을 두차례 열었다. 서울 약령시는 경동시장 한약 거리로 불리다가 1955년 서울시로부터 서울 약령시(전통한약시장 지역)으로 지정됐다. 이름 그대로 한의원.한약방.한약국.한약재도소매점.한약재수출업체.탕제원 등 1000여 개의 한약 관련업체와 노점상들이 운집해있다.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약재를 구입할 수 있다. 서울 약령시 외에도 대구.제천 등 전국에 여러 약령시가 있지만 서울 약령시가 규모나 역사로 볼 때 손에 꼽는 장이다. 현재 자리는 조선시대 여행자 무료숙박과 더불어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을 치료했던 보제원이 있었던 곳. 일제강점기에는 경기도 북부 일원과 강원도 일대의 농민들이 생산하거나 채취해오는 농산물과 채소 및 임산물의 집산지 역할을 하기도 했다. 현재 전국 한약재의 약 3분의2가 서울약령시를 통해 유통되고 있다.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온라인홍보팀 이소원 취재기자 msommer@naver.com ※ 위 정보는 2019년 2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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